사가정 서거정(1420)

四佳亭 徐居正(서거정 서거정). 十月旣望黃花滿開明月正佳獨酌有懷(시월기망황화만개명월정가독작유회)

산곡 2024. 8. 11. 09:30

四佳亭 徐居正(서거정 서거정).  十月旣望黃花滿開明月正佳獨酌有懷

(시월기망황화만개명월정가독작유회)

10월 기망에 국화가 만개하고 밝은 달이 정히 아름답다. 혼자 마시며 회포를 씀

 

月色每向中秋奇(월색매향중추기) 달빛은 매양 중추에 기특하고

黃花自與重陽宜(황화자여중양의) 국화는 절로 중양에 마땅커늘

今年中秋値雨來(금년중추치우래) 금년 중추엔 마침 비가 오고

今年重陽花未開(금년중추화미개) 금년 중양엔 꽃이 아직 안 피어

旣負中秋又重陽(기부중추우중양) 중추와 또 중양을 모두 저버렸으니

我懷鬱鬱徒悲傷(아회울울도비상) 내 회포 울적하여 한갓 슬퍼했었네

今夕何夕十月中(금석하석시월중) 오늘 저녁은 웬 저녁인고

黃花自與明月同(황화자여명월동) 국화 피자 밝은 달이 함께 떠올라

對月擧杯泛黃花(대월거배범황화) 달 대하여 잔을 들어 국화꽃을 띄우니

人生此樂知如何(인생차락지여하) 인생의 이 즐거움 어떻다 하리

君不見(군불견)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李白對月無此菊(이백대월무차국) 이백이 달을 대했을 땐 이 국화가 없었고

陶潛對菊月不得(도잠대국월부득) 도잠이 국화 대했을 젠 달을 얻지 못함을

古今賢達尙不足(고금현달상부족) 고금의 현달이 이렇듯 겸하지 못했거늘

我何爲者兼所欲(아하위자겸소욕) 내 어찌 이리 두 가지를 다 충족했는고

問月問花如我無(문월문화여아무) 달과 국화에게 묻노니 나같은 사람 없지

年年此日莫相辜(년년차일막상고) 해마다 이 날을 부디 저버리지 마소

我醉我謌我獨酌(아취아가아독작) 내가 취하고 노래하고 내가 혼자 마시노라니

黃花無數月不落(황화무수월불락) 국화꽃 무수히 피고 달은 지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