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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碧亭待人(벽정대인)고도를 기다리며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碧亭待人(벽정대인)고도를 기다리며 曉月空將一影行(효월공장일영행) 지는 새벽달에 속절없이 휘청거리는 그림자 黃花赤葉政含情(황화적엽정함정) 국화와 단풍은 정을 새초롬히 머금었지만 雲沙目斷無人問(운사목단무인문) 하늘 가 맞닿은 아득한 구름과 모래 사람구경 할 수 없어 依遍津樓八九楹(의편진루팔구영) 나루 누각 돌고 또 돌아 헉헉이며 여덟아홉번 기둥에 기대었네

退溪 李滉[퇴계 이황]. 東齋月夜[동재월야] 동재의 밤 달빛.

退溪 李滉[퇴계 이황]. 東齋月夜[동재월야] 동재의 밤 달빛. 暑雨初收夜氣淸[서우초수야기청] : 여름의 비가 비로소 그치니 밤 공기 맑은데 天心孤月滿窓欞[천심고월만창령] : 하늘 가운데 외로운 달 창 난간에 가득하네. 幽人隱几寂無語[유인은궤적무어] : 유인은 책상에 기대어 말도 없이 적막한데 念在先生尊性銘[염재선생존성명] : 선생의 안부 생각하며 공경의 성품 새기네.

퇴계 이황(1501) 2022.11.10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獨 樂 (독 악 )홀로 즐기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獨 樂 (독 악 )홀로 즐기다 離群誰與共吟壇(이군수여공음단) : 무리를 떠났으니 누구와 같이 시를 읊을까 ​ 巖鳥溪魚慣我顏(암조계어관아안) : 바위의 새와 개울의 물고기 내 얼굴을 익혔구나. 欲識箇中奇絶處(욕식개중기절처) : 그 중에서도 특별히 좋은 곳을 알고 싶은데 ​ 子規聲裏月窺山(자규성리월규산) : 두견새는 우는데 달이 떠올라 산을 엿보는구나.

挹翠軒 朴 誾(읍취헌 박은) 雨中有懷擇之(우중유회택지)

挹翠軒 朴 誾(읍취헌 박은) 雨中有懷擇之(우중유회택지) 우중에 택지를 그리워하며 ​​ 寒雨不宜菊(한우불의국) : 내리는 차가운 비는 국화에 좋지 않은데 小尊知近人(소존지근인) : 작은 술항아리는 사람을 가까이 할 줄 안다. 閉門紅葉落(폐문홍엽락) : 문을 닫고 있으니 단풍은 지고 得句白頭新(득구백두신) : 시구를 짓고 나니 흰 머리 새롭구나. 歡憶情親友(환억정친우) : 지난 추억 즐겁고 정든 친한 친구 그리워 愁添寂寞晨(수첨적막신) : 시름은 적막한 새벽에 더욱 짙어지는구나. 何當靑眼對(하당청안대) : 어찌 마땅히 푸른 눈으로 마주 보면서 一笑見陽春(일소견양춘) : 한 번 웃으며 따뜻한 봄을 맞지 않으리오

容齋 李荇(용재 이행). 自 嘆 (자 탄) 자탄

容齋 李荇(용재 이행). 自 嘆 (자 탄) 자탄 ​ 學徒終垂橐(학도종수탁) 도를 배웠으나 끝내 빈 손이요 謀官却累身(모관각누신) 벼슬을 꾀했으나 되려 몸을 얽매누나 晨鷄仍夜犬(신계잉야견) 새벽에 출근하고 밤 늦게 퇴근하니 白首更黃塵(백수갱황진) 백발의 몸 다시금 세상 티끌 속이구나 抱膝慙諸葛(포슬참제갈) 포슬음을 읊은 제갈량에 부끄럽고 耕巖憶子眞(경암억자진) 바윗골에서 밭 갈던 정자진을 생각하노라 吾生祗如此(오생지여차) 나의 삶이 그저 이러하거늘 隱默向誰陳(은묵향수진) 그저 침묵할뿐 누구에게 말하리

용재 이행(1478) 2022.11.10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哭金中樞新民(곡금중추신민)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哭金中樞新民(곡금중추신민) 충추 김 신민을 곡하다 落落衣冠胄(락락의관주) : 우뚝한 사대부 집안의 후손으로 金魚已十秋(금어이십추) : 금어대 찬 지도 이미 십년이로다. 才名非潦倒(재명비료도) : 재주와 명예는 쇠퇴하지 않았고 談笑故風流(담소고풍류) : 담소하는 풍류는 옛날 그대로였다. 共嘆桑楡暮(공탄상유모) : 이미 늙었음을 함께 탄식했는데 俄驚杖屨休(아경장구휴) : 이윽고 못 일어남에 놀래었도다. 令男同桂牓(령남동계방) : 아들이 나와 동방 급제하였나니 淚洒土饅頭(루쇄토만두) : 흐르는 눈물 토만두에 뿌리노라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謝岑上人惠雀舌茶(사잠상인혜작설차)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謝岑上人惠雀舌茶(사잠상인혜작설차) 산에 스님 작설차 베풂에 감사하며 靑縢布幭拂我衣(청등포멸불아의) : 옷 벗어 푸른 끈으로 행전 동여매고 尋師去向山中歸(심사거향산중귀) : 스님 찾아 떠나 산 속을 간다. 瀟團淨几紙窓明(소단정궤지창명) : 조촐한 집 깨끗한 책상, 종이 바른 창은 밝은데 石鼎共廳松風聲(석정공청송풍성) : 돌솥 앞에서 같이 솔바람소리를 듣는다.

春亭 卞季良(춘정변계량). 試闈(시위)

春亭 卞季良(춘정변계량). 試闈(시위) 春闈曾見士如林(춘위증견사여림) 봄철 과장 선비들 수풀처럼 모였는데 萬萬花容有淺深(만만화용유천심) 모두들 꽃 같으나 재주는 제각각이네 李白桃紅都自取(이백도홍도자취) 흰 오얏꽃 붉은 복사꽃 저마다 뽐내지만 天工造化本無心(천공조화본무심) 조물주의 조화는 본래부터 무심타네 이 시는 과거(科擧) 시험장의 정경(情景)을 읊은 것으로, 관각(館閣) 문인들이 자주 노래하는 소재이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睡起(수기) 잠에서 깨어

陽村 權近(양촌 권근). 睡起(수기) 잠에서 깨어 白日偸閑入睡鄕(백일투한입수향) : 대낮에 틈을 타서 꿈나라로 들어가니 邯鄲世事又奔忙(감단세사우분망) : 일장춘몽 세상일에 또다시 바쁘구나 不如花下傾春酒(부여화하경춘주) : 차라리 꽃 아래서 술 기울임만 못하거니 醉裏悠然萬慮忘(취리유연만려망) : 취하여 아련히 온갖 시름 다 잊어보네

양촌 권근(1352) 2022.11.10

雙梅堂 李詹(쌍매당 이첨). 臨津亭(임진정) 임진정에서

雙梅堂 李詹(쌍매당 이첨). 臨津亭(임진정) 임진정에서 屢渡臨津渡(루도임진도) 여러 번 임진 나루를 건너서 吾家近水移(오가근수이) 우리 집을 물 가까이 옮겼나네 沙痕連遠岸(사슨련원안) 모래톱은 먼 강안으로 이어지는데 楓葉下淸漪(풍엽하청의) 단풍잎은 맑은 물로 떨어지누나 人走東西路(인주동서로) 사람은 동서로 떠돌아다니는데 潮生十二時(조생십이시) 물결은 열 두 때를 맞추는구나 月明群動息(월명군동식) 밝은 달빛이 만물이 숨을 죽이니 亭長獨吟詩(정장독음시) 정자에서 홀로 시를 읊조리노라

圃隱 鄭夢周(포은 정몽주). 丹心歌(단심가).

圃隱 鄭夢周(포은 정몽주). 丹心歌(단심가). 此身死了死了 一百番更死了 (차신사료사료 일백번갱사료)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白骨爲塵土 魂魄有無也 ( 백골위진토 혼백유무야 )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 라도 있고 없고 向主一片丹心 寧有改理歟 (향주일편단심 영유개리여)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牧隱 李穡(목은 이색). 中秋翫月上黨樓上(중추완월상당루상)

牧隱 李穡(목은 이색). 中秋翫月上黨樓上(중추완월상당루상) 중추절에 달 보려 당루 위에 올라 去年翫月東樓下(거년완월동루하) : 지난해에는 동루 아래서 달 구경했는데 柳林缺處金波瀉(류림결처김파사) : 버드나무 숲 사이에 금빛 물결이 쏟아졌다. 今年翫月西樓上(금년완월서루상) : 금년에는 서루 위에서 달구경하는데 薄雲弄影時滉漾(박운롱영시황양) : 엷은 구름 달그림자 희롱하여 때대로 아롱거린다. 主人豪氣蓋一時(주인호기개일시) : 주인의 호기가 한 시대를 덮었는데 飮不盡器還能詩(음부진기환능시) : 술 마심에는 그릇째로 마시고 시도 잘 짓는다. 憐我老病每相邀(연아노병매상요) : 내가 늙어 병든 것을 불쌍히 여겨 매번 서로 만나 歌呼不覺朱顏凋(가호불각주안조) : 노래하며 환호하니 얼굴빛 늙어 감을 모르노라. 去年今年..

목은 이색(1328) 2022.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