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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九日無菊(구일무국) 구월 구일인데 국화꽃도 없이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九日無菊(구일무국) 구월 구일인데 국화꽃도 없이 ​​ 欲撤金錢泛酒卮(욕철금전범주치) : 노오란 동전 같은 국화 따서 술잔에 띄우려 登高空折未開枝(등고공절미개지) : 산에 올라 공연히 피지 않은 가지를 꺾어본다 傾壺漸發愁中笑(경호점발수중소) : 술병 기울려 근심 가운데 웃음을 지어보니 滿帽難成醉後奇(만모난성취후기) : 모자에 가득 끼워보나 술 취한 뒤라 신기한 줄 모르겠다 冷蘂縱能酬晩節(냉예종능수만절) : 차가운 꽃술 늦은 계절에 어울린다 해도 淸芬堪歎負佳節(청분감탄부가절) : 맑은 향기가 좋은 계절을 저버림을 면하기 어렵도다 仍驚物理渾如許(잉경물리혼여허) : 사물을 놀라게 함이 하나 같나니 吐馥流芳貴及時(토복류방귀급시) : 향기를 토하여 흘러감이 때에 맞아야 귀하노라

挹翠軒 朴 誾(읍취헌 박은). 宿三田渡(숙삼전도)삼전도에 묵으며

挹翠軒 朴 誾(읍취헌 박은). 宿三田渡(숙삼전도) 삼전도에 묵으며 ​​ 寓庵初被酒(우암초피주) : 우암에서 처음 술에 취하여 箭串晩乘風(전곶만승풍) : 전곶에서 저녁에 바람을 맞는다. 白雨時時墜(백우시시추) : 흰 빗발은 때때로 떨어지고 黃花處處同(황화처처동) : 누런 꽃은 가는 곳마다 같구나. 詩篇半行李(시편반행리) : 시를 지은 종이는 가방에 반이나 차고 秋色一蓑翁(추색일사옹) : 가을빛에 한 도롱이 쓴 늙은이 신세로다. 獨間漁村宿(독간어촌숙) : 나 혼자 어촌을 찾아 묵어가자니 平江月影空(평강월영공) : 잔잔한 강물 위에 달그림자만 쓸쓸하도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題天磨錄後(제천마록후)천마록 뒤에 적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題天磨錄後(제천마록후) 천마록 뒤에 적다 卷裏天磨色(권리천마색) 책 속에 어린 천마산 빛이 依依尙眼開(의의상안개) 어렴풋이 눈앞에 열리네 斯人今已矣(사인금이의) 이사람 지금 이미 가고 없으니 古道日悠哉(고도일유재) 그대와 오르던 옛길 날로 아득해지네 細雨靈通寺(세우령통사) 영통사에 가랑비 내리고 斜陽滿月臺(사양만월대) 만월대에 석양 비끼었네 死生曾契闊(사생증계활) 생사에 늘 서로 만나기 어려웠나니 衰白獨徘徊(쇠백독배회) 백발의 노쇠한 몸 홀로 배회하노라 이시는 박은이 죽고 난 후 함께 천마산에 올랐던 기록인 天磨錄(천마록) 뒤에 쓴 懷古詩(회고시)이다

용재 이행(1478) 2023.05.12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無題 무제 1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無題 무제 1 石泉凍合竹扉關(석천동합죽비관) : 바위샘물 얼어붙고 합죽선 닫아걸고 剩得深閑事事閑(잉득심한사사한) : 마음의 한가함 얻으니 일마다 한가롭다 簷影入窓初出定(첨영입창초출정) : 처마 그림자 창에 들자 비로소 선정에서 나와 時聞霽雪落松閑(시문제설낙송한) : 가끔씩 소나무 사이에서 눈 떨어지는 소리 듣는다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靈神菴(영신암)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靈神菴(영신암) 箋筈車箱散策回(전괄거상산책회) : 전괄과 거상에 산책하고 돌아오니 老禪方丈石門開(노선방장석문개) : 방장의 노 선사가 돌문을 열어준다 明朝更踏紅塵路(명조갱답홍진로) : 내일 아침이면 다시 세상길 밟으리니 湏喚山都沽酒來(회환산도고주래) : 천천히 산도를 불러 술이나 사오게나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次韻日休見寄(차운일휴견기) 휴일견기를 차운하여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次韻日休見寄(차운일휴견기) 휴일견기를 차운하여 平生性癖愛吾廬(평생성벽애오려) : 평생 고질이 내 집을 좋아하는 것이라 閉闇焚香淨掃除(폐암분향정소제) : 한가히 향불 살라 깨끗이 소제한다네. 陶令但知樽有酒(도령단지준유주) : 도연명은 다만 단지에 술 있는 것만 알고 馮郞空嘆出無車(풍랑공탄출무거) : 붕랑은 부질없이 외출에 수레 없는 것만 한탄했네. 病餘身世渾成夢(병여신세혼성몽) : 병든 이 몸은 모든 것 꿈이 되고 老去文章欲著書(노거문장욕저서) : 늙어진 후에는 문장으로 책이나 쓰고 싶네. 名利到頭從自苦(명리도두종자고) : 명리는 스스로 괴로워지니 會須歸問鹿門居(회수귀문록문거) : 모름지기 돌아가 산간에 살 곳을 물어보리라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우중간이화(雨中看梨花) 빗 속에서 배꽃을 보며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우중간이화(雨中看梨花) 빗 속에서 배꽃을 보며 梨花着雨映簷端(이화착우영첨단) : 이화가 비를 맞고 처마 끝에 비치는데 終日無人獨憑欄(종일무인독빙난) : 아무도 없는 하루 종일 홀로 난간에 기대었다. 恰似明妃在胡虜(흡사명비재호노) : 흡사 명비가 흉노 땅에 시집가 있음과 같아 玉顔雙淚不曾乾(옥안쌍누부증건) : 옥 같은 얼굴에 두 줄기 눈물이 마른 적 없었도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題柳少年山水圖(제류소년산수도) 유소년산수도에 제하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題柳少年山水圖(제류소년산수도) 유소년산수도에 제하다 墨池龍起雨濛濛(묵지룡기우몽몽) : 묵지에 용이 일어나니 비가 쏟아지고 ​石走江翻鬼泣空(석주강번귀읍공) : 돌이 밀리고 강이 뒤집혀 귀신이 허공에서 운다 ​一陣好風天地霽(일진호풍천지제) : 한 줄기 좋은 바람 불어와 천지가 활짝 개이니 ​分明元化在胸中(분명원화재흉중) : 분명히 천지의 조화가 가슴 속에 있었구나

양촌 권근(1352) 2023.05.12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登 樓(등 루) 누대에 올라​​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登 樓(등 루) 누대에 올라 ​​ 西風遠客獨登樓(서풍원객독등루) : 서풍 불어, 나그네 홀로 누대에 올라보니 楓葉蘆花滿眼愁(풍엽로화만안수) : 단풍잎, 갈대꽃 눈에 가득 수심이네 何處人家橫玉笛(하처인가횡옥적) : 어느 마을에서 들려오는 옥피리 소리인가 ​ 一聲吹斷一江秋(일성취단일강추) : 그 한 소리 들려와 온 강의 가을 애간장 끊네

雙梅堂 李詹 (쌍매당 이첨). 臨津亭(임진정) 임진정에서

雙梅堂 李詹 (쌍매당 이첨). 臨津亭(임진정) 임진정에서 屢渡臨津渡(루도임진도) 여러 번 임진 나루를 건너서 吾家近水移(오가근수이) 우리 집을 물 가까이 옮겼나네 沙痕連遠岸(사슨련원안) 모래톱은 먼 강안으로 이어지는데 楓葉下淸漪(풍엽하청의) 단풍잎은 맑은 물로 떨어지누나 人走東西路(인주동서로) 사람은 동서로 떠돌아다니는데 潮生十二時(조생십이시) 물결은 열 두 때를 맞추는구나 月明群動息(월명군동식) 밝은 달빛이 만물이 숨을 죽이니 亭長獨吟詩(정장독음시) 정자에서 홀로 시를 읊조리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