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2 10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端陽日集觀軒(단양일집관헌) 단옷날 관헌에 모여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端陽日集觀軒(단양일집관헌)단옷날 관헌에 모여 的的榴花燒綠枝(적적유화소록지)이글이글 타오르는 석류꽃이 푸른 가지를 불태우는 듯 하고 緗簾透影午暉移(상렴투영오휘이)누르스름한 발 사이로 그림자 비치던 한낮의 햇빛이 옮겨 가네 篆烟欲歇茶鳴沸(전연욕헐다명비)아물아물 피어오르던 연기가 멎고 찻물 끊는 소리나니 政是幽人讀畵時(정시유인독화시)이제야 속세을 피해 조용희 사는 사람이 그림 구경 할 때네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詠東史 21(영동사 21) 우리나라 역사를 읊다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詠東史 21(영동사 21) 우리나라 역사를 읊다 舐糠及米室操戈(지강급미실조과)점점 내부까지 침범하다가 방안에 들어가 창을 휘드르니 避客主人越海波(피객주인월해파)손님을 피해 주인이 바다의 물결을 건넜네 國號馬韓金馬郡(국호마한금마군)나라이름은 마한 이요 도읍은 금마군 이니 南遷空葉舊山河(남천공섭구산하)남쪽으로 옮겨 와 부질없이 옛 산하만 버렸구나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過車踰嶺歷茂山至會寧 5(과차유령역무산지회령 5). 차유령을 지나 무산을 거쳐 회령에 이르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過車踰嶺歷茂山至會寧 5(과차유령역무산지회령 5)차유령을 지나 무산을 거쳐 회령에 이르다 列堡縱多如置碁 (열보종다여치기)늘어선 보루들은 바둑돌이 줄지어 놓인 것 같지만 卽看防戍盡孤羸 (즉간방수진고리)가까이에서 바라보니 국경을 지키는 병사들 모두 외롭고 여위었네. 況聞烽火多中阻 (형문봉화다중조)하물며 듣자 하니 봉홧불이 중도에 자주 끊겨서 十旬不一到京師 (십순불일도경수)백 일百日에 한 번도 한양에 이르지 않음에랴.

潛叟 朴世堂[잠수 박세당]. 禪 師(선 사) 선사

潛叟 朴世堂[잠수 박세당].   禪 師(선 사) 선사 禪師今日下山去(선사금일하산거)선사가 오늘 산에서 내려가는데 寺裏何時見上來(사리하시견상래)절에 언제 올라와 볼 수 있을까 村酒三杯兩脚섭(촌주삼배양각섭)막걸리 석 잔에 두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前溪氷雪滑春苔(전계빙설골춘태)앞 시내에 얼음과 눈이 녹지 않아 봄 이끼가 미끄럽네

明齋 尹 拯(명재 윤 증). 又自和千字韻(우자하천자운) 또 스스로 이곡의 동유기 에 화답하다

明齋 尹 拯(명재 윤 증).   又自和千字韻(우자하천자운)또 스스로 이곡의 동유기 에 화답하다 峯巒峭拔多奇氣(봉만초발다기기)높고 험한 봉우리들은 기이한 기운이 많은데 洞壑淸幽有道味(동학정유유도미)깊고 큰 골짜기는 맑고 그윽하여 오묘한 도의 느낌이 있네 只爲盛名盡副難(지위성명진부난)다만 떨치는 이름에 다 알맞기는 어렵지만 更求其比應全未(경구기비은전미)다시 견줄 곳을 찾는다면 바땅히 이만한 곳은 전혀 없으리라

農齋 李翊 (농재 이익) 北漢山 3(북한산 3) 북한산

農齋 李翊 (농재 이익)   北漢山 3(북한산 3) 북한산 仙分商量久自知 (선분상량구자지)신선神仙과의 인연因緣을 헤아려 보니 오래된 줄 스스로 알겠는데偶然留滯亦前期 (우연류체역전기)우연히 오래 머물러 있어도 또한 전에 약속한 듯하네.平生長往非無地 (평생장왕비무지)한평생 오래도록 지낼 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終老幽棲合借基 (종로유서합차기)늙어 죽을 때까지 그윽하게 살기에 알맞은 터로구나.正耐從君攜酒處 (정내종군휴주처)때마침 그대를 따라 술을 들고 가기에 좋고更須看我倚樓時 (경수간아의루시)더욱이 모름지기 누대樓臺에 기대 나를 돌아볼 때네.山靑水白微吟罷 (산청수백미음파)푸른 산과 깨끗하고 맑은 물을 작은 소리로 읊고 나니不有玆行定負奇 (불유자행정부기)이번 산행山行이 없었더라면 반드시 절경絶景을 저버렸으리라.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題扇贈李營將叔弼(제선증리영장숙필) 부채에 써서 진영장 숙필 이세익 에게 주다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題扇贈李營將叔弼(제선증리영장숙필)부채에 써서 진영장 숙필 이세익 에게 주다 寶蓋山高雲氣深(보개산고운기심)보개산이 높아서 구름 깊숙하게 떠 있으니 遼東廟柏已難尋(요동묘백이난심)요동백 김응하의 사당 측백나무는 이미 찾기 어렵네 來瞻樑梠淚如雨(래첨량여루여우)찾아와서 들보와 처마를 쳐다보는데 눈물이 빗물처럼 흘러 내리니 誰識東州老將心(수식동주노장심)누가 철원으 늙은 장수의 마음을 알겠는가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積 雨(적 우) 장맛비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積 雨(적 우) 장맛비    六龍光隱失朝曛 (육룡광은실조훈)해가 빛을 숨겨서 아침과 저녁을 잃어버렸으니 牛馬眞難咫尺分 (우마진난지척분)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소와 말도 참으로 구별하기 어렵네. 今日也知天下雨 (금일야지천하우)오늘도 온 세상에 비 오는 것을 알고도 남으니 枕前還對泰山雲 (침전환봉태산운)베개 앞에서 또 태산泰山에 끼어 있는 구름을 마주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