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5 12

金浩然齋(김호연재). 謾吟중(만음중) 속절없이 읊다 중에서

金浩然齋(김호연재).    謾吟中(만음중) 속절없이 읊다 중에서 點檢人間四十年(점검인간사십년)인간 세상 사십 년을 점검해 보니 貧憂疾苦互相連(빈우질고호상련)가난과 근심 질병의 고통 서로 이어지네 窮通榮辱皆吾命(궁통영욕개오명)영광과 치옥 깊이 생각하니 다 내 명이라 但省心身學聖賢(단성심신학성현)다만 몸과 마음을 살펴 성현을 배우리라

陽村 權近(양촌 권근). 耽羅 (탐라) 탐라

陽村 權近(양촌 권근).   耽羅 (탐라) 탐라 ​蒼蒼一點漢羅山(창창일점한라산) : 파릇파릇 한 점 한라산이遠在洪濤浩渺間(원재홍도호묘간) : 만경창파 아득한 속에 멀리 있구나人動星芒來海國(인동성망래해국) : 사람이 별따라 이동해 섬나라에 오고馬生龍種入天閑(마생룡종입천한) : 말은 용의 자손을 낳아 하늘 울타리로 들왔구나地偏民業猶生遂(지편민업유생수) : 땅이 구석져도 백성들은 일이 있어 살아가고風便商帆僅往還(풍편상범근왕환) : 바람 불어 장사배가 겨우 오고 갈 뿐이로다聖代職方修版籍(성대직방수판적) : 성군시대의 직방에서 판적을 다시 만들 때此方雖陋不須刪(차방수루불수산) : 이 고장 구석지지만 부디 빠뜨리지 마옵소서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江村卽事(강촌즉사) 강촌에서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江村卽事(강촌즉사) 강촌에서 茨茨頗幽僻(자자파유벽) : 가시나무 어거진 자못 치우쳐진 곳車馬絶喧譁(거마절훤화) : 수레와 말의 시끄러운 소리 전혀 없네.江淨漾明鏡(강정양명경) : 강물은 맑아 거울인양 물결치고柳深張翠華(유심장취화) : 버드나무 무성하여 푸른 양산 펼쳤네.側巾看遠峀(측건간원수) : 두건을 기울여 먼 산굴을 바라보며投杖步晴沙(투장보청사) : 지팡이 내던지고 맑은 모래밭을 걸어본다落日淡芳渚(낙일담방저) : 지는 햇볕 향기로운 물가에 어리고漁簑掛斷楂(어사괘단사) : 고기 잡는 도롱이가 뗏목에 걸려있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日暮(일모) 해는 지는데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日暮(일모) 해는 지는데​​​​水色山光淡似煙(수색산광담사연) : 물빛 산빛 연기처럼 맑아羈情日暮倍悽然(기정일모배처연) : 해 저무니 나그네 마음 더욱 처량하다蓬蒿掩翳村墟合(봉호엄예촌허합) : 잡풀이 우거져 마을터에 가득하고籬落欹斜地勢偏(리락의사지세편) : 울타리는 비스듬 하고 땅 형세 외지도다遠燒無人延野外(원소무인연야외) : 멀리 타는 불은 사람 없어 들밖으로 뻗어가고傳烽何處照雲邊(전봉하처조운변) : 어디서 오른 봉화인지 구름가에 비치는구나但看暮暮還如此(단간모모환여차) : 저물 때마다 보이는 것 이와 같은데不覺流光過二年(불각류광과이년) : 어느덧 세월은 이 년이나 지나갔구나

圃隱 鄭夢周 (포은 정몽주). 京城食瓜(경성식과)경성에서 오이를 먹다

圃隱 鄭夢周 (포은 정몽주).   京城食瓜(경성식과)경성에서 오이를 먹다 憶在靑門灌漑多 (억재청문관개다)기억하건대 물 대기가 잘되었던 청문靑門에서도 暮春方見長新芽 (모춘방견장신아)늦봄이 되어서야 새싹이 자라는 모습을 두루 보았었는데 江南地暖生成早 (강남지난생성조)강남江南 땅이 따뜻해서 일찍 자라니 四月中旬已食瓜 (사월중순이식과)4월 중순에 벌써 오이를 먹는구나.

牧隱 李穡(목은 이색). 醉中歌(취중가) 취중가

牧隱 李穡(목은 이색).    醉中歌(취중가) 취중가 先生有手探月窟(선생유수탐월굴) : 선생은 손으로 월굴을 더듬고先生有足趍天闕(선생유족추천궐) : 선생의 발로는 천자의 궁궐에 갔다네先生自是天帝子(선생자시천제자) : 선생은 이로부터 천계의 아들이니意態乃與塵凡絶(의태내여진범절) : 뜻이나 태도 모두 범인과는 다르다네遠尋妙道出羲皇(원심묘도출희황) : 멀리 깊숙한 진리를 찾아 태호복희씨 에게로 나오니瞠乎灝灝竝噩噩(당호호호병악악) : 넓고 넓도다, 엄숙한 글에도 눈을 돌렸네旁求精義竝思軻(방구정의병사가) : 또 자사와 맹가의 정밀한 뜻도 구하니中庸一篇眞足樂(중용일편진족락) : 중용 한 편을 참으로 즐겼다네有時覂駕獨超群(유시봉가독초군) : 때로 말을 달려 홀로 남에게 뛰어나니莊騷班馬如飛蚊(장소반마여비문) : 장자와..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中菴居士贈詩 3(중암거사증시 3) 중암거사에게 주는 시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中菴居士贈詩 3(중암거사증시 3)중암거사에게 주는 시 糞掃堆中心眼開(분소퇴중심안개) : 쌓인 쓰레기 속에서도 안목이 열리면到頭渾是九蓮臺(도두혼시구련대) : 이르는 곳마다 모두가 연화대로다驪鱗觸處難求寶(려린촉처난구보) : 검은 용이 비늘 찌르니 여위주 구하기 어렵고蛇足添來或失杯(사족첨래혹실배) : 사족을 덧붙이면 술잔을 빼앗기도 한다네萬物秋凋還夏茂(만물추조환하무) : 만물은 가을에 시들었다가 여름에 다시 성하고三光西沒却東回(삼광서몰각동회) : 삼광은 서쪽으로 넘어갔다 다시 동쪽으로 돌아온다分明此理誰拈破(분명차리수념파) : 분명한 이런 이치 그 누구들 알았으리오四海除公有辨才(사해제공유변재) : 온 세상에 공 외에는 아는 사람 있었을까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대혼상인인개다구시(大昏上人因丐茶求詩)대혼상인 이 茶를 구하고 시를 청하기에

無衣子 慧諶(무의자 혜심).   대혼상인인개다구시(大昏上人因丐茶求詩)大昏上人이  茶를 구하고 시를 청하기에 大昏昏處恐成眠 (대혼혼처공성면) 너무 어두운 곳에서 잠이 들까 두려우니 須要香茶數數煎 (수요향다수수전)모름지기 향기香氣로운 차茶를 자주자주 달이구려. 當日香嚴原睡夢 (당일향엄원수몽)그날의 염불念佛은 본디 꿈속의 일이니 神通分付汝相傳 (신통분부여상전)부처의 가르침은 그대가 전하시게.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泛舟(범주) 배를 띄우고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泛舟(범주)-배를 띄우고  江遠天低襯(강원천저친) : 강이 얼어 하늘이 낮아 땅에 붙은 듯 舟行岸趂移(주행안진이) : 배가 가니 언덕이 따라 옮아가네. 薄雲橫似素(박운횡사소) : 엷은 구름은 흰 비단처럼 비껴있고 疏雨散如絲(소우산여사) : 성긴 비는 실처럼 흩뿌린다. 灘險水流疾(탄험수류질) : 여울이 험하니 물 흐름 빠르고 峰多山盡遲(봉다산진지) : 봉우리 많으니 산이 늦도록 보이네. 沈吟費翹首(침음비교수) : 흥얼거리며 자주 고개 드니正是望鄕時(정시망향시) : 이때는 바로 고향을 바라보는 때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