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30 16

​왕유(王維). 過香積寺(과향적사) 향적사를 지나며

​왕유(王維).   過香積寺(과향적사) 향적사를 지나며 不知香積寺(부지향적사) 향적사가 어디 있는지를 알지 못하고數里入雲峰(수리입운봉) 몇 리를 걸어서 구름 낀 봉우리에 들어왔다.古木無人逕(고목무인경) 고목이 울창한데 사람 다니는 길도 없고深山何處鐘(심산하처종) 깊은 산 어느 곳에선가 종소리 들려온다.泉聲咽危石(천성열위석) 샘물은 흐르는 소리 높은 바위에 부딪히고日色冷靑松(일색냉청송) 햇빛은 푸른 소나무에 차가워라.薄暮空潭曲(박모공담곡) 저문 저녁 못은 조용한데安禪制靑龍(안선제청룡) 편히 앉아 좌선하며 내 마음의 청룡을 제압한다.

鹿門處士 孟浩然(록문처사 맹호연). 梅道士水亭(매도사수정) 매도사의 물가 정자.

鹿門處士 孟浩然(록문처사 맹호연).    梅道士水亭(매도사수정)매도사의 물가 정자 傲吏非凡吏(오리비범리) : 오만한 정원지기였던 莊子(장자) 처럼 그대는 범상치 않고名流卽道流(명류즉도류) : 명망 높은 인사는 바로 그대 道士(도사)였더라.隱居不可見(은거불가견) : 山野(산야)에 묻혀 살기에 드러나 보이지 않고高論莫能酬(고론막능수) : 高談峻論(고담준론)은 응대하기 어려워水接仙源近(수접선원근) : 물은 神仙(신선)의 처소와 가깝고山藏鬼谷幽(산장귀곡유) : 산은 鬼谷子(귀곡자)를 깊이 숨기고 있어라.再來尋處所(재래심처소) : 다시금 그대 사는 곳 찾아보려고花下問漁舟(화하문어주) : 꽃잎 떠내려가는 물가에서 어부에게 묻노라.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訓長(훈장) 훈장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訓長(훈장) 훈장 世上誰云訓長好(세상수운훈장호)세상에서 누가 훈장이 좋다고 했나.無烟心火自然生(무연심화자연생)연기없는 심화가 저절로 나네.曰天曰地靑春去(왈천왈지청춘거)하늘 천 따 지 하다가 청춘이 지나가고云賦云詩白髮成(운부운시백발성)시와 문장을 논하다가 백발이 되었네.雖誠難聞稱道賢(수성난문칭도현)지성껏 가르쳐도 칭찬 듣기 어려운데暫離易得是非聲(잠리이득시비성)잠시라도 자리를 뜨면 시비를 듣기 쉽네.掌中寶玉千金子(장중보옥천금자)장중보옥 천금 같은 자식을 맡겨 놓고請囑撻刑是眞情(청촉달형시진정)매질해서 가르쳐 달라는 게 부모의 참 마음일세. *김삿갓은 방랑 도중 훈장 경험을 하기도 했는데 훈장에 대한 그의 감정은 호의적 이지 못해서 얄팍한 지식으로 식자(識者)인 체하는 훈장을 ..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送鍾城使君 2(송종성사군 2) 종성 사군을 전송하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送鍾城使君 2(송종성사군 2) 종성 사군을 전송하다  苔篆剝殘漫古墟(태전박잔만고허)이끼 글자 부스러진 아득한 옛 터전에  高麗之境問何如(고려지경문하여)고려 나라 지경은 묻노라 어떠하뇨 尋常石砮行人得(심상석노행인득)예사인 양 행인이 석노 촉을 주어가니 此是周庭舊貢餘(차시주정구공여)이게 바로 주 나라에 공납한 나머질세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重興寺次黃山2(중흥사차황산2) 중흥사에서 황산의 시를 차운하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重興寺次黃山2(중흥사차황산2)중흥사에서 황산의 시를 차운하다  十年筇屐每同君(십년공극매동군)십년이라 막대 신을 그대와 함께 하니  衣上留殘幾朶雲(의상류잔기타운)옷 위에는 몇 송이 휜구름이 배어 있네 吾輩果無諸漏未(오배과무제누미) 우리들은 모두 누(漏)가 과연 다 없어졌나  空山風雨只聲聞(공산풍우지성문)공산의 비바람은 다만지 성문이래

紫蝦 申緯(자하 신위). 太子河(태자하) 태자하천

紫蝦 申緯(자하 신위).   太子河(태자하)  태자 하천 避秦衍水奈秦何(피진연수내진하) 진나라를 피해 왔으나 연수도 진나라임을 어찌 衍水因稱太子河(연수인칭태자하) 이래서 연수를 태자하라 불렀다. 我欲臨河徵舊事(아욕림하징구사) 내가 물가에 임하여 옛 일을 고증하려하니 寒風落日自頮波(한풍락일자회파) 찬바람 지는 해가 물결에 세수하듯 흘러간다    ※太子河 : 중국 遼寧省(료령성) 중부에 있는 하천 遼陽(료양)을 지나 遼河(요하)에서 합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夏 日 (하 일) 여름날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夏 日 (하 일) 여름날 林杪滄凉曙色微(림초창랑서색미) 수풀 끝자락 서늘하고 새벽 빛도 희미한데 湖邊遠屋已朝輝(호변원옥이조휘) 호숫가 먼 집에는 벌써 아침 햇빛 비치네. 衰慵恰做三竿夢(쇠용흡주삼간몽) 날이 밝아 해가 벌써 높이 떴는데도 게으름 피우며 자는 것은 爲有東峯壓澗扉(위유동봉압윤비) 동쪽 산봉우리가 산골짜기와 사립문을 가리고 있어서네

弘齋 正祖(홍재 정조). 聞 雞 ( 문계 ) 닭 울음소리를 들으며

弘齋 正祖(홍재 정조).   聞 雞 ( 문계 ) 닭 울음소리를 들으며 內庭西畔聽雞鳴(내정서반청계명) 궁궐 안 서쪽 물가에서 닭 우는 소리 들리더니 歷歷星河一道明(력력성하일도명) 또렷하게도 은하수 한 줄기만 환히 밝네. 駕鶴寢門天欲曙(가학침문천욕서) 가학루駕鶴樓 침실로 드나드는 문에는 날이 밝아 오는데 紫宸閤外會朝盈(자신합외회조영) 자신합 밖에는 임금에게 문안드리고 정사를 아뢰러 신하들이 가득 모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