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 윤선도(1587) 83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對 案(대 안) 밥상을 마주하고 앉아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對 案(대 안) 밥상을 마주하고 앉아 前山雨後蕨芽新(전산우후궐아신) 앞산에 비가 온 뒤 고사리 싹이 처음 돋아났네 饌婦春來莫更颦(선소춘래막경빈) 밥 짓는 아낙네는 봄이 왔으니 다시 얼굴을 찡그리지마시게 滿酌玉泉和麥飯(만작옥천화맥반) 맑은 샘물 가득 부어서 보리밥을 말면 幽人活計不爲貧(유인활계불위빈) 속세를 피해 조용히 사는 이의 살아나갈 길이 가난한 것 만은 아니라제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樂書齋偶吟(낙서재우음) 낙서재에서 언뜻 떠올라 읊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樂書齋偶吟(낙서재우음) 낙서재에서 언뜻 떠올라 읊다 眼在靑山耳在琴(안재청산이재금) 눈은 푸른 산에 있고 귀는 거문고에 있으니 世間何事到吾心(세간하사도오심) 세상 무슨 일이 내 마음에 이를까 滿腔浩氣無人識(만강호기무인식) 가슴속에 가득 찬 넓고 큰 기개를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 一曲狂歌獨自唫(일곡광가독자금) 마구 소리쳐 부르는 한 곡조를 혼자서 읊데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在登鄭仁觀巖 2(재등정인관암 2) 다시 정인관암에 오르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在登鄭仁觀巖 2(재등정인관암 2) 다시 정인관암에 오르다 携壺獨上鄭仁磯(휴호독상정인기) 술병 들고 호로 정인관암에 올라 暮色蒼然不肯歸(모색창연불긍귀) 저녁 무렵의 경치가 어스헤할 때까지 돌아가려 하질않네 誰謂白鷗元水宿(수위백구원수숙) 누가 갈매기는 물에서 잔다고 했던가 汀洲已絶白鷗飛(정주이절백구비) 물가에는 이미 날아다니는 비둘기 한 마리 없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在登鄭仁觀巖 1(재등정인관암 1) 다시 정인관암에 오르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在登鄭仁觀巖 1(재등정인관암 1) 다시 정인관암에 오르다 秣馬乾原古鎭傍(말마건원고진방) 건원보 옛 진영 옆에서 말에게 꼴을 먹이고 娛儂川畔着鞭忙(오농천반착편망) 오농천 가에서 급히 말채찍을 잡았네 一瓶酒外無朋伴(일병주외무붕반) 술 한 병 외에는 친구도 없어 同上苔磯看夕陽(동상태기간석양) 술병과 더불어 이끼 낀 바위에 올라 저무는 해를 바라 보았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在鄭仁觀巖 4(재정인관암 4) 다시 정인관암에 쓰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在鄭仁觀巖 4(재정인관암 4) 다시 정인관암에 쓰다 花鴨隨靑鴨(화압수청압) 비오리가 푸른 오리를 따라서 飛來泛水中(비래범수중) 날아와 물속에 떠 있네 誰敎巧공粧點(수교敎장점) 누가 좋은 땅을 가려 쏨씨 있게 집을 짓게 했을까 對此興無窮(대차흥무궁) 이를 대하니 흥취가 끝이 없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在鄭仁觀巖 3(재정인관암 3) 다시 정인관암에 쓰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在鄭仁觀巖 3(재정인관암 3) 다시 정인관암에 쓰다 眼中佳景極森羅(안중가경극삼라) 눈 안에 끝없이 펼쳐진 아름다운 경치에 笑殺山川伎倆多(소살산천기양다) 대자연이 이런저런 재주 부리는 것은 우스울 따름이네 若得茅齋巖上着(약득모재암상착) 만약 바위 위에 초가집을 짓는다면 從他朝暮供吟哦(종타조모공음아) 아침 저녁으로 시 읊을 수 있는 글감을 얻을 수 있을 텐데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在鄭仁觀巖 2(재정인관암 2) 다시 정인관암에 쓰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在鄭仁觀巖 2(재정인관암 2) 다시 정인관암에 쓰다 長川一道直而斜(장천일도직이사) 기다란 시냇물 한 줄기가 곧게 흐르다 비껴가는 곳 川口奇巖眼界華(천구기암안계화) 시내 어귀에 기이하게 생긴 바위가 눈앞에 화려하게 펼쳐지네 若使主人開小宇(약사주인개소우) 만약 주인으로 하여금 작은 집을 짓게 한다면 浣花流水不能誇(완화유수불능과) 완화계 에 흐르는 물도 감히 자랑하지 못하리라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在鄭仁觀巖 1(재정인관암 1) 다시 정인관암에 쓰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在鄭仁觀巖 1(재정인관암 1) 다시 정인관암에 쓰다 娛儂川上有高臺(오농천상유고대) 오농천 가에 높다란 대가 있으니 天作奇形待我來(천작기형대아래) 하늘이 기이하고 괴상한 모양을 만들어 놓고는 내가 오기를 기다렸네 除却思親思聖主(제각사친사성주) 어버이와 성군을 그리워하며 생각하지 않는다면 何須南望首頻回(하수남망수빈회) 어찌 남쪽을 바라보며 머리를 자주 돌릴 필요가 있겠는가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思親舊(사친구) 벗을 생각하며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思親舊(사친구) 벗을 생각하며 靑丘絶塞北(청구절새북) 나라에서 멀리 떨어진 북쪽 변방 중에서도 蝸室小城隈(와실소성외) 작은성 모퉁이에다 오두막집을 얻었네 風雪春猶壯(풍설춘유장) 눈바람은 봄인데도 여전히 거세고 柴荊晝不開(시형주불개) 사립문은 낮에도 열지 않네 時聞隣犬吠(시문린견폐) 때때로 이웃집 개 짖는 소리 들리면 還訝故人來(환아고인래) 행여나 오랜 친구가 오나 의아해 하네 千以高山隔(천이고산격) 높은 산이 수도 없이 가로막았으니 何由把一盃(하유파일배) 언제나 말미를 얻어 술 한 잔 기울일 것인가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吉州途中(길주도중) 길주가는길에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吉州途中(길주도중) 길주가는길에 孟春卄一日(맹춘입일일) 정월 스무하루에 驅馬吉城西(구마길성서) 말을 달려 길성 서쪽에 이르렀네 雲散日光好(운산일광호) 구름이 흩어져 없어지니 햇빛이 따뜻하고 風和天氣舒(풍화천기서) 바람이 멎으니 날씨가 화창하네 征人垂袖去(정인수수거) 나그네는 소매를 늘어뜨리고 길을 나는데 野鳥盡情啼(야조진정제) 들새가 정성을 다해 울어 주네 忘却家千里(망각가천리) 집이 아득히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於斯興有餘(어사흥유여) 여기에 이르러서는 흥이 넘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