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봉 정도전(1342) 91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早行(조행) 아침 일찍 걷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早行(조행) 아침 일찍 걷다 ​月落參橫欲曙天(월락참횡욕서천) : 달 지고 별 비끼어 날은 새려는데飛霜如雪濟氷堅(비상여설제빙견) : 눈같이 서리는 나는데 굳은 얼음 건넌다行穿林莽疎還密(행천림망소환밀) : 숲 속 뚫고 가니 길 트였다 다시 빽빽하고望盡雲峯斷復連(망진운봉단부련) : 구름 봉우리 바라보니 사라졌다 다시 보인다擾擾身前多謬計(요요신전다류계) : 어지러운 이 몸 이전엔 그릇된 계획 많고悠悠馬上帶殘眠(유유마상대잔면) : 아득한 말 위에 앉으니 단잠이 드는구나一年四過楊川水(일년사과양천수) : 일 년에 네 번이나 양천 물을 건너자니不待陳蹤却惘然(불대진종각망연) : 묵은 자취 안 찾아도 갑자기 아득해진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偶題(우제) 우연히 짓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偶題(우제) 우연히 짓다 零落唯餘方寸心(령락유여방촌심) : 영락한 신세지만 생각은 남아年來憂患又相尋(년래우환우상심) : 연래에 근심 걱정 또다시 찾아든다冬寒冽冽風霜苦(동한렬렬풍상고) : 겨울 추위 차갑고 바람 서리 괴롭고春暖昏昏瘴霧深(춘난혼혼장무심) : 어둑한 봄은 따뜻하고 안개 자욱하구나山上豺狼長怒吼(산상시랑장노후) : 산에선 시랑이 오래 성내어 으렁대고海中寇賊便凌侵(해중구적편릉침) : 바다에선 도적이 수시로 얕보고 침략한다思歸却是閒中事(사귀각시한중사) : 돌아가자는 생각이 도리어 한가한 일一夜安眠直萬金(일야안면직만금) : 하룻밤 편안한 잠값 만금이나 되는구나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逢春(봉춘) 봄맞이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逢春(봉춘) 봄맞이 ​錦城山下又逢春(금성산하우봉춘) : 금성산 아래서 또 봄을 맞으니轉覺今年物象新(전각금년물상신) : 금년에도 물상이 새롭도다風入柳條吹作眼(풍입류조취작안) : 가지로 바람 불어 버들눈 트이고雨催花意濕成津(우최화의습성진) : 비는 꽃을 재촉하여 진액 만든다水邊草色迷還有(수변초색미환유) : 물가라 풀색은 없는 듯 있고燒後蕪痕斷復因(소후무흔단부인) : 묵정밭 불탄 자국 끊어졌다 이어진다可惜飄零南竄客(가석표령남찬객) : 가련하여라, 남방에 귀양 온 나그네心如枯木沒精神(심여고목몰정신) : 마음은 고목처럼 정신이 빠졌도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日暮(일모) 해는 지는데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日暮(일모) 해는 지는데 ​水色山光淡似煙(수색산광담사연) : 물빛 산빛 연기처럼 맑아羈情日暮倍悽然(기정일모배처연) : 해 저무니 나그네 마음 더욱 처량하다蓬蒿掩翳村墟合(봉호엄예촌허합) : 잡풀이 우거져 마을터에 가득하고籬落欹斜地勢偏(리락의사지세편) : 울타리는 비스듬 하고 땅 형세 외지도다遠燒無人延野外(원소무인연야외) : 멀리 타는 불은 사람 없어 들밖으로 뻗어가고傳烽何處照雲邊(전봉하처조운변) : 어디서 오른 봉화인지 구름가에 비치는구나但看暮暮還如此(단간모모환여차) : 저물 때마다 보이는 것 이와 같은데不覺流光過二年(불각류광과이년) : 어느덧 세월은 이 년이나 지나갔구나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草舍(초사) 초가집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草舍(초사) 초가집 ​茅茨不剪亂交加(모자부전난교가) : 이엉을 자르지 않아 너절하기 그지없고築土爲階面勢斜(축토위계면세사) : 흙을 쌓아 뜰 만드니 그 모양 비스듬하네.棲鳥聖知來宿處(서조성지래숙처) : 깃던 새는 지혜롭게 사는 곳 찾아들고野人驚問是誰家(야인경문시수가) : 시골 사람 놀라며 누구 집이냐고 묻네.淸溪窈窕綠門過(청계요조녹문과) : 맑은 개울물 고요히 푸른 문 지나고碧樹玲瓏向戶遮(벽수영롱향호차) : 푸른 나무 영롱히 문 향해 막혀있네.出見江山如絶域(출견강산여절역) : 나와 보면 자연은 세상과 떨어진 곳인데閉門還似舊生涯(폐문환사구생애) : 문 닫고 앉아보면 도리어 옛 생활 그대로네

정도전(三峰 鄭道傳). 送盧判官(송로판관) 노 판관을 보내며

정도전(三峰 鄭道傳).   送盧判官(송로판관) 노 판관을 보내며 ​秋風動高樹(추풍동고수) : 가을바람 나무 끝에 이니客意已悲凉(객의이비량) : 나그네 마음 이미 슬퍼진다.況復當此時(황부당차시) : 더구나 이러한 때 당하니之子歸故鄕(지자귀고향) : 그대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단다.相對茅簷下(상대모첨하) : 오두막집 처마 아래 마주앉으니燈火耿孤光(등화경고광) : 등잔불은 외로운 불빛 깜박거리고亦有佳人携(역유가인휴) : 아름다운 여자를 끼고 있으니滿意傾壺觴(만의경호상) : 마음껏 술잔이나 기울여 보자구나.殷勤須盡醉(은근수진취) : 은근하다, 이 자리 취하지 않으면明發各茫茫(명발각망망) : 날 밝으면 제각기 아득히 헤어질 것을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遠遊歌(원유가) 멀리 노닌 노래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遠遊歌(원유가) 멀리 노닌 노래 ​ 置酒賓滿堂(치주빈만당) : 술상 차려 손님이 집안에 가득하니 起舞歌遠遊(기무가원유) : 일어나 춤추며 멀리 놀게 됨을 노래 부른다. 遠遊亦何方(원유역하방) : 멀리 노는 것이 또한 어느 곳인가 九州復九州(구주부구주) : 중국 땅 다시 또 중국 땅이로다 朝枻洞庭波(조설동정파) : 아침에는 동정호 물결에 노를 젓고 暮泊易水流(모박역수류) : 저물 때는 역수의 흐르는 물에 배를 댄다. 四顧騁遐矚(사고빙하촉) : 사방을 둘러보아 멀리 시야를 달리면서 想像雍熙秋(상상옹희추) : 태평하던 시대를 상상해 본다. 翼翼唐虞都(익익당우도) : 웅장한 당ㆍ우의 수도요 崇崇夏殷丘(숭숭하은구) : 융숭한 하ㆍ은의 터전이다. 歲月曾幾何(세월증기하) : 세월이 이미 ..

三峰 鄭道傳 (삼봉 정도전 ) 感興 3(감흥 3) 감흥

三峰 鄭道傳 (삼봉 정도전 ) 感興 3(감흥 3) 감흥 ​鳳凰何飄飄(봉황하표표) : 봉황은 어찌 그리 표표하고 高逝不可望(고서불가망) : 높이 날가니 바라볼 수 없다. 飢食靑琅玕(기식청랑간) : 배고프면 푸른 낭간을 먹고 渴飮天池潢(갈음천지황) : 목마르면 천지의 물을 마신다. 俯視塵世窄(부시진세착) : 굽어보니 티끌세상은 좁고 嗷嗷鷄鶩場(오오계목장) : 닭과 오리들 끽끽거리는구나. 所以久不下(소이구불하) : 그러므로 오래도록 내려오지 않고 徘徊千仞岡(배회천인강) : 천 길 산등성이를 빙빙 돌고 있다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感興 2(감흥 2) 감흥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感興 2(감흥 2) 감흥 冽彼山中泉(렬피산중천) : 차가운 저 산속 샘이여 在山淸且漣(재산청차련) : 산에서는 맑고 잔잔하였다. 堤坊一朝決(제방일조결) : 하루아침에 둑이 터지니 就下何沛然(취하하패연) : 쏟아짐이 어찌 그리도 패연한가. 去山日以遠(거산일이원) : 산과 떨어짐이 날마다 멀어지고 衆流會其閒(중류회기한) : 여러 물들이 한 데로 모여든다. 無復向時淸(무부향시청) : 다시 지난날의 맑음 없으리니 逝者何當還(서자하당환) : 흘러가는 물을 어찌 돌이킬까. 我來臨水上(아래림수상) : 내가 와서 물 위에 다다랐으나 不忍聽潺湲(불인청잔원) : 물소리를 차마 듣지 못 하여라

三峰 鄭道傳 (삼봉 정도전). 感興 1(감흥 1) 감흥

三峰 鄭道傳 (삼봉 정도전). 感興 1(감흥 1) 감흥 久客尙絺綌(구객상치격) : 오랜 나그네 신세라 여름옷 입었는데 北風凄以涼(북풍처이량) : 북풍은 차고 싸늘하기만 하여라. 團團寒露至(단단한로지) : 방울방울 차가운 이슬이 내리니 蘭枯謝幽芳(란고사유방) : 난초가 말라 그윽한 꽃다움 이운다. 悠悠關山遠(유유관산원) : 관산이 아득히 머니 行行道路長(행행도로장) : 가고 또 가도 길은 길기만 한다. 何以卒歲晩(하이졸세만) : 어떻게 늦은 해를 마칠까 歲晩多繁霜(세만다번상) : 해가 다하면 서리도 많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