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선생 도연명(365) 87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16(음주 16) 술을 마시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16(음주 16) 술을 마시다 少年罕人事 (소년한인사) 어려서부터 세상사람 들과 교제 적고 游好在六經 (유호재육경) 六經(육경) 읽기만 좋아했더니 行行向不惑 (행행향불혹) 세월 흘러 마흔이 되어가는데 淹留遂無成 (엄류수무성) 그대로 머무른 채 이룬 것 없다 竟抱固窮節 (경포고궁절) 빈궁 속에서도 꿋꿋이 절개 지키며 飢寒飽所更 (기한포소경) 굶주림과 추위를 실컷 겪었다 敝廬交悲風 (폐려교비풍) 허물어진 초가집엔 슬픈 바람 불어오고 荒草沒前庭 (황초몰전정) 무성한 잡초는 앞뜰을 뒤덮었다 披褐守長夜 (피갈수장야) 베옷 걸치고 긴 밤 지새는데 晨雞不肯鳴 (신계불긍명) 새벽닭은 울려고 하지 않는다 孟公不在玆 (맹공부재자) 날 알아줄 孟公(맹공)이 여기 없으니 終以翳吾情 (..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15(음주 15) 술을 마시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15(음주 15) 술을 마시다 貧居乏人工(빈거핍인공) 가난한 생활이라 사람 손이 모자라서 灌木荒余宅(관목황여택) 관목들이 내 집을 황폐하게 만들었다. 班班有翔鳥(반반유상조) 높이 나는 새는 또렷한데, 寂寂無行迹(적적무행적) 사람 발자취 없어 적적하다. 宇宙一何悠(우주일하유) 우주는 어찌하여 그토록 영원한가? 人生少至百(인생소지백) 사람은 백 살을 살 수 없다네. 歳月相催逼(세월상최핍) 세월이 빠르게 닥쳐오니 鬢邊早已白(빈변조이백) 귀밑머리는 일찌감치 세어버렸다네. 若不委窮達(약불위궁달) 곤궁과 영달에 대한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素抱深可惜(소포심가석) 본래 품었던 생각이 참으로 아까울 것이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14(음주 14) 술을 마시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14(음주 14)술을 마시다 故人賞我趣(고인상아취) 친구들이 내가 사는 모습 구경하려고, 挈壺相與至(설호상여지) 술병 들고 여럿이 찾아왔네. 班荊坐松下(반형좌송하) 소나무 아래에 자리 만들고, 數斟已複醉(수짐이복취) 몇 잔 술에 이내 취했다. 父老雜亂言(부로잡난언) 마을 노인들 어지러이 떠드니, 觴酌失行次(상작실행차) 술 따르는 순서도 잊어버렸네. 不覺知有我(불각지유아) 내가 있음조차 알지 못하는데 安知物為貴(안지물위귀) 어찌 명리 귀한 줄을 알겠는가? 悠悠迷所留(유유미소류) 한가롭고 근심 없어 머무는 곳도 잊는 것을 보니 酒中有深味(주중유심미) 술 속에 깊은 맛이 있도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13(음주 13)술을 마시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13(음주 13) 술을 마시다 有客常同止(유객상동지) 항상 같이 사는 손님이 있는데, 趣舍邈異境(취사막이경) 사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네. 一士長獨醉(일사장독취) 한 선비는 늘 홀로 취해 있고 一夫終年醒(일부종년성) 한 사내는 늘 맨 정신이다. 醒醉還相笑(성취환상소) 취하고 멀쩡함을 서로 비웃으며, 發言各不領(발언각불령) 상대의 말을 알아듣지도 못한다네. 規規一何愚(규규일하우) 고지식한 한 사람은 어찌 그리 어리석은지 兀傲差若穎(올오차약영) 취한 거만한 쪽이 빼어나 보인다. 寄言酣中客(기언감중객) 술 취한 손님에게 한 마디 전하노라. 日沒燭當炳(일몰촉당병) 해 지면 촛불 밝히고 즐기시게나.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12(음주 12)술을 마시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12(음주 12)술을 마시다 長公曾一仕(장공증일사) 장장공(張長公)은 일찍이 한 번 벼슬하였으나 壯節忽失時(장절홀실시) 장년에 갑자기 때를 잃고 말았다네. 杜門不復出(두문불부출) 집안에 들어앉아 다시 세상 밖으로 나가지 않고 終身與世辭(종신여세사) 죽을 때까지 세상과 인연을 끊었다네. 仲理歸大澤(중리귀대택) 양중리(楊仲理)가 대택(大澤)으로 돌아가자 高風始在茲(고풍시재자) 고상한 기풍이 그곳에서 생겨났다네. 一往便當已(일왕변당이) 한번 나갔으면 곧 바로 그만두어야지, 何為複狐疑(하위부호의) 무엇 때문에 다시 우물쭈물하는가? 去去當奚道(거거당해도) 가고 또 가되 어찌 그 길을 가려하는가, 世俗久相欺(세속구상기) 세속에서 오래도록 서로 속여 왔다네. 擺落悠悠談(파락유..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11(음주 11) 술을 마시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11(음주 11) 술을 마시다 顏生稱爲仁(안생칭위인) 안회(顔回)는 인을 행하였다고 일컬어졌고 榮公言有道(영공언유도) 영계기(榮啓期)는 도덕이 있다고 전해지네. 屢空不獲年(누공불획년) 안회는 끼니 자주 걸러 오래 살지 못했고 長飢至於老(장기지어로) 영계기는 오래 굶주리면서 늙어갔다네. 雖留身後名(수류신후명) 비록 죽은 후에 명성을 남기기는 하였으나 一生亦枯槁(일생역고고) 일생 내내 파리하게 야위어 갔다네. 死去何所知(사거하소지) 죽은 다음에야 어떻게 알겠는가, 稱心固爲好(칭심고위호) 원래 좋은 것은 만족하면서 사는 것이네. 客養千金躯(객양천금구) 천금 같은 육신 귀한 손님 대하듯 대접해도, 臨化消其寶(임화소기보) 죽으면 그 보배 같은 몸 사라져 없어지네. 裸葬何必..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10(음주 10) 술을 마시다 다섯 번째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10(음주 10) 술을 마시다 다섯 번째 在昔曾遠遊(재석증원유) 예전에 먼 길 가 본적이 있었는데 直至東海隅(직도동해우) 길은 길고도 멀었고 道路逈且長(도로형차장) 바람과 물결이 길을 막았었다. 風波阻中塗(풍파조중도) 바로 동해 끝까지 이르렀었다. 此行誰使然(차행수사연) 누가 이 길을 가게 만들었는가? 似爲飢所驅(사위기소구) 굶주림이 나를 가게 한 것 같다. 傾身營一飽(경신영일포) 전력으로 배부름을 누리려고 노력하면 少許便有餘(소허변유여) 조금은 여유 있는 생활을 할 수 있었으리라. 恐此非名計(공차비명계) 그것이 좋은 계획이 아님을 염려하여 息駕歸閒居(소가귀한거) 가던 길 멈추고 돌아와 한가히 산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9(음주 9) 술을 마시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9(음주 9) 술을 마시다 淸晨聞叩門(청신문고문) 새벽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서 倒裳往自開(도상왕자개) 옷을 거꾸로 입은 채로 대문을 연다. 問子爲誰歟(문자위수여) 누구시냐고 묻는 내 앞에 田父有好懷(전부유호회) 마음씨 좋은 농부가 서 있다. 壺漿遠見候(호장원견후) 멀리서 술병 들고 인사 왔다며 疑我與時乖(의아여시괴) 세상과 떨어져 산다고 나를 이상히 여긴다. 襤縷茅簷下(남루모첨하) 남루하고 초라한 집에 사니 未足爲高棲(미족위고서) 사는 것이 아직 넉넉하지는 못하나 一世皆尚同(일세개상동) 모든 사람들이 서로 어울리기를 숭상하니 願君汨其泥(원군골기니) 그대 또한 뒤섞여 함께 더불어 살라하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8(음주 8) 술을 마시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8(음주 8) 술을 마시다 靑松在東園(청송재동원) 푸른 소나무 동쪽 밭에 있으니 衆草沒其姿(중초몰기자) 온갖 풀들은 그 모습을 감추었다. 凝霜殄異類(응상진이류) 된서리가 다른 풀들 시들어 버리게 하니 卓然見高枝(탁연현고지) 높은 가지가 우뚝 솟아 보인다. 連林人不覺(연림인불각) 숲에 가려 사람들이 몰라보았으나 獨樹衆乃奇(독수중내기) 홀로 남으니 뛰어남을 알게 되었다. 提壺撫寒柯(제호무한가) 술병 들어 차가운 가지에 걸어놓고 遠望時復爲(원망시부위) 멀리서 바라보는 일 되풀이 한다. 吾生夢幻間(오생몽환간) 내 삶은 꿈같은 환상 속에 있는데 何事紲塵羈(하사설진기) 무엇 때문에 속세의 굴레에 매어 지내겠는가?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7(음주 7) 술을 마시다

五柳先生 陶淵明(오류선생 도연명). 飲酒 7(음주 7) 술을 마시다 秋菊有佳色(추국유가색) 가을 국화 색깔 아름답기 그지없어 浥露掇其英(읍로철기영) 이슬에 젖은 그 꽃잎을 딴다 汎此忘憂物(범차망우물) 이 세상 시름과 근심 무두 술잔에 띄워 遠我遺世情(원아유세정) 세상 모든 정 모두 떠나 보낸다 一觴雖獨進(일상수독진) 술잔은 비록 홀고 비우고 있거니 盃盡壺自傾(배진호자경) 잔 비우니 술병은 저절로 기울어 진다 日入群動息(일입군동식) 해지면 온갖 움직임은 멎고 歸鳥趨林鳴(귀조추림명) 둥지로 돌아오는 새 숲을 향해 우는구나 嘯傲東軒下(소오동헌하) 동편 툇마루에서 휘파람 불며 거닐어 보니 聊復得此生(료부득차생) 또다시 산다하여도 이렇게 살아 봄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