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재 이언적(1491) 47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晩 興 (만 흥) 저녁 흥취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晩 興 (만 흥) 저녁 흥취 風定煙消鏡面空(풍정연소경면공) : 바람도 그치고 물안개 사라지니 수면은 거울 같아 數聲柔櫓夕陽中(수성유로석양중) : 몇 소리 부드러운 노 젓는 소리 석양에 들려오네. ​ 却嫌未快湖山眼(각혐미쾌호산안) : 눈 에 보이는 강과 산의 경치가 아직 마음에 차지 않아 ​ 逈立船頭數亂峯(형립선두수란봉) : 아득히 뱃머리에 서서 여기저기 우뚝한 봉우리를 헤아려본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聽秋蟲(청추충)가을벌레 소리를 들으며

​​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聽秋蟲(청추충) 가을벌레 소리를 들으며 百蟲迎暮苦啾啾(백충영모고추추) : 가을 풀벌레 저물어 괴롭게도 울고 ​ 晧月揚輝入小樓(호월양휘입소루) : 희고 밝은 달빛은 작은 누각에 비춰든다. ​ 莫作西風宋玉恨(막작서풍송옥한) : 가을바람에 송옥의 비추부(悲秋賦) 같은 한스런 글 짓지 말자 ​ 任看天地自春秋(임간천지자춘추) : 천지에 맡겨 생각하면 봄가을도 저절로 오는 것을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無 爲 (무 위 ) 무위​​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無 爲 (무 위 ) 무위 ​​ 萬物變遷無定態(만물변천무정태) : 만물의 변화는 예측하기 어려운 것 ​ 一身閑適自隨時(일신한적자수시) : 내 한 몸 한적하게 때에 따라 살았소 ​ 年來漸省經營力(년래점생경영력) : 근래에 점점 기력을 잃어가고 ​ 長對靑山不賦詩(장대청산불부시) : 오랫동안 청산에 살면서 시 한번 못 읊었소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感 物 (감 물 ) 사물에 느껴서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感 物 (감 물 ) 사물에 느껴서 ​ 卜築雲泉歲月深(복축운천세월심) : 자연에 집을 짓고 세월만 깊었는데 ​ 手栽松竹摠成林(수재송죽총성림) : 손수 심은 솔과 대가 온통 숲이 되었구나 ​ 烟霞朝慕多新態(연하조모다신태) : 아침 저녁 안개와 노을의 모습 변하여도 ​ 唯有靑山無古今(유유청산무고금) : 저 푸른 산만은 예나 지금이나 꼭 같아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存 養 (존 양 )양기를 보존함​​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存 養 (존 양 )양기를 보존함 ​​ 山雨蕭蕭夢自醒(산우소소몽자성) : 비 쓸쓸하여 꿈에서 저절로 깨니 ​ 忽聞窓外野鷄聲(홀문창외야계성) : 홀연히 들리는 것, 창밖의 꿩 우는 소리 ​ 人間萬慮都消盡(인간만려도소진) : 인간세상 온갖 생각들 녹아 내리고 ​ 只有靈源一點明(지유령원일점명) : 오직 신령한 근원 있어, 마음만이 또렷하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觀 物 (관 물 )사물을 보고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觀 物 (관 물 )사물을 보고 唐虞事業巍千古(당우사업외천고) : 당우의 사업은 천고에 위대하나니 ​ 一點浮雲過太虛(일점부운과태허) : 한 점 뜬 구름이 우주를 지나간다. ​ 蕭灑小軒臨碧澗(소쇄소헌림벽간) : 소쇄한 작은 집이 푸른 골짝 곁에 있어 ​ 澄心竟日玩游魚(징심경일완유어) : 맑은 마음은 종일토록 물고기 구경한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早 春 (조 춘 ) 이른 봄날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早 春 (조 춘 ) 이른 봄날 ​​ 春入雲林景物新(춘입운림경물신) : 봄날 구름 나는 숲에 드니 경물이 신선하고 ​ 澗邊桃杏摠精神(간변도행총정신) : 개울 가의 복사꽃, 살구꽃이 모두가 신령하다. ​ 芒鞋竹杖從今始(망혜죽장종금시) : 짚신 신고 죽장 짚으면 지금부터 출발하니 ​ 臨水登山興更眞(림수등산흥경진) : 물을 보며 산에 오르니 흥취가 더욱 짐되구나.

​晦齋 李彦迪(회재 이언적). 暮 春 (모 춘 )저무는 봄날

​晦齋 李彦迪(회재 이언적). 暮 春 (모 춘 )저무는 봄날 春深山野百花新(춘심산야백화신) : 봄 깊은 산야에 온갖 꽃이 새롭고 ​ 獨步閑吟立澗濱(독보한음립간빈) : 홀로 걸으며 한가히 읊으며 개울가에 선다. ​ 爲問東君何所事(위문동군하소사) : 봄의 신에게 묻노니, 섬기는 분이 누구신가 ​ 紅紅白白自天眞(홍홍백백자천진) : 붉고 흰 온갖 빛깔 천진한 마음에서 난 것이리라

​晦齋 李彦迪(회재 이언적). 初 夏 (초 하 ) 초여름

​ 晦齋 李彦迪(회재 이언적). 初 夏 (초 하 ) 초여름 又是溪山四月天(우시계산사월천) : 이것이 사월의 골짜기와 산 一年春事已茫然(일년춘사이망연) : 일 년의 봄날이 이미 아득하다. ​ 郊頭獨立空惆悵(교두독립공추창) : 들판에 홀로 서니 휑하니 쓸쓸하여 回首雲峯縹緲邊(회수운봉표묘변) : 고개 돌려 봉우리 보니 아득히 멀다.

晦齋 李彦迪(회재 이언적). 秋 聲 (추 성)가을소리

​ 晦齋 李彦迪(회재 이언적). 秋 聲 (추 성) 가을소리 ​ 月色今宵分外明(월색금소분외명) : 오늘 저녁 달빛은 밝기만 하여 ​ 憑欄靜聽已秋聲(빙란정청이추성) : 난간에 기대니 고요히 들리는 가을소리. ​ 商音一曲無人會(상음일곡무인회) : 한 곡조 상조에 아는 사람 아무도 없어 ​ 鬢上霜毛四五莖(빈상상모사오경) : 귀밑머리 서리 맞은 머릿발 네 댓 줄기.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冬 初 (동 초) 초겨울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冬 初 (동 초) 초겨울 ​ 紅葉紛紛已滿庭(홍엽분분이만정) : 붉은 단풍잎 떨어져 뜰에 가득하고 ​ 階前殘菊尙含馨(계전잔국상함형) : 섬돌 앞에는 국화꽃 여전히 향기롭다. ​ 山中百物渾衰謝(산중백물혼쇠사) : 산속 온갖 생물 모두가 시드는데 ​ 獨愛寒松歲暮靑(독애한송세모청) : 찬 소나무 세모에도 푸른 것이 좋아라.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溪 亭 (계 정 ) 개울가 정자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溪 亭 (계 정 ) 개울가 정자 喜聞幽鳥傍林啼(희문유조방림제) : 그윽한 새소리 숲 가에서 기뻐게 듣고 新構茅簷壓小溪(신구모첨압소계) : 새로 만든 초가집이 작은 개울을 누른다. 獨酌只邀明月伴(독작지요명월반) : 혼자 술을 따르며 밝은 달 맞아 벗하여 一間聊共白雲棲(일간료공백운서) : 한 순간 에오라지 흰구름 항께하여 깃든다.

晦齋 李彦迪(회재 이언적). 觀 心 (관 심)내 마음을 살피며

晦齋 李彦迪(회재 이언적). 觀 心 (관 심)내 마음을 살피며 空山中夜整冠襟(공산중야정관금) : 한 밤중 빈 산에서 의관을 바로잡으니 一點靑燈一片心(일점청등일편심) : 한 점 푸른 등잔 불빛은 한 족각 내 마음이라. ​ 本體已從明處驗(본체이종명처험) : 본체는 이미 밝은 곳을 채험하여 眞源更向靜中尋(진원경향정중심) : 참된 근원을 더욱 고요한 속을 향해 찾아간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獨 樂 (독 악 )홀로 즐기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獨 樂 (독 악 )홀로 즐기다 離群誰與共吟壇(이군수여공음단) : 무리를 떠났으니 누구와 같이 시를 읊을까 ​ 巖鳥溪魚慣我顏(암조계어관아안) : 바위의 새와 개울의 물고기 내 얼굴을 익혔구나. 欲識箇中奇絶處(욕식개중기절처) : 그 중에서도 특별히 좋은 곳을 알고 싶은데 ​ 子規聲裏月窺山(자규성리월규산) : 두견새는 우는데 달이 떠올라 산을 엿보는구나.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喜 雨 (희 우 )단비가 내린다

晦齋 李彦迪 (회재 이언적). 喜 雨 (희 우 )단비가 내린다 松櫺一夜雨聲紛(송령일야우성분) : 소나무 창가에 온 밤에 비 내리는 소리 ​ 客夢初驚却喜聞(객몽초경각희문) : 꿈 속 나그네 놀라니 깨니 단비소리 들린다. ​ 從此靑丘無大旱(종차청구무대한) : 지금부터 푸른 산에 큰 가믐은 없으리라 ​ 幽人端合臥巖雲(유인단합와암운) : 숨어사는 나는 단정히 바윗 구름에 눕는다.

晦齋 李彦迪(회재 이언적). 存 養 (존 양) 내 몸의 양지를 보존하며

晦齋 李彦迪(회재 이언적). 存 養 (존 양) 내 몸의 양지를 보존하며 山雨蕭蕭夢自醒(산우소소몽자성) : 소소한 산비에 절로 꿈을 깨니 ​ 忽聞窓外野鷄聲(홀문창외야계성) : 창 밖에는 문득 꿩 우는 소리 들린다. ​ 人間萬慮都消盡(인간만려도소진) : 인간의 온갖 생각 모두 사라지고 只有靈源一點明(지유령원일점명) : 오직 신령한 근원만 한 점 밝게 빛난다.

晦齋 李彦迪(회재 이언적). 秋 葵 (추 규) 가을 해바라기

晦齋 李彦迪(회재 이언적). 秋 葵 (추 규) 가을 해바라기 開到淸秋不改英(개도청추불개영) : 맑은 가을 하늘 열려도 꽃빛은 변하지 않아 ​ 肯隨蹊逕鬪春榮(긍수혜경투춘영) : 기꺼이 오솔길 따라서 봄의 번성과 타투어본다. 山庭寂寞無人賞(산정적막무인상) : 산 뜨락 적막하여 감상할 사람 아무도 없어도 ​ 只把丹心向日傾(지파단심향일경) : 다만 온통 붉은 마음을 해를 향하여 기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