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1786)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餞秋(전추)가을을 보내며

산곡 2024. 4. 12. 18:13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餞秋(전추)가을을 보내며 

 

 

寒江斷送鯉魚風(한강단송리어풍)

차가운 강가에 가을바람 그쳤는데

 

別後音書渺渺中(별후음서묘묘중) 

이별 후 아무런 전갈 없어 아득해.

 

再熱如今難復望(재열여금난부망) 

이제 다시 뜨거운 날을 바랄 수 없으니

 

幾回團扇怨西宮(기회단선원서궁) 

둥근 부채는 그 얼마나 서궁을 원망하리.

 

 

鯉魚風(리어풍)  :  음력9월의 가을바람을 뜻한다.

당나라 시인 李賀의 大堤曲이란 詩에서 유래.

團扇(단선) 둥근부채. 조비연 에게 한나라 成帝의

총애를 빼앗긴 班婕妤의 고사에 나옴.西宮(서궁)

조비연이 거처하던 궁이고, 成帝는 사랑이 식자

반첩여가 준 團扇을 버렸다. 가을처럼 쓸쓸하나

풍요로운 삶을 살다 간 사람이 추사 김정희다.

추사는 왕에게 잊혀진 자신의 신세가 찬바람 불자

버려진 부채 같다고 푸념한다.

팔팔하던 시절을 추억하며 유배지에서 쓴 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