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고 김병연(1807) 85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九月山(구월산) 구월산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九月山(구월산) 구월산 昨年九月過九月(작년구월과구월) 지난해 구월에 구월산을 지났는데 今年九月過九月(금년구월과구월) 올해 구월에도 구월산을 지나네. 年年九月過九月(연연구월과구월) 해마다 구월에 구월산을 지나니 九月山光長九月(구월산광장구월) 구월산 풍경은 늘 구월일세.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妙香山(묘향산) 묘향산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妙香山(묘향산) 묘향산 平生所欲者何求(평생소욕자하구) 평생 소원이 무엇이었던가. 每擬妙香山一遊(매의묘향산일유) 묘향산에 한번 노니는 것이었지. 山疊疊千峰萬人(산첩첩천봉만인) 산 첩첩 천 봉 만 길에 路層層十步九休(노층층십보구휴) 길 층층 열 걸음에 아홉 번은 쉬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독수리 (독수리)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독수리 (독수리) 萬里天如咫尺間(만리천여지척간) 넓은 하늘을 지척처럼 날아가며 俄從某峰又玆山(아종모봉우자산) 이 산위에 번쩍 저산위에 번쩍 平林搏兎何雄壯(평림박토하웅장) 숲속의 토끼 잡이가 어찌나 웅장한지 也似關公出五關(야사관공출오관) 오관을 넘나드는 관운장만 같구나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雪景 3 (설경 3)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 雪景 3 (설경 3) 雪日常多晴日或(설일상다청일혹) 눈 오는 날이 많고 어쩌다 개이는데 前山旣白後山亦(전산기백후산역) 앞산도 희거니와 뒷산 또한 하얗구나 推窓四面琉璃壁(추창사면유리벽) 창을 열어보니 사면이 유리벽이라 吩咐家僮故掃莫(분부가동고소막) 아이에게 눈을 쓸지 말라 당부 하누나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雪景 1(설경 1)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雪景 1(설경 1) 飛來片片三月蝶(비래편편삼월접) 날리는 눈송이는 춘삼월 나비같고 踏去聲聲六月蛙(답거성성육월와) 밟히는 눈 소리는 개구리 소리나네 寒將不去多言雪(한장불거다언설) 추워서 못 가신다고 눈을 핑계 대며 醉或以留更進盃(취혹이류갱진배) 취중에 행여 머무를까 다시 술잔을 드누나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雪中寒梅(설중한매) 눈속의 차가운 매화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雪中寒梅(설중한매) 눈속의 차가운 매화 雪中寒梅酒傷妓(설중한매주상기) 눈 속에 핀 차가운 매화는 술에 취한 기생 같고 風前槁柳誦經僧(풍전고류송경승) 바람 앞에 마른 버들은 불경을 외는 중 같구나. 栗花落花尨尾短(율화낙화방미단) 떨어지는 밤꽃은 삽살개의 짧은 꼬리 같고 榴花初生鼠耳凸(유화초생서이철) 갓 피어나는 석류꽃은 뾰족한 쥐의 귀 같구나.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嘲地官(조지관) 지관을 놀리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嘲地官(조지관) 지관을 놀리다 風水先生本是虛(풍수선생본시허) 풍수 선생은 본래 허망된 말만 하는 사람이라 指南指北舌飜空(지남지북설번공) 남이다 북이다 가리키며 부질없이 혀를 놀리네. 靑山若有公侯地(청산약유공후지) 청산 속에 만약 명당 자리가 있다면 何不當年葬爾翁(하불당년장이옹) 어찌 네 아비를 파묻지 않았나.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淮陽過次(회양과차)회양을 지나다가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淮陽過次(회양과차)회양을 지나다가 山中處子大如孃(산중처자대여양) 산 속 처녀가 어머니만큼 커졌는데 緩著粉紅短布裳(완저분홍단포상) 짧은 분홍 베치마를 느슨하게 입었네. 赤脚踉蹌羞過客(적각량창수과객) 나그네에게 붉은 다리를 보이기 부끄러워 松籬深院弄花香(송리심원농화향) 소나무 울타리 깊은 곳으로 달려가 꽃잎만 매만지네. *김삿갓이 물을 얻어먹기 위해 어느 집 사립문을 들어 가다가 울타리 밑에 핀 꽃을 바라보고 있는 산골 처녀를 발견했다. 처녀는 나그네가 있는 줄도 모르고 꽃을 감상하고 있다가 인기척을 느끼고는 짧은 치마 아래 드러난 다리를 감추려는 듯 울타리 뒤에 숨었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白鷗時(백구시)갈매기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白鷗時(백구시)갈매기 沙白鷗白兩白白(사백구백양백백) 모래도 희고 갈매기도 희니 不辨白沙與白鷗(불변백사여백구) 모래와 갈매기를 분간할 수 없구나. 漁歌一聲忽飛去(어가일성홀비거) 어부가(漁夫歌) 한 곡조에 홀연히 날아 오르니 然後沙沙復鷗鷗(연후사사부구구) 그제야 모래는 모래, 갈매기는 갈매기로 구별되누나.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松餠(송병) 송편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松餠(송병) 송편 手裡廻廻成鳥卵(수리회회성조란) 손에 넣고 뱅뱅 돌리면 새알이 만들어지고 指頭個個合蚌脣(지두개개합방순) 손가락 끝으로 낱낱이 파서 조개 같은 입술을 맞추네. 金盤削立峰千疊(금반삭립봉천첩) 금쟁반에 천봉우리를 첩첩이 쌓아 올리고 玉箸懸燈月半輪(옥저현등월반륜) 등불을 매달고 옥젖가락으로 반달 같은 송편을 집어 먹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