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동명 정두경(1597) 74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詠 竹 (영 죽 ) 대나무를 읊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詠 竹 (영 죽 ) 대나무를 읊다 綠影參差上拂雲 (록영창차상불운)들쭉날쭉하여 가지런하지 않은 푸른 그림자 위로 구름 지나가고 夜風成韻亦堪聞 (야풍성운역감문)밤바람도 운치韻致를 이루니 또한 들을 만하네. 傍人莫道無來客 (방인막도무래객)옆 사람은 찾아오는 손님 없다고 말하지 말게. 長向階前對此君 (장향계전대차군)늘 섬돌 앞을 향하고 있는 대나무와 마주한다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醉愼家(취신가) 신 씨네 집에서 술에 취해서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醉愼家(취신가) 신 씨네 집에서 술에 취해서 不有靑銅三百錢 (불유청동삼백전)청동靑銅 삼백 전三百錢도 없으면서 春來長向酒家眠 (춘래장향주가면)봄이 온 뒤로 늘 술집에 가서 잠자네. 今朝偶過城西宅 (금조우과성서택)오늘 아침 우연히 성城 서쪽에 있는 집 지나다가 又醉梨花一樹前 (우취이화일수전)또 한 그루 배꽃 앞에서 취했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寄元直(기원직) 원직 에게 부치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寄元直(기원직) 원직 에게 부치다 江南烟雨滿楓林 (강남연우만풍림))강남江南 땅에는 안개와 비가 단풍나무 숲에 가득하고 溟海天池水正深 (명해천지수정심)넓고 먼 바다와 천지天池의 물은 정녕 깊으리. 千里長安遙極目 (천리장안요극목)멀리서 한없이 바라보면 서울은 너무나 아득할 텐데 莫敎春色更傷心(막교춘색경상심)봄빛에 또 속을 썩이지 마시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滿月臺 4(만월대 4) 만월대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滿月臺 4(만월대 4) 만월대  蒼龍朱鳥火旌旗 (창룡주조화정기)청룡靑龍과 주작朱雀 그려 놓은 깃발들을 펄럭이며 落日君王射獵歸 (락일군왕사렵귀)저물녘 임금께서 활사냥에서 돌아오던 곳. 五百年來歌舞地 (오배견래가무지)오백 년 세월 동안 노래하고 춤추던 곳인데 秋山白露濕人衣 (추산백로습인의)가을 산의 이슬이 나그네 옷을 적시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積 雨(적 우) 장맛비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積 雨(적 우) 장맛비    六龍光隱失朝曛 (육룡광은실조훈)해가 빛을 숨겨서 아침과 저녁을 잃어버렸으니 牛馬眞難咫尺分 (우마진난지척분)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소와 말도 참으로 구별하기 어렵네. 今日也知天下雨 (금일야지천하우)오늘도 온 세상에 비 오는 것을 알고도 남으니 枕前還對泰山雲 (침전환봉태산운)베개 앞에서 또 태산泰山에 끼어 있는 구름을 마주하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隋城夜聞笛(수성야문적) 수원성에서 한밤중에 피리 소리를 들으며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隋城夜聞笛(수성야문적)수원성에서 한밤중에 피리 소리를 들으며 隋城春夜月輪孤 (수성춘야월수고)봄밤 수원성水原城 위에 둥근 달이 외롭게 떠 있는데 橫笛驚飛城上烏 (횡적경비성상오)피리를 불자 성城 위에 있던 새들이 놀라서 날아가네. 一自關山胡馬後 (일자관산호마후)변경邊境의 산에서 오랑캐의 말을 타다 한 번 돌아온 뒤로는 曲中猶恐奏單于 (곡중유공주단우)곡조曲調 속에 아직도 흉노匈奴의 노래를 불까 두렵구나.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永郞湖(영랑호) 영랑호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永郞湖(영랑호) 영랑호 風高葉落雁相呼 (풍고엽락안상호)높은 곳에서 바람 불어와 잎 떨어지니 기러기들 서로 부르는데 爲訪仙人東海隅 (위방선인동해우)신선神仙들을 찾으러 동쪽 바닷가로 왔네. 千載帝鄕消息斷 (천재제향소식단)오랜 세월 황성皇城에서는 소식消息도 없는데 白雲猶在永郞湖 (백운유재영랑호)흰 구름은 여전히 영랑호永郞湖에 떠 있구나.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萬歲橋 2(만세교 2) 만세교 에서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萬歲橋 2(만세교 2) 만세교 에서 海門秋水泛槎歸 (해문추수범차귀)해협海峽의 가을철 맑은 물에 뗏목을 띄워 돌아가는데 橋畔依然織女機 (교반의연직여기)다리 근처에는 전과 다름없이 직녀織女의 베틀이 걸려 있네. 烏鵲亦驚河漢近 (오작역경하한근)까마귀와 까치 또한 은하수銀河水가 가까워서 놀랐는지 夜深還向月明飛 (야심환향월명비)밤 깊은데 도리어 밝은 달을 향해 날아가는구나.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萬歲橋 1(만세교 1) 만세교에서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萬歲橋 1(만세교 1) 만세교에서 城上迢迢一望遙 (성상초초일망요)성城 위에서 멀리 한눈에 바라보면 아득하다더니 昔年聞說見今朝 (석년문설견금조) 예전에 그런 이야기를 듣고 오늘 아침에야 바라보는구나. 人間壯觀無如此 (인간장관무여차)인간 세상에 여기만 한 장관이 없으니 直比天河織女橋 (직비천하직여교)바로 은하수에 있다는 오작교烏鵲橋가 견줄 만하리라.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別姜公獻瑜出宰江界(별강공헌유출재강계)강계의 수령으로 나가는 공헌 강유와 헤어지며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別姜公獻瑜出宰江界(별강공헌유출재강계)강계의 수령으로 나가는 공헌 강유와 헤어지며 秋日城西別 (추일성서별)가을날 성 서쪽에서 헤어지는데 凄凄酒易醒 (처처주이성)슬프고 처량凄凉해서 술이 쉽게 깨는구나. 悲歌一長劍 (비가일장검)슬프고 애잔한 노래 속에 긴 칼 한 자루 뽑으며 送子受降亭 (송자수강정)수항정受降亭으로 가는 그대를 배웅하네.  * 수항정受降亭 : 평안도平安道 만포滿浦에 있던 정자亭子로, 오랑캐들로부터 항복降伏을 받는다는 뜻으로 이름 지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