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秋夜感懷 10수(추야감회 10수)
가을밤의 감회
[ 제 1 수 ]
明河橫中天(명하횡중천) :
밝은 은하수 중천에 걸쳐있고
星月流鮮輝(성월류선휘) :
별과 달은 선명한 빛처럼 흐른다
漙露泫碧草(단로현벽초) :
많은 이슬 푸른 풀에 어려 빛나고
涼颸動高枝(양시동고지) :
서늘한 바람은 높은 가지를 스친다
軒墀頗爽塏(헌지파상개) :
추녀와 섬돌은 자못 상쾌하고
坐久心自怡(좌구심자이) :
오래 앉으니 마음이 절로 기쁘다
俛仰矌無垠(면앙광무은) :
굽어보고 올려봐도 끝없이 넓어
萬古同一時(만고동일시) :
만고의 고통도 한 때와 같운 것이로다
感慨何方來(감개하방래) :
감개로운 마음 어디서 생겨나
令我苦唫詩(양아고금시) :
나를 괴롭게 시를 읊게하는가
詩成復長詠(시성부장영) :
시를 지어 다시 길게 읊으며
庭際俟蟲嘶(정제사충시) :
뜨락에서 풀벌레 울음소리 기다린다
[ 제 2 수 ]
斯文欲墜地(사문욕추지) :
문학이 땅에 떨어지려하니
玄聖應時生(현성응시생) :
성인이 때 맞추어 태어났다
周流騁列國(주류빙렬국) :
두루 흘러다니다가 열국의 부름받아
遙遙指蠻荊(요요지만형) :
멀리 남과 형의 땅에 까지 가게 되었다
庶將啓聾聵(서장계롱외) :
귀먹거리를 열어주려고
茶蓼交中情(다료교중정) :
안타깝게 마음 속까지 나누었다
嗚呼吾已矣(오호오이의) :
아, 나는 글렀도다
歸歟托遺經(귀여탁유경) :
돌아가 남긴 경전에 의탁하리라
包羲迄文武(포희흘문무) :
포의에서 문왕 무왕에 이르기까지
煌煌集大成(황황집대성) :
빛나게 집대성을 하였도다
所以生民來(소이생민래) :
그러므로 사람이 태어난 이래
極口無能名(극구무능명) :
입을 다해도 이름 지을 수가 없었다
[ 제 3 수 ]
皤皤柱下史(파파주하사) :
늙고 늙은 노자여
適遭大道裂(적조대도렬) :
마침 대도가 분열된 시대 만났다
口吐五千文(구토오천문) :
오천어의 글을 토해내어
掀簸造化窟(흔파조화굴) :
조화의 굴을 파헤쳤도다
淸譚已誤人(청담이오인) :
청담이 이미 사람을 그러치니
家國隨以滅(가국수이멸) :
나라는 이에 따라 멸망했도다
況乃雜符祝(황내잡부축) :
하물며 부적과 주문을 섞어
神怪不容說(신괴불용설) :
신쇠한 말들 받아들여 논지 못한다
安得火其書(안득화기서) :
어찌 그 책을 불살라서
坐令深弊祛(좌령심폐거) :
앉은채로 그 깊은 폐단 없애게 하리오
[ 제 4 수 ]
金夷蹂中國(금이유중국) :
부처가 중국을 짓밟아
于今千百年(우금천백년) :
지금까지 천백년이로다
當初白馬馱(당초백마타) :
당초 흰 말에 실어올 때
僅僅論因緣(근근론인연) :
겨우 인연설을 논하였었다
後來競談玄(후래경담현) :
후세에 현묘한 말 다투었으니
深淵高入天(심연고입천) :
깊은 연못에 높은 하늘에 든다
愚智盡爲盧(우지진위로) :
어리석은 이 지혜로운 이, 잡았으니
誰能秉戈鋋(수능병과연) :
누가 능히 창을 잡고 대항하리오
永平亦英主(영평역영주) :
영평은 또한 영명한 임금있으나
此禍當造端(차화당조단) :
이러한 재앙은 당시에 처음 생겼도다
靡力㧞根株(미력㧞근주) :
그 뿌리를 뽑을 힘 없으니
出涕徒氿瀾(출체도궤란) :
눈물을 흘려도 헛되이 강물 될 뿐이다
[ 제 5 수 ]
七雄逞狂暴(칠웅령광폭) :
일곱 여웅이 광포하여
干戈日相尋(간과일상심) :
방패와 창으로 서로 싸운다
蘇張亦何人(소장역하인) :
소진과 장의는 어떤 사람인가
方寸機穽深(방촌기정심) :
마음에 기심과 함정이 깊도다
揣摩而捭闔(췌마이패합) :
이리저리 생각하다 물리치고
辯口利如鍼(변구리여침) :
말하는 솜씬가 침처럼 날카롭다
爭城復爭地(쟁성부쟁지) :
성을 쟁탈하고 다시 땅을 빼앗아
膏血流涔涔(고혈류잠잠) :
백성의 고혈이 줄줄 흐른다
腰間佩斗印(요간패두인) :
어리춤에는 말만한 도장을 차고
閃欻驚愚黔(섬훌경우검) :
그 번쩍 거는 빛에 백성들이 놀란다
亞聖仁義論(아성인의론) :
아성인 맹자으이 인의 말씀들
遑遑獨苦心(황황독고심) :
어찌할 줄을 몰라 홀로 고심한다
[ 제 6 수 ]
周顯方綴旒(주현방철류) :
주나라 현왕이 제후 깃발 꿰듯 했는데
彗見天之西(혜견천지서) :
혜성이 서쪽 하늘에 나타났도다
公孫乃入關(공손내입관) :
공손양이 관중으로 들어가니
畫策誰敢先(화책수감선) :
계책을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었으리오
往古聖神作(왕고성신작) :
옛날 성스러운 신들이 만었나니
經制爲可傳(경제위가전) :
경륜 제도가 전해져야 할 것이로다
嘉謨又不泯(가모우불민) :
좋은 범이 없어지지 않았으니
炳炳載簡編(병병재간편) :
분명하게도 서적에 다 실려있도다
一朝倂掃盡(일조병소진) :
하루 아침에 모두 쓸어 불태웠으니
烈焰燔上玄(열염번상현) :
그 불꽃이 하늘에 살라버렸도다
禍生固有胎(화생고유태) :
화가 생긴 곳에 본래 배태한 것이 있으니
呂政當稱冤(려정당칭원) :
진시황제도 마땅히 원통하다 말하리라
[ 제 7 수 ]
圓象運不已(원상운불이) :
하늘의 운행은 쉬지 않아
日星垂光芒(일성수광망) :
해와 별은 광채를 천하에 드리운다
至人自有德(지인자유덕) :
지인은 스스로 덕이 있어
出言皆成章(출언개성장) :
말을 하면, 모두가 문장이 된는구나
典謨含元化(전모함원화) :
서경 속의 글들은 원기와 조화 들어있고
雅頌諧鏗鏘(아송해갱장) :
시경 속의 노래에는 음악에 어울리는구나
奈何操觚子(내하조고자) :
어찌하여 글을 쓰는 사람들
雕篆愁腎腸(조전수신장) :
글짓는데 간장을 녹이는 근심을 하는가
嵐花對煙鳥(람화대연조) :
산기운 꽃향기가 안개와 새들 대하니
啾喞同寒螿(추즐동한장) :
찍찍거리는 소리 찬 쓰러라미 소리 같구나
願言泝本源(원언소본원) :
말하기 원하기는, 근원을 거슬러 올라
一息到崑崙(일식도곤륜) :
단숨에 곤륜산에 이르기를 원하노라
[ 제 8 수 ]
聖人制名器(성인제명기) :
성인이 벼슬제도 만들었으니
本以待有德(본이대유덕) :
본래 덕이 있는 사람 대접함이라
在我要自脩(재아요자수) :
나의 처지는 스스로 수행해야 하니
彼豈徼倖得(피개요행득) :
저들이 어찌 요행으로 얻었겠는가
張也游聖門(장야유성문) :
자장은 성인의 문하에 유학하여
胡爲學干祿(호위학간록) :
어찌 봉록 구하기만 배웠겠는가
吁嗟斯世人(우차사세인) :
아, 이 세상 사람들
奔走忘昏旭(분주망혼욱) :
분주히 달려 밤낮을 잊었구나
豈皆紆朱靑(개개우주청) :
어찌 모두가 벼슬을 얽혀있어
亦或脂鼎鑊(역혹지정확) :
또한 어떤 이들은 죽음을 당하는가
不見空谷中(불견공곡중) :
보지 못했는가, 빈 골짜기 안
靑芻人如玉(청추인여옥) :
푸른 꼴 뜯으며 사는 사람이 옥같음을
[ 제 9 수 ]
皇天啓我宋(황천계아송) :
천제가 우리 송나라를 도와
帝運升文明(제운승문명) :
나라의 운이 문명에 올랐도다
異人乃間出(이인내간출) :
특이한 인재가 간간이 나와
壎篪迭相鳴(훈지질상명) :
질나팔과 피리 소리 서로 울린다
濂溪發源深(염계발원심) :
염계 선생의 발원이 깊어서
河洛分派淸(하락분파청) :
하락의 분파가 맑기도 하다
卓哉紫陽翁(탁재자양옹) :
탁월하시다, 자양옹이시여
起主斯文盟(기주사문맹) :
일어나 사문의 맹주가 되셨도다
上以繼往聖(상이계왕성) :
위로는 돌아간 성현을 이으시고
下以開大平(하이개대평) :
아래로는 태평성대를 열어주셨다
九京如可作(구경여가작) :
구경을 일으킬 수만 있다면
執鞭終吾生(집편종오생) :
말채찍 잡고서 내 평생을 마치리라
[ 제 10 수 ]
時運有今昔(시운유금석) :
시운은 고금이 있지만
降衷豈豐嗇(강충개풍색) :
받은 충정에 풍성함과 인색함 있으리
堯傑本同源(요걸본동원) :
요임금 걸임금이 근본은 같으나
卒乃霄壤隔(졸내소양격) :
끝내는 하늘과 땅 차이가 되었도다
余生千載下(여생천재하) :
천년 아래 내가 태어나
所稟昏且弱(소품혼차약) :
타고난 품성이 어둡고 약하도다
托身海一隅(탁신해일우) :
바닷가 한 구석에 몸을 맡기고
磨驢踏舊迹(마려답구적) :
석마 끄는 나귀가 옛 자취 밟는 격이도다
賴此方寸地(뢰차방촌지) :
다행히도 한치 되는 이 마음
潛光玉韜石(잠광옥도석) :
빛 담은 옥이 돌에 담긴 듯 하도다
庶幾追前脩(서기추전수) :
바라건데, 옛 착한 사람 따라
孜孜惜晷刻(자자석구각) :
부지런히 시간을 아끼려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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