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체별 병풍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秋夜感懷 10수(추야감회 10수) 가을밤의 감회

산곡 2024. 7. 6. 08:49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秋夜感懷 10수(추야감회 10수)

가을밤의 감회

 

[ 제 1 수 ]​

明河橫中天(명하횡중천) :

밝은 은하수 중천에 걸쳐있고

星月流鮮輝(성월류선휘) :

별과 달은 선명한 빛처럼 흐른다

漙露泫碧草(단로현벽초) :

많은 이슬 푸른 풀에 어려 빛나고

涼颸動高枝(양시동고지) :

서늘한 바람은 높은 가지를 스친다

軒墀頗爽塏(헌지파상개) :

추녀와 섬돌은 자못 상쾌하고

坐久心自怡(좌구심자이) :

오래 앉으니 마음이 절로 기쁘다

俛仰矌無垠(면앙광무은) :

굽어보고 올려봐도 끝없이 넓어

萬古同一時(만고동일시) :

만고의 고통도 한 때와 같운 것이로다

感慨何方來(감개하방래) :

감개로운 마음 어디서 생겨나

令我苦唫詩(양아고금시) :

나를 괴롭게 시를 읊게하는가

詩成復長詠(시성부장영) :

시를 지어 다시 길게 읊으며

庭際俟蟲嘶(정제사충시) :

뜨락에서 풀벌레 울음소리 기다린다

 

[ 제 2 수 ]​

斯文欲墜地(사문욕추지) :

문학이 땅에 떨어지려하니

玄聖應時生(현성응시생) :

성인이 때 맞추어 태어났다

周流騁列國(주류빙렬국) :

두루 흘러다니다가 열국의 부름받아

遙遙指蠻荊(요요지만형) :

멀리 남과 형의 땅에 까지 가게 되었다

庶將啓聾聵(서장계롱외) :

귀먹거리를 열어주려고

茶蓼交中情(다료교중정) :

안타깝게 마음 속까지 나누었다

嗚呼吾已矣(오호오이의) :

아, 나는 글렀도다

歸歟托遺經(귀여탁유경) :

돌아가 남긴 경전에 의탁하리라

包羲迄文武(포희흘문무) :

포의에서 문왕 무왕에 이르기까지

煌煌集大成(황황집대성) :

빛나게 집대성을 하였도다

所以生民來(소이생민래) :

그러므로 사람이 태어난 이래

極口無能名(극구무능명) :

입을 다해도 이름 지을 수가 없었다

 

[ 제 3 수 ]​

皤皤柱下史(파파주하사) :

늙고 늙은 노자여

適遭大道裂(적조대도렬) :

마침 대도가 분열된 시대 만났다

口吐五千文(구토오천문) :

오천어의 글을 토해내어

掀簸造化窟(흔파조화굴) :

조화의 굴을 파헤쳤도다

淸譚已誤人(청담이오인) :

청담이 이미 사람을 그러치니

家國隨以滅(가국수이멸) :

나라는 이에 따라 멸망했도다

況乃雜符祝(황내잡부축) :

하물며 부적과 주문을 섞어

神怪不容說(신괴불용설) :

신쇠한 말들 받아들여 논지 못한다

安得火其書(안득화기서) :

어찌 그 책을 불살라서

坐令深弊祛(좌령심폐거) :

앉은채로 그 깊은 폐단 없애게 하리오

 

[ 제 4 수 ]​

金夷蹂中國(금이유중국) :

부처가 중국을 짓밟아

于今千百年(우금천백년) :

지금까지 천백년이로다

當初白馬馱(당초백마타) :

당초 흰 말에 실어올 때

僅僅論因緣(근근론인연) :

겨우 인연설을 논하였었다

後來競談玄(후래경담현) :

후세에 현묘한 말 다투었으니

深淵高入天(심연고입천) :

깊은 연못에 높은 하늘에 든다

愚智盡爲盧(우지진위로) :

어리석은 이 지혜로운 이, 잡았으니

誰能秉戈鋋(수능병과연) :

누가 능히 창을 잡고 대항하리오

永平亦英主(영평역영주) :

영평은 또한 영명한 임금있으나

此禍當造端(차화당조단) :

이러한 재앙은 당시에 처음 생겼도다

靡力㧞根株(미력㧞근주) :

그 뿌리를 뽑을 힘 없으니

出涕徒氿瀾(출체도궤란) :

눈물을 흘려도 헛되이 강물 될 뿐이다

 

[ 제 5 수 ]​

七雄逞狂暴(칠웅령광폭) :

일곱 여웅이 광포하여

干戈日相尋(간과일상심) :

방패와 창으로 서로 싸운다

蘇張亦何人(소장역하인) :

소진과 장의는 어떤 사람인가

方寸機穽深(방촌기정심) :

마음에 기심과 함정이 깊도다

揣摩而捭闔(췌마이패합) :

이리저리 생각하다 물리치고

辯口利如鍼(변구리여침) :

말하는 솜씬가 침처럼 날카롭다

爭城復爭地(쟁성부쟁지) :

성을 쟁탈하고 다시 땅을 빼앗아

膏血流涔涔(고혈류잠잠) :

백성의 고혈이 줄줄 흐른다

腰間佩斗印(요간패두인) :

어리춤에는 말만한 도장을 차고

閃欻驚愚黔(섬훌경우검) :

그 번쩍 거는 빛에 백성들이 놀란다

亞聖仁義論(아성인의론) :

아성인 맹자으이 인의 말씀들

遑遑獨苦心(황황독고심) :

어찌할 줄을 몰라 홀로 고심한다

 

[ 제 6 수 ]​

周顯方綴旒(주현방철류) :

주나라 현왕이 제후 깃발 꿰듯 했는데

彗見天之西(혜견천지서) :

혜성이 서쪽 하늘에 나타났도다

公孫乃入關(공손내입관) :

공손양이 관중으로 들어가니

畫策誰敢先(화책수감선) :

계책을 누가 감히 말할 수 있었으리오

往古聖神作(왕고성신작) :

옛날 성스러운 신들이 만었나니

經制爲可傳(경제위가전) :

경륜 제도가 전해져야 할 것이로다

嘉謨又不泯(가모우불민) :

좋은 범이 없어지지 않았으니

炳炳載簡編(병병재간편) :

분명하게도 서적에 다 실려있도다

一朝倂掃盡(일조병소진) :

하루 아침에 모두 쓸어 불태웠으니

烈焰燔上玄(열염번상현) :

그 불꽃이 하늘에 살라버렸도다

禍生固有胎(화생고유태) :

화가 생긴 곳에 본래 배태한 것이 있으니

呂政當稱冤(려정당칭원) :

진시황제도 마땅히 원통하다 말하리라

 

[ 제 7 수 ]​

圓象運不已(원상운불이) :

하늘의 운행은 쉬지 않아

日星垂光芒(일성수광망) :

해와 별은 광채를 천하에 드리운다

至人自有德(지인자유덕) :

지인은 스스로 덕이 있어

出言皆成章(출언개성장) :

말을 하면, 모두가 문장이 된는구나

典謨含元化(전모함원화) :

서경 속의 글들은 원기와 조화 들어있고

雅頌諧鏗鏘(아송해갱장) :

시경 속의 노래에는 음악에 어울리는구나

奈何操觚子(내하조고자) :

어찌하여 글을 쓰는 사람들

雕篆愁腎腸(조전수신장) :

글짓는데 간장을 녹이는 근심을 하는가

嵐花對煙鳥(람화대연조) :

산기운 꽃향기가 안개와 새들 대하니

啾喞同寒螿(추즐동한장) :

찍찍거리는 소리 찬 쓰러라미 소리 같구나

願言泝本源(원언소본원) :

말하기 원하기는, 근원을 거슬러 올라

一息到崑崙(일식도곤륜) :

단숨에 곤륜산에 이르기를 원하노라

 

[ 제 8 수 ]​

聖人制名器(성인제명기) :

성인이 벼슬제도 만들었으니

本以待有德(본이대유덕) :

본래 덕이 있는 사람 대접함이라

在我要自脩(재아요자수) :

나의 처지는 스스로 수행해야 하니

彼豈徼倖得(피개요행득) :

저들이 어찌 요행으로 얻었겠는가

張也游聖門(장야유성문) :

자장은 성인의 문하에 유학하여

胡爲學干祿(호위학간록) :

어찌 봉록 구하기만 배웠겠는가

吁嗟斯世人(우차사세인) :

아, 이 세상 사람들

奔走忘昏旭(분주망혼욱) :

분주히 달려 밤낮을 잊었구나

豈皆紆朱靑(개개우주청) :

어찌 모두가 벼슬을 얽혀있어

亦或脂鼎鑊(역혹지정확) :

또한 어떤 이들은 죽음을 당하는가

不見空谷中(불견공곡중) :

보지 못했는가, 빈 골짜기 안

靑芻人如玉(청추인여옥) :

푸른 꼴 뜯으며 사는 사람이 옥같음을

 

[ 제 9 수 ]​

皇天啓我宋(황천계아송) :

천제가 우리 송나라를 도와

帝運升文明(제운승문명) :

나라의 운이 문명에 올랐도다

異人乃間出(이인내간출) :

특이한 인재가 간간이 나와

壎篪迭相鳴(훈지질상명) :

질나팔과 피리 소리 서로 울린다

濂溪發源深(염계발원심) :

염계 선생의 발원이 깊어서

河洛分派淸(하락분파청) :

하락의 분파가 맑기도 하다

卓哉紫陽翁(탁재자양옹) :

탁월하시다, 자양옹이시여

起主斯文盟(기주사문맹) :

일어나 사문의 맹주가 되셨도다

上以繼往聖(상이계왕성) :

위로는 돌아간 성현을 이으시고

下以開大平(하이개대평) :

아래로는 태평성대를 열어주셨다

九京如可作(구경여가작) :

구경을 일으킬 수만 있다면

執鞭終吾生(집편종오생) :

말채찍 잡고서 내 평생을 마치리라

 

[ 제 10 수 ]​

時運有今昔(시운유금석) :

시운은 고금이 있지만

降衷豈豐嗇(강충개풍색) :

받은 충정에 풍성함과 인색함 있으리

堯傑本同源(요걸본동원) :

요임금 걸임금이 근본은 같으나

卒乃霄壤隔(졸내소양격) :

끝내는 하늘과 땅 차이가 되었도다

余生千載下(여생천재하) :

천년 아래 내가 태어나

所稟昏且弱(소품혼차약) :

타고난 품성이 어둡고 약하도다

托身海一隅(탁신해일우) :

바닷가 한 구석에 몸을 맡기고

磨驢踏舊迹(마려답구적) :

석마 끄는 나귀가 옛 자취 밟는 격이도다

賴此方寸地(뢰차방촌지) :

다행히도 한치 되는 이 마음

潛光玉韜石(잠광옥도석) :

빛 담은 옥이 돌에 담긴 듯 하도다

庶幾追前脩(서기추전수) :

바라건데, 옛 착한 사람 따라

孜孜惜晷刻(자자석구각) :

부지런히 시간을 아끼려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