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정 변계량(1369) 87

변계량(卞季良). 고열행(苦熱行) 괴롭고 무더운 날의 노래

변계량(卞季良). 고열행(苦熱行) 괴롭고 무더운 날의 노래 日出東北飛天衢(일출동배비천구) : 동북에서 해가 떠서 하늘로 날아오르니 朱光萬里烘爐中(주광만리홍노중) : 붉은 빛은 만 리나 뻗어 이글대는 화로가 되었다. 海波欲渴山翠乾(해파욕갈산취건) : 바닷물결 마르고 푸른 산빛 말라 가니 飛鳥翅垂迷西東(비조시수미서동) : 나는 새도 날개 처져 동서 방향마저 잃었구나. 平人執熱亦何怪(평인집열역하괴) : 평범한 백성 땀 흘리는 건 이상할 것도 없지만 不見南畝鋤禾翁(부견남무서화옹) : 남녘 들판에 논매는 늙은이 안 보이지 않는구나. 終年勞力竟食人(종년노력경식인) : 일 년 내내 노력하여 먹여 살리니 先王所以思農功(선왕소이사농공) : 이것이 선왕이 농민의 공을 생각한 까닭이도다.

변계량(卞季良). 송우박사(送禹博士)우박사를보내며

변계량(卞季良). 송우박사(送禹博士)우박사를보내며 手拂斑衣賦遠征(수불반의부원정) : 색동옷 벗어 놓고 먼 길 떠나는데 飄然行色似流星(표연항색사류성) : 거침없는 그 행색이 유성과 같았었지요. 勸來別袖酒花暖(권내별수주화난) : 이별의 옷소매 권하는 술 따뜻하고 載却離鞍詩葉淸(재각리안시엽청) : 떠나는 말안장에 싣는 시는 청아하였어요. 極目鄕山橫釰戟(극목향산횡일극) : 눈에 가득한 고향에 창칼이 비꼈으니 傷心野草點丹靑(상심야초점단청) : 마음이 아프게도 들풀에 얼룩진 핏자국. 君歸好向同年道(군귀호향동년도) : 그대가 돌아가서 동년에게 일러 주게나 莫惜因風寄一聲(막석인풍기일성) : 인편에 한 마디 소식 아낌없이 전하라고.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初冬夜雨(초동야우) 초겨울비오는밤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初冬夜雨(초동야우) 초겨울비오는밤 旅窓冬夜靜(여창동야정) 객 창가 겨울밤은 고요하고 危坐轉悠哉(위좌정유재) 정좌하고 앉으니 갈수록 그윽하네 夢斷三更雨(몽단삼갱우) 삼경의 빗소리에 꿈은 깨어나고 心驚十月雷(심경십월뇌) 시월 뇌성에 내마음은 놀라고 壁燈熏散秩(벽등훈산질) 벽의 등불 그을음 흩어지고 爐火沒深灰(노화몰심회) 화롯불은 깊은 재속으로 침몰하네 少壯須勤力(소장수근력) 젊었을 때 마땅히 힘을 다해야지 光陰自解催(광음자해최) 세월은 저절로 흘러감을 재촉하나니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유감(有感) 느낌이 있어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유감(有感) 느낌이 있어 國事年來急(국사년내급) : 나라 일이 올 해 들어 위급해지니 吾儒道漸迂(오유도점우) : 우리 유가의 도가 점차 현실과 멀어진다. 開書還自廢(개서환자폐) : 책을 펼쳤다가 도리어 다시 덮고 擧酒却長吁(거주각장우) : 술잔을 들어 장탄식을 하노라. 殺氣吹東土(살기취동토) : 살기가 동방으로 불어오고 浮言動萬夫(부언동만부) : 떠도는 유언비어에 백성들이 동요한다. 未能忘大義(미능망대의) : 나는 아직도 대의를 잊을 수 없어서 袍笏日區區(포홀일구구) : 관복 입고 날마다 구구하게 나다니노라.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숙부흥사(宿復興寺)부흥사에서 묶다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숙부흥사(宿復興寺)부흥사에서 묶다 失路投山寺(실노투산사) : 길 잃어 산 속의 절간을 찾았더니 人傳是復興(인전시복흥) : 사람들이 말하는 부흥사 그 절이란다. 靑松惟見鶴(청송유견학) : 푸른 소나무에 오직 학만 보여서 白日不逢僧(백일부봉승) : 낮에는 스님을 만나 보지 못하였다. 古壁留金象(고벽류금상) : 오래된 고벽에는 금불상 남아 있고 空樑耿玉燈(공량경옥등) : 빈 들보에는 옥등잔이 빛나고 있었다.前軒頗淸絶(전헌파청절) : 앞마루가 자못 깨끗한 절경이라 過客獨來憑(과객독내빙) : 지나가는 나그네 특별이 이곳만 찾는다.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중송(重送) 다시 보내며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중송(重送) 다시 보내며 京都爲客久(경도위객구) : 경성 나그네 신세 오래되어鄕郡覲親歸(향군근친귀) : 고향으로 어버이를 뵈러 가는구나. 寂寞陳蕃榻(적막진번탑) : 진번의 손님 자리는 없고 光輝老子衣(광휘노자의) : 노래자 저고리 옷이 빛나겠구나.江城紅稻熟(강성홍도숙) : 강가의 고을에는 붉은 벼들 익어 가고 村市白魚肥(촌시백어비) : 시골의 저자에는 물고기가 살쪄있다. 去去供調膳(거거공조선) : 간 곳마다 음식 차려줄 것이니 廻輈愼莫遲(회주신막지) : 지체 말고 뱃머리 돌리려 가시게나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 거두(巨蠹) 큰 좀벌레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 거두(巨蠹) 큰 좀벌레 巨蠹巨蠹從何來(거두거두종하내) : 큰 좀 벌레야 큰 봄벌레야 어디에서 왔나 來此東國爲國災(내차동국위국재) : 이 동방에서 찾아와서 나라의 재앙이 되었지. 食盡松柏與梓漆(식진송백여재칠) : 송백과 가래나무 옻나무 남김없이 먹어 치우니 山空野闊惟蒿萊(산공야활유호래) : 산이 비고, 들이 거칠어져 쑥대만 남았구나. 嗟爾巨蠹食不厭(차이거두식부염) : 아, 너 큰 좀 벌레는 물리도 않고 먹어치우니 萬姓疾首徒哀哀(만성질수도애애) : 백성들이 머리에 병이 생겨 탄식만 하는구나. 安得壯士一去之(안득장사일거지) : 어찌하면 장사 얻어 단번에 없애버리어 再使國中多良材(재사국중다량재) : 다시금 나라 안에서 좋은 재목 많이 생기게 하나.

春亭卞季良(춘정변계량). 無題(무제)제목없이

春亭卞季良(춘정변계량). 無題(무제)제목없이 軒冕從來世所誇(헌면종래세소과) 관직은 옛날부터 세상 자랑거리 相公須信聖恩加(상공수신성은가) 공은 임금님 은혜 입었음 믿어야 해요 卽今門戶光輝大(즉금문호광휘대) 오늘날 가문이 빛나고 성대하나 況乃高堂白髮何(황내고당백발하) 고당에 백발 된 어버이를 어찌하시려나

春亭卞季良(춘정변계량). 午吟(오음) 낮에 읊다

春亭卞季良(춘정변계량). 午吟(오음) 낮에 읊다 綠樹陰濃近午天(녹수음농근오천) 푸른 나무 짙은 그늘 정오가 가까운데 白雲當戶正如綿(백운당호정여면) 흰 구름은 문 앞에 다가와 무명베 같도다 鳥啼花落茅齋靜(조제화낙모재정) 새울고 꽃 지는 조용한 띳풀 서재에서 剩得蒲團盡日眠(잉득포단진일면) 왕골 자리에 누워서 종일토록 잠들었다

春亭卞季良(춘정변계량). 偶吟 2(우음2) 우연히 읊다

春亭卞季良(춘정변계량). 偶吟 2(우음2) 우연히 읊다 易數元來未易窮(역수원내미역궁) 주역수리는 원래 쉽게 연구되지않지만 先生能向一中通(선생능향일중통) 선생은 일관되게 집중하며 통달하게 되었다 天根月窟曾探躡(천근월굴증탐섭) 천근과 월굴을 일찍이 찾아 오르니 須信堯夫在海東(수신요부재해동) 우리나라에도 요부 소옹같은 학자 있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