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암노인 충지(1226)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惜春吟(석춘음) 봄이 아쉬워 부르는 노래

산곡 2023. 8. 14. 08:05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惜春吟(석춘음) 봄이 아쉬워 부르는 노래

 

春風大無情(춘풍대무정) :

봄바람은 너무도 무정하여

棄去不我顧(기거불아고) :

버리고 떠나 날 돌아보지 않는다.

垂楊徒有絲(수양도유사) :

한갓 실처럼 늘어진 수양버들

曾不解繫駐(증불해계주) :

세월을 묶어 머물게 할 줄 모른다.

紅桃怨春歸(홍도원춘귀) :

붉은 복숭아 가는 봄 원망하여

朝來空泣露(조래공읍로) :

아침이면 부질없이 이슬처럼 운다

山鳥亦哀呼(산조역애호) :

산새도 애절히 불러대며

似欲向人訴(사욕향인소) :

사람 향해 호소하는 듯 하여라.

幽懷無以寫(유회무이사) :

그윽한 회포 표현할 수 없어

細履繞園圃(세리요원포) :

가벼운 걸음 동산을 돌아다닌다.

群芳掃以盡(군방소이진) :

온갖 꽃 이미 다 쓸어버리고

綠葉滿林樹(녹엽만림수) :

푸른 잎은 온 숲을 가득 채운다.

春歸也任歸(춘귀야임귀) :

가는 봄이야 가는 대로 두지만

爭奈催衰暮(쟁내최쇠모) :

늙고 쇠약함 재촉하니 어찌해야 하나.

人生宇宙間(인생우주간) :

인생이 우주에 태어났으니

何異暫羈寓(하이잠기우) :

잠시 머무는 나그네와 무엇이 다른가.

置之不用悲(치지불용비) :

그만 두어라, 슬퍼할 필요 없으니

代謝固有數(대사고유수) :

오고 감의 뒤바뀜 진시로 이치가 있다.

聊乘化歸盡(요승화귀진) :

에오라지 조화 따라 죽음으로 돌아니

姑以信天賦(고이신천부) :

짐짓 천부의 성품을 믿을 수밖에 없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