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난고 김병연(1807) 100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卽吟(즉음) 즉흥적으로 읊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卽吟(즉음) 즉흥적으로 읊다  坐似枯禪反愧髥(좌사고선반괴염) 내 앉은 모습이 선승 같으니 수염이 부끄러운데風流今夜不多兼(풍류금야부다겸)오늘 밤에는 풍류도 겸하지 못했네.燈魂寂寞家千里(등혼적막가천리)등불 적막하고 고향집은 천 리인데月事肅條客一첨(월사숙조객일첨)달빛마저 쓸쓸해 나그네 혼자 처마를 보네.紙貴淸詩歸板粉(지귀청시귀판분) 종이도 귀해 분판에 시 한 수 써놓고肴貧濁酒用盤鹽(효빈탁주용반염)소금을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 마시네.瓊거亦是黃金販(경거역시황금판)요즘은 시도 돈 받고 파는 세상이니莫作於陵意太廉(막작어릉의태염)오릉땅 진중자의 청렴만을 내세우지는 않으리라.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思鄕(사향) 고향 생각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思鄕(사향)고향 생각 西行己過十三州(서행기과십삼주)서쪽으로 이미 열세 고을을 지나왔건만此地猶然惜去留(차지유연석거유)이곳에서는 떠나기 아쉬워 머뭇거리네.雨雪家鄕人五夜(우운가향인오야)아득한 고향을 한밤중에 생각하니山河逆旅世千秋(산하역려세천추)천지 산하가 천추의 나그네길일세.莫將悲慨談靑史(막장비개담청사) 지난 역사를 이야기하며 비분강개하지 마세.須向英豪問白頭(수향영호문백두)영웅 호걸들도 다 백발이 되었네.玉館孤燈應送歲(옥관고등응송세)여관의 외로운 등불 아래서 또 한 해를 보내며夢中能作故園遊(몽중능작고원유)꿈 속에서나 고향 동산에 노닐어 보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過安樂見忤(과안락견오) 안락성을 지나다가 배척받고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過安樂見忤(과안락견오)안락성을 지나다가 배척받고 安樂城中欲暮天(안락성중욕모천)안락성 안에 날이 저무는데關西孺子聳詩肩(관서유자용시견)관서지방 못난 것들이 시 짓는다고 우쭐대네.村風厭客遲炊飯(촌풍염객지취반)마을인심이 나그네를 싫어해 밥짓기는 미루고店俗慣人但索錢(점속관인단색전)주막 풍속도 야박해 돈부터 달라네.虛腹曳雷頻有響(허복예뢰빈유향)빈 배에선 자주 천둥 소리가 들리는데破窓透冷更無穿(파창투냉갱무천)뚫릴 대로 뚫린 창문으로 냉기만 스며드네.朝來一吸江山氣(조래일흡강산기) 아침이되어서야 강산의 정기를 한번 마셨으니試向人間辟穀仙(시향인간벽곡선)인간 세상에서 벽곡의 신선이 되려 시험하는가.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宿農家(숙농가) 농가에서자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宿農家(숙농가) 농가에서자다 終日緣溪不見人(종일연계불견인)골짜기 따라 종일 가도 사람을 못 보다가幸尋斗屋半江濱(행심두옥반강빈)다행히도 오두막집을 강가에서 찾았네.門塗女煱元年紙(문도여와원년지)문을 바른 종이는 여와 시절 그대로고房掃天皇甲子塵(방소천황갑자진)방을 쓸었더니 천황씨 갑자년 먼지일세.光黑器皿虞陶出(광흑기명우도출)거무튀튀한 그릇들은 순임금이 구워냈고色紅麥飯漢倉陳(색홍맥반한창진)불그레한 보리밥은 한나라 창고에서 묵은 것일세.平明謝主登前途(평명사주등전도)날이 밝아 주인에게 사례하고 길을 나섰지만若思經宵口味幸(약사경소구미행)지난밤 겪은 일을 생각하면 입맛이 쓰구나.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姜座首逐客詩(강좌수축객시) 강좌수가 나그네를 쫓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姜座首逐客詩(강좌수축객시)강좌수가 나그네를 쫓다 祠堂洞裡問祠堂(사당동리문사당)사당동 안에서 사당을 물으니輔國大匡姓氏姜(보국대광성씨강)보국대광 강씨 집안이라네.先祖遺風依北佛(선조유풍의북불)선조의 유풍은 북쪽 부처에게 귀의했건만子孫愚流學西羌(자손우류학서강)자손들은 어리석어 서쪽 오랑캐 글을 배우네.主窺첨下低冠角(주규첨하저관각)주인은 처마 아래서 갓을 숙이며 엿보고客立門前嘆夕陽(객립문전탄석양)나그네는 문앞에 서서 지는해를 보며 탄식하네.座首別監分外事(좌수별감분외사)좌수 별감이 네게는 분에 넘치는 일이니騎兵步卒可當當(기병보졸가당당)기병 보졸 따위나 마땅하리라.  *김삿갓을 내쫓은 주인은 나그네가 갔나 안 갔나 확인하려고 갓을 숙이고 엿보는데 김삿갓은 문 앞에 서서 인심 고약한 주..

蘭皐 金炳淵(김병연). 諷刺詩(풍자시)​ 秋美哀歌 靜晨竝(추미애가 정신병)

蘭皐 金炳淵(김병연).   諷刺詩(풍자시)​秋美哀歌 靜晨竝(추미애가 정신병)  秋美哀歌 靜晨竝(추미애가 정신병) 가을의 곱고 애잔한 노래가 새벽 고요히 퍼지니 雅霧來到 迷親然(아무래도 미친연) 맑은 안개가 가까이 드리운다  凱發小發 皆雙然(개발소발 개쌍연) 기세 좋은 것도 소박한 것도 모두가 같고 愛悲哀美 竹一然(애비애미 죽일연) 사랑은 슬프고 서럽고 아름다움이 하나와 같도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雪日(설일) 눈오는날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雪日(설일) 눈오는날 雪日常多晴日或 (설일상다청일혹) 눈오는 날은 늘 많고 맑은 날은 드무니 前山旣白後山亦 (전산기백후산역) 앞산은 벌써 하얗고 뒷산도 하얗구나. 推窓四面琉璃壁 (추창사면유리벽) 창을 열어젖히니 사방이 유리벽이라, 分咐寺童故掃莫 (분부사동고소막) 사동에게 이르나니 굳이 눈 쓸지마라.  ​ ​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雪(설) 눈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雪(설) 눈 飛來片片三月蝶(비래편편삼월접)날아오는 송이송이 삼월의 나비같고​踏去聲聲六月蛙(답거성성유월와)밟고가는 소리소리 유월의 개구리같네. ​寒將不去多言雪(한장불거다언설)추우면 가지 않을까 눈 온다 거푸 말하고 ​醉或以留更進盃(취혹이류갱진배)취하면 혹 머무를까 다시 잔을 권하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四脚松盤(사각송반) 사각송반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四脚松盤(사각송반) 사각송반 四脚松盤粥一器(사각송반죽일기) : 사각 솔소반에 죽 한 그릇 안에​天光雲影共徘徊(천광운영공배회) : 해와 구름 그림자 떠 아른거리네. 主人莫道無顔色(주인막도무안색) : 주인은 조금도 미안해 마시게 吾愛靑山倒水來(오애청산도수래) : 나는 청산이 거꾸로 비친 물을 좋아한다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比喩 2(비유2) 유래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比喩 2(비유2) 유래 僧頭團團汗馬閬(승두단단한마랑)중의 머리는 둥글둥글 땀 난 말 불알같고 儒頭尖尖坐狗腎(유듀첨첨좌구신)선비의 머리는 뽀족뽀족 앉은 개자지 같구나 聲今動鈴零銅鼎(성금동령영동정)목소리는 구리바울 굴리는 듯 우렁차건만 目若黑椒落白粥(목약흑초락백죽)눈은 하얀 죽에 빠뜨린 후추 알 같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