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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春晝獨坐(춘주독좌)봄날 낮에 홀로 앉아

​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春晝獨坐(춘주독좌) 봄날 낮에 홀로 앉아 晝永鳥無聲(주영조무성) : 봄날은 길고, 새소리 들리지 않고 雨餘山更淸(우여산갱청) : 비 갠 뒤, 산은 더욱 푸르구나. 事稀知道泰(사희지도태) : 할 일이 적어 도심이 편함을 알고 居靜覺心明(거정각심명) : 사는 곳 고요하니 마음은 밝아진다. 日午千花正(일오천화정) : 한낮에 온갖 꽃들 피어나고 池淸萬象形(지청만상형) : 맑은 못물에는 온갖 사물 다 비친다. 從來言語淺(종래언어천) : 지금까지의 말은 적어지고 黙識此間情(묵식차간정) : 이곳의 맛을 말없이 알겠노라

高峯 奇大承(고봉 기대승). 寄遊湖諸子(기유호제자) 호수에 노니는 제자들에게

高峯 奇大承(고봉 기대승). 寄遊湖諸子(기유호제자) 호수에 노니는 제자들에게 湖上淸陰護落花(호상청음호낙화) : 호상의 맑은 그늘 떨어지는 꽃 보호하니 出遊無伴坐吟哦(출유무반좌음아) : 나가도 노닐 친구 없어 앉아서 시만 읊는다 諸生剩欲來挑興(제생잉욕내도흥) : 제생은 모두 와서 흥을 돋우려 하는데 倦客何堪共酌窪(권객하감공작와) : 지친 나그네 어찌 함께 술잔 채워 대작할까 不風微煙橫素鏡(不풍미연횡소경) : 연기 바람 없어 맑은 거울처럼 비껴있는데 且看完月闖靑螺(차간완월틈청라) : 둥근 달이 먼 산마루에 떠오름 보게 되리라 暮春光景今如許(모춘광경금여허) : 늦은 봄의 풍경이 지금 저러한데 病與愁纏只自嗟(병여수전지자차) : 병과 시름 얽혀 스스로 탄식할 뿐이다

蓬萊 楊士彦(봉래 양사언). 新卜關東(신복관동) 관동에 새로 살 자리를 마련하다

蓬萊 楊士彦(봉래 양사언). 新卜關東(신복관동) 관동에 새로 살 자리를 마련하다 淵明心事歸來賦(연명심사귀래부) 도연명으 마음으로 귀거래사를 읊었고 摩詰生涯輞口圖(마힐생애망구도) 마힐 왕유는 한평생 망천에서 그림을 그렸네 超然遠蹈蓬山路(초연원도봉산로) 속세를 떠나 멀리 봉래산 산길을 걷노라니 萬二千峰畵也無(만이천봉화야무) 만이천봉은 그야말로 그림이라네

​白湖 尹鑴 (백호 윤휴). 代人作(대인작) 대신 지어주다

​白湖 尹鑴 (백호 윤휴). 代人作(대인작) 대신 지어주다 賤妾自棲托(천첩자서탁) : 천첩이 의탁하여 살면서 願郞無我忘(원랑무아망) : 낭군께서 날 잊지 말기를 바랐지요 芳心石不轉(방심석불전) : 꽃다운 마음과 돌은 구르지 않아도 離恨水俱長(이한수구장) : 이별의 한은 물과 같이 길기만 하지요 霜後菊猶艶(상후국유염) : 서리 내린 뒤에야 국화는 향기롭고 雪邊梅亦香(설변매역향) : 눈 가의 매화도 향기로워요 須知豫讓子(수지예양자) : 모름지기 알아야지요, 예양자가 不死范中行(불사범중행) : 범중행을 위해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백호 윤휴(1517) 2023.05.13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醉時率意放筆排悶 1(취시솔의방필배민 1)취했을 때 맘 내키는대로 붓을 휘둘러 고민을 떨치다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醉時率意放筆排悶 1(취시솔의방필배민 1) 취했을 때 맘 내키는대로 붓을 휘둘러 고민을 떨치다 吾父年丙辰(오부년병신) 내아버니 연세는 병진 생 이 신데 赢瘁自靑春(영췌자청춘) 청춘 시절부터 야위고 초췌하셨고 憂居不薑桂(우거불강계) 상중에는 강계도 못 잡수셨으니 遑望濕脚仁(황망습각인) 각습증이 낫기를 바랄 수 있으리오 吾母年丁巳(오모년정사) 내 어머니 연세는 정사 생 이 신데 勞心疾未已(노심질미이) 노심초사로 질병이 끊이지 않아 不得顧私親(부득고사친) 친정어머니를 돌봐 드리지 못하고 萬事懷孔悝(만사회공리) 오만 일로 걱정이 몹시 많으시네 外祖母誰依(외조모수의) 외조모는 누구를 의지한단 말인가 三歲添者稀(삼세첨자희) 삼세를 더하면 드문 나이라는데 有弟學未就(유제학미취) 아우는 아직..

南冥 曺植 (남명 조식). 漫 成 (만성 ) 되는 대로 짓다

南冥 曺植 (남명 조식). 漫 成 (만성 ) 되는 대로 짓다 平生事可噓噓己(평생사가허허기) 한 평생의 일 한숨만 나올 따름 浮世功將(石+乞)(石+乞)何(부세공장걸걸하) 뜬구름 같은 세상 공명 힘써 무엇하랴 知子貴無如我意(지자귀무여아의) 알겠노라, 그대는 귀하여 나같은 뜻이 없다는 것을 那須身上太華과(나수신상태화과) 몸이 화산에 오른 것을 어찌 꼭 자랑해야만 하겠나

남명 조식(1501) 2023.05.13

退溪 李滉[퇴계 이황]. 湖南卞成溫秀才[호남변성온수재] 1

退溪 李滉[퇴계 이황]. 湖南卞成溫秀才[호남변성온수재] 字汝潤來訪留數日而去贈別五絶(자여윤방래류수일이거류수일이거) 호남의 수재 변 성온[자 여윤]이 찾아와 몇 일 머물다 가기에 헤어지며 주다. 5절 1 절 重逢顔面記茫茫[중봉안면기망망] : 자주 만난 얼굴인데 기억은 아득히 멀고 屈指如今已六霜[굴지여금이륙상] : 이제 가기에 손 꼽아보니 세월 이미 여섯. 千里來尋珍重意[천리래심진중의] : 천 리를 찾아 온 뜻은 진중하고 소중하여 一庭相對萬叢香[일정상대만총향] : 온 뜰에 만 떨기의 향기를 서로 마주하네.

퇴계 이황(1501) 2023.05.13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雨中憶李仲鈞(우중억이중균) 빗속에 이중균을 생각하며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雨中憶李仲鈞(우중억이중균) 빗속에 이중균을 생각하며 仲鈞吾益友(중균오익우) 중균은 내 유익한 벗인데 別我在天涯(별아재천애) 나와 헤어져 까마득하게 멀리 떨어져 있네 此雨應騎馬(차우응기마) 이 빗속에 아마도 말을 타고서 淸狂苦覓詩(청광모멱시) 괴팍한 성격이라 미치도록 고롭게 시구를 찾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