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1762) 77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1(견 우 1) 근심을 보내고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遣 憂 1(견 우 1) 근심을 보내고 鳧吏未必偏(부리미필편) 부리(鳧吏-조선朝鮮)라고 반드시 후미지고 으슥한 것은 아니고 震旦未必中(진단미필중) 진단(震旦-중국中國)이 반드시 가운데인 것도 아니네. 團團一丸土(단단일환토) 둥글둥글한 하나의 동그란 땅덩어리는 本自無西東(본자무서동) 본래부터 자연히 동서의 구분이 없네.

茶山 丁若鏞 (다산 정약용). 豆巵津(두치진)

茶山 丁若鏞 (다산 정약용). 豆巵津(두치진) 명추인경흔출곡(鳴騶引頸欣出谷) [마부는 목을 빼고 기쁘게 골짜기를 빠져나오니] 야도주횡춘수록(野渡舟橫春水綠) [배는 나루에 옆으로 늘어섰고 봄 강은 푸르네] 사평일난시초집(沙平日煖市初集) [백사장 따사로운 햇살에 이제 장이 막 서는데] 만조연생라주육(萬竈煙生羅酒肉) [장터 주점엔 연기 오르고 술과 고기 진열했네] 안변우마교상희(岸邊牛馬交相戲) [언덕에 맨 소와 말은 서로 어울려 장난질하고] 포구범장삼사속(浦口帆檣森似束) [포구에 모인 범선 돛대 꾸러미처럼 줄지어 섰네] 서통대방북사벌(西通帶方北沙伐) [서쪽으론 남원 북쪽으론 상주와 통해] 호상대고어사족(豪商大賈於斯簇) [온 나라 거상들이 이곳에 다 모였구나] 송경애주전금기(松京愛州轉錦綺) [개성과 안남의 비단..

다산 丁若鏞(다산 정약용). 打麥行(타맥행) 보리타작

다산 丁若鏞(다산 정약용). 打麥行(타맥행) 보리타작 新芻濁酒如潼白 (신추탁주여동백) 새로 걸러낸 막걸리의 빛처럼 뿌옇고 大碗麥飯高一尺 (대완맥반고일척) 큰 사발에 보리밥의 높이가 한 자로세 飯罷取枷登場立 (반파취가등장립) 밥을 먹자 도리깨를 잡고 마당에 나서니 雙肩漆澤飜日赤 (쌍견칠택번일적) 검게 그을린 두 어깨가 햇볕을 받아 번쩍이네 呼邪作聲擧趾齊 (호사작성거지제) 응헤야. 소리를 내며 발 맞추어 두드리니 須臾麥穗都狼藉 (수유맥수도랑자 ) 순식간에 보리 낟알들이 마당 안에 가득하네 雜歌互答聲轉高 (잡가호답성전고) 주고 받는 노랫가락이 점점 높아지고 但見屋角紛飛麥 (단견옥각분비맥) 단지 보이는 것이 지붕위에 보리티끌 뿐이로다 觀其氣色樂莫樂 (관기기색락막락) 그 기색을 살려보니 즐겁지 짝이 없어 了不以心..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松嶺樵歌 (송령초가) 송령초가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松嶺樵歌 (송령초가) 송령초가 嶺頭松翠帶輕陰(영두송취대경음) 고갯마루에 솔 푸르러 그늘이 살짝 끼고 殘照含風度竹林(잔조함풍도죽림) 낙조는 바람 안고 대숲을 건너오네 莫道樵歌無節族(막도초가무절주) 초부 노래는 절주가 없다고 말을 말게 南腔端合和枯琴(남강단합화고금) 남쪽 방언에 거문고는 구성지게 어울린다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哀絶陽(애절양) 양물 자른 슬픔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哀絶陽(애절양) 양물 자른 슬픔 蘆田少婦哭聲長(노전소부곡성장) 노전마을 젊은 아낙 그칠 줄 모르는 통곡소리 哭向縣門號穹蒼(곡향현문호궁창) 현문을 향해 슬피 울며 하늘에 호소하네 夫征不復尙可有(부정불복상가유) 싸움터에 간 지아비가 못 돌아오는 수 있어도 自古未聞男絶陽(자고미문남절양) 남자가 그 걸 자른 건 들어본 일이 없다네 舅喪已縞兒未澡(구상이호아미조) 시아비 상복 막 벗고, 아기는 배냇물 물도 마르지않았는데 三代名簽在軍保(삼대명첨재군보) 삼대가 다 군보에 실리다니 薄言往愬虎守閽(박언왕소호수혼) 가서 아무리 호소해도 문지기는 호랑이요 里正咆哮牛去皁(이정포효우거조) 이정은 으르렁대며 마구간 소 몰아가고 朝家共賀昇平樂(조가공하승평락) 조정에선 모두 태평의 즐거움을 하례하는데 誰遣..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憂 來 4 (우 래 4)근심이 밀려오니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憂 來 4 (우 래 4) 근심이 밀려오니 唇焦口旣乾(진초구기건) 입술이 바싹 마르고 타더니만 입은 벌써 마르고 舌敝喉亦嗄(설폐후역사) 혀가 갈라지면서 목도 역시 잠겨 버렸네. 無人解余意(무인해여의) 내 마음 알아주는 사람 아무도 없는데 駸駸天欲夜(침침천욕야) 벌써 하늘이 어두워지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歸田詩草(귀전시초) 두물머리에서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歸田詩草(귀전시초) 두물머리에서 汕濕交流處 (산습교류처) 산수와 습수가 합쳐 흐르는 곳 村名二水頭 (촌명이수두) 그 마을 이름이 바로 이수두인데 當門一店叟 (당문일점수) 마을 앞의 한 전방 늙은이가 堅坐送行舟 (견좌송행주) 가만히 앉아 가는 배를 보내누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題 畫 (제 화) 그림에 쓰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題 畫 (제 화) 그림에 쓰다 沙上靑驢路(사상청려로) 모래 위로 검푸른 당나귀 걸어가는데 琴頭皁布囊(금두조포낭) 검은 거문고 머리가 베자루에서 고개를 내밀었네. 客裝殊洒脫(객장수주탈) 나그네의 차림이 유달리 소탈하니 疑向海金剛(의향해금강) 아마도 해금강海金剛으로 가는 모양이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愁 亦 (수 역) 시름겨워도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愁 亦 (수 역) 시름겨워도 愁亦不飮酒(수역불음주) 시름겨워도 술은 마시지 않고 飮亦不賦詩(음역불부시) 마시더라도 시는 짓지 않네. 寂莫南牕下(적막남창불) 고요하고 쓸쓸한 가운데 남쪽으로 난 창 아래 坐看花一枝(좌간화일지) 앉아서 꽃이 핀 나뭇가지 하나를 바라보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白 雲 (백 운) 흰 구름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白 雲 (백 운) 흰 구름 秋風吹白雲(추풍취백운) 갈바람이 흰 구름을 불어 날리자 碧落無纖翳(벽락무섬예) 푸른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는 고운 비단 한 자락 없네. 忽念此身輕(홀념차신경 갑자기 이 몸도 가벼워짐을 느끼니 飄然思出世(표연사출세) 훌쩍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드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練帶亭十二絶句 2(연대정십이절구2)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練帶亭十二絶句 2 (연대정십이절구2) 名花易落玉難全(명화이락옥난전) 이름난 꽃 쉽게 떨어지고 옥 보존키 어려우니 缺界安排欲問天(결계안배욕문천) 이지러진 경계 안배한 것을 하늘에 묻고싶어라 故就崩沙頹岸上(고취붕사퇴안상) 옛 따라 저 무너진 모래 언덕에 위에 便敎領此好山川(편교령차호산천) 안이하게 이 좋은 산천을 점령케 하였구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練帶亭十二絶句1(연대정십이절구1)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練帶亭十二絶句1(연대정십이절구1) 黃驍微白綠驍靑(황효미백록효청) 황효는 살짝 희고 녹효는 푸른데 虹氣彎環十里汀(홍기만환십리정) 무지개가 명사십리에 빙둘러 서려있네 勿以茅齋藐低小(물이모재막저소) 띳집이 낮고 또 작다고 생각지 마소 渠儂元是合江亭(거농원시합강정) 그 모습이 원래 이 정자에 가장 어울린 다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肩輿歎(견여탄) 가마꾼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肩輿歎(견여탄) 가마꾼 人知坐輿樂(인지좌여락) 사람들이 가마 타기 좋은 줄만 알고 不識肩輿苦(불식견여고) 가마 메는 고통은 알지 못하네 肩輿上峻阪(견여산준판) 가마 메고 높은 비탈을 오를 적엔 捷若躋山麌(첩약제산우) 빠르기가 산 오르는 사슴과 같고 肩輿下懸崿(견여불현악) 가마 메고 낭떠러지를 내려갈 적엔 沛如歸苙羖(패여귀립고) 우리로 돌아가는 양처럼 쏜살같으며 肩輿超谽谺(견여초함하) 가마 메고 깊은 구덩일 뛰어넘을 땐 松鼠行且舞(송서행차무) 다람쥐가 달리며 춤추는 것 같다오 側石微低肩(측석미저견) 바위 곁에선 살짝 어깨를 낮추고 窄徑敏交股(착경민교복) 좁은 길에선 민첩하게 다리를 꼬기도 絶壁頫黝潭(절벽부유담) 절벽에서 깊은 못을 내려다보면 駭魄散不聚(해백산불취) 놀라서 넋이 ..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山木(산목)산 속의 나무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山木(산목)산 속의 나무 首夏氣布濩[수하기포호] : 첫 여름의 기운이 널리 퍼지니 山木交蔥蒨[산목교총천] : 산의 나무들 섞이어 푸르게 우거지네. 嫩葉含朝暉[눈엽함조휘] : 여린 잎들은 아침 햇살 머금어 通明曬黃絹[통명쇄황견] : 황금 비단에 쪼이듯 밝게 통하네. 濃綠遞相次[농록대상차] : 짙은 녹음 서로 차례로 두르니 邐迤引界線[리이인계선] : 비스듬히 이어져 경계선을 늘이네. 松栝羞老蒼[송괄수노창] : 솔과 노송은 푸르게 늙음이 부끄러워 新梢吐昭絢[신초토소현] : 새로운 가지끝에 밝은 무늬를 드러내네. 壽藤亦生心[수등역생심] : 장수하는 등나무 또한 꽃술이 나오고 裊裊舒蔓莚[뇨뇨서만연] : 간들간들 퍼지며 덩쿨을 뻗는구나. 要皆非俗物[요개비속물] : 요컨대 모두다 속물이 ..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獨笑(독소)혼자 웃음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獨笑(독소)혼자 웃음 有粟無人食(유속무인식) 곡식 넉넉한 집엔 먹을 사람 없는데 多男必患饑(다남필환기) 자식 많은 집엔 굶주림 걱정하네. 達官必惝愚(달관필창우) 영달한 벼슬아치 어리석기만 한데 才者無所施(제자무소시) 재주 있는 사람 기회조차 얻지 못하네. 家室少完福(가실소완복) 집안에 복을 다 갖춘 집 드물고 至道常陵遲(지도상능지) 지극한 도는 늘 펴지지 못하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古詩(고시) 오래된 시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古詩(고시) 오래된 시 燕子初來時(연자초래시) 제비 한 마리 처음 날아와 南南語不休(남남어불휴) 지지배배 그 소리 그치지 않네. 語意雖未明(어의수미명) 말하는 뜻 분명히 알 수 없지만 似訴無家愁(사소무가수) 집 없는 서러움을 호소하는 듯 楡槐老多穴(유괴로다혈) 느릅나무 홰나무 묵어 구멍 많은데 何不此淹留(하불차엄류) 어찌하여 그 곳에 깃들지 않니? 燕子復南南(연자복남남) 제비 다시 지저귀며 似與人語酬(사여인어수) 사람에게 말하는 듯 楡穴款來啄(유혈관래탁) 느릅나무 구멍은 황새가 쪼고 槐穴蛇來搜(괴혈사래수) 홰나무 구멍은 뱀이 와서 뒤진다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登南原廣寒樓(등남원광한루) 남원 광한루에 올라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登南原廣寒樓(등남원광한루) 남원 광한루에 올라 層城曲壘枕寒流(층성곡루침한류) 층층성벽 굽은 보루는 강을 베고 누웠는데 萬馬東穿得一樓(만마동천득일루) 만마관 동녘을 지나오니 한 누각이 나타나네 井地已荒劉帥府(정지이황유수부) 유수의 고을에는 정전 이미 묵었고 關防舊鞏帶方州(관방구공대방주) 대방의 나라 요새로서 예부터 철벽 이었다네 雙溪草綠春陰靜(쌍계초록춘음정) 쌍계에 푸른 풀에 봄 그늘 고요하고 八嶺花濃戰氣收(팔령화농전기수) 팔령에 꽃은 만발하고 전운은 걷혔구나 烽火不來歌舞盛(봉화불래가무성) 봉화불 오르지 않고 노래와 춤 가득하니 柳邊猶繫木蘭舟(유변유계목란주) 수양버들 가지에는 아직 목란 배가 묶여있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獨立(독립) 홀로 서서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獨立(독립) 홀로 서서 秋山衰颯暮湍哀(추산쇠삽모단애) 가을 산 바람소리 저녁 여울 처량한데 獨立江亭意味裁(독립강정의미재) 강가 정자에 홀로 서니 마음은 머뭇거린다. 風鴈陣欹還自整(풍안진의환자정) 기러기 떼는 허물어 졌다 발라지고 霜花莟破未輕開(상화함파미경개) 국화꽃은 시들어 다시 피지 못하하는구나. 空懷竹杖游僧院(공회죽장유승원) 공연히 죽장 짚고 절을 유람하려 생각하니 徑欲瓜皮汎釣臺(경욕과피범조대) 이내 다시 작은 배로 낚시배에 떠 볼까 하나. 百事思量身已老(백사사량신이노) 온갖 일 생각해도 몸 이미 늙었는지라 短檠依舊照書堆(단경의구조서퇴) 짧은 등잔불은 옛날처럼 책더미에 비추는구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耽津村謠(탐진촌요) 탐진 촌요 ※탐진: 전남 강진의 옛 이름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耽津村謠(탐진촌요) 탐진 촌요 ※탐진: 전남 강진의 옛 이름 水田風起麥波長(수전풍기맥파장) 무논에 바람일허 보리가 물결친다 麥上場時稻揷秧(맥상장시도삽앙) 보리타작 하고나면 모내기 제철이라 菘菜雪无新葉綠(숭채설무신엽록) 눈내리는 하늘아래 배추새잎 파아랗다 鷄雛擭月嫩毛黃(계추사월눈모황) 섣달에 깐 병아리 노란 털이 어여쁘네 棉布新治雪樣鮮(면포신치설양선) 새로짠 무명이 눈결같이 고왔는데 黃頭來博吏房錢(황두래박이방전) 이방 줄 돈이라고 황두가 뺏어가네 漏田督稅如星火(누전독세여성화) 누전세금 독촉이 성화같이 급하구나 三月中旬道發船(삼월중순도발선) 삼월 중순 세곡선이 서울로 떠난다고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淡泊(담박) 담박함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淡泊(담박) 담박함 淡泊爲歡一事無(담박위환일사무) 담박함을 즐길 뿐 아무일도 없지만 異鄕生理未全孤(이향생리미전고) 타향에서 산다해도 외로운 것만은 아니네 客來花下攜詩卷(객래화하휴시권) 손님 오면 꽃그늘에서 시집을 함께 읽고 僧去牀間落念珠(승거상간낙념주) 스님떠나 평상가에서 떨어진 염주를 발견하네 菜莢日高蜂正沸(채협일고봉정비) 장다리밭에 해 높이 뜨면 벌들이 잉잉거리고 麥芒風煖雉相呼(맥망풍난치상호) 보리 까끄라기에 미풍 불면 꿩들이 꺼겅대지 偶然橋上逢隣叟(우연교상봉린수) 우연히 다리 위에서 이웃 사는 영감 만나 約共扁舟倒百壺(약공편주도백호) 배 하나 띄워놓고 취하도록 마시자 약속했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藍子洲打魚(남자주타어) 남자주에서 고기를 잡아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藍子洲打魚(남자주타어) 남자주에서 고기를 잡아 打魚每趁麥黃天[타어매진맥황천] : 보리가 노래지면 늘 고기 잡이 따르니 巨網橫流一字連[거망횡류일자련] : 큰 그물 가로로 흘려 일(一)자로 연했네. 立表始愁驅貉遠[입표시추구학원] : 표지 세워 모아 일으켜 족제비 멀리 내쫓고 括囊方識籠鵝全[괄낭방식농아전] : 모두 자루에 담으니 거위 싼것을 다 알리라. 茶爐亂眼風中沸[다로난안풍중비] : 차 화로의 어지러운 거품 바람 속에 들끓고 葡架明珠露共懸[포가명주로공현] : 얽어맨 포도나무 밝은 구슬 이슬처럼 매달렸네. 不有威靈由地主[불유위령유지주] : 이 곳 우두머리 쫓아 명령 어기는 일 없었으니 銀鱗那得滿歸船[은린내득만귀선] : 은빛 물고기 얻어 배에 가득채워 돌아가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過野人村居(과야인촌거) 시골사람들 마을을 지나며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過野人村居(과야인촌거) 시골사람들 마을을 지나며 野彴平疇外(야작평주외) 외나무 다리 건너 들판 저밖에 荒村一兩家(황촌일양가) 한두집 황량한 마을 있도다 敗籬新綴竹(패리신철죽) 터진 울타리 새로운 대나무로 엮고 小圃未舒花(소포미서화) 작은 채마밭엔 꽃은 아직 안피었네 冷落餘書架(냉락여서가) 초라한 일상 남은 책만 남기고 艱難有釣槎(간난유조사) 어려운 처지에도 낚싯배는 있어 狐丘幸遂願(호구행수원) 고향에 가고픈 소원만 이루어 진다면 生理不須嗟(생리불수차) 사는데 슬퍼할 일도 없으련만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別家五十有八日始得家書志喜寄兒 (별가오십유팔일시득가서지희기아)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別家五十有八日始得家書志喜寄兒 (별가오십유팔일시득가서지희기아) 집 떠나 오십팔일에 편지 받고 기뻐서 아이에게 부치다 杜詩先獲我(두시선획아) 두보 시가 먼저 내 마음을 읋었구나 書到汝爲人(서도여위인) 사찰이 왔으니 너도 사람이 됐구나 物外江山靜(물외강산정) 세상 밖으로 강산은 고요하고 寰中母子親(환중모자친) 천지에 모자간은 가까 우리라 驚疑那免疾(경의나면질) 놀란 나머지 병이라도 나겠지 生活莫憂貧(생활막우빈) 사는 것 가난하다 너무 걱정 말아라 黽勉治蔬圃(민면치소포) 부지런 힘써 남새밭 가꾸면 淸時作逸民(청시작일민) 청명한 시대되어 평안한 백성 되리아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游水鐘寺(유수종사) 수종사에서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游水鐘寺(유수종사) 수종사에서 ※경기 남양주 鳥安面 雲吉山의 사찰 垂蘿夾危磴(수라협위등) 드리운 댕댕이 넝쿨이 비탈에 끼어 不辨曹溪路(불변조계로) 조계로 가는 길을 구별하지 못하겠네 陰岡滯古雪(음강체고설) 그늘진 언덕에 옛 구름 머물고 晴洲散朝霧(청주산조무) 막게 갠 섬에는 아침안개가 흩어진다 地漿湧嵌穴(지장용감혈) 땅에서 솟는물은 골짜기로 흐르고 鐘響出深樹(종향출심수) 종 소리는 깊은 숲에서 울려온다 游歷自玆遍(유력자자편) 산을 주유함이 여기서 시작되니 幽期寧再誤(유기녕재오) 그윽한 만날약속 어찌 다시 그릇되리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春日陪父乘舟赴漢陽(춘일배부승주부한양)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春日陪父乘舟赴漢陽(춘일배부승주부한양) 봄날 숙부님 모셔 배를 타고 한양에 가며 旭日山晴遠(욱일산청원) 밝은 아침 산은 개어 아득하고 春風水動搖(춘풍수동요) 봄 바람에 물결이 일렁 거린다 岸廻初轉柁(안회초전타) 언덕은 굽어져 배 키를 돌리고 湍駛不鳴橈(단사불명요) 여울물길 빨라 노 소리도 나지 않는다 淺碧浮莎葉(천벽부사엽) 옅고 푸른 물결에 풀그림자 떠있고 微黃着柳條(미황착류조) 연노란 빛 버들가지에 물들었구나 漸看京闕近(점간경궐근) 서울 가까워져 점점 눈에 보이니 三角鬱岧嶢(삼각울초요) 삼각산이 우뚝하게 높이도 솟아있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田廬臥病(전려와병)시골집에 앓아누워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田廬臥病(전려와병) 시골집에 앓아누워 始爲殘書至[시위잔서지] : 당초에 나머지 글을 다하려했는데 翻嗟一病纏[번차일병전] : 도리어 병 하나로 창졸간에 얽혔네. 閉門黃葉裏[폐문황엽리] : 누런 잎들 속에 문을 닫고서 煮藥碧松前[자약벽송전] : 푸른 소나무 앞에서 약을 달이네. 髮亂從人理[발난종인리] : 어지러운 머리 시중드는 이에게 맡기고 詩成只口傳[시성지구전] : 시를 지어 다만 입으로 전할 뿐이네. 起看西去路[기간서거로] : 일어나 서쪽으로 가는 길 바라보니 風雪滿寒天[풍설만한천] : 눈 바람이 찬 하늘에 가득하구나.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立春日題龍衕屋壁(입춘일제용동옥벽) 입춘에 용동집의 벽에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立春日題龍衕屋壁(입춘일제용동옥벽) 입춘에 용동집의 벽에 人生處兩間(인생처량간) 인생이란 천지간에 있어 踐形乃其職(천형내기직) 남긴자취 타고난 그의 천직이라 下愚泯天良(하우민천량) 우매하다 본연의 천성을 잃고 畢世營衣食(필세영의식) 평생동안 먹고 살기위해 바친다 孝弟寔仁本(효제식인본) 효도와 공손은 곧 어진 마음의 근본 學問須餘力(학문수여력) 학문은 그남은 힘으로 할 것 이로다 若復不刻勵(약부불각려) 만약에 다시 각고의 노력 없으면 荏苒喪其德(임염상기덕) 그럭 저럭 그덕을 잃어 버리고 만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留題族父禮山公山居(유제족부예산공산거)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留題族父禮山公山居 (유제족부예산공산거) 집안 아저씨 예산공이 산에 살아서 澗邊小墟落(간변소허락) 시냇가 작은 언덕 배기에 桑柘菀交枝(상자울교지) 산뽕나무 무성하게 가지가 얽혔구나 野麥蘇春凍(야맥소춘동) 들에 보리 얼었다 봄에 다시 돋아나고 村鷄領晩兒(촌계령만아) 마을 닭이 늦병아리 거느렸구나 罷官生事拙(파관생사졸) 벼슬을 그만두니 살길은 옹색하나 留客雅言遲(유객아언지) 손님 머물게 하여 좋은 얘기 나눈다 信宿驚舒重(신숙경서중) 이틀 밤을 자면서 지중한 정에 놀라 低頭愧昔時(저두괴석시) 옛날이 부끄러워 고개 숙이고 말았네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贈惺叟(증성수)슬기로운늙은이에게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贈惺叟(증성수)슬기로운늙은이에게 老朽猶奇骨(노후유기골) 늙어 허약해도 뛰어난 풍골 丰茸憶舊髥(봉용억구염) 푸짐하던 옛 수염이 생각난다. 水程千嶂窅(수정천장요) 물길의 노정은 천 길이나 깊은데 山閣一燈尖(산각일등첨) 산 속의 집에는 뾰족한 등불 하나. 辰弁音猶在(진변음유재) 진한과 변한의 소리 아직도 남아 庚申涕共沾(경신체공첨) 경신년에는 모두 눈물 흘렸으리라. 明朝泛淸壑(명조범청학) 내일 아침 맑은 계곡에 배 띄우면 秋色滿汀蒹(추색만정겸) 가을빛이 물가 갈대숲에 가득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