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詠 雪(영설) 눈을 읊다 千林欲瞑已棲鴉(천림욕명이서아) 온 숲이 저물어 갈가마귀 깃드는데 燦燦明珠尙照車(찬찬명주상조거) 찬란히 반짝이며 수레를 비추는 눈 仙骨共驚如處子(선골공경여처자) 신선도 놀랄 만큼 깨끗한 순수세상 春風無計管光花(춘풍무계관광화) 봄바람도 저 꽃들은 어쩌지 못하네 聲迷細雨鳴窓紙(성미세우명창지) 가랑비 소리인 듯 창호지를 울리고 寒引羈愁到酒家(한인기수도주가) 추위에 시름은 주막으로 발길 끌어 萬里都盧銀作界(만리도로은작계) 만리천지 은으로 만들어 놓은 세상 渾敎路口沒三叉(혼교로구몰삼차) 뿌여니 동구 앞 세 갈래 길 덮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