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峯 奇大承(고봉 기대승). 偶書(우서) 우연히 쓰다 幽居時復解吟詩(유거시복해음시) 조용히 살며 때때로 시 읊으니 可惜吾生已後期(가석오생이후기) 이내 인생 이미 늦은 것이 애석하네 名酒自堪連夕飮(명주자감연석음) 좋은 술은 저녁마다 마실 만하고 異書渾欲共人知(이서혼욕공인지) 특이한 글 남과 함께 알고자 하노라 寒潭月白秋容澈(한담월백추용철) 맑은 못에 닭 밝으니 가을의 용태요 翠巘風來夜漏遲(취헌풍래야루지) 푸른 산에 바람 부니 밤도 깊구나 濯足振衣千載興(탁족진의천재흥) 발을 씻고 옷을 떨친 천 년의 흥취는 只今猶有渺然思(지금유유묘연사) 지금에도 오히려 아득한 생각만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