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11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遣 興 (견 흥) 흥을 돋우어 마음을 달래다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遣 興 (견 흥)흥을 돋우어 마음을 달래다  深峽斜陽霽色生(심협사양제색생)해 질 녘 깊은 골짜기에 날이 맑세 개니 滿村花柳更分明(만촌화류경분명)마을에 가득한 꽃과 버드나무가 더욱 뚜렸나네 靑山注目無人語(청산주목무인어)푸른 산을 주의 깊게 살피는데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 倚遍虛堂四五楹(의편허당사오영)텅 빈 집의 네댓 기둥을 두루 기대고 있구나

石北 申光洙(석북 신광수). 暮投靖安(모투정안) 저물어 정안에 투숙하다

石北 申光洙(석북 신광수).    暮投靖安(모투정안)저물어 정안에 투숙하다​山雪蕭條夕(산설소조석) : 산에 눈 내려 쓸쓸한 저녁行人與鳥歸(행인여조귀) : 행인은 새와 함께 돌아온다.寒溪頻曲折(한계빈곡절) : 차가운 냇물은 구불구불古木梢依俙(고목초의희) : 묵은 나뭇가지 어렴풋하다.村戶秋租盡(촌호추조진) : 농가에 가을 세납 다하여盤餐夜味稀(반찬야미희) : 밤 밥상에는 반찬이 드물다.主翁頗好意(주옹파호의) : 마음 좋은 주인어른은扶杖送柴扉(부장송시비) : 지팡이 짚고 사립문까지 나온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望歸來亭(망귀래정) 귀래정을 바라보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望歸來亭(망귀래정) 귀래정을 바라보며  篷底持杯醉興顚(봉저지배취흥전)거룻배 안에서 술잔을 드니 취흥에 겨워 鳴榔已近杏洲前(명랑이근행주전)뱃전 두드리며 소리를 내는데 벌써 행주 앞에 가까워졌네 貧看畫裏樓臺影(빈간화리루대영)그림 같은 누대 그림자 넋 놓고 구경하느라 猶自中流不繫船(유자중류불계선)여전히 강 한가운데서 떠나니네

潛叟 朴世堂[잠수 박세당]. 將過嶺却寄家姪 2(장과령각기가질 2) 고개를 넘으면서 다시 조카에세 부치다

潛叟 朴世堂[잠수 박세당].    將過嶺却寄家姪  2(장과령각기가질  2)고개를 넘으면서 다시 조카에세 부치다  欲過嶺頭去(욕과령두거)고갯마루 넘어가려다가 更懷橋上情(경회교상정)다시 이별의 정을 생각하네 茫然千里別(망연천리별)머나먼 헤어짐에 아득하기만 한데 回首暮雲行(회수모운행)고개 돌리니 저녁 구름 떠가네

明齋 尹 拯(명재 윤 증). 聞 蟬(문 선) 매미 우는 소리를 들으며

明齋 尹 拯(명재 윤 증).    聞 蟬(문 선) 매미 우는 소리를 들으며  今年浪走海天東(금년랑주해천동)올해는 동쪽 바다와 하늘 쪽을 마구 돌아다니고 長夏優遊越峽中(장하우유월협중)여름 내내 영월 골짜기 속에서 한가롭게 지냈네 數日蟬聲淸滿耳(수일선성청만이)여러 날 동안 매미 우는 소리가 맑게 두 귀에 가득하니 令人回首溯高風(영인회수소고풍)나로 하여금 고개 돌려 높은 곳에서 부는 바람을 맞게하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丘引歎(구인탄) 지렁의의 신세를 탄식하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丘引歎(구인탄) 지렁의의 신세를 탄식하다 丘引穴蟄何其智(구인혈칩하기지)지렁이가 구멍에 숨었을 땐 얼마나 지혜로 웠던가墢土築階引帶裏(벌토축계인대리)흙을 일구어 섬돌아래 살곳을 짓고 그안에 들어가 살았네萬艱抽身力易大(만간추신력역대)숱한 고생 끝에 몸을 빼냈으니 힘 또한 세건만螻蟻十百來橫曳(루의십백래횡예)수많은 땅가아지와 개미가 와서 마구 끌고 가는구나蠕蠕轉動蟻愈集(유유전동의유집)꿈틀꿈틀 움직일수록 개미들이 더욱 모여들고羣雞刺蹙爭窺急(군계자축쟁규급) 닭들도 쪼아 먹으려고 다투어 급하게 엿보네智力到此無柰何(지력도차부내하)지혜와 힘도 이에 이르러서는 어찌할 수가 없으니鳴呼世事亦同科(명호세사역동과)아 세상일 또한 이와 같구나

농재 이익(1629) 2024.04.27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示金仲和使君 2(시김중화사군 2) 사군 김중화 에게 보여주다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示金仲和使君 2(시김중화사군 2)사군 김중화 에게 보여주다  晦翁何恢廓(회옹하회곽)주자는 어찌 그리 도량이 넓으신가 八九呑雲夢(팔구탄운몽)운몽택 여덟아홉 개를 삼키신 듯하네 曾從戰棘生(증종전극생)일찍이 영웅은 전전긍긍 하면서 생겨났으니 此道誰公共(차도수공공)이 도를 누가 고과 함께 하겠는가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題畫帖(제화첩) 화첩畫帖에 쓰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題畫帖(제화첩) 화첩畫帖에 쓰다  雲端蕭寺出 (운단소사출)구름 끝에 절이 보이는데 石路正迢迢 (석로정초초)돌길이 참으로 아득히 멀기도 하네. 更有騎驢客 (경유기려객)거기에 나귀 탄 나그네가 있는데 天寒雪滿橋 (천한설만교)날씨는 춥고 다리에는 눈까지 가득 쌓였네.

谿谷張維(계곡 장유). 漫興 2(만흥 2) 흥에 겨워

谿谷張維(계곡 장유).    漫興 2(만흥 2) 흥에 겨워 靑靑墻底菊(청청장저국) : 담 아래 국화 부르고 푸른데託根眞失所(탁근진실소) : 뿌리 내린 곳 정말 잘 못이로다.芳心困風霜(방심곤풍상) : 꽃망울 바람과 서리에 시달려翳翳雜塵土(예예잡진토) : 진토 속에 섞여 있어 어둑하구나.故園手栽遍(고원수재편) : 옛 정원에 손수 두루 심었는데而今長幾許(이금장기허) : 지금은 얼마나 자라나 있을까歸期趁重陽(귀기진중양) : 돌아갈 기간이면 중양절 맞으리니濁醪還對汝(탁료환대여) : 탁주 잔 들고 다시 그대 앞에 서리라

계곡 장유(1587) 2024.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