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蛟山 許筠(교산 허균). 有懷 2(유회 2) 감회가 있어

蛟山 許筠(교산 허균).   有懷 2(유회 2) 감회가 있어 倦鳥何時集(권조하시집)지친 새는 어느때 모여들지 모르고孤雲且未還(고운차미환)외로운 구름은 흘러 다시 돌아오지 않는구나浮名生白髮(부명생백발)덧없는 이름 때문에 백발만 늘어가고歸計負靑山(귀계부청산)돌아갈 내 계획은 천산을 버리는 구나日月消穿榻(일월소천탑)세월은 부질없이 흘러만 가고乾坤入抱關(건곤입포관)천지는 벌써 밤이 되는구나新詩不縛律(신시불박률)새로운 시는 음률에 구속되지 않아且以解愁顔(차이해수안) 근심스런 얼굴을 풀어주는구나

교산 허균(1569) 2024.11.14

石洲 權韠(석주 권필). 夜雨雜詠 1(야우잡영 1) 내리는 밤비에 이것저것 읊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夜雨雜詠 1(야우잡영 1)내리는 밤비에 이것저것 읊다 春宵小雨屋簷鳴 (춘소소우옥첨명)봄밤 이슬비가 지붕과 처마에서 소리를 내니 老子平生愛此聲 (노자평생애차성)늙은 몸 한평생 이 소리를 사랑했네. 擁褐挑燈因不寐 (옹갈도등인물매)잠 못 이루어 베옷 입고 심지를 돋워 불을 밝게 하고는 對妻連倒兩三觥 (대처연도량삼굉)아내와 마주 앉아 연달아 두세 잔을 들이켜네.

象村 申欽(상촌 신흠). 詠事二首 1(영사이수 1)

象村 申欽(상촌 신흠).    詠事二首 1(영사이수 1) 淚洒壬辰歲(루쇄임진세) 임진년에 눈물 뿌렸는데 魂驚癸丑年(혼경계축년) 계축년에는 혼백이 놀래었단다. 浮生有如此(부생유여차) 덧없는 인생 이와 같은데 不死又胡然(불사우호연) 죽지 않음은 건 또 무슨 일인가.脚氣春猶重(각기춘유중) 각기병은 봄에는 더 뻣뻣하고 脾寒夜未眠(비한야미면) 엉덩이 차가워 밤엔 잠 못 이룬다.殘釭空耿耿(잔강공경경) 등잔불 공연히 깜박거리는데 伴我五更天(반아오경천) 나와 함께 오경의 밤을 친구한다.

상촌 신흠(1566) 2024.11.14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次寶明詩軸韻 1(차보명시축운 1) 보명의 시축에 있는 시에 차운하다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次寶明詩軸韻 1(차보명시축운 1)보명의 시축에 있는 시에 차운하다 非吏非僧一居士(비리비승일거사)벼슬아치도 아니요 승려도 아닌 한 사람의 거사 自言大隱成市間(자언대은성시간)스스로 대은 이라 저잣거리에서 지낸다고 말하네 退食歸來門巷靜(퇴식귀래문항정)벼슬을 그만두고 돌아왔더니 거리가 고요해 小軒終日對秋山(소헌종일대추산)작은 집에서 온종일 가을 산을 마주하고 있네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吹笛院(취적원) 취적원에서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吹笛院(취적원) 취적원에서 曾將一笛院前吹(증장일적원전취)일찍이 취적월 앞에서 피리 한 곡조 불었으니 醉倚空山落日時(취의공산락일시)해 저무는데 텅 빈 산에서 술에 취해 기대고 있을 때였네 匹馬偶來追往事(필마우래추왕사)혼자서 말 타고 우연히 와 지나간 일을 추억하는데 澹煙芳草十年思(담연방초십년사)옅은 안개 속 향기롭고 꽃다운 풀을 보니 십년의그리움이 더하는 구나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仲陽口占 2 (중양구점 2) 중양절에 즉석에서 짓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仲陽口占 2 (중양구점 2)중양절에 즉석에서 짓다 九日如寒食(구일여한식)중양절이 한식 같아서 空齋坐柱頣(공재좌주신)텅 빈 집에 턱을 괴고 앉아 있네 黃花與白髮(황화여백발)누런 국화와 허옇게 센 머리털이 相對不相宜(상대불상의)서로 마주 하니 어울리지 않네

簡易 崔岦(간이 최립). 志喜雨(지희우) 단비를 적다

簡易 崔岦(간이 최립).    志喜雨(지희우) 단비를 적다 摩訶雨滯藍輿客(마하우체람여객)마하연에 내리는 비가 가마 타고 온 나그네를 머무르게하는데 此事山中故實傳(차사산중고실전)마하연에 나그네가 묵으면 비가 온다는 산속의 이 일이전고 로 전해지네 我來正自賢香火(아래정자현향화)내가 와서 때마침 저절로 향불이 넉넉해졌으니 慰滿三農一霈然(위만삼농일패연)한번 비가 억수로 쏟아져서 농민들을 흡족하게 위로해 주었으면

蓀谷 李達 (손곡 이달). 嬋娟洞(선연동) 선연동 계곡에서

蓀谷 李達 (손곡 이달).    嬋娟洞(선연동) 선연동 계곡에서  牧丹峯下嬋娟洞(모란봉하선연동) 모란봉 아래 선연동 골짜기 에는  洞裡埋香草自春(동리매향초자춘) 골짜기 안에는 미인들 묻혀있어풀빛은 절로 춘색 이라네.  若爲借得仙翁術(약위차득선옹술) ​만약에 신선술을 빌려올 수만 있다면  喚起當年第一人(환기당년제일인) ​당대의 제일의 미녀들을 불러 일으킬 수 있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