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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栗谷 李珥 (율곡 이이). 題浩然亭(제호연정) 호연정에 제하다

​栗谷 李珥 (율곡 이이).   題浩然亭(제호연정) 호연정에 제하다 南江名勝擅多年(남강명승천다년) : 남강의 이름난 경치로 여러해 유명한데更有新亭倚翠巓(갱유신정의취전) : 게다가 새 정자가 비취빛 산에 의지해 있구나檻外靑山連北極(함외청산연북극) : 난간 밖 푸른 산은 북쩍극에 이어 있고軒前碧海盡西天(헌전벽해진서천) : 마루 앞 파란 바다, 서쪽 하늘 끝에서 다한다寒巖隱見潮來往(한암은견조래왕) : 차가운 바위 조수 따라 숨었다 나타나고疎樹昏明月缺圓(소수혼명월결원) : 성긴 나무 사이 어둡고 밝은 달, 기울고 찬다淸坐黙觀消長理(청좌묵관소장리) : 고요히 앉아, 뜨고 지는 달의 이치 살피니世間榮辱可忘(세간영욕가망) : 세상의 영화 욕됨을 잊을 수 있도다

율곡 이이(1536) 2024.09.21

松江 鄭澈(송강 정철). 次金判官希閔韻(차김판관희민운) 판관 김희민에 차운하다

松江 鄭澈(송강 정철).    次金判官希閔韻(차김판관희민운) 판관 김희민에 차운하다 梅花折寄數枝寒(매화절기수지한) 쓸쓸한 매화가지 몇 가지 꺾어 부치자니 照徹心肝着句難(조철심간착구난) 마음을 환히 비춰 글 짓기 어렵구나. 何事年年滯京輦(하사년년대경련) 무슨 일로 연년히 서울 수레 막히어서 暗香疎影夢中看(암향소영몽중간) 그윽한 향에 성근 그림자 꿈 속에나 보는지.

송강 정철(1536) 2024.09.21

南冥 曺植 (남명 조식). 在盆城聞打麥聲(재분성문타맥성) 분성에서 보리 타작하는 소리를 듣고

南冥 曺植 (남명 조식).    在盆城聞打麥聲(재분성문타맥성)분성에서 보리 타작하는 소리를 듣고  過午陽和醉似濃(과오양화취사농)한낮이 지나자 햇볕 취한 듯 짙은데 萬條楊柳一邊楓(만조양퓨일변풍)수많은 버들 가지에 바람이 한 번 지나누나 幽人解讀全陽子(유인해독전양자)숨어 사는 사람 전양자를 읽을 줄 아는데 打麥猶聞聲在空(타맥유문성재공)그래도 공중에서 울리는 보리 타작 소리를 듣는다

남명 조식(1501) 2024.09.21

退溪 李滉[퇴계이황]. 玉堂憶梅(옥당억매) 옥당 매화를 생각하며

退溪 李滉[퇴계이황].  玉堂憶梅(옥당억매) 옥당 매화를 생각하며 一樹庭梅雪滿枝(일수정매설만지)정원의 한그루 매화 가지에 눈이 쌓이고 風塵湖海夢差池(풍진호해몽차지)풍진세상에 호해지사의 꿈도 어긋났네 玉堂坐對春宵月(옥당좌대춘소월)옥당에 앉아 봄밤의 달을 바라보니 鴻雁聲中有所思(홍안성중유소사)기러기 울음소리에 마음이 착잡하다​

퇴계 이황(1501) 2024.09.21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書光陽縣壁 1(서광양현벽 1) 강양현 객사의 벽에 쓰다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書光陽縣壁 1(서광양현벽 1)강양현 객사의 벽에 쓰다 三月晦日杏子仁(삼월회일행자인)3월 그믐날이라 살구씨 여물고 光陽縣中榴葉新(광양현중류엽신)광양현 객사에는 석류 잎이 새롭기만 하네 辭親遠客今千里(사친원객금천리)부모 곁을 떠나 먼 속에서 온 나그네 이제 아득히 멀리 떨어져 있으니 十書不達天涯人(십서불달천애인)열 번 편지해도 하늘 끝에 있는 사람한테는 닿지 못하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夜 深(야심)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夜 深(야심)  夜深山室月明初(야심산실월명초) : 깊은 밤, 산실에 달 밝은 때 靜坐挑燈讀隱書(정좌도등독은서) : 고요히 앉아 등불 돋워 은서를 읽는다 虎豹亡曹相怒吼(호표망조상노후) : 무리 잃은 호랑이와 표범들 어르렁거리고 鴟梟失伴競呵呼(치효실반경가호) : 소리개 올빼미 짝을 잃고 다투어 부르짖는다 頤生爭似安吾分(이생쟁사안오분) : 편안한 삶 다툼이 어찌 내 분수에 편안만 하리오 却老無如避世居(각로무여피세거) : 도리어 늙어서는 세상 피하여 사는 것만 못하리라 欲學鍊丹神妙術(욕학련단신묘술) : 오래 사는 범을 배우려 하시려면 請來泉石學慵疏(청래천석학용소) : 자연을 찾아 한가하고 소탈한 것이나 배워보시오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因雨留增若示大虛驛樹多鷺巢 (인우류증약시대허역수다로소)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因雨留增若示大虛驛樹多鷺巢(인우류증약시대허역수다로소)​비로 증약역에 머물며 대허에 보이다 客中愁霧雨(객중수무우) : 객지에서 비에 갇혀 걱정이나猶喜濕年萃(유희습년췌) : 봄 빛을 적시니 오히려 기쁘도다.馬埒菜芽吐(마랄채아토) : 마장에는 채소 싹이 터져나고鷺巢雲影斜(로소운영사) : 백로 둥지에 구름 그림자 비끼어 있다.竮竮不禁睡(병병불금수) : 외로워 졸음은 금하지 않아도蕭散却思茶(소산각사다) : 한적하여 문득 차가 생각난다.一似閑行李(일사한행리) : 한가한 나그네와 다름없어微吟到夕鴉(미음도석아) : 조용히 읊으며 저녁 까마귀 둥지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