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김시습(1435) 77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途 中(도중)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途 中(도중) 貊國初飛雪 春城木葉疏 (맥국초비설 춘성목엽소) 맥의 나라 이 땅에 첫눈이 날리니, 춘성에 나뭇잎이 듬성해지네. 秋深村有酒 客久食無魚 (추심촌유주 객구식무어) 가을 깊어 마을에 술이 있는데, 객창에 오랫동안 고기 맛을 못보겠네. 山遠天垂野 江遙地接虛 (산원천수야 강요지접허) 산이 멀어 하늘은 들에 드리웠고, 강물 아득해 대지는 허공에 붙었네. 孤鴻落日外 征馬政躊躇(고홍락일외 정마정주저) 외로운 기러기 지는 해 밖으로 날아가니, 나그네 발걸음 가는 길 머뭇거리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靜 夜(정야)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靜 夜(정야) 三更耿不寐(삼경경불매) : 깊은 밤 근심에 잠은 오지 않고 明月滿東窓(명월만동창) : 밝은 달만 동쪽 창에 가득하구나 杜口傳摩詰(두구전마힐) : 임 막고 왕유를 전하고 無心學老龐(무심학노방) : 무심코 늙은 방씨의 은거함만 배웠네 最憐淸似水(최련청사수) : 물처럼 맑은 것을 가장 좋아하지만 安得筆如杠(안득필여강) : 어찌 깃대 같은 붓을 얻을 수 있을까 剪燭拈新語(전촉념신어) : 초심지 자르며 새로운 말을 찾아내고 排聯押韻雙(배련압운쌍) : 배율시를 지으며 운을 맞춘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題小林菴(제소림암)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題小林菴(제소림암) 禪房無塵地(선방무진지) : 선방 티끌없는 그곳에 逢僧話葛藤(봉승화갈등) : 스님을 만나 얽힌 이야기 나눈다 身如千里鶴(신여천리학) : 몸은 천 리를 나는 학 같고 心似九秋鷹(심사구추응) : 마음은 가을 철 매 같도다 石逕尋雲到(석경심운도) : 돌길에 구름 찾아 여기에 와 松窓獨自凭(송창독자빙) : 소나무 창가에 홀로 기대어본다 無端更回首(무단갱회수) : 까닭없이 다시 머리 돌려보니 山色碧崚嶒(산색벽릉증) : 산빛은 푸르고 험하기만 하구나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幽 居(유거)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幽 居(유거) 幽居臥小林(유거와소림) : 숲 속에 누워 그윽히 사니 靜室一煙氣(정실일연기) : 고요한 방안에 한 줄기 향기오른다 夜雨林花爛(야우임화란) : 밤비에 숲 속 꽃이 찬란하고 梅天風氣凉(매천풍기량) : 육칠 월 날씨에 바람은 서늘하구나 葉濃禽語警(엽농금어경) : 나뭇잎 짙고 새들은 지저귀고 泥濕燕飛忙(니습연비망) : 진흙에 질퍽하고 제비는 바삐 날아다닌다 何以消長日(하이소장일) : 긴 날을 어찌 보낼 것인가 新詩寫數行(신시사수행) : 새로운 시나 몇 줄 지어볼까나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山 居(산거)산에거주하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山 居(산거)산에거주하다 山勢周遭去(산세주조거) : 산세는 주변을 둘러싸고 江流縹妙廻(강류표묘회) : 강물은 흘러 옥빛처럼 흘러간다 一鳩鳴白晝(일구명백주) : 비둘기 한 마리 한낮을 울어대고 雙鶴啄靑苔(쌍학탁청태) : 한 쌍의 학은 푸른 이끼 쪼아댄다 拄笏看雲度(주홀간운도) : 홀을 잡고 흘러가는 구름 바라본다 吟詩逼雨催(음시핍우최) : 시 읊으며 비를 재촉하노라 我如陶然靖(아여도연정) : 나는 도연명과 같아서 守拙碧雲堆(수졸벽운퇴) : 푸른 구름 더미에 쌓여 졸함을 지켜사노라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古 柳(고류)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古 柳(고류) 古柳蟬聲急(고류선성급) : 오래된 버드나무에 매미 소리 급하니 他鄕此日情(타향차일정) : 타향살이 오늘의 내 마음이로다. 長天列峀碧(장천열수벽) : 먼 하늘에 벌리어 있는 산은 푸르고 疎雨半江明(소우반강명) : 성긴 비에 강은 반쯤은 밝구나. 晝永移書榻(주영이서탑) : 낮이 길어 책상을 옮겨놓고 天晴洗酒罌(천청세주앵) : 샘물이 맑아 술병을 씻어본다. 爾來來訪少(이래내방소) : 요즘 와서는 찾는 이도 적어지고 牢落轉無營(뇌락전무영) : 뇌락하여 갈수록 할 일이 없어지는구나.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落 葉(낙엽)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落 葉(낙엽) 落葉不可掃(낙엽불가소) : 낙엽을 그냥 쓸어서는 안 되네 偏宜淸夜聞(편의청야문) : 맑은 밤 그 소리 듣기가 좋아서 라네 風來聲慽慽(풍래성척척) : 바람 불면 우수수 소리 내고 月上影紛紛(월상영분분) : 달 떠오르면 그림자 어지러워요 鼓窓驚客夢(고창경객몽) : 창을 두드려 나그네 꿈 깨우고 疊砌沒苔紋(첩체몰태문) : 섬돌에 쌓이면 이끼 무늬도 지우지요 帶雨情無奈(대우정무내) : 비에 젖은 낙엽을 어찌할꺼나 空山瘦十分(공산수십분) : 늦은 가을, 빈산이 너무 초라해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晩 意(만의)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萬壑千峰外(만학천봉외) : 온 골짜기와 봉우리 저 너머 孤雲獨鳥還(고운독조환) : 외로운 구름과 새 돌아오네 此年居是寺(차년거시사) : 올해는 이 절에서 지낸다만 來歲向何山(내세향하산) : 내년에는 어느 산을 향할까 風息松窓靜(풍식송창정) : 바람 자니 소나무 창 고요하고 香銷禪室閑(향소선실한) : 향불 스러지니 스님의 방 한가롭다 此生吾已斷(차생오이단) : 이승을 내가 이미 끊어버렸으니 棲迹水雲間(서적수운간) : 내 머문 자취 물과 구름에만 남기리라

梅月堂 金時習 (매월당 김시습). 渤 海 (발해)

梅月堂 金時習 (매월당 김시습). 渤 海 (발해) 渤海秋深驚二毛(발해추심경이모) : 발해에 가을 깊으니 새치머리 놀라게하고 鴻飛遵渚求其曹(홍비준저구기조) : 기러기도 물가에 내려 제 무리를 찾는구나 莫思閑事祗自勞(막사한사지자노) : 한가한 일 생각치 말자, 나만 피곤하구나 且與鐺杓同死生(차여당표동사생) : 음악과 술과 생사를 같이하여 逞盡丈夫平生豪(령진장부평생호) : 장부의 평생호기를 다 부려보자구나.

梅月堂 金時習 (매월당 김시습). 登望洋亭看月(등망양정간월)

梅月堂 金時習 (매월당 김시습). 登望洋亭看月(등망양정간월) 十里沙平望大洋(십리沙평망대양) 십 리 모래밭에서 큰 바다를 바라보니 海天遙闊月蒼蒼(해천요활월창창) 멀고 넓은 바다 위 하늘에 달이 떠오르네. 蓬山正與塵衰隔(봉산정여진쇠격) 신선들 세계라 인간 세상과는 막혀 있고 人在浮菱一葉傍(인재부능일엽방) 사람들은 물 위에 뜬 한 잎 마름잎과 이웃하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天柱寺看花 (천주사간화) 천주사에서 꽃을 구경하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天柱寺看花 (천주사간화) 천주사에서 꽃을 구경하다 春半庭花落又開(춘반정화낙우개) 2월 뜨락에 꽃 지고 또 피어 看花猶自費吟來(간화유자비음래) 구경하며 여태 시 읊고 있으려니 東風可是無情物(동풍가시무정물) 봄바람이 참으로 매정도 하여 狼籍嬌紅點綠苔(낭자교홍점녹태) 붉은 꽃 흩날려 푸른 이끼 얼룩지우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逢人話別(봉인화별) 사람을 만나 이별 이야기를 나누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逢人話別(봉인화별) 사람을 만나 이별 이야기를 나누다. 江上逢人爲小留(강상봉인위소류)。 강변에서 사람을 만나 잠시 머물게 되니 秋風黃葉墜扁舟(추풍황엽타편주)。 가을 바람에 단풍잎이 조각배에 떨어지네 可堪客裏重離客(가감객리중리객)。 나그네 길에서 나그네를 이별하니 어이 견딜까 長笛聲聲正替愁(장적성성정체수)。 긴 젓대소리 삘릴리리 정히 시름을 없애주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書金鰲新話後서금오신화후 2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書金鰲新話後서금오신화후 2 玉堂揮翰已無心(옥당휘한이무심) : 옥당에서 글짓는 것은 이미 마음에 없고 端坐松窓夜正深(단좌송창야정심) : 소나무 창에 단정히 앉으니 깊은 밤이라 香鑵銅甁烏几靜(향관동병오궤정) : 향관과 동병과 오궤는 고요하기만 한데 風流奇話細搜尋(풍류기화세수심) : 풍루스런 기이한 이야기 자세히 찾아본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書金鰲新話後1(서금오신화후)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書金鰲新話後1(서금오신화후 1 ) 矮屋靑氈暖有餘(왜옥청전난유여) : 작은 집에 푸른 담요엔 따스한 기운 넉넉하고 滿窓梅影月明初(만창매영월명초) : 매화 그림자 창에 가득하고 달이 처음 밝아온다 挑燈永夜焚香坐(도등영야분향좌) : 기나긴 밤을 등불 돋우고 향 사르고 앉으니 閑著人間不見書(한저인간불견서) : 한가히 세상에서 보지 못한 글을 짓고 있노라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無題 무제 3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無題 무제 3 十錢新買小魚船(십전신매소어선) : 십전 들여 작은 고깃배 사서 搖棹歸來水竹邊(요도귀래수죽변) : 노 저어 수죽가로 돌아왔도다 占得江湖風雨夢(점득강호풍우몽) : 강호의 바람과 풍우의 꿈을 얻으니 箇中淸興與誰傳(개중청흥여수전) : 그 속에 맑은 흥취 누구에게 전해줄까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無題 2 (무제 2 )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無題 2 (무제 2 ) 不湏偸得未央丸(불회투득미앙환) : 구태어 미앙환을 탐낼 필요 없느니 境靜偏知我自閑(경정편지아자한) : 경계가 고요하여 내가 편안함을 조금 알겠도다 命僕竹筒連野澗(명복죽통연야간) : 하인에게 대통을 들판 개울에 이어 놓게하니 一條飛玉細珊瑚(일조비옥세산호) : 한 줄기 나는 옥같은 물방울이 산호처럼 고아라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無題 무제 1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無題 무제 1 石泉凍合竹扉關(석천동합죽비관) : 바위샘물 얼어붙고 합죽선 닫아걸고 剩得深閑事事閑(잉득심한사사한) : 마음의 한가함 얻으니 일마다 한가롭다 簷影入窓初出定(첨영입창초출정) : 처마 그림자 창에 들자 비로소 선정에서 나와 時聞霽雪落松閑(시문제설낙송한) : 가끔씩 소나무 사이에서 눈 떨어지는 소리 듣는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水落山聖殿庵(수락산성전암)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水落山聖殿庵(수락산성전암) 山中伐木響丁丁(산중벌목향정정) : 산속에 나무치는 소리 정정거리고 處處幽禽弄晩晴(처처유금농만청) : 곳곳에 깊숙한 산새는 늦어 갠 날을 노래한다 碁罷溪翁歸去後(기파계옹귀거후) : 바둑을 마친 개울가 늙은이 돌아간 뒤 綠陰移案讀黃庭(녹음이안독황정) : 푸른 그늘에 책상을 옮기고 황정경을 읽는다

梅月堂 金時習 (매월당 김시습). 晝 景(주경)

梅月堂 金時習 (매월당 김시습). 晝 景(주경) 天際彤雲晝不收 (천제동운주불수) : 하늘가 붉은 구름 낮에도 걷히지 않고 寒溪無響草莖柔 (한계무향초경유) : 차가운 개울물 소리 없고 풀줄기는 부드럽네 人間六月多忙熱 (인간육월다망열) : 인간세상 유월은 바쁘고도 무더우니 誰信山中枕碧流 (수신산중침벽류) : 산 속에서 푸른 물 베개한 줄을 누가 믿어줄까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渭川漁釣圖 (위천어조도)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渭川漁釣圖 (위천어조도) 風雨蕭蕭拂釣磯(풍우소소불조기) : 비바람에 날이 쓸쓸하여 낚싯대를 떠나니 渭川魚鳥識忘機(위천어조식망기) : 위천의 물고기와 새들도 알아보고 미끼를 문다 如何老作鷹揚將(여하노작응양장) : 어찌하여 늙어서도 매처럼 용맹을 떨쳐 空使夷齊餓採薇(공사이제아채미) : 백이숙제로 하여 헛되이 굶어죽게 하였나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月夜偶題(월야우제)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月夜偶題(월야우제) 滿庭秋月白森森(만정추월백삼삼) : 뜰에 가득한 가을달 흰빛 창창하고 人靜孤燈夜已深(인정고등야이심) : 외로운 불빛, 사람은 말이 없고 밤은 깊어간다 風淡霜淸不成夢(풍담상청불성몽) : 살랑거리는 바람, 맑은 서리에 잠은 오지 않고 紙窓簾影動禪心(지창염영동선심) : 종이 창의 발 그림자에 부처마음 이는구나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訪隱者 2(방은자2)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訪隱者 2(방은자2) 自言生來懶折腰(자언생래라절요) : 태어나서부터 허리 굽히기 싫어 白雲靑嶂恣逍遙(백운청장자소요) : 흰 구름 푸른 산을 마음대로 소요한다네 松風吹送前山雨(송풍취송전산우) : 솔바람 불어 앞산의 비를 보내어 一朶紫荊花半凋(일타자형화반조) : 한 떨기 자형화가 반이나 시들어 떨어지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訪隱者 1(방은자 1)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訪隱者 1(방은자 1) 白石蒼藤一逕深(백석창등일경심) : 흰 돌과 푸른 등나무 사이로 좁은 길 깊숙이 나 있고 三椽茅屋在松陰(삼연모옥재송음) : 솔 그늘 아래 석가래 세 개 걸친 작은 띳집이 보인다 紛紜世上無窮爭(분운세상무궁쟁) : 분분한 세상살이 끝없는 싸움 不入伊家一寸心(불입이가일촌심) : 한 치 작은 그 집엔 들어가지 않으리라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薄 暮 (박모 2)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薄 暮 (박모 2) 爐灰如雪火腥紅(노회여설화성홍) : 화로의 재가 눈 같은데 불빛 고기 살같이 붉고 石鼎烹殘茗一鍾(석정팽잔명일종) : 돌솥에는 차를 끊이고 있다 喫了上房高臥處(끽료상방고와처) : 차 마시고 상방에 높이 누운 곳에 數聲淸磬和風松(수성청경화풍송) : 몇 차례 맑은 경쇠소리 솔바람에 화답한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薄 暮 1(박모 1)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薄 暮 1(박모 1) 怕風棲鵲閙松枝(파풍서작료송지) : 바람이 두려워 나무에 깃던 까치 소나무 끝에 시끄럽고 天氣層陰日暮時(천기층음일모시) : 하늘 기운 층층이 어두워져 저물어 가는 때 雪打明窓淸坐久(설타명창청좌구) : 눈발이 창을 때려 오래도록 고요히 방에 앉아 更看山月上城陬(갱간산월상성추) : 산의 달, 성 모퉁이에 떠오르는 것을 다시 본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晝 意(주의)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晝 意(주의) 驟暄草色亂紛披 (취훤초색난분피) : 갑자기 따뜻하여 풀빛 어지러이 날리고 睡覺南軒日午時 (수교남헌일오시) : 남쪽 마루에서 잠 깨니 해가 한참 낮이다 更無世緣來攪我 (갱무세연래교아) : 다시는 세상인연으로 날 괴롭히지 않으리니 心身鍊到化嬰兒 (심신련도화영아) : 마음과 몽이 수련되어 어린아이로 되었다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煮 茶 2(자다 2)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煮 茶 2(자다 2) 自怪生來厭俗塵(자괴생래염속진) : 나면서 풍진 세상 스스로 괴이하게 여겨 入門題鳳已經春(입문제봉이경춘) : 문에 들어가 “봉”자를 쓰니 이미 청춘 다지나갔다 煮茶黃葉君知否(자다황엽군지부) : 달이는 누런 찻잎 그대는 알까 却恐題詩洩隱淪(각공제시설은륜) : 시 짓다가 숨어사는 일 누설될까 오히려 두렵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煮 茶 1(자다 1)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煮 茶 1(자다 1) 松風輕拂煮茶煙(송풍경불자다연) : 솔바람 다 달이는 연기 몰아 올리고 裊裊斜橫落澗邊(뇨뇨사횡락간변) : 하늘하늘 기울어져 골짝물가로 떨어진다 月上東窓猶未睡(월상동창유미수) : 동창에 달 떠올라도 아직 잠 못 자고 挈甁歸去汲寒泉(설병귀거급한천) : 물병 들고 돌아가 찬물을 깃는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食粥 (식죽 )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食粥 (식죽 ) 白粥如膏穩朝餐(백죽여고온조찬) : 흰죽이 곰 같아 아침 먹기 좋구나 飽來偃臥夢邯鄲(포래언와몽감단) : 배불러 번듯이 누워 한단의 꿈을 꾼다 人間三萬六千日(인간삼만육천일) : 인간생애 삼만 육천 일에 且莫咻咻多苦辛(차막휴휴다고신) : 아직은 편하다고 말하지 말라, 쓰고 신 일 많으리니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雪 曉 3 (설효 3 )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雪 曉 3 (설효 3 ) 東籬金菊褪寒枝(동리금국퇴한지) : 동쪽 울타리에 금국화의 퇴색된 울타리 霜襯千枝个个垂(상친천지개개수) : 서리 내의 천 가지에 하나하나 널어 놓았다 想得夜來重壓雪(상득야래중압설) : 생각건데, 밤동안에 무겁게 눌린 눈 從今不入和陶詩(종금불입화도시) : 이제부터 도연명의 화운시에도 들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