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1786) 75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山寺(산사)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山寺(산사) 側峯橫嶺箇中眞(측봉횡령개중진) 기운 봉 비낀 고개 여기가 진경인데 枉却從前十丈塵(왕각종전십장진) 열 길이라 홍진 속에 잘못 들어 헤매었네 龕佛見人如欲語(감불견인여욕어) 감불은 사람보고 얘기를 하자는 듯 山禽挾子自來親(산금협자자래친) 산새는 새끼 낀 채 절로 와서 가까운 양 點烹筧竹冷冷水(점팽견죽냉냉수) 흠대의 맑은 물에 차를 끓여 마신다면 供養盆花澹澹春(공양분화담담춘) 분화를 공양해라 담담한 봄이로세 拭涕工夫誰得了(식체공부수득료) 눈물 닦는 그 공부를 어느 누가 터득했노 松風萬壑一嚬申(송풍만학일빈신) 만 골짝 솔바람에 한번 길게 한숨 쉬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楊州途中(양주도중) 양주가는 가는길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楊州途中(양주도중) 양주가는 가는길 霜晨搖落歎征衣(상신요락탄정의) 서리내린 새벽길 나뭇잎 날리고 옷차림 처량한데 極目平原秋草稀(극목평원추초희) 눈 덮힌 넓은벌판 에 가을 풀이 드물구나 天地蕭蕭虛籟合(천지소소허뢰합) 천지는 쓸쓸한데 빈소리 들려오고 山川歷歷數鴻歸(산천역역수홍귀) 산천은 선명한데 기러기때 날아가네 淡煙喬木圍孤墅(담연교목위고서) 연기낀 큰 나무들 외딴집을 에워쌓고 流水平沙易夕暉(유수평사이석휘) 흐르는 물 백사장에 저녁노을 비춰든다 淮北江南何處是(회북강남하처시) 회북과 강남땅이 그 어디메 있는고 二分明月夢依微(이분명월몽의미) 세상의 반을 밝히는 달은 꿈속에 가물거리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棲碧亭秋日(서벽정추일) 서벽정의가을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棲碧亭秋日(서벽정추일) 서벽정의가을 孤亭同菌小(고정동균소) 외로운 정자는 버섯처럼 작은데 佳境似蔗甘(가경사자감) 좋은 경치 갈수록 더 아름다워라. 將身欲入石(장신욕입석) 몸 일으켜 돌 속으로 들려하니 人語出碧嵐(인어출벽람) 사람소리 안개 속에서 들려온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夏夜初集(하야초집)여름 첫모임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夏夜初集(하야초집)여름 첫모임 閉戶常存萬里心(폐호상존만리심) 문 닫고 있어도 마음은 만 리 먼 곳 雲飛水逝有誰禁(운비수서유수금) 구름 날고 물은 흘러나 누가 말리랴 尙憐夏日孤花在(상련하일고화재) 여름은 홀로 남은 꽃 있어 예쁘고 閱罷春山百鳥吟(열파춘산백조음) 봄은 산의 온갖 새들의 노랫소리 다 듣는다 已看靑眸回白眼(이간청모회백안) 푸른 눈이 백안으로 돌아가는 것 보았으니 曾將一字易千金(승장일자이천금) 한 글인들 천금으로 바꾸리오 詩家衣鉢傳來久(시가의발전래구) 시가의 도통 전해진 지 오래인데 自是宗何與祖陰(자시종하여조음) 대개는 하손과 음갱을 스승으로 삼았다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寄野雲居士(기야운거사) 야운거사 에게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寄野雲居士(기야운거사) 야운거사 에게 古木寒鴉客到時(고목한아객도시) 고목나무에 갈가마귀가 나그네 당도하니 詩情借與? 情移(시정차여화정이) 시정을 빌려주어 정을 그림에 옮기었네 煙雲供養知無盡(연운공양지무진) 자연의 공양이 무궁함을 알았으니 笏外秋光滿硯池(홀외추광만연지) 홀 밖의 가을 빛깔 벼루못에 가득하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南窟(남굴)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南窟(남굴) 千秋幽怪歎燃犀(천추유괴탄연서) 천 년 동안 숨은 괴물도 무소뿔 태워 찾아내고 肅肅靈風吹暗溪(숙숙영풍취암계) 쓸쓸한 영묘한 바람 어둔 개울로 불어온다 彈指龍蛇皆化石(탄지용사개화석) 용과 뱀을 퉁기어 가리키니 모두 돌로 바뀌어 燈光猶作紫虹霓(등광유작자홍예) 등 불빛 오히려 자색 무지개를 만드는구나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涵碧樓(함벽루)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涵碧樓(함벽루) 綠蕪鶴脚白雲橫(녹무학각백운횡) 푸른 벌 학 다리에 흰구름 빗겼는데 取次江光照眼明(취차강광조안명) 눈부셔라 비추이는 저 강빛도 장관일세 自愛此行如讀畫(자애차행여독화) 그림을 읽는 듯한 이 걸음이 대견하니 孤亭風雨卷頭生(고정풍우권두생) 외론 정자 비바람이 책머리에 생동하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二樂樓(이락루)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二樂樓(이락루) 紅樓斜日拜三字(홍루사일배삼자) 붉은 누각에 지는 해가 세 글자에 절 하니 二百年中無此君(이백년중무차군) 이백 년 동안에 이 분 밖에 아무도 없으리라 想見當時洗硯處(상견당시세연처) 당시에 벼루 씻던 그곳을 생각해보니 古香浮動一溪雲(고향부동일계운) 옛 향기 온 개울에 물안개 속에 떠 흐른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鷄鳴(계명)닭이 울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鷄鳴(계명)닭이 울다 年少鷄鳴方就枕(년소계명방취침) 젊어서는 닭 울어야 잠자리에 들었는데 老年枕上待鷄鳴(전두삼십여년사) 늙어지니 베개 위서 닭 울음을 기다리게 되네 轉頭三十餘年事(전두삼십여년사) 삼십여 년 지난 일을 고개 돌려 생각해보니 不道銷磨只數聲(불도소마지수성) 없어졌다 말하지 않는 것은 오직 저 소리뿐이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村舍(촌사)시골집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村舍(촌사)시골집 數朶鷄冠醬瓿東(수타계관장부동) 장독대 저 동쪽에 맨드라미 두어 송이 南瓜蔓碧上牛宮(남과만벽상우궁) 호박 넝쿨 새파랗다 소 외양을 타올랐네 三家村裏徵花事(삼가촌리징화사) 서너 집 마을 속에 꽃 일을 찾아보니 開到戎葵一丈紅(개도융규일장홍) 융규라 일장홍이 활짝 피어 있군그래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庭草(정초)뜰에 난 풀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庭草(정초)뜰에 난 풀 一一屐痕昨見經(일일극흔작견경) 하나 하나 자국 어제 지난 나머진데 蒙茸旋復被階庭(몽용선복피계정) 덥수룩이 그새 자라 섬 뜰을 입혔구나 機鋒最有春風巧(기봉최유춘풍교) 기봉은 가장 이 봄바람이 교묘하여 纔抹紅過又點靑(재말홍과우점청) 붉은 색 발라 놓고 또 푸른 색 점을 찍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北壁(북벽)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北壁(북벽) 兩山斧劈一孤亭(양산부벽일고정) 짜개진 두 산 사이 외로운 정자 하나 步屧何曾到石屛(보섭하증도석병) 어느제 발걸음이 돌병풍에 이르렀노 十載縱令趨紫陌(십재종령추자맥) 십 년을 제아무리 번화장에 달린대도 看人從此眼常靑(간인종차안상청) 사람 보면 이제부터 눈이 항상 푸르리라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上仙巖(상선암) 상선암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上仙巖(상선암) 상선암 行行路轉峯廻處(행행로전봉회처) 걷고 또 걸으니 길은 굽고 산봉우리 돌아드는 곳 一道淸泉天上來(일도청천천상래) 한 가닥 맑은 샘물 천상에서 흘러오네 縱使有方能出世(종사유방능출세) 아무리 방법이 있어 세상에 나간다 하더라도 異時歸海亦蓬萊(이시귀해역봉래) 훗날 바다로 나간다면 또한 봉래이리라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鵲巢(작소) 까치집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鵲巢(작소) 까치집 喜鵲喳喳繞屋茆(희작사사요옥묘) 기쁜 까치 째작째작 띠 집을 맴돌아라 窓南直對一丸巢(창남직대일환소) 창 남쪽의 한 덩이 둥지를 마주했네 新來不唾靑城地(신래불타청성지) 청성 땅을 새로 오면 침도 감히 못 뱉는데 透頂恩光敢自抛(투정은광감자포) 정상 뚫는 은광을 언감히 포기하리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秋日晩興 3(추일만흥 3)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秋日晩興 3(추일만흥 3) 碧花無數出堦頭(벽화무수출계두) 이끼 꽃 수도 없이 댓돌머리 솟아 나니 占斷山家第一秋(점단산가제일추) 산 집의 제일 가을 짐작하고 남겠구만 榴後菊前容續玩(류후국전용속완) 석류 뒤 국화 앞에 구경거리 잇따르니 壯元紅是竝風流(장원홍시병풍류) 장원홍 저게 바로 풍류를 아울렀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秋日晩興2(추일만흥2)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秋日晩興2(추일만흥2) 銀河當屋柳旗斜(은하당옥유기사) 은하수 지붕에 이르니 버들 깃대 빗겨서고 喜事明朝占燭華(희사명조점촉화) 좋은일 아침에 있다고 촛불이 아려주는구나. 佳客來時多酒食(가객래시다주식) 좋은 손님 오실 때는 술과 밥이 많아야지 夜光生白吉祥家(야광생백길상가) 상서롭고 길한 집엔 밤 빛도 희게 비치는구나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秋日晩興1(추일만흥1)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秋日晩興1(추일만흥1) 稻黃蟹紫過京裏(도황해자과경리) 누런 벼와 자색 개 나는 좋은 철을 서울에서 지내자니 秋興無端雁水邊(추흥무단안수변) 기러기 날아가는 물가에 가을 흥이 끝이 없도다 最是漁亭垂釣處(최시어정수조처) 고기 잡는 누이라, 저기 저 낚싯줄 늘인 곳 任放沙禽自在眠(임방사금자재면) 마음대로 날아다니는 모랫가 새는 저절로 졸고 있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喚風亭(환풍정)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喚風亭(환풍정) 喚風亭接望洋臺(환풍정접망양대) 환풍정 올라보니 망양대와 맞닿고 俯見紅毛帆影來(부견홍모범영래) 굽어 보니 붉은 돛단배 그림자 떠오네 眼界商量容一吸(안계상량용일흡) 눈 앞의 물을 보니 단번에 마실 것 같은데 兩丸出入掌中杯(양환출입장중배) 손 가운데 술잔에 해와 달이 떠고 진다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詠雨 3(영우 3)비를 노래함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詠雨 3(영우 3)비를 노래함 春雨冥濛夕掩關(춘우명몽석엄관) 봄비는 아득아득 사립 닫힌 저녘 나절 一犁田水想潺湲(일리전수상잔원) 한 쟁기의 논 물은 아마 좔좔 흐르겠군 任他笑吠黎家路(임타소폐여가로) 웃건 짖건 내 맡겨라 여가의 마을길에 坡老當年戴笠還(파노당년대립환) 당년의 동파 노인 삿갓 쓰고 돌아오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詠雨2(영우2)비를 노래함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詠雨2(영우2)비를 노래함 時雨山川破久慳(시우산천파구간) 철 비 만나 산천이 오랜 침묵 깨뜨리니 東風力斡曉雲還(동풍력알효운환) 샛바람이 새벽구름 힘껏 몰고 돌아오네 一絲一點皆膏澤(일사일점개고택) 한 오라기 한 방울도 모두가 고택이라 草木心情恰解顔(초목심정흡해안) 풀과 나무 심정도 일제히 우쭐우쭐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詠雨1(영우1) 비를 노래함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詠雨1(영우1) 비를 노래함 入雨山光翠合圍(입우산광취합위) 빗속에 든 산빛이 푸르러 에웠는데 桃花風送帆風歸(도화풍송범풍귀) 도화 바람 돛바람을 보내어 돌아가네 春鴻程路無遮礙(춘홍정로무차애) 봄 기러기 노정은 걸릴 게 전혀 없어 纔見南來又北飛(재견남래우북비) 남으로 오자마자 북으로 또 나는구만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隱仙臺(은선대)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隱仙臺(은선대) 黃葉空山打角巾(황엽공산타각건) 빈 산의 누른 나뭇잎 각건을 두들기며 떨어지고 長歌何處采芝人(장가하처채지인) 긴 노래 들리는데 어느 곳에 鞭鸞駕鶴還多事(편란가학환다사) 지초 캐는 사람 이 있는가 旣是神仙又隱淪(기시신선우은윤) 난새이미 신선이 되었는데 또 숨어살기조차 하는구나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玉筍峯(옥순봉) 단양팔경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玉筍峯(옥순봉) 단양팔경 照映空江月一丸(조영공강월일환) 둥그른 저 달 한 덩이 빈 강에 비쳐오니 如聞萬籟起蒼寒(여문만뢰기창한) 창량(蒼涼)한 그 가운데 만뢰가 들리는 듯 人間艸木元閒漫(인간초목원한만) 인간의 초목들은 본래가 수다라서 不學芙蓉與牧丹(불학부용여목단) 부용이랑 모란 따윈 배우지 않았구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題泛槎圖(제범사도) 범사도의 화제를 붙이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題泛槎圖(제범사도) 범사도의 화제를 붙이다 秋靜天門兩扇開(추정천문양선개) 고요한 가을 하늘 두 짝 문이 열렸는데 千年又見一槎來(천년우견일사래) 뗏목 하나 떠오는 걸 천년에 또 보겠구려 女牛莫敎無端犯(여우막교무단범) 견우 직녀 무단히 범접했다 생각 마소 此老新從五嶽回(차로신종오악회) 이 늙은이 새로 저 오악에서 돌아왔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金仙臺 3(금선대 3)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金仙臺 3(금선대 3) 一筇一屐禮金仙(일공일극예금선) 나막신 막대 하나 금선에 예배하니 的的誰傳弘正禪(적적수전홍정선) 홍정 선사 도력을 뉘 분명히 전한다지 試放毗盧峯頂眼(시방비로봉정안) 비로봉 꼭대기서 눈 한번 내쳐보소 空山雨雪摠眞詮(공산우설총진전) 공산의 비와 눈이 무두가 진전인 걸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金仙臺 2(금선대 2)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金仙臺 2(금선대 2) 萬木森沉古逕苔(만목삼침고경태) 온갖 나무 우거져라 이끼 쩔은 묵은 길에 韓無畏後幾人來(한무외후기인래) 한 무외 지나간 뒤 몇 사람이 찾아왔노 山中知有餘丹在(산중지유여단재) 알괘라 이 산 속에 금단이 남아 있어 直攝神光鶴背廻(직섭신광학배회) 신광을 곧장 끼고 학 등에서 돌아오니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金仙臺 1(금선대 1)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金仙臺 1(금선대 1) 訣十六條自正陽(결십육조자정양) 십육 조의 비결은 정월부터인데 熙川之郭復堂堂(희천지곽복당당) 희천의 곽이 있어 다시금 당당하다 西山法印元同偈(서산법인원동게) 서산의 법인은 원래 같은 게이니 去證臺前一炷香(거증대전일주향) 가거들랑 누대 앞에 일주향을 피우게나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憶吳秀才 3(억오수재 3) 오수제를 생각하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憶吳秀才 3(억오수재 3) 오수제를 생각하다 五日難於十載離(오일난어십재리) 닷새 동안 이별이 십 년 이별보다 어려워 酒風詩雨亂愁思(주풍시우란수사) 술의 바람과 시의 비에 내 근심 어지럽히네 奚囊定與雲囊滿(해낭정여운낭만) 해낭은 반드시 운랑과 가득 찼으리니 持贈猶堪自悅怡(지증유감자열이) 갖져다 주면 혼자서 즐기고 기뻐하리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憶吳秀才2(억오수재2)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憶吳秀才2(억오수재2) 오수제를 생각하다 木正西風菊正霜(목정서풍국정상) 나무에는 서녘 바람 국화에는 하얀 서리 一簾秋影澹詩坊(일렴추영담시방) 발에 가득 가을 영자 담담한 시방(詩坊)일레 翻憐佳境還愁絶(번련가경환수절) 가련타 좋은 곳이 도리어 시름차니 却向天涯欲斷腸(각향천애욕단장) 하늘가를 바라보면 애가 정히 끊기련다 飴山風雅幷蓮洋(이산풍아병련양) 이산의 풍아에다 연양마저 아울러라 明月寒江聽佛香(명월한강청불향) 밝은 달 차운 강에 불(佛)의 향을 들었다오 那識觀音閣裏夜(나식관음각리야) 뉘라서 알았으리 관음각 한밤중에 一燈秋夢久回皇(일등추몽구회황) 외론 등불 가을 꿈이 오래도록 서성댈 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