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암 이덕무(1741) 70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於東壁題了(어동벽제료) 동쪽 벽에 쓰던 것을 마치고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於東壁題了(어동벽제료)동쪽 벽에 쓰던 것을 마치고 澗水之濱斜掩扉(간수지빈사엄비)시냇가 비스듬히 사립문을 닫은 집 滿庭晨露栗花稀(만정신로율화희)새벽이슬이 뜰에 가득하니 밤꽃이 드무네 客來問我無心否(객래문아무심부)나그네가 와서 나에게 아무런 생각이 없는지 아닌지 물으니 所指東林雲自飛(소지동림운자비)웃으며 동쪽 숲 위 저절로 날아가는 구름을 가리키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夏日題隣(하일제린) 여름날 이웃집에 쓰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夏日題隣(하일제린) 여름날 이웃집에 쓰다 石竹花紅胡蝶飛(석죽화홍호접비)패랭이꽃 붉으니 나비 날아들고 西隣少婦靜鳴機(서린소부정명기)서쪽 이웃 젊른 아낙네 베틀 소리 조용하네 主人倦看滄州畫(주인권간창주화)주인은 싫증나도록 신선들이 노니는 그림만 보고 있으니 盡日巖軒無是非(진일암헌무시비)온종일 바위 아래 집에는 잘잘못 따질 것이 없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山映樓(산영루) 산영루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山映樓(산영루)  산영루 寒木深山動九秋(한목심산동구추)나무들 앙상한 깊은 산에 가을이 다가왔는데 石橋東畔得高樓(석교동반득고루)돌다리 동쪽 물가에 높은 누각이 서 있네 漱泉已有翛然意(수천이유소연의)샘물에 양치질하니 벌써 마음이 여유로워져 休向人間說此遊(휴양인간설차유)사람들한테 이 즐어운 발걸음 말하지 말아야지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添歲餠(첨세병)나이를 더하는 떡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添歲餠(첨세병)나이를 더하는 떡 千杵萬椎雪色團(천저만추설색단)수없는 방아질에 눈빛이 둥글게 되니 也能仙竈比金丹(야능선조비금단)신선의 부엌에 있는 금단과 견줄 수도 있겠네 偏憎歲歲添新齒(편증세세첨신치)해마다 나이를 더하는 게 너무도 싫으니 所悵吾今不欲餐(소창오금불욕찬)한탄스럽고 슬프게도 나는 이제 먹고 싶지 않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田 舍 (전 사) 시골집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田 舍 (전 사)  시골집 硯囊書帒托田童(연낭서대탁전동)벼루 주머니와 책 보따리는 시골 아이에게 맡겼는데 雙雀嘈嘈一樹紅(쌍작조조일수홍)참새 한 쌍이 한 그루 단풍든 나무위에서  짹짹거리네 屋角偏明殘照漏(옥각편명잔조누)용마루 끝에 스며든 저녁 햇빛이 유난히 밝으니 吾家宛到蠟囱中(오가안도납창중)우리 집 납창에 와연히 어르렀구나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采蓮曲(채련곡) 연꽃을 따며 부르는 사랑노래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采蓮曲(채련곡)연꽃을 따며 부르는 사랑노래 蘋末秋風颯颯吹(빈말추풍삽삽취)마름 끝에 가을바람 쌀쌀하게 부니 商船八月是歸期(상선팔월시귀기)장삿배 돌아오기로 약속한 때가 바로 8월이네 相思一曲題蓮葉(상사일곡제연엽)그리워하는 노래 한 곡조 연잎에 써서 流下楊江郞得知(유하양강랑득지)강물에 띄워 보내면 임께서 아시겠지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至日憶內弟(지일억내제) 동짓날 처남을 생각하며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至日憶內弟(지일억내제)동짓날 처남을 생각하며  至日他鄕讀易知(지일타향독역지)타향에서 주역을 읽다가 동짓날인 줄 알고 書燈晨乞孔明祠(서등신걸공명사)글 읽을 때 켜 놓는 등불을 새벽에 공명사에서 빌려오네 昔年江舍陽生夜(석년강사양생야)여러 해 전 강가에 있는 집 동짓날 밤에는 荳粥同嘗不別離(두죽동상불별이)팥죽을 함께 먹으면서 헤어지지 않았었는데.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晩 秋 (만 추) 늦가을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晩 秋 (만 추) 늦가을  小齋秋日不勝淸(소재추일불승청)작은 방에서 맞은 가을날이 너무나 맑아 手整葛巾聽水聲(수정갈건청수성)거친 칡베로 만든 두건을 손으로 바로잡고 물소리를 듣네 案有詩篇籬有菊(안유시편리유국)책상에는 시를 모아 묶은 책이 울타리에는 국화가 있으니 人言幽趣似淵明(인언유취사연명)사람들이 이 그윽한 정취를 도연명 같다 말하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昭君怨(소군원) 왕소군의 원망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昭君怨(소군원) 왕소군의 원망  君恩曾未蒙(군은증미몽)임금의 은총은 일찍이 입지 못해서 胡롱詎能顧(호롱거능고)오랑캐의 은혜를 어찌 바라리오 妾身當武夫(첩신당무부)첩의 몸이 무장의 임무를 맡았으니 向月莫辛苦(향월막신고)달을 향해 괴로워하지 마시구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畵 扇 (화 선) 부책속 그림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畵 扇 (화 선)  부책속 그림 白塔淸秋直(백탑청추직)흰 탑은 맑게 갠 가을 하늘로 곧게 솟았고 紅欄落日危(홍란락일위)붉은 난간 은 지는 해에 아슬아슬하게 높네 滿江飛木葉(만강비목엽)강에는 날리는 나뭇잎 가득한데 幽客水聲期(유객수성기)속세를 피해 한가롭게 사는 사람이 물소리와 기약 하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