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암 김창협(1651) 62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竹林亭 十詠 8 (죽림정 십영 8) 孤山雪梅(고산설매) 고산(월출산)의 눈 속 매화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竹林亭 十詠 8 (죽림정 십영 8) 孤山雪梅(고산설매) 고산(월출산)의 눈 속 매화 夜雪滿孤山(야설만고산) 지난밤 온 고산이 눈에 덮여 絶憐梅蕊冷(절련매예랭) 차가운 매화 꽃봉오리 애처롭다네 行尋竹外枝(행심죽외지) 대숲 너머에서 핀 매화꽃 가지를 찾아가 坐對水中影(좌대수중영) 물가에 앉아 매화 그림자를 쳐다본다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竹林亭 十詠 7(죽림정 십영 7) 九井霜楓(구정상풍) 구정봉의 서리 내린 단풍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竹林亭 十詠 7(죽림정 십영 7) 九井霜楓(구정상풍) 구정봉의 서리 내린 단풍 疊巘倚高秋(첩헌의고추) 높은 가을하늘은 산봉우리들이 둘러치고 朝來轉佳色(조래전가색) 아침이 밝아오면 아름답게 탈바꿈하네 楓林早得霜(풍림조득상) 단풍 숲은 이른 서리를 맞아 欲奪初霞赤(욕탈초하적) 아침 동트는 노을빛까지 뺏으려드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竹林亭 十詠 6(죽림정 십영 6) 前川觀漲(전천관창) : 앞개울의 불어난 물 구경하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竹林亭 十詠 6(죽림정 십영 6) 前川觀漲(전천관창) 앞개울의 불어난 물 구경하기 群流漲一川(군류창일천) 개울물 합쳐서 시냇물이 불어나니 洶洶動几席(흉흉동궤석) 물살이 세차게 흘러 앉은 자리까지 어수선 하다네 高枕待其靜(고침대기정) 베개를 높이하고 마음을 진정시키려다 悠然且終夕(유연차종석) 온 저녁을 어정쩡하게 다 보냈다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竹林亭 十詠 5(죽림정 십영 5) 後園賞春(후원상춘) 뒷동산 봄나들이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竹林亭 十詠 5(죽림정 십영 5) 後園賞春(후원상춘) 뒷동산 봄나들이 遲日閒園步(지일한원보) 봄날에 한가로이 언덕을 거니는데 隨人蛺蝶來(수인협접래) 사람 뒤를 따라 표범나비 날아오네 百花須次第(백화수차제) 세상 꽃들이 꼭 순서를 지켜서 斟酌莫爭開(짐작막쟁개) 다투듯 단번에 피지 말고 따져보고 차례대로 피어나렴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 竹林亭 十詠 4 (죽림정 십영 4) 西湖漁歌(서호어가) 서쪽 호수의 어부가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 竹林亭 十詠 4 (죽림정 십영 4) 西湖漁歌(서호어가) 서쪽 호수의 어부가 湖平煙水闊(호평연수활) 너른 호수에는 안개가 자욱하여 漁子迷處所(어자미처소) 고기 잡는 사람이 어디 갔나 했다네 月出稍聞歌(월출초문가) 달이 뜨자 설핏 들리는 노래소리 維舟定竹嶼(유주정죽서) 대나무 섬에다 배를 묶어놓았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竹林亭 十詠 3(죽림정 십영 3) 南畝農謳(남무농구) 남쪽 밭이랑의 농부가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竹林亭 十詠 3(죽림정 십영 3) 南畝農謳(남무농구) 남쪽 밭이랑의 농부가 夜雨水平田(야우수평전) 지남밤 내린 비가 밭이랑에 넘쳐나고 漫漫稻秧綠(만만도앙록) 벼논의 푸른 모종이 질펀하게 펼쳐졌네 籉笠夕陽遲(대립석양지) 삿갓 쓴 농부들이 늦은 해거름에 勞歌自成曲(노가자성곡) 들노래를 스스로 지어서 부른다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竹林亭 十詠2 (죽림정 십영 2) 北亭長松(북정장송) 북쪽 정자의 큰 소나무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竹林亭 十詠2 (죽림정 십영 2) 北亭長松(북정장송) 북쪽 정자의 큰 소나무 喬松含萬古(교송함만고) 높다란 소나무 아주 오랜 세월을 품고 鬱鬱到蒼昊(울울도창호) 울창한 숲이 돼 푸른 하늘에 닿으려 하네 偃蹇亭裏人(언건정리인) 정자 안의 이 사람은 곤궁한 처지네만 相看兩不老(상간양불로) 소나무와 서로 쳐다보니 둘다 늙진 않았다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 歸來亭疊前韻2(귀래정첩전운2)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귀래정첩전운2(歸來亭疊前韻2) 不怪宦情少(불괴환정소) : 벼슬에 뜻 적음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有玆江榭幽(유자강사유) : 강가 정자에 이러한 그윽한 멋이 있도다. 閉門深五柳(폐문심오류) : 문 닫으니 깊숙한 오류의 버들이요 高枕散千愁(고침산천수) : 베개 높이 베니 온갖 근심 다 흩어진다 兄臥應終老(형와응종노) : 형은 누워 늙음을 마칠것이니 吾閒亦浪游(오한역랑유) : 나 또한 배 띄워 한가히 놀리라 淸樽對遲日(청준대지일) : 길고 긴 날을 맑은 술통과 마주해 屢喚葦魚舟(루환위어주) : 몇 번이라도 갈대 속 고깃배 불러보리라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路逢寺僧(노봉사승) 가는 길에 절의 승려를 만나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路逢寺僧(노봉사승) 가는 길에 절의 승려를 만나다 三尺驢兒一幅巾(삼척려아일폭건) 복건 하나 쓰고 키 작은 나귀 타고 가는데 芒鞋隨後數門人(망혜수후수문인) 두서너 명의 제자들이 짚신 신고 뒤따르네 白雲深處山僧出(백운심처산승출) 흰 구름 깊숙이 떠 있는 곳에서 산승이 나오는데 邂逅相驚畫裏身(해후상경화리신) 그림 속 인물인 듯 오랫동안 헤어졌다가 뜻밖에 다시 만나니 서로 놀라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曉 發 (효 발)새벽에 떠나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曉 發 (효 발)새벽에 떠나며 昨日西風今日微(작일서풍금일미) 어제불던 서풍이 오늘은 약해저서 東船未作掛颿歸(동선미작괘범귀) 동쪽으로 가는배 돛만 올려서는 돌아갈 수 없네 篙師蕩槳雞鳴後(고사탕장계명후) 새벽닭이 운 뒤에 나이 든 뱃사공이 노를 저으니 已有鸕鷀江上飛(이유노자강상비) 벌써 강물 위에는 가마우지들이 날고 있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下 山 (하 산) 산에서 내려 가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下 山 (하 산) 산에서 내려 가며 巖泉少人賞(암천소인상) 바위틈에서 솟아나는 샘은 즐겨 구경하는 사람이 적어 終古一樵路(종고일초로) 옛날부터 나뭇꾼이 나무하러 다녀서 생긴 좁은 산길만 한갈래 있었네 駐馬望溪源(주마망계원) 말 세우고 시냇물의 수원을 바라보니 靑山足雲樹(청산족운수) 푸른 산도 멀리 떨어진 벗처럼 그리워하기에 넉넉 하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中仙巖夕景(중선암석경) 중선암의 저물녘 경치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中仙巖夕景(중선암석경) 중선암의 저물녘 경치 鮮崖皎雪霜(선애교설상) 선명한 벼랑에는 흰 눈서리가 내리고 古潭澄金碧(고담징금벽) 오래된 못은 금빛과 푸른빛이 맑게 일렁이네 欲去戀淸輝(욕거연청휘) 떠라려는데 밝고 맑은 달빛이 너무나 아쉬워 亭亭遠雲夕(정정원운석) 외롭게 멀리 떠 있는 저녁 구름 바라보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望煙村(망연촌)연기 낀 마을을 바라보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望煙村(망연촌) 연기 낀 마을을 바라보며 雙楫舞中流(쌍즙무중류) 중류에서 둘이 열심히 노를 젓고 있는데 孤篷卷初日(고봉권초일) 아침 해 막 떠올라 봉창을 걷어 올리네 何許起朝煙(하허기조연) 어디서 아침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를까 蕭然木皮室(소연목피실) 나무껍질로 지은 집들만 호젓하고 쓸쓸히 있는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下三淸瀨(하삼청뢰) 삼청뢰를 내려가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下三淸瀨(하삼청뢰) 삼청뢰를 내려가며 舟下上淸灘(주하상청탄) 배를 타고 상청탄 을 내려 가는데 愁思蘭棹疾(수사란도질) 빠르게 노를 저으니 근심스러운 생각이 드네 三山安可望(삼산안가망) 삼신산을 어찌 바랄 것인가 已是壺中物(이시호중물) 이미 술으 마시고 있는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山民(산민) 두메백성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山民(산민) 두메백성 下馬問人居(하마문인거) : 말에서 내려 사람이 사는가 물으니 婦女出門看(부녀출문간) : 아낙이 나와 보네 坐客茅屋下(좌객모옥하) : 길손을 초가에 앉히고 爲客具飯餐(위객구반찬) : 그을 위해 밥을 짓네 丈夫亦何在(장부역하재) : 남편은 어디 있느냐 물으니 扶犁朝上山(부리조상산) : 아침부터 소 몰고 산에 올라갔다네 四顧絶無隣(사고절무인) : 사방을 돌아봐도 인가는 없고 鷄犬依層巒(계견의층만) : 닭과 개만 산기슭에 보이네 中林多猛虎(중임다맹호) : 숲 속엔 사나운 호랑이가 많아 採藿不盈盤(채곽불영반) : 나물을 캐어도 바구니를 채우지 못 한다네 京此獨何好(경차독하호) : 여기 서울은 이렇게 좋은데 崎嶇山谷間(기구산곡간) : 산골은 그렇게도 기구한가 樂在彼..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曉吟(효음) 새벽에 읊어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曉吟(효음) 새벽에 읊어 晨起坐茅亭(신기좌모정) 새벽 일어나 초당에 앉으니 微月當窓白(미월당창백) 희미한 달빛 창 가에 부서지네 河漢影淸淺(하한영청천) 은하수 그림자 맑고도 곱거 村鷄聲斷續(촌계성단속) 고을 닭은 홰를 치네 四顧闃無言(사고격무언) 사방을 고요하고 인기척은 드물고 蟰蛸掛虛壁(소소괘허벽) 거미는 빈 벽을 기어 다닌다 白露夜來濕(백로야래습) 밤이 되니 흰 이슬 촉촉히 내리고 秋山似膏沐(추산사고목) 가을 산들은 기름에 목욕한 듯 산듯하네 端居不可道(단거불가도) 단아하게 살려니 말이 필요없어 景物日蕭索(경물일소삭) 경물은 나날이 삭막하고 쓸쓸해지네 蹤履獨彷徨(종리독방황) 신 신고 혼자 서성대니 幽懷更寂寞(유회갱적막) 그윽한 생각에 다시 적막해 진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十八夜(십팔야) 십팔야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十八夜(십팔야) 십팔야 皎皎天中月(교교천중월) : 하늘에는 달 밝고 皛皛地上雪(효효지상설) : 땅에 내린 눈빛이 번쩍인다 輝光兩相得(휘광양상득) : 휘황한 빛 서로 어우러지고 埃壒一以絶(애애일이절) : 흙 먼지란 하나도 없구나 萬象在其間(만상재기간) : 온갖 물건 모두 여기 있어 何者非鮮潔(하자비선결) : 어느 것이 곱고 깨끗하지 않으리오 寒江況虛映(한강황허영) : 차가운 강, 번쩍이는 빈 햇빛 重以響淸越(중이향청월) : 맑고 고운 소리 또 들려오는구나 我興爲罷讀(아흥위파독) : 내 흥에 책읽기도 그치고出 門立嵽嵲(출문입체얼) : 문을 나서니 높은 산이 우뚝하다 冷然欲遺世(랭연욕유세) : 깨끗하게 세상사 버리려니 獨夜興難歇(독야흥난헐) : 외로운 밤 이 흥취 그치기 어려워라中..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原州途中(원주도중)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原州途中(원주도중) 원주로 가는 길에 我行已浹旬(아행이협순) : 나 집 떠난 지 열흘 所歷垂五百(소역수오백) : 지나온 길 오백 리나 된다네 豈無鞍馬勞(기무안마노) : 어찌 말 탄 피로가 없겠는가마는 且恢心眼窄(차회심안착) : 또한 좁은 마음과 눈을 활짝 열어주는구나 峽山多荒峭(협산다황초) : 골짜기는 거칠고 가파른 곳이 많아 峽水厲而激(협수려이격) : 산꼴 물은 여울지고 일렁이는구나 縱未盡佳境(종미진가경) : 아름다운 경치 다 보지 못해도 要喜是新覿(요희시신적) : 새로운 경관을 보니 즐겁기만 하여라 况逢奇絶處(황봉기절처) : 기이하고 뛰어난 경치 만날 때마다 往往副宿昔(왕왕부숙석) : 가끔씩 지난날 꿈이 풀리는구나 綠潭被古松(록담피고송) : 푸른못은 늙은 소나무에 덮여 있..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冬日對屛山有作(동일대병산유작)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冬日對屛山有作(동일대병산유작) 겨울날 병산을 마주보고 朝見錦屛山(조견금병산) 아침에 금병산 바라보았는데 暮見錦屛山(모견금병산) 저녁에도 금병산 보고 있다 朝朝與暮暮(조조여모모) 아침은 아침대로 저녁은 저녁대로 錦屛在窓間(금병재창간) 금병산은 또 창문 사이에 있구나 變態雖千萬(변태수천만) 변화하는 자태는 갖가지 형태지만 畢竟各有還(필경각유환) 끝내는 제각기 다시 나타난다 斐亹還初旭(비미환초욱) 아침 햇살에 아름다운 자태 空濛還夕月(공몽환석월) 부질없이 소슬비가 내리다가 저녁에 달 뜬다 靑還浦漵煙(청환포서연) 푸른빗 다시 개울의 물안개 되고 白還厓谷雪(백환애곡설) 흰것은 오히려 골짜기 흰 눈이로다 於何還秀色(어하환수색) 어디서 빼어난 색 으로 변하여 終古不曾歇(종고부증헐) 끝내 ..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哭林德涵 (곡임덕함)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哭林德涵 (곡임덕함) 임덕함을 곡하며 相看病甚已堪悲(상간병심이감비) 병이 깊어 서로 바라보며 슬퍼 했는데 何意重來哭繐帷(하의중래곡세유) 어찌 다시와서 영전에서 곡 할줄이야 月墮曉天餘太白(월타효천여태백) 새벽 하늘에 달이지니 태백만 남아 있고 琴含流水失鍾期(금함류수실종기) 거문고에 물 흐르는 소리 九泉未卜交游樂(구천미복교유락) 저승에서 만나 함께 놀 기약 없지만 千古同傷殄瘁時(천고동상진췌시) 영원토록 초췌한 때를 상심 하노라 湖外亂山迷宰樹(호외난산미梓수) 호수밖 흐터진 산에 묘의 사무속을 헤매하다 異時懸劍定何枝(이시현검정하지) 또 다른 어느날 어느나무 가지에 칼 걸어둘까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舊萬瀑洞口(구만폭동구)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舊萬瀑洞口(구만폭동구) 옛 만폭동 어구에서 山鳥千啼復萬啼(산조천제복만제) 천이런가 만이런가 산새들은 우짖는데 幽人行坐水東西(유인행좌수동서) 길가던 나그네 앉고 보니 분수령일세 霞標緯氣抹丹嶂(하표위기말단장) 붉은 노을 빛을 뿜어 산봉우리 물들이고 楓疊靑林覆緑濱(풍첩청림복록빈) 숲속의 단풍잎은 개울물 뒤덮었네 獨往聊申康樂意(독왕료신강락의) 내 홀로 찾아와서 마음 편히 노닐거니 重遊未覺武陵迷(중유미각무릉미) 두번째 구경이라 길 헛들리도 없어라 古來幾許同吾興(고래기허동오흥) 예로부터 그 몇사람 나의 흥취 느꼈을고 巡編蒼生覓舊題 (순편창생멱구제) 푸른 언덕우로 돌아 옛 글을 더듬노라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摩訶衍(마하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摩訶衍(마하연) 내금강에 있는 유점사(楡岾寺)의말사(末寺) 何限藤蘿外(하한등라외) 무성한 넝쿨 속을 벗어나니 諸天在上頭(제천재상두) 신선사는 하늘 머리 우에 드러나고 吾窮萬瀑到(오궁만폭도) 만폭동 근원 찾아오르니 僧閑一庵幽(승한일암유) 문 닫힌 암자에 중은 보이지 않아라 赤日香城雪(적일향성설) 붉은 해 중향성에 눈빛 뿌리는데 靑林桂樹秋(청림계수추) 숲속의 계수나무 가을빛 짙어小 遊貧爽氣(소유빈상기) 길지 않은 유람에 장쾌한 기운 탐내여 風鬢臥颼颼(풍빈와수수) 머리칼 흩날리며 누워서 바람소리 듣노라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陽智途中(양지도중) 양지를 지나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陽智途中(양지도중) 양지를 지나며 客行履秋晩 川途感蕭瑟 (객행이추만 천도감소슬 ) 熒熒遠岸菊 芃芃野田實 (형형원안국 봉봉야전실 ) 高原被夕風 衆響起非一 (고원피석풍 중향기비일 ) 以我靡及懷 薄此將頹日 (이아미급회 박차장퇴일 ) 前瞻杳難窮 却顧悵如失 (전첨묘난궁 각고창여실 ) 悠哉征夫勞 去去何時畢 (유재정부노 거거하시필 ) 나그네 늦은 가을 길을 가자니 강과 길에 느낌이 쓸쓸해라 반짝이네 먼 언덕의 국화 무성하네 들판의 과실들 높은 언덕은 저녁 바람에 헤쳐지니 여러 소리가 일어 하나가 아니네 나는 일정에 닿지 못할까 걱정 뿐인데 날은 흐려지고장차 해가 지려하네 앞을 보면 묘연히 어렵고 곤란하고 돌아보면 서글픔에 길 잃은듯 아득해라 길 떠난 사람의 고달픔 가고 또 가니 언제 끝날까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獨歸(독귀) 혼자 돌아오며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獨歸(독귀) 혼자 돌아오며 樓中難作別(루중난작별) 누대에서 이별은 너무 어려워 江上復同舟(강상부동주) 강가 나와 다시 함께 배에 올랐소 及爾分攜處(급이분휴처) 그대와 헤어질 곳 에 이르니 彌深返棹愁(미심반도수) 물 깊을수록 돌아오는 노젓기 슬프기만 하여라 遙空雙鳥沒(요공쌍조몰) 아득히 빈 하늘에 한쌍의 새 물에 잠기고 荒峽片雲留(황협편운류) 거친 골짜기에 조각구름 머물러 있도다 長笛無情思(장적무정사) 길게 피리불며 우득커니 생각하며 嗚嗚遡晩流(오오소만류) 소리쳐 노래하고 저녁물살 거스러 올라 온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歸來亭疊前韻 1-2(귀래정첩전운 1-2)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歸來亭疊前韻 1-2(귀래정첩전운 1-2) 귀래정 첩전운 [ 제1수 ] 只道江湖勝(지도강호승) : 단지 강호가 아름답다 말하지만 誰知林壑幽(수지림학유) : 누가 숲 속 골짜기의 그윽함을 알리오 鷗來每不去(구래매불거) : 갈매기는 와서는 가지 않고 鶴立逈無愁(학입형무수) : 멀리 선 학은 근심도 없는 듯 賀老稽山宅(하노계산택) : 은 계산에 집짓고 살았고 玄眞霅水游(현진삽수유) : 는 삽수에서 놀았다 하네 從公願結社(종공원결사) : 그대와 함께 결사를 원하여 吾已具扁舟(오이구편주) : 내 이미 조각배를 준비해 두었지 [ 제2수 ] 不怪宦情少(불괴환정소) : 벼슬에 뜻 적음을 이상히 여기지 말라 有玆江榭幽(유자강사유) : 강가 정자에 이러한 그윽한 멋이 있도다. 閉門深五柳(폐문심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詠田中羣鴈(영전중군안)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詠田中羣鴈(영전중군안) 밭 가운데 기러기 떼 萬里隨陽鴈(만리수양안) 만리 먼 길을 남으로 날아온 기러기 先霜發北邊(선상발북변) : 서리 내리기 전에 북쪽으로 떠나가리라 含蘆愁遠道(함로수원도) : 갈대를 머금고 먼 길 떠날 근심하며 啄穗下寒天(탁수하한천) : 이삭을 쪼으려 찬 하늘을 내려왔구나 顧影頻疑綱(고영빈의강) : 그림자 돌아보고 자주 그물인가 의심하고 聞聲誤怯弦(문성오겁현) : 소리 듣고 시위로 잘못 알아 겁내는구나 冥冥九霄意(명명구소의) : 아득히 먼 하늘에 마음 두고서도 終被稻梁牽(종피도양견) : 끝내 곡식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구나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曉發公州(효발공주)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曉發公州(효발공주) 새벽에 공주로 떠나며 層城含宿霧(층성함숙무) 겹겹한성에 묵은 안개자욱하고 曙色隱高樓(서색은고루) 새벽 햇살은 높은 누각에 숨어있다 水急長橋底(수급장교저) 물은 빠르게 긴 다리 아래로 흘러가고 人稀古渡頭(인희고도두) 옛 나룻터에 사람은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烏鴉初起堞(오아초기첩) 처음으로 까마귀가 막 성같퀴 에서 나오니 鸛鶴亂鳴洲(관학란명주) 모래톱에 황새와 학이 소란하게 울어 댄다 浩蕩悲吾道(호탕비오도) 분방하게 내길을 슬퍼 하면서도 長年只遠游(장년지원유) 장년이 되어 이제 멀리서 돌아다닐 뿐이로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敬次伯父下示韻 1-2 (경차백부하시운 1-2)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敬次伯父下示韻 1(경차백부하시운 1) 백부님이 내린 운으로 시 지어 終古難明去就眞(종고난명거취진) 예부터 나가고 물러나기 정말 어려워 權時處義孰停均(권시처의숙정균) 때 맟쳐 의로움에 처하는일 누가 공평했던가 餘生只覺深藏是(여생지각심장시) 남은 삶 깊은 곳에 은둔함이 옳음을 알았음이 達節還須是聖人(달절환수시성인) 절개를 아는 것이 바로 성인 이도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敬次伯父下示韻 2(경차백부하시운 2) 백부님이 내린 운으로 시 지어 數椽茅屋白雲中(수연모옥백운중) 몇 개의 서까래로 지은 띠집 흰 구름 속에 있는데 夢裏歸來四壁空(몽리귀래사벽공) 꿈속의 고향에 돌아오니 사방 텅 비어 있구나 回首東峰舊隱處(회수동봉구은처) 고개 돌린 동봉의 옛 은거한곳 바라보니 百年心事愧斯翁..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碧澗亭(벽간정) 벽간정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碧澗亭(벽간정) 벽간정 南崖多楓樹(남애다풍수) 남쪽 언덕에 단풍나무 울창한데 北崖多竹林(북애다죽림) 북쪽 언덕에는 대숲이 빽빽 하다 淸陰一澗合(청음일간합) 맑은 계곡 온 그늘을 덮고 中見綠潭深(중견록담심) 못 가운데 바라보니 물은 깊어라 植杖跂幽石(식장기유석) 지팡이 세우고 그윽한 돌에 걸터 앉으니 飛泉灑素襟(비천쇄소금) 폭포수 물은 흰 옷깃에 뿌려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