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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雁門岾望海(안문재망해) 안문재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雁門岾望海(안문재망해) 안문재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微茫左海大舞餘(미안좌해대무여) 희미하고 아득한 동쪽바다 넘실넘실 출렁거리는데 始鮮天浮地亦虛(시선천부지역허) 하늘 높이 떠 있으니 땅도 역시 넓은 줄 알겠네 堪笑西洲老豪傑(감소서주노호걸) 서쪽 땅의 나이 든 호걸들이 우습기만 하니 區區食雁門何如(구구식안문하여) 구차스럽게 기러기나 잡아먹고 사는데 이곳을 어찌 알까

금강산관련 시 2023.07.10

大峰 楊熙止(대봉 양희지). 映胡樓(영호루)

大峰 楊熙止(대봉 양희지). 映胡樓(영호루) 조성 성종때 문장가 昨夜雨來江水多(작야우래강수다) 어젯밤 내린 비에 강물이 불어 映湖春色十分加(영호춘색십분다) 영호루의 봄빛이 더욱 짙었네 高低細路二三寺(고저세로이삼사) 높고 낮은 오솔길 두서너 가람 掩映長林千百家(엄영장림천백가) 누를 가린 긴 숲 너머 수 많은 인가 金字籠紗雲隱月(금자롱사운은월) 금끌씨 비단에 싸이고 달은 구름에 숨는데 玉山欹帽眼生花(옥산의모안생화) 취한 채 바라보니 눈에는 꽃이 피네 樓頭華到中流半(루두화도중류반) 누대 머리 좋은 경치 물 가운데 어리는데 何用窮河泛古槎(하용궁하범고차) 어찌하여 강물 위에 배를 띄우리

영호루 한시 2023.07.10

申欽(신흠). 野言(야언) 야인과 나눈 얘기

申欽(신흠). 野言(야언) 야인과 나눈 얘기 桐千年老恒藏曲 (동천년노항장곡) 오동은 천 년을 묵어도 음률을 간직하고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일생이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네 月到千虧餘本質 (월도천휴여본질) 천만 번 이지러져도 달은 다시 차오르고 柳經百別又新枝 (유경백별우신지) 버들은 많은 이별 겪고도 새 가지를 내네 앞 세 구절은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마지막 구절은 설명이 필요하다. 버드나무는 이별과 재생을 동시에 상징한다. 고대 중국에서는 실제로 이별할 때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주며 이별의 정한을 달래고 재회의 기대를 가슴에 품었다. 유경백별柳經百別’이라는 문장의 의미는 수많은 이별을 겪으면서 꺾였을 버드나무라도 봄이 되면 어김없이 새로운 가지가 돋아난다는 것이다.

매화관련한시 2023.07.10

金芙蓉(김부용). 贈浿妓百年春(증패기백년춘)평양기생 백년춘 에게

金芙蓉(김부용). 贈浿妓百年春(증패기백년춘) 평양기생 백년춘 에게 遲日鶯啼小杏陰(지일앵제소행음) 꾀꼬리는 해종일 살구나무숲에서 지저귀는데 佳人悄坐繡簾深(가인초좌수렴심) 가인은 수놓은 발 깊숙이 다소곳 앉았구나 願取春風無限柳(원취춘풍무한류) 끝없이 뻗은 버드나무에 봄바람을 가져다가 絲絲綰結百年心(사사관결백년심) 백년 굳은 마음 가지가지 마다 맺고파라

三宜堂 金氏(삼의당 김씨). 農謳 2(농구2)

三宜堂 金氏(삼의당 김씨). 農謳 2 (농구2) 日已午日煮(일이오일자) 한낮이 지나니 햇빛 따가워 我背汗滴土(아배한적토) 등에 흐르는 땀 땅을 적시네 細討莨竟薏長畝(세토랑경의장무) 긴 이랑이 빽빽한 잡초 뽑노라니 少姑大姑饗(소고대고향) 작은 시누이 큰 시누이 참을 내오네 麥黍甘羹滑(맥서감갱활) 보리밥 기장밥에 국도 맛있어 流匙矮粒任(유시왜립임) 숟가락에 밥을 떠서 배불리 먹네 撑肚鼓腹行且歌(탱두고복행차가) 부른배 두드리며 노래하니 飽食在謹苦(포식재근고) 배불리 먹자면 힘써 일해야 하는 법이네

매 창 이향금. 病 中 (병 중) 병중

매 창 이향금. 病 中 (병 중) 병중 不是傷春病(불시상춘병) 이것은 봄을 슬퍼하는 병이 아니요 只因憶玉郞(지인억옥랑) 다만 임을 그리는 탓일 뿐이네 塵寰多苦累(진환다고루) 티끌 같은 세상 괴로움 하도 많아 孤鶴未歸情(고학미귀정) 외로운 학이 못 떠나는 심정이네 誤被浮虛說(오피부허설) 어쩌다 그릇된 소문이 돌아 還爲衆口喧(환위중구훤) 도리어 여러 입에 오르내리네 空將愁與恨(공장수여한) 부질없는 시름과 한으로 抱病掩紫門(포병엄시문) 병을 안고 사립문 닫네

許蘭雪軒(허난설헌). 感遇4 (감우4) 봉래산에 올라

許蘭雪軒(허난설헌). 感遇4 (감우4) 봉래산에 올라 夜夢登蓬萊(야몽등봉래) 어젯밤 꿈에 봉래산에 올라 足躡葛陂龍(족섭갈피룡) 갈파의 못에 잠긴 용의 등을 탔었네 仙人綠鈺杖(선인록옥장) 신선께서 파란 옥지팡이를 짚고 邀我芙蓉峰(요아부용봉) 부용봉에서 나를 맞아 주셨네 下視東海水(하시동해수) 아래로 동해물을 내려다보니 澹然若一杯(담연약일배) 한잔의 물처럼 고요히 보였지 花下鳳吹笙(화하봉취생) 꽃 아래서 봉황이 피리를 불고 月照黃金罍(월조황금뢰) 달빛이 고요히 황금 술항아리를 비춰주었지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窓前木芙蓉(창전목부용) 창문 앞의 목부용(木芙蓉)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窓前木芙蓉(창전목부용) 창문 앞의 목부용(木芙蓉) 辛苦孤花破小寒(신고고화파소한) 괴롭고 고생스럽게 피어 있는 외로운 꽃이 가벼운 추위를 이겨냈으니 花心應似客心酸(화심응사객심산) 꽃의 마음은 아마도 이 나그네의 쓸쓸한 마음처럼 힘들겠지. 更憑靑女留連得(경빙청녀류련득) 서리의 여신에게 청하오니 오래도록 머무소서. 未作愁紅怨綠看(미작수홍원록간) 목부용을 날씨 때문에 근심하고 원망하는 울긋불긋한 다른 꽃으로 여기지 마시구요.

放翁 陸游(방옹 육유). 項 羽 (항 우) 항우

放翁 陸游(방옹 육유). 項 羽 (항 우) 항우 八尺將軍千里騅(팔척장군천리추) 팔척의 장군에게 천리마 추가 있고 拔山扛鼎不妨奇(발산강정불방기) 산을 뽑고 무쇠솥 들어 올리는 것도 그다지 기이하지 않았는데 范增力盡無施處(범증력진무시처) 범증이 힘을 다하여 간해도 받아들이지 않더니 路到鳥江君自知(로도조강군자지) 전쟁에 진 뒤 오강에 이르러서야 향우 스스로 깨달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