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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贈妓(증기) 기생에게 지어 주다

蘭皐 金炳淵(란고 김병연).    贈妓(증기) 기생에게 지어 주다  却把難同調(각파난동조)처음 만났을 때는 어울리기 어렵더니還爲一席親(환위일석친)이제는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었네.酒仙交市隱(주선교시은)주선(酒仙)이 시은(市隱)과 사귀는데女俠是文人(여협시문인)이 여협객은 문장가일세.太半衿期合(태반금기합)정을 통하려는 뜻이 거의 합해지자成三意態新(성삼의태신)달그림자까지 합해서 세 모습이 새로워라.相携東郭月(상휴동곽월)서로 손 잡고 달빛 따라 동쪽 성곽을 거닐다가醉倒落梅春(취도락매춘)매화꽃 떨어지듯 취해서 쓰러지네.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立秋 (입추)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立秋 (입추) 野情老去最宜秋(야정노거최의추)시골 사는 맛은 늙으니 가을이 가장 좋아  冷逕蓬蒿少熱流(냉경봉호소열유)찬 오솔길의 다북쑥에는 열기가 적어졌네.  卽看曳履歌商處(즉간예이가상처)신 끌고 상성을 노래하는 곳으로 나가보면  已放금蟬出一頭(이방금선출일두) 한 마리 매미가 이미 목을 뽑아 노래하네.

紫蝦 申緯(자하 신위). 子規啼(자규제)두견새 울음

紫蝦 申緯(자하 신위).    子規啼(자규제)두견새 울음 梨花月白五更天(이화월백오갱천) : 배꽃에 달 밝은 오경의 하늘 啼血聲聲怨杜鵑(제혈성성원두견) : 피 토하며 우는 소리들은 원망하는 두견새소리 儘覺多情原是病(진각다정원시병) : 다정이 원래 병인 것을 깨달아 不關人事不成眠(불관인사불성면) : 사람의 일 아닌데도 잠 못 이룬다

자하 신위(1769) 2024.05.31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6(기행절구 6) 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6(기행절구 6)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도안산섬촌(到安山剡村) : 안산安山의 섬촌에 이르러  海門西望積雲霞(해문서망적운하) 서쪽 해협海峽을 바라보니 구름과 노을이 머무르고 蕭瑟村墟或數家(소슬촌허혹수가) 쓸쓸한 마을에는 몇 집만 남아 있네. 前月潮多堤水破(전월조석제수파) 지난달 밀물이 넘치는 바람에 둑이 무너져  野人辛苦集鉏鋘(야인신고집서오) 시골 사람들이 호미와 가래 들고 모여 몹시 애쓰는구나.

弘齋 正祖(홍재 정조). 示或人(시혹인) 어떤 사람에게 보이다

弘齋 正祖(홍재 정조).   示或人(시혹인) 어떤 사람에게 보이다 漢津舘外水如天 (한진관외수여천)한진관漢津舘 밖의 강물은 하늘빛과 똑같고 軟綠輕紅十里連 (연록경홍십리연)연초록빛과 연분홍빛이 저 멀리까지 이어졌네. 去棹來檣紛似織 (거도래장분사직)배들은 베를 짜듯 어지럽게 오가는데 浦歌強半是漁船 (포가강반시어선)포구의 노랫소리 반 이상은 고깃배에서 들리네.

정 조 (1752) 2024.05.31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柴門有見(시문유견) 사립문에서 보다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柴門有見(시문유견) 사립문에서 보다 短策誰家僕박(단책수가복)누구네 집 종이 짧은 채찍으로 駒驢小雨中(구려소우중)가랑비 속에 나귀를 모는가 問從那裡到(문종나리도)어디에서 왔느냐고 물으니 手指南山楓(수지남산풍)손으로 남산의 단풍을 가리키는 구나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영교목(詠喬木) 큰키나무를 읊다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영교목(詠喬木) 큰키나무를 읊다 千劫蒼松半無枝 (천겁창송반무지)오랜 세월 살아온 푸른 소나무, 가지가 반半밖에 남지 않았는데 歲寒猶有後凋姿 (세한유유후조차)맹猛추위에도 여전히 늦게 시드는 모습을 지니고 있네. 森森直榦昂霄立 (삼삼직간앙소립)빽빽이 우거져 무성茂盛한 곧은 줄기가 하늘 높이 서 있으니 大廈棟樑舍爾誰 (지하동량사이수)크고 넓은 집의 기둥을 네가 아니면 무엇으로 만들겠는가.

石北 申光洙(석북 신광수). 美人圖 4(미인도 4) 미인도

石北 申光洙(석북 신광수).   美人圖 4(미인도 4) 미인도  墻外杏花斜一枝(장외행화사일지) : 담장 밖, 기운 살구 가지 하나​春心約莫畏人知(춘심약막외인지) : 봄날 마음의 약속 누가 알까 두려운 듯. 無端步立春風下(무단보립춘풍하) : 무단히 봄바람 아래 나와 서 있으니 却似西廂待月時(각사서상대월시) : 서편 곁채에서 달마중 하는 듯 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