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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初涼(초량) 초가을

秋史 金正喜(추사 김정희).    初涼(초량) 초가을 楞楞山出瘦靑意(릉릉산출수청의)능각진 봉우리는 여위고 푸르다면  瑟瑟波明經縠流(슬슬파명경곡류)슬슬한 가는 물살 깁 무늬 흐르누나 的的遙天孤夢直(적적요천고몽직) 또렷또렷 먼 하늘에 외론 꿈 꼿꼿한데  頭頭露地百蟲秋(두두로지백충추)여기저기 이슬 땅엔 온갖 벌레 가을 소리

紫蝦 申緯(자하 신위). 公莫拂衣(공막불의) 공은 옷 떨치지 마세요

紫蝦 申緯(자하 신위).    公莫拂衣(공막불의)  공은 옷 떨치지 마세요 莫拂挽衫輕別離(막불만삼경별리) 당기는 적삼을 뿌리치고 쉽게 이별하지 말아요 長堤昏草日西時(장제혼초일서시) 해 서산으로 넘어가면 긴 뚝에 풀빛도 어두워라 客窓輾轉愁滋味(객창전전수자미) 몸 귀척이는 객창에 수심은 짙어가고  孤剔殘燈到自知(고척잔등도자지) 꺼져가는 등잔 심지 외로이 발라보면 절로 알리라.

자하 신위(1769) 2024.05.22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5(기행절구 5) 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紀行絶句 5(기행절구 5)旅行 동안에 보고, 듣고, 느끼고, 겪은 것을 읊은 절구과진천북촌(過鎭川北村) : 진천鎭川의 北村을 지나며  峭壁回谿草木蓁(초벽회계초목진) 가파른 절벽絶壁과 굽이진 골짜기에 풀과 나무가 우거졌으니 舊來人虎與爲鄰(구래인호여위린) 예로부터 사람과 호랑이가 더불어 이웃했지. 試看絶頂燒畬火(시간절정소여화) 잠시 바라보는데 산山꼭대기에 화전火田을 일구는 불이 번지니 猶是司農籍外民(유시사농적외민) 이것은 여전히 호조戶曹에 세금稅金을 내지 않는 백성百姓들이 아닌가.

弘齋 正祖(홍재 정조). 太液池看花垂釣(태액지간화수조) 태액지太液池에서 꽃을 바라보며 낚시를 드리우다

弘齋 正祖(홍재 정조).   太液池看花垂釣(태액지간화수조)태액지太液池에서 꽃을 바라보며 낚시를 드리우다  液池西畔萬重花 (액지서반만중화)태액지太液池 서쪽 물가에는 수많은 겹으로 꽃이 피어서 釀得氤氳元氣多 (양득인온원기다)하늘과 땅의 기운이 합하여 어린 원기元氣를 많이도 만들어 냈네. 直到月昇方捲釣 (직도월승방권조)달이 뜨고 나서야 바야흐로 낚싯대를 거두니 近臣隨意醉紅霞 (근신수의취홍하)임금을 가까이에서 모시는 신하들은 제멋대로 붉은 노을에 취했네.

정 조 (1752) 2024.05.22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塞下曲(새하곡) 변방의 노래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塞下曲(새하곡) 변방의 노래  都尉平明出(도위평명출)도위가 첫새벽에 나와서 手控滿月弓(수공만월궁)손수 보름달처럼 활을 당기네 翻身鳴鐵鏑(번신명철적)몸을 날쌔게 돌려 쇠촉을 울리니 一鴈落邊風(일안락변풍)기러기 한 마리다 변방의 바람에 떨어지는 구나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遊 子 (유 자) 집 떠나는 자식들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遊 子 (유 자)  집 떠나는 자식들  曉發西天拜北闈(효발서천배북위)새벽에 통진을 떠나며 과거를 보러 나서는데 兩親執手恐遅歸(양친집수공지귀)부모님이 손을 잡으며 더디게 돌아올까 걱정하시네 出門自落千行淚(출문자락천행루)문을 나서는데 저절로 눈물이 줄줄 흐르지만 負米平生我未希(부미평생아미희)한평생 나가 구차 스럽게 어버이를 모시고 싶지는 않노라

石北 申光洙(석북 신광수). 美人圖 3(미인도 3) 미인도

石北 申光洙(석북 신광수).    美人圖 3(미인도 3) 미인도 桃花扇底半面身(도화선저반면신) : 복사꽃 부채 아래로 반쯤 가린 몸 自是嬌多解惜春(자시교다해석춘) : 이러한 교태는 아쉬운 봄을 아는 듯. 盡日無言心內事(진일무언심내사) : 종일토록 말없는 마음 속 不知怊悵爲何人(부지초창위하인) : 누구 위해 서러운지 몰라라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詠小菊蛺蝶(영소국협접) 꽃송이가 작은 국화와 나비를 읊다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詠小菊蛺蝶(영소국협접)꽃송이가 작은 국화와 나비를 읊다 一枝寒菊不成叢(일지한국불성총)겨울 국화 한 송이가 외롭게 피어 있는데 小蝶飛來在草中(소접비래재초중)작은 나비가 날아와 풀잎 사이에 앉아 있네 多少世人爭集菀(다소세인쟁집울)수많은 세상 사람들이 부귀영화를 다투는데 憐渠寂寞似衰翁(연거적막사쇠옹)이 늙은이처럼 의지할 데 없이 외로운 너희가 가엾기만 하구나

潛叟 朴世堂[잠수 박세당]. 溪 步 (계 보) 시냇가를 걸으며

潛叟 朴世堂[잠수 박세당].   溪 步 (계 보) 시냇가를 걸으며 溪步秋來深二尺(계보추래심이척)가을 되어 시냇가를 걷는데 그 깊이가 두 자 渡時人盪舊衣泥(도시인탕구의니)건널 때 사람들이 낡은 옷을 씻으니 물이 더러워지네 飮牛童子誰令見(음우동자수령견)소 물 먹이는 남자아이에게 누가 보게 했는지 牛鼻拖過小潤西(우비타과소윤서)소코뚜레 끌고 작은 산골 물 지나 서쪽으로 가네

明齋 尹 拯(명재 윤 증). 送姉行至金剛而別(송자행지금강이별) 윗누이를 배웅하러 금강 까지 가서 헤어지다

明齋 尹 拯(명재 윤 증).   送姉行至金剛而別(송자행지금강이별)윗누이를 배웅하러 금강 까지 가서 헤어지다  朝日初江霧幾寒(조일초강무기한)아침 해가 비로소 붉고 안개 기운 차가운데 亂山西望路漫漫(난산서망로만만)어지럽게 솟은 산 서쪽을 바라보니 길 아득히 먼데 江流豈識人情苦(강류기식인정고)흐르는 강물이 어찌 이 괴로운 마음을 알까마는 獨坐沙邊把淚彈(독좌사변파누탄)모래사장에 홀로 앉아 눈물 흘리고 있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苦 熱 1(고 열 1) 무더위

農齋 李翊 (농재 이익).    苦 熱 1(고 열 1)  무더위  年年人道熱無前(년년인도열무전)해마다 사람들은 전에 없이 덥다고 말하는데 卽事斟量也似然(즉사짐량야사연)지금 당장의 일을 헤아리면 글럴듯하네 自是凡情忘過去(자시범정망과거)당연히 보통 사람들의 마음은 지난 일을 잊는 법이라 天心均一豈容偏(천심균일기용편)하늘의 뜻은 똑같지 어찌 치우치겠는가

농재 이익(1629) 2024.05.22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枕流亭 詠懷(침류정 영회) 침류정에서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읊다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枕流亭 詠懷(침류정 영회)침류정에서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읊다  小亭寄林末(소정기림말)작은 정자가 숲 끝자락에 있는데 前溪日夕鳴(전곙일석명)앞 시내는 밤낮으로 소리 내며 흐르네 我來讀經史(아래독경사)내가 와서 경서와 사서를 읽으니 南耗不須驚(남모불수경)다른 사람들이 올린 상소에 놀랄 필요 없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