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滄江 金澤榮(창강 김택영). 落葉 五首 (낙엽 5수 )

滄江 金澤榮(창강 김택영).    落葉 五首 (낙엽 5수 )  [ 제 1 수 ]   雨中葉(우중엽) : 빗속의 낙엽 錦葉凋霜別思盈(금엽조상별사영)비단 단풍 서리에 떨어져 이별의 사념 가득한데瀟瀟寒雨打簾旌(소소한우타렴정)우두둑 차가운 비 주렴을 때리네無端滴到秋心處(무단적도추심처)까닭없이 빗방울 가을 깊은 곳에 이르러共作回風滿院聲(공작회풍마원성)함께 돌개바람 일으켜 뜰 가득 소리 내네  [ 제 2 수 ]   태정葉(태정엽) : 이끼 낀 뜰의 낙엽 閑齋藥裹氣蕭森(한재약과기소삼)한가한 서재의 약 봉지에 기운이 스산하고數樹梧桐黃色深(수수오동황색심)몇 그루 오동나무 잎이 매우 노랗네向晩空庭秋響亂(향만공정추향란)저물녘 빈 뜰엔 가을 소리 요란하니一時愁損벽태心(일시수손벽태심)한때의 수심 푸른 이끼 속에 사라지네   [..

서체별 병풍 2024.05.19

容齋 李荇(용재 이행). 詠物五絶(영물오절) 곤충을 소재로 하여 지은 절구 다섯 수

容齋 李荇(용재 이행).   詠物五絶(영물오절)곤충을 소재로 하여 지은 절구 다섯 수 [ 제 1 절 ]蜘蛛吐纖纊 (지주토섬광)거미가 가는 솜을 토해 내어日夜伺群飛 (일야하군비) 밤낮으로 날벌레들을 노리네.紛紛口腹計 (분분구복계) 먹고살기 위한 어지러운 꾀世上自多機 (세상자다기)세상에는 본디 거짓이 많은 법이네. [ 제 2 절 ]高蟬吸風露 (고선흡풍로)높은 나무에 붙어 있는 매미는 바람과 이슬을 마시지만枵腹何曾果 (효복하증과)굶주려서 빈 배는 언제 배부른 적이 있었던가.所以天地間 (소이천지간)이런 까닭에 하늘과 땅 사이에獨淸者唯我 (독청자유아) 홀로 깨끗한 것은 오직 나뿐이라고 하네. [ 제 3 절 ]蒼蠅何營營 (창승하영영)쉬파리가 어찌나 분주하고 바쁘게 날아다니는지變亂白與黑 (변란백여흑)흰색과 검은색이 ..

서체별 병풍 2024.05.19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長湍客舍 守歲(장단객사 수세) 장단의 객사에서 섣달 그믐밤을 지새우며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長湍客舍 守歲(장단객사 수세)장단의 객사에서 섣달 그믐밤을 지새우며 守歲他鄕坐不眠(수세타향좌불면)타향에서 섣달 그믐밤을 지새우느라 앉아서 잠 못 드는데 寒燈無焰紙囱穿(한등무염지창천)쓸쓸히 비치는 등불은 가물거리고 종이로 바른 창문을 뚫어졌네 客中不見椒花頌(객중불견초화송)객지에 있는 동안 새해의 축사인 초화송은 볼수도 없어 默計明朝三十年(묵계명조삼십년)조용히 헤아려보니 내일 아침이면 서른 살이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암두(巖竇) 바윗굴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암두(巖竇) 바윗굴 煙生巖竇深(연생암두심) : 연기 나는 바윗굴 깊기도 한데禪榻護檉林(선탑호정림) : 참선하는 걸상 호위하는 위성버들 숲.不許俗塵雜(부허속진잡) : 티끌 세상에 섞이는 것 허락지 않아多爲猿鳥尋(다위원조심) : 대개는 잔나비와 산새 찾게 된다.苔侵一逕細(태침일경세) : 이끼가 침범해 길은 온통 좁아지고雲擁半山陰(운옹반산음) : 구름이 가리워 산의 절반이 그늘진다.誰識有嘉遯(수식유가둔) : 도 지켜 숨어 삶을 그 누가 알랴已忘生滅心(이망생멸심) : 생과 멸을 생각하는 마음 벌써 잊었다.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和兼善(화겸선) 겸선에게 화답하다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和兼善(화겸선)겸선에게 화답하다 蝸角功名未易拚(와각공명미역변) : 와각의 공몀을 다툼을 버리지 못해誰知方寸畜疑團(수지방촌축의단) : 마음 속에 쌓인 의심 그 누가 알겠는가半生已作詩書誤(반생이작시서오) : 반평생을 이미 시서의 그르침 받았는데千里還孤菽水歡(천리환고숙수환) : 천리 밖에서 다시 숙수의 즐거움도 저벼렸네閱世笑狂纓屢絶(열세소광영루절) : 세상살이는 소광의 갓끈이 자주 끊어지고居家計拙酒長乾(거가계졸주장건) : 생계 대책은 어설프고 술동이는 늘 말라있네年來直與寒威慣(년래직여한위관) : 최근에는 곧 혹독한 추위와 익숙해져서却怕焦頭向熱官(각파초두향열관) : 도리어 머리 타버릴까 열관하기 두렵다오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漢都十詠 3(한도십영 3) 盤松送客(반송송객) : 반송에서 손님 보내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漢都十詠 3(한도십영 3) 盤松送客(반송송객)  :  반송에서 손님 보내 故人別我歌遠遊(고인별아가원유) 친구가 나를 이별하여 고시를 노래하니何以送之雙銀甌(하이송지쌍은구) 무엇으로 전송할까 은사발 한쌍을 줄까都門楊柳不堪折(도문양류불감절) 도성의 버드나무 차마 꺽지 못하여芳草有恨何時休(방초유한하시휴) 향기로운 풀들은 한스러우니 어느따나 그치리오去年今年長參商(거년금년장삼상) 지난해도 금면에도 길이 이별 하는구나富別貧別皆銷腸(부별빈별개소장) 부자의 비별도 빈자의 이별도 모두가 애처롭다陽關三疊歌旣關(양관삼첩가기관) 왕유의 이별의노래 양관삼첩이 이미 다끝나니東雲北樹俱茫茫(동운북수구망망) 동편의구름 북쪽나무가 모두 아득하기만 하네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제승사(題僧舍) 사에 제하다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제승사(題僧舍) 사에 제하다 俗客來參佛(속객래참불) : 속객이 찯아와 부처님 뵙는데高僧坐誦經(고승좌송경) : 고승은 가만히 앉아 경을 외우시네晝燈熏古壁(주등훈고벽) : 낮 등불이 옛 벽을 그슬리고老檜響空庭(노회향공정) : 늙은 전나무는 빈 뜰에서 소리를 내네塔立三層白(탑립삼층백) : 탑은 솟아 세 층이 희고山回四面青(산회사면청) : 산은 둘러 사면으로 푸르구나禪窓更無事(선창경무사) : 선방에 다시 아무 일 없으니終日倚風欞(종일의풍령) : 종일토록 바람부는 난간에 기대었도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西都雜咏 1 (서도잡영 1) 서도잡영 [위점선자(葦簟扇子)]

陽村 權近(양촌 권근).   西都雜咏 1 (서도잡영 1) 서도잡영[위점선자(葦簟扇子)] 葦簟編爲扇(위점편위선) : 갈자리 엮어서 부채 만드니驅蠅不可無(구승불가무) : 파리 쫓기에 없을 수 없도다.織文猶質素(직문유질소) : 무늬를 짜도 본 바탕 그대로고露節且廉隅(로절차렴우) : 마디가 드러나니 모가 지는구나.披拂淸風起(피불청풍기) : 훨훨 부치니 맑은 바람 일고操特直柄扶(조특직병부) : 잡기도 특별해라 자루가 곧아서庾塵猶可障(유진유가장) : 유랑의 먼지도 가릴 만하니憐爾在西都(련이재서도) : 네가 있는 것이 사랑스럽도다

양촌 권근(1352) 2024.05.19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次木菴師韻(차목암사운) 목암사의 시를 차운하다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次木菴師韻(차목암사운) 목암사의 시를 차운하다 詩壇師爲傑(시단사위걸) : 시단에서는 목암사가 거출하니令嚴如火烈(영엄여화렬) : 명령 엄하기 불꽃처럼 맹렬하다帶月兩章佳(대월량장가) : 달빛 아래 두 편의 시가 아름다워向壁三日閱(향벽삼일열) : 벽을 향하여 삼일간을 읽어보았다迥脫蔬筍餘(형탈소순여) : 높이 소순한 기운 벗어났으니誰非芻豢悅(수비추환열) : 누가 추환같이 즐기지 않으리오秀骨秋山高(수골추산고) : 뛰어난 풍골 가을산처럼 높고沖襟古井澈(충금고정철) : 흉금은 오래된 샘물처럼 맑도다從今約同游(종금약동유) : 이제부터 함께 놀기를 약속하고門前謝塵轍(문전사진철) : 문 앞에서 속세와 사절하리라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逢春(봉춘) 봄맞이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逢春(봉춘) 봄맞이 ​錦城山下又逢春(금성산하우봉춘) : 금성산 아래서 또 봄을 맞으니轉覺今年物象新(전각금년물상신) : 금년에도 물상이 새롭도다風入柳條吹作眼(풍입류조취작안) : 가지로 바람 불어 버들눈 트이고雨催花意濕成津(우최화의습성진) : 비는 꽃을 재촉하여 진액 만든다水邊草色迷還有(수변초색미환유) : 물가라 풀색은 없는 듯 있고燒後蕪痕斷復因(소후무흔단부인) : 묵정밭 불탄 자국 끊어졌다 이어진다可惜飄零南竄客(가석표령남찬객) : 가련하여라, 남방에 귀양 온 나그네心如枯木沒精神(심여고목몰정신) : 마음은 고목처럼 정신이 빠졌도다

李商隱(이상은). 隋宮(수궁) 수나라궁궐

李商隱(이상은).     隋宮(수궁) 수나라궁궐 紫泉宮殿鎖煙霞(자천궁전쇄연하), 자천 궁전은 안개와 노을에 잠겨 있는데欲取蕪城作帝家(욕취무성작제가).무성(蕪城)을 취하여 궁실로 만들려 했구나玉璽不緣歸日角(옥새불연귀일각), 옥새가 당 고조(高祖)에게 돌아가지 않았더라면帆應是到天涯(금범응시도천애).비단 돛은 응당 하늘 끝에 닿았으리於今腐草無螢火(어금부초무형화), 지금 썩은 풀에는 반딧불이 없고終古垂楊有暮鴉(종고수양유모아).예전 버드나무엔 저물녘 까마귀만 깃든다地下若逢陳後主(지하약봉진후주), 지하에서 진(陳) 후주(後主)와 만난다면豈宜重問後庭花(기의중문후정화).어찌 후정화(後庭花)를 다시 물을 수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