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退溪 李滉[퇴계 이황]. 和子中閒居二十詠[화자중한거이십영] 자중 鄭惟一[정유일]의 閒居[한거]에 화답하여

[제1수]. 講學[강학] : 學問[학문]을 닦고 硏究[연구]함. 同流亂德勢侵淫[동류난덕세침음] : 한 무리로 덕을 어지럽혀 간사한 기세가 범하니 墜緖茫茫不易尋[추서망망불이심] : 계통은 무너지고 아득하여 찾기가 쉽지 않구나. 只向彝倫明盡道[지향이륜명진도] : 다만 떳떳한 인륜을 길잡아 모두 가르쳐 밝히니 更因情性得存心[경인정성득존심] : 인정과 성질을 고침으로 인해 존심을 얻는다네. 須知糟粕能傳妙[수지조박능전묘] : 술 찌게미 마땅히 알아야 능히 오묘함을 전하고 始識熊魚孰味深[시식웅어숙미심] : 곰과 물고기중 어느 맛이 깊은지 비로소 알리라. 卻恨山樊無麗澤[각한산번무려택] : 도리어 한함은 산 울타리에 배울 친구 없음이니 齋居終日獨欽欽[재거종일독흠흠] : 종일토록 재계하고 앉아 혼자 삼가하고 삼가네. [..

서체별 병풍 2023.08.28

松檗堂 李正臣(송벽당 이정신) 映胡樓(영호루)

松檗堂 李正臣(송벽당 이정신) 映胡樓(영호루) 壁上紗花閱歲多(벽상사화열세다) 벽 위의 이끼는 오랜 세월 겪었고 珊湖玉樹宛交加(산호옥수완교가) 산호 같은 수목들 멋진 조화 이루었네 東南形勝稱玆邑(동남형승칭자읍) 동남땅 빼어난 고을로 이름난 곳 前後風光屬我家(전후풍광속아가) 주변 고운풍경 내집까지 이어졌구나 檻外分留千古月(함외분류천고월) 난간 밖엔 천고의 달이 비치고 林間開落幾番花(림간개락기번화) 숲 속의 꽃은 몇 번이나 피고 졌을까 驅馳原濕王程急(구치원습왕정급) 금한 왕명따라 이 곳에 달려 오는길 銀漢忙回博望槎(은한망회박망차) 은하수 밖에서 급히 배타고 왔노라

영호루 한시 2023.08.28

趙熙龍(조희룡). 梅花(매화).

趙熙龍(조희룡). 梅花(매화). 吾生何處散閑愁(오생하처산한수) 우리 인생 그 어데서 밑도 끝도 없는 시름을 흩어 보내나 香雪海中宜泛樓(향설해중의범루) 향기롭고 눈 같은 매화의 바다에 다락배 하나 띄우면 되지 披卷從來知有福(피권종래지유복) 책을 펼치면 복이 오는 것쯤이야 예전부터알고 있지만 看花更復得何修(간화갱부득하수) 꽃을 본다고 그 위에 다시 어떤복이 얻어질까 自非壽相留頹景(자비수상유퇴경) 시들어가는 생명을 붙잡으려 안달하는 미망은본래부터 없으나 爲愛淸華到白頭(위애청화도백두) 맑고도 고운 그모습 사랑하여 백발 노년에 이르렀네 可喜逆風歸飛閤(가희역풍귀비합) 그래도 반가운 소식 한가지는 역풍이 내 깊은방으로 들어 오는것 不令一片付東流(불령일편부동류) 꽃잎 하나라도 흐르는 물위에 띄워 보내지 않으려네

매화관련한시 2023.08.28

金芙蓉(김부용). 贈浿妓百年春(증패기백년춘)평양기생 백년춘 에게

金芙蓉(김부용). 贈浿妓百年春(증패기백년춘) 평양기생 백년춘 에게 遲日鶯啼小杏陰(지일앵제소행음) 꾀꼬리는 해종일 살구나무숲에서 지저귀는데 佳人悄坐繡簾深(가인초좌수렴심) 가인은 수놓은 발 깊숙이 다소곳 앉았구나 願取春風無限柳(원취춘풍무한류) 끝없이 뻗은 버드나무에 봄바람을 가져다가 絲絲綰結百年心(사사관결백년심) 백년 굳은 마음 가지가지 마다 맺고파라

三宜堂 金氏(삼의당 김씨). 十二月詞(십이월사) 1월 (丁月上元,정월상원) 정월대보름

三宜堂 金氏(삼의당 김씨). 十二月詞(십이월사) 1월 (丁月上元,정월상원) 정월대보름 田家此日祝西成(전가차일축서성) 농가에서 한 해의 풍년을 기원하는 이날 村社鼕鼕土鼓鳴(촌사동동토고명) 마을 당집에선 북소리 둥둥 울리네 良夜城南明月下(양야성남명월하) 좋은 날 성남의 밝은 달 아래에서 家家年少踏橋行(가가년소답교행) 집집마다 아해들 다리 밟기 하네

이매창(李梅窓). 籠鶴(롱학) 새장 속의 학

이매창(李梅窓). 籠鶴(롱학) 새장 속의 학 一鎖樊籠歸路隔(일쇄번롱귀로격) 새장에 한번 갇혀 돌아갈 길 막혔으니, 崑崙何處閬風高(곤륜하처랑풍고) 곤륜산 높은 낭풍(閬風)은 어느 곳인가? 靑田日暮蒼空斷(청전일모창공단) 푸른 논에 해지니 푸른 하늘 끊겼는데, 緱嶺月明魂夢勞(구령월명혼몽노) 구령(緱嶺)의 밝은 달은 꿈결에도 고달프네. 瘦影無儔愁獨立(수영무주수독립) 파리한 그림자 짝 없이 수심으로 홀로 섰는데, 昏鴉自得滿林噪(혼아자득만림조) 황혼의 까마귀는 스스로 만족하며 숲 가득 지저귀네. 長毛病翼摧零盡(장수병익최령진) 긴 털에 병든 날개가 꺾여 다 떨어져도 哀淚年年憶九皐(애루년년억구고) 슬피 울며 해마다 깊숙한 물가를 기억하네.

許蘭雪軒허난설헌). 夢作(몽작) 꿈을 시로 짓다

許蘭雪軒허난설헌). 夢作(몽작) 꿈을 시로 짓다 橫海靈峰壓巨鼇(횡해영봉압거오) 바다위 솟은 신령스런 봉오리 큰 자라를 누르고 六龍晨吸九河濤(육룡신흡구하도) 륙룡이 새벽에 구하의 파도를 삼키네 中天樓閣星辰近(중천루각성진근) 하늘로 솟은 누각 별들에 닿을 듯 하고 上界烟霞日月高(상계연하일월고) 노을 속 하늘엔 해와 달이 높구나 金鼎滿盛丹井水(금정만성단정수) 황금 솥엔 단정수가 가득하고 玉壇晴曬赤霜袍(옥단청쇄적상포) 날 개인 옥단에선 적상포를 말리네 蓬萊鶴駕歸何晩(봉래학가귀하만) 학 타고 봉래산 가기가 어찌 이리 더딘고 一曲吹笙老碧桃(일곡취생로벽도) 농익은 벽도따라 피리 불며 올라 가네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發合江數里寄楊商卿諸公(발합강수리기양상경제공)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發合江數里寄楊商卿諸公 (발합강수리기양상경제공) 합강合江에서 출발하여 몇 리 떨어진 곳에서 상경商卿 양광楊光을 비롯한 몇몇 친구들에게 부치다 臨分滿意說離愁(임분만의설리수) 헤어질 때 마음속에 이별의 슬픔을 간직한 채 草草無言只淚流(초초무언지루류) 시름에 겨워 말도 없이 다만 눈물만 흘릴 뿐이었네. 船尾竹林遮縣市(선미죽림차현시) 고물에서 돌아보니 현縣의 시장은 안 보이고 대나무 숲만 보이는데 故人猶自立沙頭(고인유자입사두) 오랜 친구들은 여전히 그대로 강가에 서 있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若耶溪上(약야계상) 약야계 가에서

放翁 陸游(방옹 육유). 若耶溪上(약야계상) 약야계 가에서 九月霜風吹客衣(구월상풍취객의) 9월의 서릿바람이 나그네 옷에 불어오고 溪頭紅葉傍人飛(계두홍엽방인비) 시냇가 붉게 물든 단풍잎이 사람 곁으로 날아다니네 村場酒薄何妨醉(촌장주박하방취) 시골 자에 술 싱거우니 취해도 괜찮은데 菰正堪烹蟹正肥(고정감팽해정비) 부추는 바로 삶을 만하고 게는 때마침 살 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