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 408

이매창(李梅窓). 仙遊(선유) 신선으로 노닐며

이매창(李梅窓). 仙遊(선유) 신선으로 노닐며 千載名兜率(천재명도솔) 천 년간 이름난 도솔천인데, 登臨上界通(등림상계통) 올라보니 천상(天上)과 통하네. 晴光生落日(청광생락일) 맑은 빛이 저녁 해에 나오니 秀嶽散芙蓉(수악산부용) 빼어난 큰 산이 연꽃처럼 흩어지네. 龍隱宜深澤(용은의심택) 용이 숨은 마땅히 깊은 못인데, 鶴巢便老松(학소편논송) 학의 둥지가 늙은 소나무에서 편안하네. 笙歌窮峽夜(생가궁협야) 연주와 노래로 산골짝 밤을 지새워 不覺響晨鍾(불각향신종) 울리는 새벽 종소리도 몰랐네. 三山仙境裡(산산선경리) 삼신산 신선들이 사는 곳은 蘭若翠微中(란약취미중) 절이 푸른 숲 안인데, 鶴唳雲深樹(학려운심수) 학이 우는 구름 깊은 나무에 猿啼雪壓峰(원제운압봉) 원숭이 울고 눈이 봉우리를 덮었네. 霞光迷曉月(..

許蘭雪軒(허난설헌). 題沈孟鈞中溟風雨圖(제심맹균중명풍우도) 심맹균의 중명풍우도 에 쓰다.

許蘭雪軒(허난설헌). 題沈孟鈞中溟風雨圖(제심맹균중명풍우도) 심맹균의 중명풍우도 에 쓰다. 虹掣中宵百尺梯(홍체중소백척제) 하늘엔 무지개가 사다리처럼 걸려 있어 仙人素足踏雙霓(선인소족답쌍예) 신선이 쌍무지개 맨발로 밟고 올라가네 獰風吹壁海濤立(영풍취벽해도립) 모진 바람이 산 허리에 불자 물결이 출렁이고 驟雨暗空雲色低(취우암공운색저) 어둑한 하늘에 구름이 낮게 떠 소나기를 뿌리네 龍袍火珠潛水宅(용포화주잠수택) 구슬 안은 용 물속으로 숨고 鵬飜逸翮隱坤倪(붕번일핵은곤예) 대붕은 날개 펄럭이며 땅끝으로 멀어지네 沈沈深殿鬼神泣(침침심전귀신립) 침침한 전각엔 쉬신이 울고 彩筆淋漓元氣迷(채필임리원기미) 화려한 붓 놀림 뚝뚝 묻어나고 원기 왕성하네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揷 秧 (삽 앙) 모내기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揷 秧 (삽 앙) 모내기 種密移疏綠毯平(종밀이소록담평) 촘촘한 모판에서 성기게 옮겨 심으니 녹색 담요를 깔아놓은 듯하고 行間淸淺縠紋生(행간청천곡문생) 줄 사이 맑고 얕은 물 찰랑찰랑하니 비단결 무늬 이루었네. 誰知細細靑靑草(수지세세청청초) 누가 알겠는가, 가늘디가늘고 싱싱하게 푸른 풀잎, 中有豊年擊壤聲(중유풍년격양성) 바로 거기에 풍년豊年 들어 부르는 소리 있음을…

放翁 陸游(방옹 육유). 無 題 (무제) 제목없이

放翁 陸游(방옹 육유). 無 題 (무제) 제목없이 半醉凌風過月旁(반취릉풍과월방) 술에 반쯤 취해 바람 타고 달 옆을 지나니 水精宮殿桂花香(수정궁전계화향) 수정궁전에서 계수나무 꽃향기가 풍겨오네 素娥定赴瑤池宴(소아정부요지연) 항아는 반드시 요지의 잔치에 갈 것이고 侍女皆騎白鳳凰(시녀개기백봉황) 시녀 들은 모두 흰 봉황새 타고 오리라

蘇東坡 蘇軾(소동파 소식). 飮湖上初晴後雨 1(음호상초청후우 1) 개었다가 비 내리는 호수 위에서 술 마시며

蘇東坡 蘇軾(소동파 소식). 飮湖上初晴後雨 1(음호상초청후우 1) 개었다가 비 내리는 호수 위에서 술 마시며 朝曦迎客艶重岡(조희영객염중강) 아침 햇살이 손님을 맞아 겹겹의 산등성이 곱게 하고 晩雨留人入醉鄕(만우류인입취향) 저물녘 내리는 비는 사람을 붙잡아 술이 거나하게 취해 느끼는 즐거운 경지로 들게 하네 此意自佳君不會(차의자가군불회) 이런 정취를 저절로 즐기는데 그대는 모를 것이니 一杯唐屬水仙王(일배당속수선왕) 술 한 잔을 바땅히 수선왕 께 드려야겠네

廬山人 劉禹錫 (여산인 유우석). 淮陰行(회음행) 淮陰의 노래

廬山人 劉禹錫 (여산인 유우석). 淮陰行(회음행) 淮陰의 노래 何物令儂羨(하물령농선) 무엇이 나를 부러워하게 만드나. 羨郞船尾燕 (선랑선미연) 나를 부러워하게 만드는 것은 임의 고물 귀퉁이에 앉아 있는 제비네. 銜泥趁檣竿(함니진장간) 진흙을 물어다 돛대에 둥지 틀고는 宿食長相見(숙식장상견) 잠잘 때나 먹을 때나 늘 서로 만나 본다네.

香山居士 白居易(향산거사 백거이). 聞 蟲 (문 충) 벌레소리 들으며

香山居士 白居易(향산거사 백거이). 聞 蟲 (문 충) 벌레소리 들으며 闇蟲喞喞夜緜緜(암충즐즐야면면) : 어디선가 벌레소리, 밤마다 끝없는데 況是秋陰欲雨天(황시추음욕우천) : 어둑한 가을구름에 비 내릴 듯한 날에야. 猶恐愁人暫得睡(유공수인잠득수) : 두려워라, 수심 겨운 사람 잠시 잠들다 聲聲移近臥床前(성성이근와상전) : 벌레소리 가까워 지져, 침상 앞에 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