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 293

潛叟 朴世堂[잠수 박세당]. 將過嶺却寄家姪 2(장과령각기가질 2) 고개를 넘으면서 다시 조카에세 부치다

潛叟 朴世堂[잠수 박세당].    將過嶺却寄家姪  2(장과령각기가질  2)고개를 넘으면서 다시 조카에세 부치다  欲過嶺頭去(욕과령두거)고갯마루 넘어가려다가 更懷橋上情(경회교상정)다시 이별의 정을 생각하네 茫然千里別(망연천리별)머나먼 헤어짐에 아득하기만 한데 回首暮雲行(회수모운행)고개 돌리니 저녁 구름 떠가네

明齋 尹 拯(명재 윤 증). 聞 蟬(문 선) 매미 우는 소리를 들으며

明齋 尹 拯(명재 윤 증).    聞 蟬(문 선) 매미 우는 소리를 들으며  今年浪走海天東(금년랑주해천동)올해는 동쪽 바다와 하늘 쪽을 마구 돌아다니고 長夏優遊越峽中(장하우유월협중)여름 내내 영월 골짜기 속에서 한가롭게 지냈네 數日蟬聲淸滿耳(수일선성청만이)여러 날 동안 매미 우는 소리가 맑게 두 귀에 가득하니 令人回首溯高風(영인회수소고풍)나로 하여금 고개 돌려 높은 곳에서 부는 바람을 맞게하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丘引歎(구인탄) 지렁의의 신세를 탄식하다

農齋 李翊 (농재 이익).   丘引歎(구인탄) 지렁의의 신세를 탄식하다 丘引穴蟄何其智(구인혈칩하기지)지렁이가 구멍에 숨었을 땐 얼마나 지혜로 웠던가墢土築階引帶裏(벌토축계인대리)흙을 일구어 섬돌아래 살곳을 짓고 그안에 들어가 살았네萬艱抽身力易大(만간추신력역대)숱한 고생 끝에 몸을 빼냈으니 힘 또한 세건만螻蟻十百來橫曳(루의십백래횡예)수많은 땅가아지와 개미가 와서 마구 끌고 가는구나蠕蠕轉動蟻愈集(유유전동의유집)꿈틀꿈틀 움직일수록 개미들이 더욱 모여들고羣雞刺蹙爭窺急(군계자축쟁규급) 닭들도 쪼아 먹으려고 다투어 급하게 엿보네智力到此無柰何(지력도차부내하)지혜와 힘도 이에 이르러서는 어찌할 수가 없으니鳴呼世事亦同科(명호세사역동과)아 세상일 또한 이와 같구나

농재 이익(1629) 2024.04.27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示金仲和使君 2(시김중화사군 2) 사군 김중화 에게 보여주다

尤庵 宋時烈(우암 송시열).    示金仲和使君 2(시김중화사군 2)사군 김중화 에게 보여주다  晦翁何恢廓(회옹하회곽)주자는 어찌 그리 도량이 넓으신가 八九呑雲夢(팔구탄운몽)운몽택 여덟아홉 개를 삼키신 듯하네 曾從戰棘生(증종전극생)일찍이 영웅은 전전긍긍 하면서 생겨났으니 此道誰公共(차도수공공)이 도를 누가 고과 함께 하겠는가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題畫帖(제화첩) 화첩畫帖에 쓰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題畫帖(제화첩) 화첩畫帖에 쓰다  雲端蕭寺出 (운단소사출)구름 끝에 절이 보이는데 石路正迢迢 (석로정초초)돌길이 참으로 아득히 멀기도 하네. 更有騎驢客 (경유기려객)거기에 나귀 탄 나그네가 있는데 天寒雪滿橋 (천한설만교)날씨는 춥고 다리에는 눈까지 가득 쌓였네.

谿谷張維(계곡 장유). 漫興 2(만흥 2) 흥에 겨워

谿谷張維(계곡 장유).    漫興 2(만흥 2) 흥에 겨워 靑靑墻底菊(청청장저국) : 담 아래 국화 부르고 푸른데託根眞失所(탁근진실소) : 뿌리 내린 곳 정말 잘 못이로다.芳心困風霜(방심곤풍상) : 꽃망울 바람과 서리에 시달려翳翳雜塵土(예예잡진토) : 진토 속에 섞여 있어 어둑하구나.故園手栽遍(고원수재편) : 옛 정원에 손수 두루 심었는데而今長幾許(이금장기허) : 지금은 얼마나 자라나 있을까歸期趁重陽(귀기진중양) : 돌아갈 기간이면 중양절 맞으리니濁醪還對汝(탁료환대여) : 탁주 잔 들고 다시 그대 앞에 서리라

계곡 장유(1587) 2024.04.27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秋夜偶吟次古韻(추야우음차고운) 가을밤에 언뜻 떠올라 옛 시에 차운하여 읊다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秋夜偶吟次古韻(추야우음차고운)가을밤에 언뜻 떠올라 옛 시에 차운하여 읊다  霜落疎篁勤曉風(상락소황근효풍)성긴 대숲에 이슬 내리고 새벽바람 이는데 一輪明月掛遙空(일륜명월괘요공)둥글고 밝은 달은 먼 하늘에 걸려 있네 幽人無限滄浪趣(유인무한창랑취)어지러운 세상을 피해 조용히 사는 사람은 큰바다의 맑고 푸른 물결이 주는 흥취를 끝없이 즐기네 只在瑤琴數曲中(지재요금수곡중)단지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가야금 몇 곡조만 뜯으면서도

​澤堂 李植( 택당 이식). 送松雲僧將使日本(송송운승장사일본) 일본으로 사신으로 가는 송운 승장을 전송하며

​     澤堂 李植( 택당 이식).    送松雲僧將使日本(송송운승장사일본)일본으로 사신으로 가는 송운 승장을 전송하며 制敵無長算(제적무장산) : 적을 제압할 좋은 계책 전혀 없어雲林起老師(운림기로사) : 숲 속 사는 늙은 스님 일으켜 세웠어라.行裝沖海遠(행장충해원) : 행장 꾸려 깊은 바다 아득히 먼 곳으로肝膽許天知(간담허천지) : 철석간장 하늘마저 이미 알고 있어라.試掉三禪舌(시도삼선설) : 삼선의 혀 한 번만 놀리기만 하면何煩六出奇(하번륙출기) : 어찌 번거롭게 육출 기계 쓰겠는가.歸來報明主(귀래보명주) : 돌아와서 임금님께 보고한 뒤依舊一筇枝(의구일공지) : 전처럼 지팡이 짚고 산으로 돌아가리라

택당 이식(1584) 2024.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