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 293

簡易 崔岦(간이 최립). 題散畫六幅 5(제산화육폭 5) 낱그림 여섯 폭에 쓰다. 休杖(휴장) : 지팡이 짚는 것을 멈추다

簡易 崔岦(간이 최립).   題散畫六幅 5(제산화육폭 5) 낱그림 여섯 폭에 쓰다 休杖(휴장) : 지팡이 짚는 것을 멈추다  皤皤荷而杖(파파하이장)짐을 메고 지팡이 짚은 머리가 허옇게 센 노인 何從來息肩(하종래식견)어디에서 와서 짐을 내려놓고 쉬시 는가 世無西伯養(세무서백양)세상에 노인을 돌봐주는 주나라 문왕이 없으니 且就淸陰眠(차취청음면)우선 시원한 그늘 아래 누워서 쉬시려나 보네

蓀谷 李達 (손곡 이달). 善山道中(선산도중) 선산 가는 길

蓀谷 李達 (손곡 이달).   善山道中(선산도중) 선산 가는 길  西風吹葉葉聲乾 (서풍취엽 엽성건) 가을바람 불어와 잎새마다 마른 소리  長路悠悠厭馬鞍 (장로유유 염마안) 먼길은 아득하여 말안장도 싫증나네 數口在京家食窘 (수구재경 가식군) 두어식구 서울에선 먹을것 없을테고 一身多病旅遊難 (일신다병 여유난) 이 한 몸 병이 많아 여행길도 어렵구나

孤竹 崔慶昌(최경창). 養虎詞(양호사) 호랑이를 길렀던 노래

孤竹 崔慶昌(최경창).   養虎詞(양호사) 호랑이를 길렀던 노래 山翁得乳虎(산옹득유호)산에 사는 늙은이가 호랑이 새끼를 얻어 養之置中園(양지치중원)동산에 놓아길렀네 馴擾日已長(순우일이장)길들여 날로 자라니 狎近如家豚(압근여가돈) 친하기가 자식보다 가까웠다네.妻言虎性惡(처언호성악)아내는 호랑이가 사납다 했으나 翁怒愛愈敦(옹노애유돈) 늙은이는 성내며 더욱 사랑했네.畢竟噬翁死(필경서옹사) 마침내 늙은이를 물어 죽이니寧復顧前恩(녕복고전은) 어찌 전날의 은혜를 생각했으리.人皆笑翁愚(인계소옹우)남들은 늙은이가 어리석다 웃지만 我獨爲翁寃(아독위옹원) 나는 홀로 늙은이를 위해 원통해 하네.

栗谷 李珥 (율곡 이이). 花石亭(화석정) 화석정에서

栗谷 李珥 (율곡 이이).    花石亭(화석정) 화석정에서 林亭秋已晩(임정추이만) ; 숲 속 정자에 가을이 이미 늦으니騷客意無窮(소객의무궁) ; 시인의 생각 끝이 없어라遠水連天碧(원수연천벽) ; 멀리 보이는 물은 하늘과 맞닿아 더욱 푸르고霜楓向日紅(상풍향일홍) ; 서리 맞은 단풍나무 해를 향하여 붉어라山吐孤輪月(산토고윤월) ; 산은 외로운 둥근달을 토해내고江含萬里風(강함만리풍) ; 강은 만리나 되는 긴 강바람을 머금었구나塞鴻何處去(새홍하처거) ; 변방의 기러기 그 어느 곳으로 날아가는지聲斷暮雲中(성단모운중) ; 기러기 소리 구름 속으로 멀어진다

율곡 이이(1536) 2024.04.25

松江 鄭澈(송강 정철). 用韻贈山僧(용운증산승) 용운하여 산승에게 주다

松江 鄭澈(송강 정철).    用韻贈山僧(용운증산승)용운하여 산승에게 주다   一病江南故國遙(일병강남고국요) 강남 한 病에 고국은 아슬하야 久無車馬渡溪橋(구무차마도계교) 시냇가 다리를 건너는 車馬 없은지 오래라. 時時乞句山僧至(시시걸구산승지) 때때로 시 구하고자 산승이 이르니 莫道柴門太寂寥(막도시문태적막) 사립문이 마냥 적막만 하다곤 마시기를.

송강 정철(1536) 2024.04.25

高峯 奇大升(고봉 기대승). 次登龍頭峯 2(차등용두봉 2) 등용두봉(용두봉龍頭峯에 올라)」시에 차운하다

高峯 奇大升(고봉 기대승).   次登龍頭峯 2(차등용두봉 2)등용두봉(용두봉龍頭峯에 올라)」시에 차운하다  殘霞孤映閃江晴 (잔하고영섬강청)스러지는 저녁놀이 외롭게 비치니 맑은 강물이 번쩍이고 白鳥羣飛入浦橫 (백조군비입포횡)백조白鳥 떼 지어 날아 갯가를 가로지르며 들어오네. 淸興滿前人易散 (청여만전인역산)맑은 흥치興致가 눈앞에 가득하자 사람들 쉽사리 흩어지는데 夜來涵泳幾星明 (야래함영기성명) 밤사이 무자맥질하며 어느 별들이 밝을까.

南冥 曺植 (남명 조식). 題五臺寺(제오대사) 오대사에 씀(진주에 있다)

南冥 曺植 (남명 조식).   題五臺寺(제오대사)  오대사에 씀 - 진주에 있다  名字曾羞題月脅(명자회수제월협)이름자를 산기슭에 쓰기를 일찍이 부끄러워하였는데 笑把蚊(此+角)下蟬宮(소파문각하선궁)변변찮은 입 갖고서 웃으며 절간에 들렀다네 人緣舊是三生界(인연구시상생계예로부터 사람의 인연은 삼세에 얽힌 것 半日歸來擬赤松(반일귀래의적송)한나절 만에 돌아오며 적송자에 비긴다네

남명 조식(1501) 2024.04.25

退溪 李滉[퇴계 이황]. 歧亭十詠 4[기정십영 4] 在咸昌公儉池上[재함창공검지상] 함창 공검지 위에 있다.

退溪 李滉[퇴계 이황].   歧亭十詠 4[기정십영 4]在咸昌公儉池上[재함창공검지상] 함창 공검지 위에 있다. 斜陽落雁[사양낙안]  :  해질녁 내려 앉는 기러기. 秋日悠揚下天畔[추일유양하천반] : 가을 해 한가히 오르다 하늘 지경에 내리니一陣點破遙空雁[일진점파요공안] : 한 무리 점 흩어지며 기러기 허공을 떠도네.渺渺冥冥羽翮低[묘묘명명우촉지] : 아득히 멀리 어두워지니 날개죽지 구부리고庚庚秩秩天機慣[경경질질천기관] : 차례 차례 바뀌어 이어가니 천기에 익숙하네.稻粱多處有網羅[도량다처유망라] : 벼와 곡식이 많은 곳에는 그물이 있겠지만風霜落後饒葭薍[풍상락후요가완] : 서리 바람 내린 뒤엔 갈대와 억새 넉넉하네.君看禽鳥愼翔集[군간금조신상집] : 그대 보았나 새들 날면서 모이는것 삼가함을世事茫茫歲向晏[세사망망..

퇴계 이황(1501) 2024.04.25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二月晦日登敦義門城(이월회일등돈의문성)2월 그믐날 돈의문 성곽에 올라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二月晦日登敦義門城(이월회일등돈의문성)2월 그믐날 돈의문 성곽에 올라  城南城北杏花紅(성남성북행화홍)성 남쪽과 북쪽에 살구꽃 붉게 피었는데 日在花西花影東(일재화서화영동)해가 꽃 서쪽에 있으니 꽃 그림자는 동쪽으로 드리웠네 匹馬病翁驚節候(필마병옹경절후)혼자 말 탄 병든 늙은잉가 절기에 깜짝 놀라 斜風吹淚女墻中(사풍취누녀장중)비껴 부는 바람 맞으며 성가퀴에 눈물 흘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