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 293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喜友見訪 (희우견방) 친구의 방문을 기뻐하며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喜友見訪 ( 희우견방)친구의 방문을 기뻐하며 客裏無人弔(객리무인조) : 객리에 아무도 오지 않아柴扉盡日關(시비진일관) : 사립문을 종일토록 닫아둔다.無心看世事(무심간세사) : 무심코 세상 일 보다가有淚憶雲山(유루억운산) : 눈물지어 구름에 잠긴 산을 생각한다.故舊成疏闊(고구성소활) : 옛 친구는 소탈함을 이루었는데親朋絶往還(친붕절왕환) : 친한 친구들 왕래함을 끊어버렸다.喜君留半日(희군류반일) : 그대 찾아와 한나절 머물러주니相對一開顏(상대일개안) : 마주보고 서로 얼굴빛 한번 펴본다.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碓樂(대악) 대악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碓樂(대악) 대악 東家砧舂黍稻(동가침용서도) : 동쪽 마을 곡식 찧는 방아소리西家杵搗寒襖(서가저도한오) : 서쪽 마을 겨울옷 다듬이질 소리東家西家砧杵聲(동가서가침저성) : 동쪽마을 서쪽동네, 방아 찧는 소리, 다듬이질 하는 소리卒歲之資嬴復嬴(졸세지자영부영) : 설 지낼 채비도 풍족하네儂家窖乏甔石(농가교핍담석) : 우리 집 창고의 항아리는 비어있고儂家箱無尺帛(농가상무척백) : 우리 집 옷상자엔 옷감도 없댜네懸鶉衣兮藜羹椀(현순의혜려갱완) : 누더기 옷에 나물국에도榮期之樂足飽煖(영기지락족포난) : 영계기는 음악으로 배부르고 따뜻했네糟妻糟妻莫謾憂(조처조처막만우) : 조강치저들이여 공연히 걱정마오富貴在天那可求(부귀재천나가구) : 부귀는 하늘에 있거늘 어찌 가히 바라리오曲肱而寢..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醉謌行(취가행) 취하여 짓다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醉謌行(취가행) 취하여 짓다 鳧何苦短鶴何長(부하고단학하장)오리 다린 왜 짧으며 학은 왜 긴지 蚿何有餘蘷不足(현하유여기불족)노래기 발은 왜 너무 많고 기(蘷)발은 왜 부족한지 物理由來自不齊(물리유래자불제) 사물의 이치가 워낙 가지런치 못하니 天公天公多戱劇(천공천공다희극) 조물주여, 조물주여, 장난이 심하네 折長補短我無術(절장보단아무술) 내게는 긴 것 잘라 짧은데 보충할 재주가 없고 損之益之我無策(손지익지아무책) 내게는 빼고 더할 방책도 없구나 夷齊饑夭兮盜跖壽富(이제기요혜도척수부) 백이ㆍ숙제는 굶어 요사하고 도척은 오래 살고 풍족하고 秦隋暴興兮鄒魯窮阨(진수폭흥혜추로궁액) 진ㆍ수는 폭정을 해도 흥하고 추ㆍ노는 궁해 빠졌고 운수도 나빴다 仁..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寄鼎谷(기정곡) 정곡에 부침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寄鼎谷(기정곡) 정곡에 부침 蓬轉東南影與身(봉전동남영여신) : 동서남북 여기저기 떠돈 신세舊情誰復似雷陳(구정수복사뢰진) : 그 누구와 뇌진 같이 옛 정을 회복할까病深藥物渾無賴(병심약물혼무뢰) : 병이 깊어 온갖 약물 소용없고吟苦詩篇頗有神(음고시편파유신) : 시를 읊으니 기분 다소 편안하네 虛白連天江群曉(허백연천강군효) : 하늘까지 텅 빈 공간, 날 새어 강은 밝아지고暗黃浮地柳是春(암황부지류시춘) : 누른 먼지 이는 땅에 버드나무, 이제 봄이라 自憐令節情懷惡(자연령절정회악) : 좋은 시절에 도리어 내 마음 서글퍼져題句時還寄故人(제구시환기고인) : 때때로 시를 지어 그대 내 친구에게 부쳐본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漁 夫(어 부) 어부

陽村 權近(양촌 권근).     漁 夫(어 부) 어부  浦口腥風滿客舟(포구성풍만객주)포구의 비린 바람 객의 배에 가득한데  白頭翁在白鷗洲(백두옹재백구주)머리 하얀 늙은이 갈매기와 함께 있네  一江烟雨蓑衣裏(일강연우사의리)온 강의 안개비에 도롱옷을 적시는데  笑殺征人老不休(소살정인노불휴)길손을 비웃어라 쉴 줄도 모른다고

양촌 권근(1352) 2024.04.24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正月十七日出自金川門馬上詠懷 (정월십칠일출자금천문마상영회)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正月十七日出自金川門馬上詠懷(정월십칠일출자금천문마상영회)금천문으로 나와 말 위에서 지난날을 회상하며 男子平生志(남자평생지) : 남자의 평생 뜻何曾學臥駞(하증학와타) : 어찌 일찍이 허리 굽혀 누우리一身行地遠(일신행지원) : 내 한 몸으로 먼 지방 돌아다녔고兩眼閱人多(량안열인다) : 두 눈으로 살펴본 것도 많았다네經緯山河大(경위산하대) : 산하의 거대함을 두루 다니고蕃維宋漢和(번유송한화) : 송ㆍ한을 번유하여 화친하였다歸來覺疏宕(귀래각소탕) : 돌아와 소탕함을 느껴서馬上放高歌(마상방고가) : 말 위에서 소리쳐 노래 불러 보본다네

정도전(三峰 鄭道傳). 送盧判官(송로판관) 노 판관을 보내며

정도전(三峰 鄭道傳).   送盧判官(송로판관) 노 판관을 보내며 ​秋風動高樹(추풍동고수) : 가을바람 나무 끝에 이니客意已悲凉(객의이비량) : 나그네 마음 이미 슬퍼진다.況復當此時(황부당차시) : 더구나 이러한 때 당하니之子歸故鄕(지자귀고향) : 그대 고향으로 돌아가게 하단다.相對茅簷下(상대모첨하) : 오두막집 처마 아래 마주앉으니燈火耿孤光(등화경고광) : 등잔불은 외로운 불빛 깜박거리고亦有佳人携(역유가인휴) : 아름다운 여자를 끼고 있으니滿意傾壺觴(만의경호상) : 마음껏 술잔이나 기울여 보자구나.殷勤須盡醉(은근수진취) : 은근하다, 이 자리 취하지 않으면明發各茫茫(명발각망망) : 날 밝으면 제각기 아득히 헤어질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