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주 권 필(1569) 58

石洲 權 韠(석주 권필). 題畵六絶 1(제화륙절 1) 그림에 절구 여섯수를 쓰다 . 제1 : 春(춘) : 봄

石洲 權 韠(석주 권필). 題畵六絶 1(제화륙절 1) 그림에 절구 여섯수를 쓰다 . 제1 : 春(춘) : 봄 春服初成後(춘북초성후) 봄옷이 막 지어진 위에 山蹊獨立時(산혜독림시) 산길에 홀로 서 있네 直須忘去路(직수망거로) 곧바로 갈 길을 잊었는데 詩在好花枝(시재호화지) 시는 아름다운 꽃가지에 있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秋日題宋子淸蓮亭(추일제송자청련정) 가을날 자청 송준 의 연못가 정자에 쓰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秋日題宋子淸蓮亭(추일제송자청련정) 가을날 자청 송준 의 연못가 정자에 쓰다 小塘秋色在枯荷(소당추색재고하) 작은 연못의 가을빛은 시든 연꽃에 있어 折藕寒香浸碧波(절우한향침벽파) 연뿌리 꺾으니 찬 향기가 푸른 물결에 스며드네 好是酒醒欹枕處(호시주성의침처) 좋구나 술 깨어 베개에 기대 누운 곳 一軒료落雨聲多(일헌료락우성다) 쓸쓸한 정자에 빗소리만 요란하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有 感 (유 감) 느끼는 바가 있어

石洲 權 韠(석주 권필). 有 感 (유 감) 느끼는 바가 있어 萬事悠悠醉復醒(만사유유취복성) 여러 가지 온갖 일이 한가하고 여유로우니 취했다가 다시 깨는데 百年身世一浮萍(백년신세일부평) 한평생 내 신세는 물 위에 떠 있는 풀 한 포기 같기만 하네 逢人欲訴心中限(봉인욕소심중한) 만나는 사라마다 마음속의 한을 하소연하고 싶지만 可柰時時睡不聽(가내시시수불청) 때때로 조느라 듣지도 않는데 어찌하리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旅食鱸膾(여식로회)객지에서 농어회를 먹으며

石洲 權 韠(석주 권필). 旅食鱸膾(여식로회) 객지에서 농어회를 먹으며 長網擁出碧波間(장망옹출벽파간) 긴 벼리를 푸른 물결 사이에서 들어 올리니 白雪堆盤解破顔(백설퇴반해파안) 하얀 눈 같은 회가 소반에 쌓여 활짝 웃네 巨口細鱗風味好(거구세린풍미호) 입은 크고 비늘은 잘아서 고상한 맛이 좋으니 此行非但爲名山(차행비단위명산) 이번 걸음은 이름난 산 돌아다니며 구경만 하려는 것은 아니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宿大津院(숙대진원) 대진원에서 묵으며

石洲 權 韠(석주 권필). 宿大津院(숙대진원) 대진원에서 묵으며 石投孤館抱鞍眠(석투고관포안면) 저녁나절 외딴 객사에 들어 안장을 안고 자려는데 破屋疎簷仰見天(파옥소첨앙견천) 무너진 집 듬성듬성 남아 있는 처마 사이로 하늘이 보이네 聽得廚人連曉語(청득주인연효어) 부엌에서는 사람들이 새벽까지 얘기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艱難各說壬辰年(간난각설임진년) 저마다 임진년에 힘들고 고생스러웠다고 하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過松江墓有感(과송강묘유감) 송강 정철의 무덤에 들렀다가 느끼는 바가 있어

石洲 權 韠(석주 권필). 過松江墓有感(과송강묘유감) 송강 정철의 무덤에 들렀다가 느끼는 바가 있어 空山木落雨蕭蕭(공산목락우소소) 아무도 없는 산에 낙엽 지고 비 쓸쓸하게 내리니 相國風流此寂廖(상국풍류차적료) 정승의 풍류도 이처럼 적적하고 고요하네 惆愴一盃難更進(추창일배난경진) 서글프네 한 잔 술 다시 올리기 어려우니 昔年歌曲卽今朝(석년가곡즉금조) 지난날의 노래 장진주사(將進酒辭)가 바로 오늘 아침을 두고 지은 것인가...

石洲 權 韠(석주 권필). 寒 食 (한 식) 찬밥

石洲 權 韠(석주 권필). 寒 食 (한 식) 찬밥 祭罷原頭日已斜(제파원두일이사) 제사를 마친 들머리에는 해가 벌써 기울고 紙錢飜處有啼鴉(지전번처유제아) 山谿寂寞人歸去(산계적막인귀거) 산골짜기 고요하고 쓸쓸한데 사람들은 돌아가고 雨打棠梨一樹花(우타당리일수화) 팥배나무 한 그루 서 있는데 빗방울이 그 꽃잎 위로 후드득 떨어지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宮 柳(궁 류) 대궐의 버드나무

石洲 權 韠(석주 권필). 宮 柳(궁 류) 대궐의 버드나무 宮柳靑靑花亂飛(궁류청청화란비) 대궐의 버드나무 싱싱하게 푸르고 꽃 어지럽게 날리는데 滿城冠蓋媚春暉(만성관개미춘휘) 성안에 가득한 벼슬아치들 봄빛에게 아양을 떠네 朝家共賀昇平樂(조가공하승평락) 조정에서는 다 함께 태평성대 라고 축하하는데 誰遺危言出布衣(수유위언출포의) 그 누가 기품 있고 준엄한 말이 벼슬도 없는 선비에게서 나오게 하였는가

石洲 權 韠(석주 권필). 征婦怨(정부원) 싸움터에 나간 병사 아내의 원망

石洲 權 韠(석주 권필). 征婦怨(정부원) 싸움터에 나간 병사 아내의 원망 交河霜落雁南飛(교하상락안남비) 교하에서 서리 내려 기러기 남쪽으로 날아가는데 九月金城未解圍(구월금성미해위) 9월에도 금성은 아직 포위가 풀리지 않았네 征婦不知郞已沒(정부부지랑이몰) 병사의 아내는 남편이 이미 적과 싸우다 죽었는지도 모르고 夜深猶自檮寒衣(야심유자도한의) 밤 깊도록 여전히 몸소 겨울옷을 다듬이질 하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寄具容(기구용) 구용 에기 부치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寄具容(기구용) 구용 에기 부치다 年年同賞禁城花(년년동상금성화) 해마다 함께 궁성의 꽃을 즐겨 구경했는데 別後那堪度歲華(별후나감도세화) 헤어진 뒤에 가는 세월을 어찌 견딜 것인가 鴻雁不來春又晩(홍안불래춘우만) 기러기는 오지 않ㄴ고 봄은 또 저물어 가는데 一船風雨在天涯(일선풍우재천애) 머나먼 타향에서 비라람 볼아치는데 배 한 척에 몸을 맡기고 있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睡 起 (수 기) 자다가 일어나서

石洲 權 韠(석주 권필). 睡 起 (수 기) 자다가 일어나서 西牕睡起對斜陽(서창수기대사양) 자다가 일어나서 서쪽으로 난 창에서 저무는 해를 마주하니 花影參差柳影長(화영참차유영장) 꽃 그림자는 들쭉날쭉하여 가지런하지 않고 버드나무 그림자는 길기만 하네 深巷閉門無客到(심한폐문무객도) 깊숙이 박혀 있는 동네에 문 닫고 있으니 찾아오는 손님 없어 博山終日費都梁(박산종일비도량) 온종일 박산향로에 향만 피우네 04. 秋日題宋子淸蓮亭(추일제송자청련정

石洲 權 韠(석주 권필). 卽 事 (즉 사) 보이는 대로 바로 짓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卽 事 (즉 사) 보이는 대로 바로 짓다 秋陰散盡月華淸(추음산진월화청) 가을 하늘에 끼었던 구름 다 흩어지니 달빛이 맑아 一夜天公似有情(일야천공사유정) 하룻밤 조물주도 정이 있는 듯 하더니 何處片雲來作孽(하처편운래작얼) 어디에선가 조각구름이 와서 훼방을 놓아 便敎蟾兎不分明(편교섬토불분명) 곧 달빛을 흐릿하게 만들어 버렸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記 夢 (기 몽) 꿈을 적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記 夢 (기 몽) 꿈을 적다 輕陰漠漠雨廉纖(경음막막우렴섬) 엷게 낀 구름 아득하고 가는 비는 솔솔 내리는데 樓外山光翠滿簾(누외산광취만렴) 누대 저 멀리 푸른 산빛이 발에 가득 비쳐 드네 好是家家春酒重(호시가가춘주중) 집집마다 청명주 맛이 기막히니 좋기만 하네 杏花無數撲靑帘(행화무수박청렴) 헤아릴 수 없는 살구꽃이 주막집 푸른 깃발에 떨어지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高陽途中見白骨感而作(고양도중견백골감이작)고양으로 가는 도중에 썩고 남은 뼈를 보고 느낌이 있어

石洲 權 韠(석주 권필). 高陽途中見白骨感而作(고양도중견백골감이작) 고양으로 가는 도중에 썩고 남은 뼈를 보고 느낌이 있어 攓逢指枯骨(건봉지고골) 길 가다 살이 썩어 없어지고 남을 뼈를 만나 가리키면서 問君何代人(문군하대인) 어느 시대 사람인지 그대에게 묻네 微禽尙有墓(미금상유묘) 작고 변변치 않은 새도 오히려 무덤이 있는데 爲爾一沾巾(위이일첨건) 그대 위해 잠시 눈물로 수건을 적시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有懷李實之(유회이실지) 실지 이춘영을 생각하며

石洲 權 韠(석주 권필). 有懷李實之(유회이실지) 실지 이춘영을 생각하며 泥酒朝慷起(니주조강기) 술에 흠뻑 취해서 아침에 일어나기 싫고 尋詩夜少眠(심시야소면) 시를 짓느라 밤에 잠이 부족했지만 還憐李太守(환련이태수) 도리어 가엾기만 하네 이태수 가 不在此樽前(부재차준전) 이 술자리에 없는 것이,...

石洲 權 韠(석주 권필). 酒席贈梁子漸(주석증량자점) 술자리에서 자점 양 경우 에게 주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酒席贈梁子漸(주석증량자점) 술자리에서 자점 양 경우 에게 주다 會心爲至樂(회심위지락) 마음에 흐믓하게 들어맞는 것이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이요 無事是良辰(무사시량신) 아무런 일이 없는 것이 좋은 시절이네 偶得一尊酒(우득일존주) 우연히 한 통의 술을 얻었고 更逢千里人(경봉천리인) 머나먼 곳에서 벗을 다시 만났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九月初五把酒有作(구월초오파주유작) 9월 5일 술잔을 들고 짓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九月初五把酒有作(구월초오파주유작) 9월 5일 술잔을 들고 짓다 江縣葉初墜(강현엽초추) 강 마을에 나뭇잎 떨어지기 시작하니 山扉秋欲深(산비추욕심) 산속의 사립문에 가을이 깊어가네 重陽枝已近(중양지이근) 중양절이 벌써 가까이 온 것을 알겠으니 人翠菊花陰(인취국화음) 사람들이 국화꽃 그늘에서 취하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詠道傍廢宅(영도방폐댁) 길가의 버려두어 낡아 빠진 집을 읊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詠道傍廢宅(영도방폐댁) 길가의 버려두어 낡아 빠진 집을 읊다 古宅何年廢(고댁하년폐) 옛날에 지은 오래된 집은 어느 해에 버려졌는지 墻垣半已傾(장원반이경) 담장이 미이 반쯤 기울어졌네 空廚有殘률(공주유잔률) 텅 빈 부엌에는 아직도 남은 곡식이 있는지 白日鼠縱橫(백일서종횡) 대낮에도 쥐들이 거침없이 마구 오가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江口早行(강구조행) 강어귀에서 아침 일찍 길을 떠나며

石洲 權 韠(석주 권필). 江口早行(강구조행) 강어귀에서 아침 일찍 길을 떠나며 鴈鳴江月細(안명강월세) 기러기는 울고 강에는 초승달 떴는데 曉行蘆葦間(효행노위간) 새벽녘에 갈대숲 속을 가네 悠揚據鞍夢(유양거안몽) 듬직하고 급하지 않게 안장에 걸터앉아 꿈꾸었더니 忽復到家山(홀복도가산) 갑자기 다시 고향의 산천에 이르렀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醉贈李子善(취증이자선) 술에 취해 이자선에게 주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醉贈李子善(취증이자선) 술에 취해 이자선에게 주다 長劍脫相贈(장검탈상증) 허리에 차는 긴 칼도 뽑아서 서로 주었는데 酒巵安足辭(주치안족사) 술잔 따위를 어찌 지나치게 사양할까 男兒然諾地(남아연낙지) 대장부가 남에게 허락한 것은 頭白以爲期(두백이위기) 머리가 허옇게 세도록 지켜야 하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雨夜書懷(우야서회)비 오는 밤에 회포를 쓰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雨夜書懷(우야서회) 비 오는 밤에 회포를 쓰다 微雨夜廉纖(미우야렴섬) 이슬비가 밤에 솔솔 내리더니 曉風吹作雪(효풍취작설) 새벽바람 불어와 눈으로 변했네 爲問江南人(위문강남인) 강남에 사는 사람에게 묻겠는데 梅花氣枝發(매화기지발) 매화가 몇 가지에나 피었던가

石洲 權 韠(석주 권필). 靜中吟(정중음) 조용한 가운데 읊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靜中吟(정중음) 조용한 가운데 읊다 意實群邪退(의실군사퇴) 뜻이 굳으니 삿된 것들이 다 사라지고 心虛一理明(심허일리명) 마음이 비니 하나의 이치가 분명하게 드러나네 靜時觀萬物(정시관만물) 조용할 때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을 바라보니 春氣自然生(춘기자연생) 봄기운이 저절로 생동하네

石洲 權 韠(석주 권필). 忠州石效白樂天(충주석효백락천) 충주석에서

石洲 權 韠(석주 권필). 忠州石效白樂天(충주석효백락천) 충주석에서 忠州美石如琉璃(충주미석여유리) : 충주고을 고운 돌이 유리 같아 千人劚出萬牛移(천인촉출만우이) : 천 사람이 쪼개내어 만 마리 소가 옮기네 爲問移石向何處(위문이석향하처) : 돌을 옮겨 어디로 가느냐고 물으니 去作勢家神道碑(거작세가신도비) : 권문세가의 신도비 된다네 神道之碑誰所銘(신도지비수소명) : 신도비문은 누가 새긴 글이기에 筆力崛强文法奇(필력굴강문법기) : 필력이 힘차고 문장도 뛰어네 皆言此公在世日(개언차공재세일) : 비문은 다들 말하네, 이분은 생전에 天姿學業超等夷(천자학업초등이) : 천품과 학업이 아주 빼어나고 事君忠且直(사군충차직) : 임금을 섬김에 충직하고 居家孝且慈(거가효차자) : 집안에서는 부모에 효도하고 자식에 인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