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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만유(漫遊) 마음대로 놀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만유(漫遊) 마음대로 놀다 川澤遨遊慣(천택오유관) : 자연에 노는 것 버릇 되어紅塵夢已忘(홍진몽이망) : 세상의 꿈은 이미 잊었다오如童放學館(여동방학관) : 아이들 학관에서 방학한 듯 하고似馬走毬場(사마주구장) : 말이 격구장을 달리는 듯 하다오屐齒遍山麓(극치편산록) : 나막신 신고 산기슭 두루 다녀新詩盈草堂(신시영초당) : 새로 지은 시가 초가에 가득하다後人應笑我(후인응소아) : 후세 사람들 나를 비웃을 것이니天地一淸狂(천지일청광) : 천지간에 한 멀쩡한 미치광이 있었다고.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聞圓覺寺鐘(문원각사종)​ 원각사의 종소리를 듣다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聞圓覺寺鐘(문원각사종)​원각사의 종소리를 듣다​丹碧輝輝覺帝宮(단벽휘휘각제궁) : 휘황한 오색 단청은 천제의 궁전 같은데闍梨朝暮鼓新鍾(도리조모고신종) : 큰 스님이 아침 저녁으로 새 종을 치는구나人天會上聲交應(인천회상성교응) : 사람과 하늘이 모인 자리엔 소리 서로 감응하고獅象鳴時氣自通(사상명시기자통) : 사자와 코끼리 울 때엔 기가 절로 통한다네尺紐每搖頭菌蠢(척뉴매요두균준) : 한 자 크기의 끈은 매번 균준의 머리를 흔드는데寸莛那撼腹蒙鴻(촌정나감복몽홍) : 한 치의 풀줄기가 어찌 큰 배를 움직이는가將玆永鎭千齡運(장자영진천령운) : 이것으로 길이 천 년의 국운을 진압하리니虛鑄金人笑祖龍(허주금인소조룡) : 헛되이 금인을 주조하니 조룡이 우습네그려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漢都十詠 1(한도십영 1) 藏義尋僧(장의심승) : 장의사의 스님 찾아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漢都十詠 1(한도십영 1) 藏義尋僧(장의심승) : 장의사의 스님 찾아 三峰亭亭削寒玉(삼봉정정삭한옥) 세 봉우리 우뚝하여 옥을 깎은듯 前朝古寺年八百(전조고사년팔백) 지난 왕조의 옛절은 팔백년이 흘렀구나古木回巖樓閣重(고목회암루각중) 고목과 둘러선 바위에는 누각이 여기저기鳴泉激激山石裂(명천격격산석렬) 세차고 격한 냇물소리 산과 돌은 무너졌네我昔尋僧一歸去(아석심승일귀거) 내가 옛적에 스님을 찾아서 잠시 의탁 하던때夜闌明月共軟語(야란명월공연어) 밤깊은 달 아래서 함께 조용히 이야기 했네 曉鐘一聲發深省(효종일성발심성) 새벽종 한 소리에 깊은 깨달음 얻고白雲滿地不知處(백운만지부지처) 흰 구름 땅에 자욱하여 어딘줄을 잊었네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차자강운(次子剛韻) 자강의 운을 빌어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차자강운(次子剛韻) 자강의 운을 빌어  關門一室淸(관문일실청) : 닫힌 문, 한 칸 방이 맑기도 한데 烏几淨橫經(오궤정횡경) : 책상에는 정갈히 경전이 가로 놓여있다 纖月入林影(섬월입림영) : 초승달은 숲 그늘로 비춰들고 孤燈終夜明(고등종야명) : 외로운 등불이 밤새도록 밝구나

陽村 權近(양촌 권근). 淸川江(청천강) 청천강 에서 안무 왕공과 함께 배를 띄우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淸川江(청천강)청천강 에서 안무 왕공과 함께 배를 띄우다.  載酒中流月浸江(재주중류월침강)술 싣고 배 띄워라 달 잠긴 강에  夜深絃管奏新腔(야심현관진신강)사죽(絲竹)의 풍악놀이 밤조차 깊네  風塵滿面功名路(풍진만면공명로)풍진 낯을 덮는 공명 길에서  此日相逢信少雙(차일상봉신소쌍)이날 서로 만나니 더없는 즐거움

양촌 권근(1352) 2024.05.05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送張衡叔還西都田宰相幕(송장형숙환서도전재상막) 평양 전재상막으로 돌아가는 장형숙을 보내며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送張衡叔還西都田宰相幕(송장형숙환서도전재상막)평양 전재상막으로 돌아가는 장형숙을 보내며 相國經綸器(상국경륜기) : 상국은 국가을 경륜하는 그릇朝鮮禮義邦(조선례의방) : 우리나라 조선은 예의의 나라이라네參謀今俊逸(참모금준일) : 참모는 금세의 뛰어난 인물들인데遺俗更淳厖(유속경순방) : 서도에 끼친 풍속은 더욱 순후하다네樓閣臨平楚(루각림평초) : 누각은 넓은 들판에 서있고風煙接大江(풍연접대강) : 바람과 안개는 큰 강에 접해 있네君歸如記我(군귀여기아) : 그대 돌아가 나를 생각하거든莫惜鯉魚雙(막석리어쌍) : 잉어 뱃속에 편지 보내는 것 아끼지 말게나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草舍(초사) 초가집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草舍(초사) 초가집 ​茅茨不剪亂交加(모자부전난교가) : 이엉을 자르지 않아 너절하기 그지없고築土爲階面勢斜(축토위계면세사) : 흙을 쌓아 뜰 만드니 그 모양 비스듬하네.棲鳥聖知來宿處(서조성지래숙처) : 깃던 새는 지혜롭게 사는 곳 찾아들고野人驚問是誰家(야인경문시수가) : 시골 사람 놀라며 누구 집이냐고 묻네.淸溪窈窕綠門過(청계요조녹문과) : 맑은 개울물 고요히 푸른 문 지나고碧樹玲瓏向戶遮(벽수영롱향호차) : 푸른 나무 영롱히 문 향해 막혀있네.出見江山如絶域(출견강산여절역) : 나와 보면 자연은 세상과 떨어진 곳인데閉門還似舊生涯(폐문환사구생애) : 문 닫고 앉아보면 도리어 옛 생활 그대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