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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寄白軒謫所 1(기백헌적소 1) 백헌白軒 이경석李景奭이 귀양살이하는 곳에 부치다

東冥 鄭斗卿(동명 정두경).    寄白軒謫所 1(기백헌적소 1)백헌白軒 이경석李景奭이 귀양살이하는 곳에 부치다 令姪乘驄去 (령질승총거)공公의 조카가 총이말 타고 떠난다기에 因之寄一書 (인지기일서)그 편便에 편지 한 통 보내는구려. 庭前看玉樹 (정전간옥수)뜰 앞에서 아름다운 나무를 보면서 謝傅意何如 (사전의하여)그대는 무슨 생각을 하실지…

谿谷張維(계곡 장유). 飮酒自解(음주자해) 음주에 대한 변명

谿谷張維(계곡 장유).    飮酒自解(음주자해) 음주에 대한 변명 ​我本不能飮(아본부능음) : 나는 원래 술 마시지 못하여每被酒客笑(매피주객소) : 늘 술꾼들 비웃음 받았어라.及此抱幽憂(급차포유우) : 그 때문에 이렇듯 우울증에 걸려頗用酒自療(파용주자료) : 조금씩 마시며 마음 달래노라.村醪雖酸薄(촌료수산박) : 시골 막걸리 털털해도箇中自有妙(개중자유묘) : 그 속에 묘한 맛 들어 있어라.傾來輒醺然(경내첩훈연) : 한 잔 기울이면 얼큰해져서不待數杓釂(부대수표조) : 몇 잔까지 마실 필요 아예 없어라.閑愁忽銷融(한수홀소융) : 어느새 풀어지는 근심 덩이渙若雪投燎(환야설투료) : 마치 눈송이가 화톳불에 떨어진 듯하여라.

계곡 장유(1587) 2024.05.09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堂成後漫興(당성후만흥) 집을 짓고 나니 저절로 흥이 일어

孤山 尹善道(고산 윤선도).    堂成後漫興(당성후만흥)집을 짓고 나니 저절로 흥이 일어  入戶靑山不待邀(입호청산부대요)맞이하지 않아도 푸른 산이 문으로 들어오고 滿山花卉整容朝(만산화훼정용조)온 산 가득한 꽃과 풀이 자세를 바로잡고 인사하네 休렴前瀨長喧耳(휴령전뢔장훤이)앞 여울 물소리가 늘 시끄러워도 싫어하지 말아야지 使我無時聽世囂(사아부시청세효)무시로 전해지는 시끄러운 세상 소식 들리지 않게 해 줄 테니까

​澤堂 李植( 택당 이식). 將赴嶺南題京舍壁上(장부령남제경사벽상) 영남으로 부임함에 서울 집 벽 위에 제하다

​澤堂 李植( 택당 이식).    將赴嶺南題京舍壁上(장부령남제경사벽상)영남으로 부임함에 서울 집 벽 위에 제하다 卒卒拘形役(졸졸구형역) : 바쁘게도 얽매인 벼슬살이 신세終年道路間(종년도노간) : 길가에서 한 해를 마치는구나.蕭條暮光景(소조모광경) : 저녁나절 비치는 스산한 풍경潦倒病容顔(료도병용안) : 실의에 찬 병든 내 모습이로다.松菊康丘舍(송국강구사) : 한가한 시골집 소나무와 국화煙沙渭水灣(연사위수만) : 위수가 물굽이에 안개 낀 모래톱.空懷棲遁志(공회서둔지) : 그곳에 숨어 살 생각 부질없이 품어보며匹馬又南還(필마우남환) : 한 필 말을 타고 또 다시 남쪽으로 돌아간다

택당 이식(1584) 2024.05.08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詠群鳥 3(영군조 3) 뭇 새들을 읊다. 孔雀(공작)

玉潭 李應禧(옥담 이응희).    詠群鳥 3(영군조 3) 뭇 새들을 읊다.   孔雀(공작)   百鳥皆無姓(백조개무성)온같 새들 모두 성이 없는데 惟君得姓全(유군득성전)오직 너만 온전하게 성을 얻었구나 知爲大聖後(지위대성후)대성 공자의 후손임을 아니 安得不瞿然(안득불구연)어찌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雨 中 (우 중) 비가 내리는 가운데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雨 中 (우 중) 비가 내리는 가운데  慷來無興過隣家(강래무흥과린가)게을러서 이웃집 들를 흥이 나지 않고 睡起烏紗任整斜(수기오사임정사)자다가 일어나니 오사모는 제멋대로 비스듬하게 얹혀있네 寥落閉門三日雨(료락폐문삼일우)황폐하여 쓸쓸한 가운데 문 닫아건 사흘 동안 비가 내리자 一軒幽賞屬葵花(일헌유상촉규화)난간 하나에 기대 그윽하게 접시꽃을 즐겨 구경하네

蛟山 許筠(교산 허균). 初到咸山(초도함산) 함산에 처음 도착하여

蛟山 許筠(교산 허균).   初到咸山(초도함산) 함산에 처음 도착하여 穿巷緣溪路忽窮(천항연계로홀궁)개울 따라 길을 트니 문득 막달은 길數椽茆店館墻東(수연묘점관장동)두어 칸 주막집 담 동쪽에 몸 던진다縱無棨戟施門外(종무계극시문외)문 밖에는 지키는 시설은 없어도尙有圖書在篋中(상유도서재협중)상자 속의 도서는 오히려 들어 있도다蔌蔌寒階飄竹雪(속속한계표죽설)찬 뜰에는 싹싹 대나무에 눈이 날리고團團幽戶颯桐風(단단유호삽동풍)깊숙한 동그란 지게문에 오동 바람분다寬恩似海甘留滯(관은사해감유체)바다 같은 너그러운 은혜에 기꺼이 머무니休恨周南太史公(휴한주남태사공)주남 땅의 태사고일랑 결코 원망하지 마시라

교산 허균(1569) 2024.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