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초 김부용(여 1813) 76

金芙蓉(김부용). 江居夜寂(강거야적) 고즈넉한 강가의 밤

金芙蓉(김부용). 江居夜寂(강거야적) 고즈넉한 강가의 밤 淸秋華月萬虛樓(청추화월만허루) 맑은 가을 달빛 빈 누대에 가득한데 取醉從容上小舟(취취종용상소주) 취한 몸으로 조용히 조그만 배에 오르네 遙夜寒江何所見(요야한강하소견) 차가운 강물 저 멀리 무엇이 보이는고 輕風吹荻起眠鷗(경풍취적기면구) 가벼운 바람 갈잎에 불어 자던 갈매기 깨우네

金芙蓉(김부용). 秋事(추사) 가을에

金芙蓉(김부용). 秋事(추사) 가을에 醉下西樓步石矼(취하서루보석강) 서루에서 취한 채 내려와 징검다리 건너니 江風引雨入寒牕(강풍인우입한창) 강바람 비를 몰아 차가운 창문에 들어오네 芙蓉斗帳靑無寐(부용두장청무매) 부용 휘장 속에 잠은 오지 않고 秋水長天雁一雙(추수장천안일쌍) 하늘가 가을 물결 위로 기러기 한쌍 날아가네

金芙蓉(김부용). 贈浿妓百年春(증패기백년춘)평양기생 백년춘 에게

金芙蓉(김부용). 贈浿妓百年春(증패기백년춘) 평양기생 백년춘 에게 遲日鶯啼小杏陰(지일앵제소행음) 꾀꼬리는 해종일 살구나무숲에서 지저귀는데 佳人悄坐繡簾深(가인초좌수렴심) 가인은 수놓은 발 깊숙이 다소곳 앉았구나 願取春風無限柳(원취춘풍무한류) 끝없이 뻗은 버드나무에 봄바람을 가져다가 絲絲綰結百年心(사사관결백년심) 백년 굳은 마음 가지가지 마다 맺고파라

金芙蓉(김부용). 舟下浿江(주하패강)대동강을 배로 내려오며

金芙蓉(김부용). 舟下浿江(주하패강)대동강을 배로 내려오며 舟人指點牧丹峰(주인지점목단봉) 뱃사공이 모란봉이라 안내하니 華壁朱欄次第逢(화벽주란차제봉) 화려한 벽 붉은 난간 하나씩 나타나네 宛是蓮花南浦口(완시연화남포구) 연꽃 핀 남포의 입구에 이르니 新粧西子對丰茸(신장서자대봉용) 새로 단장한 요영한 西施를 보는 듯 하네

金芙蓉(김부용). 自寬(자관) 스스로 위로하며

金芙蓉(김부용). 自寬(자관) 스스로 위로하며 鏡裡癯容物外身(경리구용물외신) 거울 속 야윈 얼굴 이 세상 사람 같지 않지만 寒梅影子竹精神(한매영자죽정신) 찬 매화 그림자 대쪽 같구나 逢人不道人間事(봉인불도인간사) 사람들 만나도 인간 세상일 말하지 말자 便是人間無事人(편시인간무사인) 그래야 인간 세상 탈없이 살겠지

金芙蓉(깁부용). 曉窓(효창)새벽 창문에 앉아

金芙蓉(깁부용). 曉窓(효창)새벽 창문에 앉아 夢罷城頭曉角哀(몽파성두효각애) 꿈에서 깨니 성에서 들리는 새벽 호각소리 구슬퍼 半規斜月掛殘梅(반규사월괘잔매) 기우는 반달 지는 매화에 걸려있네 手披周雅焚香坐(수피주아분향좌) 시경을 펴놓고 향불 사르고 앉아 直到天明誦百回(직도천명송백회) 날 밝을 때가지 끝없이 읊조릴 뿐

金芙蓉(김부용). 秋事(추사) 가을에

金芙蓉(김부용). 秋事(추사) 가을에 醉下西樓步石矼(취하서루보석강) 서루에서 취한 채 내려와 징검다리 건너니 江風引雨入寒牕(강풍인우입한창) 강바람 비를 몰아 차가운 창문에 들어오네 芙蓉斗帳靑無寐(부용두장청무매) 부용 휘장 속에 잠은 오지 않고 秋水長天雁一雙(추수장천안일쌍) 하늘가 가을 물결 위로 기러기 한쌍 날아가네

金芙蓉(김부용). 贈浿妓百年春(증패기백년춘)평양기생 백년춘 에게

金芙蓉(김부용). 贈浿妓百年春(증패기백년춘) 평양기생 백년춘 에게 遲日鶯啼小杏陰(지일앵제소행음) 꾀꼬리는 해종일 살구나무숲에서 지저귀는데 佳人悄坐繡簾深(가인초좌수렴심) 가인은 수놓은 발 깊숙이 다소곳 앉았구나 願取春風無限柳(원취춘풍무한류) 끝없이 뻗은 버드나무에 봄바람을 가져다가 絲絲綰結百年心(사사관결백년심) 백년 굳은 마음 가지가지 마다 맺고파라

金芙蓉(김부용). 浮碧樓宴遊 應諸使君口號韻 2首(부벽루연유 응제사군구호운 2)

金芙蓉(김부용). 浮碧樓宴遊 應諸使君口號韻 2首 (부벽루연유 응제사군구호운 2) 부벽루 잔치 놀음에서 여러 산군들이 입으로 부른 운에 맞추어. 渢渢仙惡動高樓(풍풍선악동고루) 은은한 신선 음악 높은 누각 울리고 散入東風碧水頭(산입동풍벽수두) 살랑살랑 봄바람 푸른 물가로 불어오네 漁子亦知淸興未(어자역지청흥미) 어부들도 끝없이 흐르는 풍악소리를 白銀灘上久停舟(백은탄상구정주) 흰 물결 여울 위에 배 멈춘 채 듣고 있네

金芙蓉(김부용). 浮碧樓宴遊 應諸使君口號韻 1(부벽루연유 응제사군구호운 1)

金芙蓉(김부용). 浮碧樓宴遊 應諸使君口號韻 1 (부벽루연유 응제사군구호운 1) 부벽루 잔치 놀음에서 여러 산군들이 입으로 부른 운에 맞추어 冠蓋聊翩擁畵樓(관개요편옹화루) 수레 덮개 나부끼며 단청 누각 에워싸고 少年爭擲錦纏頭(소년쟁척금전두) 젊은 놈팽이들 다투어 전두 던지네 遙看細柳東西岸(요간세류동서안) 멀리 물가에 실버들 아득하게 보이고 盡是遊人載笛舟(진시유인재적주) 떠있는 배에서 풍악소리 들리누나

金芙蓉 (김부용). 山行時値久旱(산행시치구한) 산행하다가 오랜 가뭄을 생각하며

金芙蓉 (김부용). 山行時値久旱(산행시치구한) 산행하다가 오랜 가뭄을 생각하며 東風行到綠楊灣(동풍행도녹양만) 봄바람이 푸른 버들 골짜기에 불어오니 重疊春山碧四環(중첩춘산벽사환) 겹겹 봄산에는 사방이 푸르르네 峯上飛泉千仞磵(봉상비천천인간) 봉우리 위에서 날아 떨어지는 샘물은 천길 물줄기 願成霖雨灑人間(원성림우쇄인간) 사흘 장맛비처럼 세상을 적셔주었으면

金芙蓉(김부용). 芙蓉堂 3(부용당 3)

金芙蓉(김부용). 芙蓉堂 3(부용당 3) 淸歌一曲海天賖(청가일곡해천사) 맑은 노래 한 곡조 바다 하늘에 내려 주시니 十二紅欄泛月華(십이홍란범월화) 열두 구비 붉은 난간에 달빛이 출렁이네 雲母屛頭銀燭下(운모병두은촉하) 운모병풍 은촛불 아래 佳人步步出蓮花(가인보보출연화) 가인 걸음 걸음 마다 연꽃이 피어나네

金芙蓉(김부용). 芙蓉堂 2(부용당 2)

金芙蓉(김부용). 芙蓉堂 2(부용당 2) 朝起芙蓉宿雨滋(조기부용숙우자) 아침에 보니 연꽃은 밤새 내린 비에 더 많아지고 乍晴高館燕差池(사청고관연차지) 잠깐 비 개인 고관엔 제비가 오락가락 灑落珠璣千萬顆(쇄락주기천만과) 맑디 맑은 물방울 천만 알 微風傾瀉碧琉璃(미풍경사벽유리) 살랑 바람에 푸른 유리 위로 떨어지네

金芙蓉(김부용). 巫山落火(무산낙화)무산에서 불꽃놀이를 구경하고

金芙蓉(김부용). 巫山落火(무산낙화) 무산에서 불꽃놀이를 구경하고 十二巫山黯淡中(십이무산암담중) 무산 열두개 봉우리 어두컴컴하다가 琉璃萬頃忽飜紅(유리만경홀번홍) 유리 같이 너른 바다 홀연 붉게 뒤집히네 火箭一時衝射急(화전일시충사급) 불화살을 일시에 사정없이 쏘아대니 如將灰燼水晶宮(여장회신수정궁) 수정궁이 모두 불타 없어 지겠네

金芙蓉(김부용). 昇仙橋下(승선교하)승선교 아래

金芙蓉(김부용). 昇仙橋下(승선교하)승선교 아래 魯瑟灘邊石竇幽(노슬탄변석두유) 노슬탄 물가에 으슥한 돌구멍에 中安玉佛俯淸流(중안옥불부청류) 모신 옥부처 맑은 시냇물 굽어보내 江心墮折終哀訴(강심타절종애소) 강물에 던져져 깨어져 끝내 애달픈 하소연 하니 法力纔能獲一牛(법력재능획일우) 법력으로 겨우 소 한 마리 찾았다네

金芙蓉(김부용). 香山途中(향산도중) 묘향산 가는 길에

金芙蓉(김부용). 香山途中(향산도중) 묘향산 가는 길에 桃花馬上石榴裙(도화마상석류군) 도화마 위에 기생들 태우고 一路繁華四使君(일노번화사사군) 번화한 큰길에 네 분의 사군들 행차하시네 未入仙區心已醉(미입선구심이취) 신선의 땅 들어서기도 전에 벌써 취해 碧雲蒼樹窅難分(벽운창수요난분) 푸른 구름 푸른 숲 구분하기 어렵구나

金芙蓉(김부용). 望美軒(망미헌)평북 영변부 동헌을 망미헌 이라함

金芙蓉(김부용). 望美軒(망미헌) 평북 영변부 동헌을 망미헌 이라함 都護營門夕照曛(도호영문석조훈) 도호부 영문에 해가 저무니 關河秋色上羅裙(관하추색상라군) 관하의 가을빛 비단 치마에 어리네 聊知夜夜朝天夢(료지야야조천몽) 한양 계시는 님 밤마다 그리운 꿈 應繞長安日下雲(응요장안일하운) 저 구름은 한양을 돌아 내려오는 구름이겠지

金芙蓉(김부용). 無盡臺价川(무진대개천) 개천군 무진대

金芙蓉(김부용). 無盡臺价川(무진대개천) 개천군 무진대 秋湖十里繞羣巒(추호십리요군만) 가을 호수 십리를 에워싼 봉우리들 一曲淸歌倚彩欄(일곡청가의채란) 한 곡조 맑은 노래 부르며 난간에 기대어 섰네 浩浩臺前流去水(호호대전유거수) 넘실넘실 누대 앞 흘러가는 냇물은 終歸大海作波欄(종귀대해작파란) 큰 바다에 이르면 파도를 만들겠지

金芙蓉(김부용). 登降仙樓(등강선루) 강선루에 올라

金芙蓉(김부용). 登降仙樓(등강선루) 강선루에 올라 巫山黃葉送殘秋(무산황엽송잔추) 무산의 누런 단풍 늦가을을 떠나보내고 把酒臨風十二樓(파주임풍십이루) 십이루에서 취해 바람을 받네 萬斛閒愁都潑雪(만곡한수도발설) 만 섬이나 되는 시름 눈처럼 날려버려도 碧天如水楚雲浮(벽천여수초운부) 물처럼 푸른 하늘엔 구름만 떠도네

金芙蓉(김부용). 香楓洞口(향풍동구)향풍동 입구에서

金芙蓉(김부용). 香楓洞口(향풍동구) 향풍동 입구에서 絶壑陰森古岸崩(절학음삼고안붕) 막힌 골짜기 그늘진 숲에 오래된 언덕은 무너져 撑空浮碧玉層層(탱공부벽옥층층) 허공에 의지해 옥돌은 층층이 쌓였네 林間有路三分石(림간유노삼분석) 숲으로 난 길에는 셋 중 하나가 돌이고 洞裡逢人一半僧(동리봉인일반승) 마을에서 만나는 사람은 둘 중 하나가 스님이네

金芙蓉(김부용). 甲戌春(갑술춘)

金芙蓉(김부용). 甲戌春(갑술춘) 白雲峯下望西南(백운봉하망서남) 백운봉 아래 서남쪽을 바라보니 流水蒼松鷺數三(유수창송로수삼) 흐르는 시냇가 푸른 소나무엔 백로 몇 마리 征馬蕭蕭催上路(정마소소최상노) 먼길 떠나는 말은 길을 재촉 하는데 斜陽一抹遠山舍(사양일말원산사) 저녁빛 조금 남아 먼산 집들 비추네

金芙蓉(김부용). 餘春(여춘) 봄을 보내고

金芙蓉(김부용). 餘春(여춘) 봄을 보내고 芳郊前夜餞春回(방교전야전춘회) 어젯밤 꽃 핀 야외에서 봄을 보내고 돌아와 不耐深愁强杷杯(불내심수강파배) 깊은 시름 견딜 수 없어 술잔 들었네 獨有榴花紅一樹(독유류화홍일수) 꽃 붉은 석류나무 한 그루 있어 時看蜂蝶度墻來(시간봉접도장래) 때때로 벌나비 담장 넘어 찾아드네

金芙蓉(김부용). 過松嶽山(과송악산)송악산을 지나며

金芙蓉(김부용). 過松嶽山(과송악산) 송악산을 지나며 崧陽物色似當時(숭양물색사당시) 개성의 물색이 당시와 같아 吹笛橋邊楊柳垂(취적교변양류수) 피리 불던 다리가에 버들 늘어졌네 盡日黃鸝啼不住(진일활이제부주) 해종일 쉬지않고 울어대는 꾀꼬리 聲聲宛是哭高麗(성성완시곡고려) 고려를 통곡하는 소리렸다

金芙蓉(김부용). 暮春舟下浿江(모춘주하패강) 늦봄 배를 타고 대동강을 내려가며

金芙蓉(김부용). 暮春舟下浿江(모춘주하패강) 늦봄 배를 타고 대동강을 내려가며 仙臺翠柳難聞鶯(선대취류난문앵) 선대의 푸른 버들 숲에 꾀꼬리 울어대니 猶有殘春未了情(유유잔춘미료정) 스러지는 봄 못다한 정 사무추누나 朝來瀲艶桃花浪(조래염염도화랑) 이침 되자 복사꽃 물결 넘실대고 一帆靡風下浿城(일범피풍하패성) 조각배 한 바람에 넘어갈 듯 흘러가누나

金芙蓉(김부용). 題烈女金氏旌門(제열녀김씨정문) 열녀 김씨 정문에 쓰다

金芙蓉(김부용). 題烈女金氏旌門(제열녀김씨정문) 열녀 김씨 정문에 쓰다 古木荒山集亂鳥(고목황산집난조) 거친 산 고목에 까마귀떼 어지럽고 前當猛虎遂捐軀(전당맹호수연구) 사나운 호랑이 앞에 제 몸까지 내던졌네 金玉貞資霜雪操(금옥정자상설조) 금옥처럼 고운 바탕 상설 같은 절개 不知有我但知夫(부지유아단지부) 나를 잊고 지아비만 알았네

金芙蓉(김부용). 鍊光亭宴罷(연광정연파)연광정 연회가 끝나고

金芙蓉(김부용). 鍊光亭宴罷(연광정연파) 연광정 연회가 끝나고 斜陽忽忽到芳洲(사양홀홀도방주) 석양에 문득 방주에 이르러 延睇平波逈欲愁(연제평파형욕수) 멀리 잔잔한 물결 바라보니 심란하네 檀拍一聲歌舞散(단박일성가무산) 단박 소리에 가무는 끝나고 不知新月上簾鉤(부지신월상염구) 어느새 초승달이 밭갈zml 위로 돋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