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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峯 奇大承(고봉 기대승). 武科錄名圖(무과록명도)

高峯 奇大承(고봉 기대승). 武科錄名圖(무과록명도) 高棟深簷敞一廳(고동심첨창일청) : 높은 기둥 깊은 추녀 온 청사가 넓은데 縓衣髹案凜儀形(전의휴안름의형) : 붉은 옷, 검은 책상 늠름한 기품이어라. 門前騰蹋鞍鞿耀(문전등답안기요) : 문 앞에는 나는 듯한 안장과 굴레 빛나고 階下睢盱面目熒(계하휴우면목형) : 뜨락에 아래 흘겨보는 눈빛이 번득이어라. 標咎斥停悲墮井(표구척정비타정) : 허물을 들춰 물리치니 대열에서 누락됨 슬프고 注名推試喜緣宴(주명추시희연연) : 이름을 기록 등용되니 합격되어 기쁘구나. 那知繪事開丹禁(나지회사개단금) : 회사(繪事)가 궁중에 열릴 줄을 어찌 알았으랴 物色生輝荷寵靈(물색생휘하총령) : 물색에 빛이 나니 은총에 감사하여라

西山大師(서산대사). 回仙亭1首(회선정1수)

西山大師(서산대사). 回仙亭1首(회선정1수) 乘槎遊海上 (승차유해상) 떼 타고 바다위에 놀아보세나 何必永郎仙 (사필영랑선) 영랑만이 그 풍경 즐길소냐 小雨蔵西嶽 (소우장서악) 서켠의 뫼부리에 보슬비 내리고 長波接北天 (장파접북천) 북쪽의 바다에는 물결이 세차구나 乾坤元無極 (건곤원무극) 본래부터 하늘땅은 끝이 없는 것 風月亦無邊 (풍월역무변) 바람도 달도 한이 없어라 却想三生事 (각상삼생사) 인간의 한생을 돌이켜보면 新羅八百年 (신라팔백년) 신라의 팔백 년도 잠간이네

서산대사(1520) 2023.06.05

蓬萊 楊士彦(봉래 양사언). 鏡浦臺(경포대)

蓬萊 楊士彦(봉래 양사언). 鏡浦臺(경포대) 蓬壺一入三千年(봉호일입삼천년) 봉호에 한 번 들어가니 삼천 년 銀海茫茫水淸淺(은해망망수청천) 은빛 바다 아득한데 물은 맑고 얕구나 鸞笙今日忽飛來(난생금일홀비래) 피리 불며 오늘 홀로 날아왔건만 碧桃花下無人見(벽도화하무인견) 벽도화 아래에는 보이는 사람 없구나

​白湖 尹鑴 (백호 윤휴). 陋 巷(누 항) 시골 마을

​白湖 尹鑴 (백호 윤휴). 陋 巷(누 항) 시골 마을 明着衣冠士子身(명착의관사자신) : 단정한 옷차림 의젓한 선비의 몸으로 簞瓢陋巷不厭貧(단표누항불염빈) : 가난한 시골살림도 싫지 않아요 雲開萬國回看月(운개만국회간월) : 만방에 구름 걷히니 모두 달 쳐다보고 花發千家共得春(화발천가공득춘) : 집집마다 꽃이 피어 모두가 봄을 즐기네 卲子吟中多氣像(소자음중다기상) : 술 마셔 소옹처럼 기상을 모으고 淵明醉裏樂天眞(연명취이낙천진) : 취하여 도연명 같이 천진함을 즐기네 從來大隱皆城市(종래대은개성시) : 옛날부터 큰 은자는 도시에 살았는데 何必投竽寂寞濱(하필투우적막빈) : 어찌 꼭 적막한 시골에서 낚시질이랴

백호 윤휴(1517) 2023.06.04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繼祖窟(계조굴) 계조굴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繼祖窟(계조굴) 계조굴 終日巡峯問幾層(종일순봉분기층) 온종일 돌아본 봉우리가 몇 겹이던가 垂藤處處强登登(수등처처강등등) 등덩굴 드리운 곳마다 억지로 끙끙거리며 올랐지 空看小窟深千尺(공간소굴심천척) 까마득하게 깊숙한 작을 굴을 부질없이 들여다보니 松絡袈裟一老僧(송락가사일노승) 송락 쓰고 가사입은 노승 홀로 있네

南冥 曺植 (남명 조식). 浴川(욕천) 냇물에 몸씻기

南冥 曺植 (남명 조식). 浴川(욕천) 냇물에 몸씻기 全身四十年前累(전신사십년전루) : 온몸에 쌓인 사십년 동안 허물은 千斛淸淵洗盡休(천곡청연세진휴) : 천석 맑은 못물에 모두 씻어 버리네 塵土倘能生五內(진토당능생오내) : 티끌이 만약 오장에 생겨 있다면 直今刳腹付歸流(직금고복부귀류) : 비금 바로 배를 갈라 저 물에 띄워 보내리 ​

남명 조식(1501) 2023.0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