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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霧(무) 안개

春亭 卞季良(춘정 변계량). 霧(무) 안개 宿霧連三日(숙무련삼일) : 삼 일 간 연속 안개가 뒤덮으니 重陰蔽大明(중음폐대명) : 몇 겹의 음기가 태양을 가렸구나. 鳥歸迷古木(조귀미고목) : 둥지로 가는 새들은 고목을 잃었고 人立失前程(인립실전정) : 사람은 선 채로 갈 길을 잃었구나. 霑濕還如雨(점습환여우) : 습기에 젖어들어 비 맞은 듯 하고 熹微未放晴(희미미방청) : 희미한 날씨는 아직 개지 않는구나. 病夫偏自愛(병부편자애) : 병든 사나이 유독 제 몸을 아끼어 醇酹獨頻傾(순뢰독빈경) : 혼자서 연거푸 전국술을 따라 마신다.

陽村 權近(양촌 권근). 春日城南卽事(춘일성남즉사) 봄날 성남에서

陽村 權近(양촌 권근). 春日城南卽事(춘일성남즉사) 봄날 성남에서 春風忽已近淸明(춘풍홀이근청명) : 봄바람 문득 그치니 청명이 가까워라 細雨霏霏成晩晴(세우비비성만청) : 가랑비 부슬부슬 하더니 늦게 날이 개는구나 屋角杏花開欲遍(옥각행화개욕편) : 집 모퉁이 살구나무 활짝 꽃 피워 數枝含露向人情(수지함로향인정) : 몇 가지가 이슬 머금고 사람 향해 반기네

양촌 권근(1352) 2023.06.03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呈遁村(정둔촌) 둔촌에게

陶隱 李崇仁(도은 이숭인). 呈遁村(정둔촌) 둔촌에게 杜門五六日(두문오육일) : 문 닫고 오육 일 鞍轡已生埃(안비이생애) : 말 안장엔 이미 먼지가 이는구나 餘子亦何恠(여자역하괴) : 남은 자식들 어찌 이상타 하지 않으리오 故人猶不來(고인유불래) : 친구들도 찾지 않누나 山光入簷隙(산광입첨극) : 산빛은 처마 틈으로 들고 苔色上墻隈(태색상장외) : 이끼는 담장 위로 올라온다 寂寞誰能問(적막수능문) : 쓸쓸하니 누가 물어 오겠는가 遺篇手自開(유편수자개) : 남긴 글을 스스로 펴본다

雙梅堂 李詹 (쌍매당 이첨). 寒食日(한식일) 한식일

雙梅堂 李詹 (쌍매당 이첨). 寒食日(한식일) 한식일 今年寒食滯京華(금년한식체경화) 올해 한식날 서울에 머물러 있자니 節序如流苦憶家(절서여류고억사) 계절은 물처럼 흘러 집이 더욱 그립네 楊柳愁邊初弄線(양류수변초롱선) 버들은 시름 속에 가지를 막 희롱하고 茶慮雨後已生花(다려우후이생화) 씀바귀는 비 온 뒤 꽃을 벌써 피웠네 尋春院落多遊騎(심춘원락다유기) 동산에는 봄을 찾아 놀러온 이 많고 上墓郊原集亂鴉(상묘교원집란아) 언덕에는 묘 위로 갈가마귀 모여 있네 物色漸新人漸老(물색점신인점로) 풍경은 새로워지는데 사람은 늙어가니 慕眞何處鍊丹砂(모진하처련단사) 진을 찾아 어느 곳에서 단약을 달일까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春雪訪崔兵部(춘설방최병부) 봄눈 속에 최병부를 찾아

三峰 鄭道傳(삼봉 정도전). 春雪訪崔兵部(춘설방최병부) 봄눈 속에 최병부를 찾아 ​​​​​​​​​​​ 街頭楊柳欲春風(가두양류욕춘풍) : 거리의 버드나무 봄바람 일려하니 ​無奈朝來雪滿空(무내조래설만공) : 아침에 눈이 펄펄 날리니 어찌할꺼나 ​走向君家急呼酒(주향군가급호주) : 그대 집으로 달려와 급히 술을 찾으니 ​衰顔憔悴尙能紅(쇠안초췌상능홍) : 초췌하고 시든 얼굴 아직도 붉어지는구나

圃隱 鄭夢周(포은정몽주). 봉사일본(奉使日本)일본에 사신와서

圃隱 鄭夢周(포은정몽주). 봉사일본(奉使日本) 일본에 사신와서 水國春光動(수국춘광동) : 섬나라에 봄기운 감도는데 天涯客未行(천애객미행) : 하늘 끝 나그네 아직 돌아가지 못 하네 草連千里綠(초련천리록) : 풀은 천 리에 연이어 푸르고 月共兩鄕明(월공양향명) : 달은 두 고을 모두 밝히네 遊說黃金盡(유설황금진) : 사행길에 비용도 다 써고 思歸白髮生(사귀백발생) : 고국 갈 생각에 흰머리만 느네 男兒四方志(남아사방지) : 세상을 다스리려는 나의 큰 뜻이 不獨爲功名(불독위공명) : 다만 공명만을 위함은 아니라오

牧隱 李穡(목은 이색). 八詠絶句1(팔영절구1) 절구 노래 여덟 편

牧隱 李穡(목은 이색). 八詠絶句1(팔영절구1) 절구 노래 여덟 편 一點君山夕照紅(일점군산석조홍) : 한 점 君山에 석양이 붉게 타오르는데 闊呑吳楚勢無窮(활탄오초세무궁) : 오와 초의 땅을 삼킬 듯한 광활한 기세 무궁하다 長風吹上黃昏月(장풍취상황혼월) : 긴 바람은 황혼녘 달에 불어 오르는데 銀燭紗籠暗淡中(은촉사롱암담중) : 은 촛불은 비단 초롱 속에서 가물거리고 있구나.

목은 이색(1328) 2023.06.03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松都八詠南浦烟蓑 7 (송도팔영남포연사)남포안개 풀 섶

益齋 李齊賢(익재 이제현). 松都八詠南浦烟蓑 7 (송도팔영남포연사) 남포안개 풀 섶 一灣蒲葦雨蕭蕭(일만포위우소소) : 한 굽이의 부들과 갈대에 우수수 비 내리면 ​ 隔岸人家更寂寥(격안인가경적요) : 저 언덕의 인가는 더욱 적막하여라 漁罷呼兒收綠網(어파호아수록망) : 고기 잡기 마치고 아이들 불러 푸른 그물 거두어 剌船歸起晩來潮(자선귀기만래조) : 배를 노 저어 늦어 몰려오는 조수 타고 돌아온다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閑中雜詠 3(한중잡영 3) 한가하여 읊은 노래들

宓庵老人 冲止(복암노인 충지). 閑中雜詠 3(한중잡영 3) 한가하여 읊은 노래들 秋淺彤雲猶在漢(추천동운유재한) : 늦가을 붉은 구름 은하수에 남 ​ 更深素月欲含山(갱심소월욕함산) : 밤은 깊은데 흰 달은 산을 삼키려한다. ​ 定廻篆畝香煙冷(정회전무향연랭) : 선정에서 책으로 들자 향 연기 싸늘하고 ​ 一點龕燈炤壁間(일점감등소벽간) : 한점의 감실 등불이 벽 사이를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