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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題瑞興村舍壁(제서흥촌사벽) 서흥의 시골집 벽에 쓰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題瑞興村舍壁(제서흥촌사벽)서흥의 시골집 벽에 쓰다  藤梢挾岸柳絲斜(등초협안류사사)등나무 꼬리는 언덕을 타고 오르고 버들가지는 비껴있는데 門外長川半露沙(문외장천반로사)문밖 쉬지않고 흐르는 시냇물에는 모래가 반쯤 드러났네 芋栗有餘人事少(우율유여인사소)토란과 밤은 넉넉한데 사람의 일은 적으니 棘속籬茅屋亦生涯(극리모옥역생애)가시나무 울타리 두른 초가집 또한 생활이네

簡易 崔岦(간이 최립). 四仙亭(사선정) 사선정

簡易 崔岦(간이 최립).    四仙亭(사선정) 사선정  晴峰六六艶螺蛾(청봉륙륙염라아)맑게 갠 서른여섯 개의 봉우리가 소라인 듯 나비인 듯 아름답고 白鷗雙雙弄鏡波(백구쌍쌍롱경파)갈매기 쌍을 지어 맑은 물결 희롱 하네 三日仙遊猶不再(삼일선유유부재)사흘 동안 노닐었던 신선들 여전히 다시 오지 않으니 十洲佳處始知多(십주가처시지다)세상에는 신선이 사는 아름다운 곳이 많은 줄 비로소 알겠네

蓀谷 李達 (손곡 이달). 宿土亭浦樓 2[숙토정포루 2] 토정의 포구 누각에서 묵으며

蓀谷 李達 (손곡 이달).    宿土亭浦樓 2[숙토정포루 2] 토정의 포구 누각에서 묵으며  風雨書齋破[풍우서재피] : 비 바람에 서재는 무너지고 園臯蔓草深[원고만초심] : 동산 언덕에 덩굴 풀만 우거졌네. 經營許多事[경영허다사] : 경영하며 기대했던 많은 일들 誰識九原心[수식구원심] : 누가 구원의 마음을 알리오 ?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次玄蘇一絶(차현소일절) 현소玄蘇의 절구絶句 한 수首에 차운次韻하다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次玄蘇一絶(차현소일절)현소玄蘇의 절구絶句 한 수首에 차운次韻하다  海上千峯翠 (해상천봉취)바다 위에는 수많은 봉우리가 푸르고 樽前萬竹森 (준전만죽삼)술통 앞에는 많고 많은 대나무가 무성하네. 客來拚一醉 (객래변일취)나그네가 와서 즐겁게 한바탕 취하니 日落渚雲沈 (일락저운침)해는 지고 물가에는 구름이 잠기고 있네.

​栗谷 李珥 (율곡 이이). 萬瀑洞(만폭동) 금간산 만폭동

​栗谷 李珥 (율곡 이이).    萬瀑洞(만폭동)  금간산 만폭동 石逕高低入洞門(석경고저입동문)높고 낮은 좁은 돌길로 골짜기 문에드니洞中飛瀑怒雷奔(동중비폭노뢰분)골짜기 속에 떨어지는 폭포는 성난 천둥처럼 내닫네巖橫萬古難消雪(암횡만고난소설)바위는 뒤엉켜 만고에 이르니 눈은 녹이기 어렵고山聳千秋不散雲(산용청추부산운)오랜세월 솟아있는 산은 구름이 흩어지지 않는구나獅子峯前披翠霧(사자봉전피치무)사자봉에 나아가니 푸른 안개 펴지고火龍淵上坐黃昏(화룡연상좌황혼)화룡연 위에 자리하니 어둠이 지네夜投普德禪菴宿(야투보덕선암숙)밤엔 보덕사에 이르러 암자에 좌선하며 묵는데鶴淚猿啼攪夢魂(학루원제교몽혼)학의소리 원숭이 울음이 꿈속의 생각을 흔드네

율곡 이이(1536) 2024.08.01

松江 鄭澈(송강 정철). 次朴希正韻(차박희정운) 박희정이 시에 차운하다

松江 鄭澈(송강 정철).    次朴希正韻(차박희정운)  박희정이 시에 차운하다  高樓客散夜將闌(고루객산야장란) 밤 늦어 객들 흩어지는 높은 누각에 歌罷滄浪蠟燭殘(가파창랑랍촉잔) 滄浪曲 파하니 밀촛불이 쇠잔하이. 獨采蓮花何處贈(독채련화하처증) 연꽃 홀로 따내어 어느 곳에 부치올까, 美人千里香雲端(미인천리향운단) 향기론 구름 끝 천리 밖의 고운님께로.  滄浪曲 : 초사와 맹자에 실린 노래. 인생의 일은 모두 자연히 돌아가는 대로 맡겨야 한다는 뜻.

송강 정철(1536) 2024.08.01

南冥 曺植 (남명 조식). 喪 子 (상 자) 아들을 잃고서

南冥 曺植 (남명 조식).   喪 子 (상 자)  아들을 잃고서 靡室靡兒僧似我(미실미안승사아)집도 없고 아들도 없는게 중과 비슷하고 無根無帶我如雲(무근무대아여운)뿌리도 꼭지도 없는 이내 몸 구름 같도다 送了一生無可柰(송료일생무가내)한평생 보내자니 어쩔 수 없는 일 餘年回首雪紛紛(려년회수설분분)여생을 돌아보니 머리카락이 흰 눈처럼 어지럽도다

남명 조식(1501) 2024.08.01

退溪 李滉[퇴계이황]. 寓感 3(우감 3) 우감

退溪 李滉[퇴계이황].    寓感 3(우감 3) 우감 杜鵑花似海漫山(두견화사해만사)진달래꽃 바다처럼 온 산을 뒤덮고 桃杏紛紛開未闌(도행분분개미란)복사꽃 살구꽃 이곳 저곳 피누나 早知不關榮悴事(조지불관영췌사)꽃 피고 시드는 것 개의치 않으니 莫將梅蘂較他看(막장매예교타간)매화 꽃술 다른 꽃과 견주지 말게나

퇴계 이황(1501) 2024.08.01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憶病子(억병자) 병든 아들을 생각하며

秋江 南孝溫(추강 남효온).   憶病子(억병자) 병든 아들을 생각하며  弱質飢寒致病侵(약질기한치병침)허약한 체질에 배고품과 추위 때문에 병이 들어 念爲人父媿難禁(념위인부괴난금)자식을 생각하니 아비가 되어 부끄럽기 짝이없네 憶渠半夜愁無寐(억거반야수무매)아들 생각에 한밤중 근심하느라 잠 못 이루는데 村笛一聲驚慟心(촌적일성경통심)마을에서 들리는 한 곡조 피리소리는 서러운 마음을 더욱 놀라게 하네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牛頭原 (우두원) 우두원에서

梅月堂 金時習(매월당 김시습).  牛頭原 (우두원) 우두원에서  牛頭原上暮煙收(우두원상모연수) : 우두원에 저문 연기 걷히고萬頃黃雲麥隴秋(만경황운맥롱추) : 넓은 들판 누런 구름, 보리두렁 가을이라白鳥一雙飜落日(백조일쌍번낙일) : 흰 새 한 쌍이 지는 해에 날아간다蒼波十里送歸舟(창파십리송귀주) : 십리 긴, 푸른 물결에 떠나는 배 보내니江山處處詩添興(강산처처시첨흥) : 강산 여기저기에 시 짓기에 더욱 흥겨웁고風月年年酒解愁(풍월년년주해수) : 해마다 풍월은 술 마시어 근심을 풀어준다野水斷橋村逕曲(야수단교촌경곡) : 다리 끊긴 들판 물에 시골 길은 굽어있고牧童相喚穩騎牛(목동상환온기우) : 목동은 서로 부르며 평온히 소 타고 돌아온다.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至日詠梅 2(지일영매 2) 동짓날에 매화를 읊다

佔畢齋 金宗直(점필재 김종직).    至日詠梅 2(지일영매 2)동짓날에 매화를 읊다 三重緹室動葭灰(삼중제실동가회) : 삼중의 제실에 갈대 재가 태동하면縱有寒威未勒梅(종유한위미륵매) : 아무리 큰 추위라도 매화는 억제하지 못한다.忽覺宿枝盈蓓蕾(홀각숙지영배뢰) : 문득 옛 가지에 봉오리 가득함을 깨닫고卽知生意破胚胎(즉지생의파배태) : 바로 생생한 뜻 봉오리처럼 터지는 것 알겠다.膽甁玄酒神相照(담병현주신상조) : 꽃병의 맑은 물에 정신이 서로 비추니烏几遺經手自開(오궤유경수자개) : 검은 책상의 성스런 책을 손으로 펼친다.早晩翠衣來報信(조만취의래보신) : 조만간 봄의 사자가 와 소식을 전하니參橫月落好銜杯(참횡월락호함배) : 참성은 비끼고 달이 지니 술잔 하기 좋아라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독좌(獨坐) 나 홀로 있으면서

四佳亭 徐居正(사가정 서거정).    독좌(獨坐) 나 홀로 있으면서  獨坐無來客(독좌무래객) : 찾는 이 없어 홀로 앉아 있으니空庭雨氣昏(공정우기혼) : 뜰은 조용하고 날씨는 비올 듯 어둡네.魚搖荷葉動(어요하엽동) : 연못에 물고기 요동치니 연꽃잎 움틀움틀鵲踏樹梢飜(작답수초번) : 나무에 까치 앉으니 가지가 흔들흔들 琴潤絃猶響(금윤현유향) : 흐린 날씨에 거문고 눅어도 소리는 여전해爐寒火尙存(로한화상존) : 화로는 차가워도 불기는 남아 있네.泥途妨出入(니도방출입) : 진흙길에 우리집 출입이 어려우니終日可關門(종일가관문) : 종일토록 빗장은 걸어두어도 괜찮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