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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新安道中(신안도중) 신안으로 가는 도중에

淸陰 金尙憲(청음 김상헌).    新安道中(신안도중) 신안으로 가는 도중에 綠水靑郊復白沙(녹수청교복백사)푸른 물 흐르는 푸르른 들에 다시 흰모래 보이는데 棘籬茅屋兩三家(극리모옥양삼가)가시울타리 두른 초가집이 두세 채 있네 桃花深處柴門閉(도화심처시문폐)복숭아꽃 우거진 곳에 사립문 닫혀 있고 楊柳陰中一逕斜(양유음중일경사)버드나무 그늘 속에 한 갈래 오솔길이 비스듬하네

蛟山 許筠(교산 허균). 宣川(선천) 선천에서

蛟山 許筠(교산 허균).    宣川(선천) 선천에서 纔入宣川館(재입선천관)선천객사에 들어서자軒窓野望通(헌창야망통)창 밖으로 넓은 들판 훤히 보인다喬林藏畏景(교림장외경)큰 숲은 따가운 햇볕 감추고高檻受長風(고함수장풍)높은 난간은 긴 바람을 맞는구나爽覺詩功進(상각시공진)시힘이 솟는 것 상쾌히 느끼고墉抛酒聖中(용포주성중)술에 취하여 게으름을 날려버렸다坐看階藥爛(좌간계약란)뜰에 가득 작약꽃 바라보니何似妓裙紅(하사기군홍)어찌 기생의 다홍치마 같은가

교산 허균(1569) 2024.08.21

石洲 權韠(석주 권필). 山中早秋喜晴有作(산중조추희청유작) 산속의 이른 가을에 날씨가 맑게 개니 기뻐서 짓다

石洲 權韠(석주 권필).    山中早秋喜晴有作(산중조추희청유작)산속의 이른 가을에 날씨가 맑게 개니 기뻐서 짓다  山木吟風秋氣生 (산목음풍추기생)산의 나무는 바람을 읊고 가을 기운 이는데 峯頭初旭射新晴 (봉두초욱사신청)오랫동안 오던 비가 멎고 말끔히 개니 산꼭대기에 막 솟아오른 해가 비추기 시작하네. 澗邊白石渾如洗 (간변백석혼여세)시냇가 흰 돌들이 온통 물로 씻은 듯하니 政好先生赤足行 (정호선생적족행)정말로 내가 맨발로 다니기 딱 좋네.

象村 申欽(상촌 신흠). 卽 事(즉 사) 즉흥적으로

象村 申欽(상촌 신흠).    卽 事(즉 사) 즉흥적으로  玉漏聲稀星漢微(옥루성희성한미) : 물시계 소리 드물고 은하수빛도 흐릿하고 小堂幽絶意多違(소당유절의다위) : 고요하고 한적한 집에 여의찮은 일도 많구나 西林風雨夜如漆(서림풍우야여칠) : 서쪽 숲에 비바람 치고 밤은 칠흑처럼 어두워 露草時看螢火飛(로초시간형화비) : 이슬 내린 풀밭에서 반딧불 나는 것을 때로 본다

상촌 신흠(1566) 2024.08.21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早 起 (조 기) 일찍 일어나서

月沙 李廷龜(월사 이정구).   早 起 (조 기) 일찍 일어나서 宿霧初收江岸斜(숙무초수강안사)비탈진 강기슭에 어젯밤부터 끼었던 안개 막 걷히고 朝暾欲上動川華(조돈욕상동천화)아침 해 떠오르니 냇물이 반짝이며 흐르네 夜來一陣沙邊雨(야래일진사변우)밤새 한차례 모래톱에 비 내리더니 瓜蔓新添滿隴花(과만신첨만롱화)오이 덩굴이 두둑 가득 꽃을 새로 피웠네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雪 後 (설 후) 눈이 내린 뒤에

芝峯 李睟光(지봉 이수광).    雪 後 (설 후) 눈이 내린 뒤에 夜寒茅屋畔(야한모옥반)지난밤 초가집 주위가 춥더니 春信到溪梅(춘신도계매)봄소식이 시냇가 매화나무에 이르렀네 爲與山人約(위여산인약)산사람과 만난기로 약속을 했으니 柴扉掃雪開(시비소설개)사립문을 열고 쌓인 눈을 치우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漫 書(만 서) 생각나는 대로 쓰다

白沙 李恒福(백사 이항복).    漫 書(만 서) 생각나는 대로 쓰다  是身於世猶衰屐피(시신어세유쇠극)이 몸은 이 세상에 도롱이와 나막신 같은 존재라 晴則深臧雨則行(청죽심장우칙행)맑게 갠 날에는 깊숙이 감춰지고 비가 오면 쓰였네 幸際太平無事日(행제태평무사일)다행히 아무런 걱정도 없고 편안한 날이라 小窓終夕看遺經(소창종석간유경)작은 창 아래서 밤새도록 남겨진 경서를 보네

簡易 崔岦(간이 최립). 次韻贈顧生圖(차운증고생도) 차운하여 고생도 에게 주다

簡易 崔岦(간이 최립).    次韻贈顧生圖(차운증고생도)차운하여 고생도 에게 주다  異域衣裘獘(이역의구폐)다른 나라 땅에 와서 옷도 다 해어지고 歸裝書劍寒(귀장서검한)돌아갈 차비를 차리니 책과 칼만 있어 썰렁하네 將軍有損客(장군유손객)장군에게도 신념대로 행동하셨던 분이라 臥雪耽袁安(와설탐원안)그 옛날 눈 속에 누워 있던 원안 같은 내신세가 부끄럽기만 하구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