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紫蝦 申緯(자하 신위). 紅白梅(홍백매) 홍백 매화

紫蝦 申緯(자하 신위).    紅白梅(홍백매) 홍백 매화 料峭東風梅信回(요초동풍매신회)매서운 봄바람에 매화소식 돌아와 此花年例犯寒開(차화년례범한개) 이 꽃은 해마다 추위 속에 피어난다.飜嫌歛笑亭亭遠(번혐감소정정원) 문득 선웃음 역겨워 정정히 멀어져人似凝眸脈脈來(인사응모맥맥래) 사람의 눈길 모은 듯 맥맥히 오는구나.送老影香和靖福(송로영향화정복) 노년의 은은한 향기는 임화정의 복이요通身鐵石廣平才(통신철석광평재) 철석같은 온 몸은 광평의 재주로다吾廬兩樹能紅白(오려량수능홍백) 우리 집 두 나무에 붉은 꽃과 흰 꽃 피니 白未離披紅欲催(백미리피홍욕최)흰 꽃이 다 지기 전에 붉은 꽃이 피려한다.

자하 신위(1769) 2024.08.23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不亦快哉行 8(불역쾌재행 8) 또한 통쾌痛快하지 아니한가

茶山 丁若鏞(다산 정약용).   不亦快哉行 8(불역쾌재행 8)또한 통쾌痛快하지 아니한가 鄰人屋角障庭心 (린인옥각장정심)이웃집 용마루 끝이 마당 한가운데를 가리니 涼日無風晴日陰 (량일무풍청일음)서늘한 날에도 바람 한 점 없고 맑게 갠 날에도 그늘지네. 請買百金纔毀去 (청매백금재훼거)바라건대 많은 돈으로 사들여서 다 헐어 버리면 眼前無數得遙岑 (면전무수득요잠) 눈앞에 그 많은 먼 봉우리들이 다 나타나리라.

弘齋 正祖(홍재 정조대왕). 賜知中樞洪緯浩(사지중추홍위호) 지중추부사 홍위호 에게 하사하다

弘齋 正祖(홍재 정조대왕).   賜知中樞洪緯浩(사지중추홍위호)지중추부사 홍위호 에게 하사하다 老人星見斗之南 (노인성견두지남)노인성老人星이 북두칠성北斗七星의 남쪽에 나타나더니 晩得兒年七十三 (만득아년십십삼) 늙어서 낳은 아들이 올해 73세로다. 朝拜龍樓仍獻祝 (조배용수잉헌축)세자궁世子宮으로 임금을 찾아뵙고 거듭 축원祝願하니 冊儲今日壽多男 (책저금일수다남)세자 책봉冊封하는 오늘 오래 살고 아들 많이 낳으라네.

정조대왕 (1752) 2024.08.23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於東壁題了(어동벽제료) 동쪽 벽에 쓰던 것을 마치고

炯庵 李德懋 (형암 이덕무).   於東壁題了(어동벽제료)동쪽 벽에 쓰던 것을 마치고 澗水之濱斜掩扉(간수지빈사엄비)시냇가 비스듬히 사립문을 닫은 집 滿庭晨露栗花稀(만정신로율화희)새벽이슬이 뜰에 가득하니 밤꽃이 드무네 客來問我無心否(객래문아무심부)나그네가 와서 나에게 아무런 생각이 없는지 아닌지 물으니 所指東林雲自飛(소지동림운자비)웃으며 동쪽 숲 위 저절로 날아가는 구름을 가리키네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詠東史 7(영동사 7)우리나라 역사를 읊다

無名子 尹 愭(무명자 윤 기).    詠東史 7(영동사 7)우리나라 역사를 읊다 堯戊元年訖武丁(요무원년흘무정)요임금 원년부터 상나라 무정까지 這間盖是千餘齡(저간개시천여령)이 사이가 대략 천 년이 넘네 飄然一入阿斯達(표연일입아사달)훌쩍 떠나 한번 구월산에 들어간 뒤로는 其死其神竟杳冥(기사기신경묘명)죽었는지 신이 되었는지 끝내 아득하기만 하구나

順菴 安鼎福 (순암 안정복). 春日書懷(춘일서회) 봄날 회포를 쓰다

順菴 安鼎福 (순암 안정복).   春日書懷(춘일서회) 봄날 회포를 쓰다 山翁本在山 (산옹본재산)산속에 사는 늙은이는 본디 산에 살면서 一臥經旬月 (일와경순일)한 번 숨으면 열흘이나 달포 가량 지내다가 聞有尋春人 (문유심춘인)봄 찾아온 사람이 있다고 하면 欣然携杖出 (흔연휴장출)기분이 좋아서 지팡이 끌고 나오네.

石北 申光洙(석북 신광수). 發蘇安島(발소안도) 소안도를 떠나며​

石北 申光洙(석북 신광수).   發蘇安島(발소안도) 소안도를 떠나며​長風一千里(장풍일천리) : 천리에 긴 바람極目水如藍(극목수여람) : 쪽빛 같은 물 눈에 가득日月行無外(일월행무외) : 해와 달은 운행에 밖이 없고鯤鵬力盡南(곤붕력진남) : 곤새와 붕새, 힘써 남으로 간다.蓬瀛元此地(봉영원차지) : 신선 노니는 봉래와 영주 바로 이곳秦漢昔空談(진한석공담) : 신선 찾은 진한은 헛된 소리 하였구나.嶽頂春分夕(악정춘분석) : 춘분 날 저녁 산봉우리에서明星手可探(명성수가탐) : 밝은 별을 손으로 만질 것만 같아라.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上驪江舟中夜宿(상려강주중야숙) 여강 오르는 배에서 밤을 묵어

農巖 金昌協(농암 김창협).   上驪江舟中夜宿(상려강주중야숙) 여강 오르는 배에서 밤을 묵어  江漢秋濤盛(강한추도성) 강한에 가을 파도가 높은데孤槎似泛河(고사사범하) 외로운 뗏목이 황하에 띄운 듯 하여라月高檣影直(월고장영직) 달이 놓아 돗대 그림자 곧은데沙濶露華多(사활로화다) 모래벗은 넓은데 이슬이 빛난다隔岸望煙火(격안망연화) 언덕넘어 밥짖는 연기 바라보니隣船聽笑歌(린선청소가) 배에서 들리는 웃음소리 또 노래소리潛魚亦不睡(잠어역불수) 물속에 노니는 고기도 잠못 이루는데舷底暗吹波(현저암취파) 배 아래엔 조용히 물결이 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