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 413

이매창(李梅窓). 夜坐(야좌) 밤에 혼자 앉아

이매창(李梅窓). 夜坐(야좌) 밤에 혼자 앉아 西窓竹月影婆娑(서창죽월영파사) : 서창 대숲 달그림자 어른거리고 風動桃園舞落花(풍동도원무낙화) : 복숭아 밭에 바람 부니 낙화가 춤을 추네 猶倚小欄無夢寐(유의소난무몽매) : 여전히 작은 난간에 기대니 잠은 오지 않고 遙聞江渚菜菱歌(요문강저채릉가) : 강가의 마름 캐는 노래소리 아득히 들려오네 風飜羅幕月窺窓(풍번라막월규창) 바람은장막에 펄럭이고 달빛은창을 엿보는데, 抱得秦箏伴一釭(포득진쟁반일공) 가야금을 얻어 껴안고 등불 하나와 짝하네. 愁倚玉欄花影裡(수의옥란화영리) 아름다운 난간에 기대니 근심이 꽃 그림자 속에 있는데, 暗聞蓮唱響西江(암문연창향서강) 가만히들리는 연밥따는노래가서쪽강에울리네.

許蘭雪軒(허난설헌). 效沈亞之體(효심아지체) 심아지체를 본떠

許蘭雪軒(허난설헌). 效沈亞之體(효심아지체) 심아지체를 본떠 遲日明紅謝(지일명홍사) 따스한 봄날 붉은 해 정자를 비추고 晴波斂碧潭(청파렴벽담) 맑은 물결 푸른 못에 찰랑이네 柳深鸎睍睆(유심앵현화) 늘어진 실버들 좋아좋아 꾀꼴꾀꼴 花落燕呢喃(화락연니남) 지는 꽃 싫어싫어 지지배배 泥潤埋金屐(니윤매금극) 질척질척 진흙길 얼룩얼룩 비단신 鬟底膩玉箴(환저이옥잠) 쪽진 머리 숙이니 반짝반짝 옥비녀 銀屛錦茵暖(은병금인난) 깊은 규방 따스한 비단 이불 春色夢江南(춘색몽강남) 화려한 봄날 강남을 꿈꾸네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冷泉亭放水(냉천정방수) 냉천정(冷泉亭) 옆 폭포수

石湖 范成大(석호 범성대). 冷泉亭放水(냉천정방수) 냉천정(冷泉亭) 옆 폭포수 古苔危磴着枯藜(고태위등착고려) 이끼 낀 지 오래되어 위태로운 돌 비탈길을 마른 명아주 지팡이 짚고 오르니 脚底飜濤洶欲飛(각저번도흉욕비) 다리 밑에서는 물결이 뒤집어지며 날아갈 듯 용솟음치네. 九陌倦遊那有此(구맥권유나유차) 번화한 거리에는 고달프게 돌아다녀도 어찌 이런 곳이 있겠는가? 從敎驚雪濺塵衣(종교경설천진의) 하얗게 일어나는 놀란 물방울이 티끌에 찌든 내 옷에 흩뿌려져도 무방하네.

放翁 陸游(방옹 육유). 楚 城 (초 성) 초나라성

放翁 陸游(방옹 육유). 楚 城 (초 성) 초나라성 江上荒城猿鳥悲(강상황성원조비) 강가의 언덕 위 황폐한 성에는 원숭이와 새가 슬피 우는데 隔江便是屈原祠(격강편시굴원사) 강을 사이에 두고 바로 굴원의 사당이 있네 一千五百年來事(일천오백년래사) 천오백 년이나 지난 일이건만 只有灘聲似舊時(지유탄성사구시) 옛적과 다름없이 다만 여울물 흐르는 소리만 들리네

蘇東坡 蘇軾(소동파 소식). 惠崇春江晩景(혜숭춘강만경) 혜숭의 그림 (봄강의 저물녘 경치)

蘇東坡 蘇軾(소동파 소식). 惠崇春江晩景(혜숭춘강만경) 혜숭의 그림 (봄강의 저물녘 경치) 竹外桃花三兩枝(죽외도화삼량지) 대나무 숲 밖으로 복숭아꽃 두세 가지 나와 있고 春江水暖鴨先知(춘강수난압선지) 봄철의 강물이 따뜻하다는 것을 오리가 먼저 아네 萋蒿滿地蘆芽短(처호만지노아단) 물쑥이 온 땅에 가득하고 갈대 싹 짧으니 正是河豚欲上時(정시하돈욕상시) 바로 복어가 바다에서 올라오기 시작할 때 라네

醉翁 歐陽脩 (취옹 구양수). 感 事 (감 사)세상일에 느끼는 바가 있어

醉翁 歐陽脩 (취옹 구양수). 感 事 (감 사)세상일에 느끼는 바가 있어 故園三徑久成荒(고원삼경구성황) 고향 은자의 뜰은 오래도록 황폐해 있는데 賢路胡爲此坐妨(현로호위차좌방) 어진 사람들이 나아갈 길을 어찌 내 자리 때문에 방해하겠는가 病骨瘦便花蕊暖(병골수편화예난) 허약한 몸에 파리하니 곧 우전국에서 바친 화예포가 따뜻하고 煩心渴喜鳳團香(번심갈희봉단향) 마음이 괴롭고 기쁨에 목마른데 봉단차 가 향기롭구나 號弓但酒孤臣血(호궁단주고신혈) 황제으 붕어에 술만 마시다 보니 외로운 신하 피맺힐 듯하고 憂國空餘兩鬢霜(우국공여량빈상) 나랏일 걱정에 부질없이 양쪽귀밑털만 서리처럼 허예졌네 何日君思憫衰朽(하일군사민쇠후) 어느 날에나 임금께서 쇠약해진 이 몸을 불쌍히 여기셔서 許從初服返耕桑(허종초복반경상) 벼술살이하기 전..

玉谿生 李商隱(옥계생 이상은). 北靑蘿(북청라)북청라

玉谿生 李商隱(옥계생 이상은). 北靑蘿(북청라)북청라 殘陽西入崦,(잔양서입엄), 지는 해 서쪽으로 넘어가고 茅屋訪孤僧.(모옥방고승). 띠 집으로 스님을 찾아왔다 落葉人何在?(낙엽인하재) 낙엽은 지는데 사람은 어디 있는지 寒雲路幾層?(한운노궤층) 찬 구름 떠가는데 길은 몇 층이나 되나 獨敲初夜磬,(독고초야경), 혼자 초저녁 경쇠를 치고 閑倚一枝藤.(한의일지등). 한가히 등나무 가지에 몸을 기대고 있네 世界微塵里,(세계미진리), 세상은 작은 티끌 동네이거니 吾寧愛與憎.(오녕애여증). 나 어찌 사랑하고 미워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