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 413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溪上偶作(계상우작) 개울가에서 우연히 짓다

白雲居士 李奎報(백운거사 이규보). 溪上偶作(계상우작) 개울가에서 우연히 짓다 朅來溪上弄淸波(걸래계상롱청파) : 시내 위에 어정거리며 맑은 물결과 노니 影舞形搖幻怪多(영무형요환괴다) : 그림자는 춤추고 내 몸은 흔들려 괴상하구나 忽憶蘇郞臨潁水(홀억소랑림영수) : 갑자기 소동파가 영수에서 놀던 일 생각나니 鬚眉散作百東坡(수미산작백동파) : 수염과 눈썹 흩어져 동파처럼 백가지 모습이 되었구나.

老蜂 金克己(노봉 김극기). 思 歸(사 귀) 돌아가고파

老蜂 金克己(노봉 김극기). 思 歸(사 귀) 돌아가고파 數畝荒園久欲蕪(수무황원구욕무) : 몇 이랑 거친 밭 오랫동안 거칠어져 淵明早晩返藍輿(연명조만반남여) : 도연명처럼 수레 타고 고향에 돌아가리 鬢衰却與飛蓬似(빈쇠각여비봉사) : 귀밑머리 희어져 나는 쑥 같고 形瘦還將枯木如(형수환장고목여) : 수척한 내 모습 마른 나무 같아라 無奈爲貧從薄官(무내위빈종박관) : 가난으로 지낸 하급관리 노릇 어찌하랴 不妨因病得閑居(불방인병득한거) : 병을 핑계하고 한가히 살려네 但聞明主求儒雅(단문명주구유아) : 다만 현명한 나라님이 어진 선비 구하시니 投佩歸山計恐疎(투패귀산계공소) : 벼슬 버리고 고향가려니, 마음 소원해질까 두려워라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醉 鄕(취 향) 술이 거나하게 취하여 느끼는 즐거운 경지

臥陶軒 李仁老(와도헌 이인로). 醉 鄕(취 향) 술이 거나하게 취하여 느끼는 즐거운 경지 醉鄕淳寂隔齊州(취향순적격제주) 취향은 순박하고 고요해서 가슴과 배꼽 사이에 있는데 聞說陶劉始得遊(문설도류시득유) 들으니 도연명과 유령이 처음 노닐었다고 하네 飮露吸風千萬戶(음로흡풍천만호) 이슬 마시고 바람 들이쉬는 커다란 고을인데 剪圭何日許封侯(전규하일허봉후) 어느 날에나 홀을 깍아 취향의 제후로 봉해 주려나

孤雲 崔致遠(고운 최치원). 送吳進士巒歸江南(송오진사만귀강남) 진사 오만이 강남으로 가는 것을 전송하며

​​​孤雲 崔致遠(고운 최치원). 送吳進士巒歸江南(송오진사만귀강남) 진사 오만이 강남으로 가는 것을 전송하며 自識君來幾度別(자식군래기도별) : 그대를 알고 나서 몇 번째 이별인가 此回相別恨重重(차회상별한중중) : 이번 이별에는 한이 더욱 깊어지는구나. 干戈到處方多事(간과도처방다사) : 전쟁은 가는 곳마다 한창 치열하니 詩酒何時得再逢(시주하시득재봉) : 시와 술 나누며 언제 다시 만나게 될까. 遠樹參差江畔路(원수참차강반로) : 멀리보이는 나무는 강변 길가에 흩어있고 寒雲零落馬前峯(한운령락마전봉) : 차가운 구름은 말 앞 산봉우리에 떨어진다. 行行遇景傳新作(행행우경전신작) : 가다가 좋은 경치 만나면 내 시를 전하여 莫學嵆康盡放慵(막학혜강진방용) : 결코 편지 쓰기 싫어한 혜강은 본받지 마오

東溟 鄭斗卿 (동명 정두경). 閑居卽事 13(한거즉사 13) 한가롭게 지내며 보이는 대로 바로 짓다

東溟 鄭斗卿 (동명 정두경). 閑居卽事 13(한거즉사 13) 한가롭게 지내며 보이는 대로 바로 짓다 欲向扶桑去(욕향부상거) 해가 뜬는 동쪽 바다를 향해 가고 싶은데 連天海水遙(연천해수요) 하늘이 잇닿은 바다 아득히 멀리 있다고 하네 誰驅鬼神石(수구귀신석) 누가 귀신의 돌을 모아다가 更作祖龍橋(경작조룡교) 다시 진시황이 놓으려던 다리를 만들 것인가

玉谿生 李商隱(옥계생 이상은). 暮春獨猶曲江(모춘독유곡강)

玉谿生 李商隱(옥계생 이상은). 暮春獨猶曲江(모춘독유곡강) 荷葉生詩春恨成(하엽생시춘한성) 그대 연잎 피어나는 봄에 병을 얻어 한이 되더니만 荷葉枯詩春恨成(하엽고시춘한성) 연잎이 시드는 가을에 떠나 가셨구려 深知身在情長在(심지신재정장재) 그대 살아 계실적에 지정 정이 깊었다는 것을 이제 알지만 悵望江頭江水聲(창망강두강수성) 원망스럽게도 강가에 홀로 앉아 물 소리만 듣는다오

眉叟 許穆(미수 허목). 介峽(개협) 개협곡

眉叟 許穆(미수 허목). 介峽(개협) 개협곡 ​介峽嶒崚不可越(개협증릉불가월) : 개협은 험준해서 넘을 수 없는데 連峯石色䨪晴霞(련봉석색䨪청하) : 잇닿은 봉우리 돌 빛이 검푸르구나. 入谷却愁天地窄(입곡각수천지착) : 골짜기에 들어서니 천지 좁아 도리어 슬글프다. 峽确礧硊勢相摩(협학뢰위세상마) : 좁은 바위는 부딪칠 듯한 형세인데 山回逕盤行轉迷(산회경반행전미) : 산을 두른 굽은 길 갈수록 희미하고 磎壑磊磊水層波(계학뢰뢰수층파) : 돌 쌓인 골짜기엔 물결이 집채 같이 크다. 幽崖積陰雪未消(유애적음설미소) : 깊은 벼랑 쌓인 그늘 속 눈 아직 녹지 않아 磵草春廻不見葩(간초춘회불견파) : 도랑의 풀은 봄이 와도 꽃망울 못 보겠다. 怪鳥相號不知名(괴조상호불지명) : 서로 우짖는 괴이한 새들, 이름도 모르겠는데 ..

미수 허목(1595) 2023.07.11

容齋 李荇(용재 이행). 記 悔 (기 회) 후회를 적다

容齋 李荇(용재 이행). 記 悔 (기 회) 후회를 적다 ​平生失計漫爲儒(평생실계만위유) : 내 평생 그르친 것은 함부로 선비 된 것이라네 悔不早作農家夫(회부조작농가부) : 일찍 농부가 못된 것이 후회스러워라. 弊廬足以容吾軀(폐려족이용오구) : 헌 초가집도 내 한 몸 충분히 용납하고 薄田足以供宮租(박전족이공궁조) : 척박한 땅도 세금 바치기에 충분한 것을 山有藜藿澤有菰(산유려곽택유고) : 산에는 명아주와 콩, 못에는 물풀이 있느니 明口不愁生蛛蟵(명구불수생주주) : 산 입에 거미줄 칠 일 걱정할 필요 없는 것을 百年如此眞良圖(백년여차진량도) : 한 평생 이 같으면 정말 좋은 대책이라 世間萬事非所處(세간만사비소처) : 세상만사 자리 걱정할 바가 아닌 것이네. 達官厚祿奉爾娛(달관후록봉이오) : 높은 관직과 후한..

용재 이행(1478) 2023.07.11

滄江 金澤榮(창강 김택영). 睡罷聞落葉(수파문낙엽) 자다가 깨어 낙엽 지는 소리를 듣고

滄江 金澤榮(창강 김택영). 睡罷聞落葉(수파문낙엽) 자다가 깨어 낙엽 지는 소리를 듣고 夜長不可晨(야장불가신) 밤은 길어 새벽이 오지 않는데 殘眠屢斷續(잔면루단속) 여러 차례 잠을 깼다 다시 든다오 忽聞庭砭間(홀문정폄간) 홀연 뜰의 섬돌에서 소리 들리니 風雪驚相逐(풍설경상축) 눈보라가 세차게 몰아치는 듯 尋聲作然疑(심성작연의) 과연 소리 나는지 찾아보다가 久乃知落木(구내지락목) 한참 뒤에야 낙엽 지는 소리인줄 알게 된다오 此時東園樹(차시동원수) 이러한 때 동쪽 정원의 나무 歸根日催促(귀근일최촉) 뿌리로 기운이 돌아가느라 날로 바뜨다오 錚鳴爾何爲(쟁명이하위) 쨍쨍 울리는 가을 소리 네가 어찌하랴 天地應不錄(천지응불록) 천지도 응당 막지 못라리라 獨牽吾人情(독경오인정) 우리네 마음만 유독 이끌려 回首念芳綠(..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雁門岾望海(안문재망해) 안문재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雁門岾望海(안문재망해) 안문재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微茫左海大舞餘(미안좌해대무여) 희미하고 아득한 동쪽바다 넘실넘실 출렁거리는데 始鮮天浮地亦虛(시선천부지역허) 하늘 높이 떠 있으니 땅도 역시 넓은 줄 알겠네 堪笑西洲老豪傑(감소서주노호걸) 서쪽 땅의 나이 든 호걸들이 우습기만 하니 區區食雁門何如(구구식안문하여) 구차스럽게 기러기나 잡아먹고 사는데 이곳을 어찌 알까

금강산관련 시 2023.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