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覺齋 何沆(각재 하항). 輓 詞 1(만사 1) 각재공께서 덕계 오건이 상에 보낸 만사이다.

覺齋 何沆(각재 하항). 輓 詞 1(만사 1) 각재공께서 덕계 오건이 상에 보낸 만사이다. 襟血浪浪濺廟堂(금혈랑랑천묘당) 피눈물이 쏟아져 묘당을 적시고 唐虞卷却滿腔藏(당우권각만강장) 요순의 도를 거두어 가슴에 간직하매 江東蓴菜知多味(강동순채지다미) 강동의 순채가 맛있다는 것을 알고 漢北雉膏悔嗜嘗(한북치고회기상) 한강 북쪽에서 맛있는 음식 먹던 일을 후회했네 一世謗聲人自薄(일세방성인자부) 한 시대의 헐뜯는 소리는 사람들이 야박한 것이니 百年公議史流芳(백년송의사류방) 백 년의 공의는 역사에 향기를 전하리라 吾民只是無全福(오민지시무전복) 우리 백성은 다만 온전한 복이 없는 것 水火如何怪後亡(수화여하괴후망) 수화가 어찌 뒤에 망함을 괴이하게 여기겠는가

각재 하항(1538) 2023.06.28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大陵河(대릉하) 대릉하

鶴峯 金誠一(학봉 김성일). 大陵河(대릉하) 대릉하 ​陵河之水去悠悠(능하지수거유유) : 대릉하의 물은 유유히 흘러 馳波日域無停流(치파일역무정류) : 동녘으로 치닫는 물결 쉬지 않고 흐른다. 河邊行客首西路(하변항객수서노) : 강변을 지나는 나그네 서쪽 길을 향하고 渡頭落日思綢繆(도두낙일사주무) : 나루터에 지는 해에 생각이 얽히는구나. 歸心長與水東注(귀심장여수동주) : 돌아가고 픈 마음 길이 물과 동으로 쏠리는데 王事有程難自由(왕사유정난자유) : 나랏일에 일정이 있어 자유롭지 못 하구나. 芳洲杜若采盈掬(방주두야채영국) : 물가에 모인 향긋한 풀 한 움큼 가득 뜯어 欲贈美人關河脩(욕증미인관하수) : 임에게 주려 해도 관하는 멀고 대득하다. 年華苒苒可柰何(년화염염가내하) : 더딘 세월을 내 어찌할 수 있으랴 ..

玉峯 白光勳(옥봉 백광훈). 淸暎亭四時詞(청영정사시사)

玉峯 白光勳(옥봉 백광훈). 淸暎亭四時詞(청영정사시사) 중 冬 . 겨울 一天晴雪夜迢迢(일천청설야초초) 아득한 밤하늘에 눈도 맑게 개이니 駕鶴人歸碧玉簫(가학인귀벽옥소) 벽옥 피리 불면서 학 탄 신선 돌아오네 吟夢不知寒意重(음몽불지한의중) 노래하는 꿈 속에선 추운 줄도 모르고 也尋梅信到南橋(야심매신도남교) 매화 소식 찾다가 남쪽 다리 이르렀소

栗谷 李珥 (율곡 이이). 將入內山遇雨(장입내산우우) 내산에 들어가려다 비를 만나다

栗谷 李珥 (율곡 이이). 將入內山遇雨(장입내산우우) 내산에 들어가려다 비를 만나다 解綬歸來萬事輕(해수귀래만사경) 벼슬 버리고 돌아오니 뭇 일이 홀가분해, 五臺奇勝最關情(오대기승최관정) 오대산 절경이 가장 정에 쏠리네. 山靈灑雨非嫌客(산령쇄우비혐객) 산신령이 뿌린 비 손이 싫어서가 아니고, 添却林泉分外淸(첨각림천분외청) 숲 속의 샘물 늘려서 더욱 맑게 함일레.

율곡 이이(1536) 2023.06.28

松江 鄭澈(송강 정철). 희증임자순제(戱贈林子順悌) 임자순 제에게 희증하다

松江 鄭澈(송강 정철). 희증임자순제(戱贈林子順悌) 임자순 제에게 희증하다 百年長劒倚孤城(백년장검의고성) 백여 년을 긴 칼 차고서 외로운 성에 기대어 酒倒南溟鱠斫鯨(주도남명회작경) 바닷물로 술 삼고 고래 잡아 회를 치자 했지 身世獨憐如倦翼(신세독련여권익) 가련한 이 내 신세가 날다 지친 새와 같아서 謀生不過一枝營(모생불과일지영) 삶을 도모함이 기껏 한 가지에 지나지 않네

송강 정철(1536) 2023.06.28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聞京報走筆別親舊(문경보주필별친구) 경보주필을 듣고 친구와 이별하며

​龜峯 宋翼弼(구봉 송익필). 聞京報走筆別親舊(문경보주필별친구) 경보주필을 듣고 친구와 이별하며 萬世在五侯(만세재오후) : 만세는 내 뒤에 있고 百世在吾上(백세재오상) : 백세는 내 위에 있다 此身立其中(차신립기중) : 이몸은 그 가운데 서서 浩然一俯仰(호연일부앙) : 호연히 천지를 앙부하노라 事業豈不大(사업기부대) : 일 하는 것이 어찌 크지 않으리오만 無窮非與是(무궁비여시) : 끝없이 시비가 잇달았네. 少小慕先師(소소모선사) : 젊고 어려서는 성현을 사모하여 孽孽勤佇跂(얼얼근저기) : 부지런히 따르기에 힘썼네. 不讓弟一等(불양제일등) : 일등도 사양하지 않으면서 一欲止所止(일욕지소지) : 그칠 곳에 그칠 것을 한결같이 원했네

高峯 奇大承(고봉 기대승). 南樓中望所遲客(남루중망소지객) 남루에 늦어오는 손님을 맞다

高峯 奇大承(고봉 기대승). 南樓中望所遲客(남루중망소지객) 남루에 늦어오는 손님을 맞다 郡芳寂如掃(군방적여소) : 뭇 꽃들은 쓸은 듯 적막하고 春去何促迫(춘거하촉박) : 봄은 왜 그다지 빨리 가는가 幽懷不自寫(유회불자사) : 깊은 감회를 스스로 쏟지 못해 要此素心客(요차소심객) : 이처럼 마음 맞는 손님 있어야 하네 遙遙望已久(요요망이구) : 멀리멀리 바라본 지 이미 오래 되니 徘徊愁日夕(배회수일석) : 배회하며 해가 저물까 근심스러워라 長湖蘸明月(장호잠명월) : 긴 호수에 명월이 잠겼으니 晤言誰與適(오언수여적) : 누구와 함께 정담을 나눌 것인가

西山大師(서산대사). 春日詠懷(춘일영회) 봄 날에

西山大師(서산대사). 春日詠懷(춘일영회) 봄 날에 東風昨夜至(동풍작야지) 東風 불어오는 어제 밤에 病客來山中(병객래산중) 병든 나그네 산사를 찾았네 林鳥已新語(임조이신어) 숲에는 새들이 재잘거리고 野花將欲紅(야생장욕홍) 야생화는 이제 막 붉은 꽃 봉우리를 터뜨리네 人間郭郞巧(인간곽랑교) 인간은 郭郞의 꼭두각시 노름이요 世事浮雲空(세사부운공) 세상사는 뜬구름 같은 것이네 臨濟一聲喝(임제일성갈) 임제 선사의 외치는 한 소리 直開千日聾(직개천일롱) 천 일 동안 먹었던 귀가 번쩍 열리네

서산대사(1520) 2023.06.28

白湖 尹鑴 (백호 윤휴). 書 感 1(서 감 1) 감회를 적다

白湖 尹鑴 (백호 윤휴). 書 感 1(서 감 1) 감회를 적다 ​ 歲月日以往(세월일이왕) : 세월이 날마다 흘러가고 時序忽已暮(시서홀이모) : 계절도 갑자기 저물어 간다 我懷自憭慄(아회자료률) : 내 마음 속 저절로 처량한데 中宵聽秋雨(중소청추우) : 한밤에 가을 빗소리 들려온다 凄凄襲深林(처처습심림) : 사륵사륵 우거진 숲을 적실 뿐 蕭灑不入土(소쇄부입토) : 좍좍 땅에 스며들지는 않는구나 沈思集百感(침사집백감) : 곰곰 생각하니 온갖 감회가 일어 撫襟惟三歎(무금유삼탄) : 가슴을 만지며 거듭 탄식할 뿐이로다 平生四海志(평생사해지) : 한 평생 웅대한 뜻 품고 十載文字間(십재문자간) : 십년을 글 읽으며 지내왔지만 發憤無所成(발분무소성) : 분발해도 이룬 것도 하나 없어 逝將招吾魂(서장초오혼) : 돌아..

백호 윤휴(1517) 2023.06.28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讀 書 2 (독 서 2)

穌齋 盧守愼(소재 노수신). 鼻息尙如雷(비식상여뢰) 긴박한 때도 드르렁 드르렁 잘 잤고 氣貌還勝昔(기모환승석) 기모는 도리어 평소보다 나아 졌었네 人知誠所致(인지성소치) 사람들은 성의 소치인 줄을 알았고 自言學之功(자언학지공) 스스로는 학문의 힘이라 말하였지 二公古大賢(이공고대현) 이공은 예전의 대현이거니 豈是强制得(기시강제득) 어찌 이 경지를 강제로 얻었으랴만 淺見不無疑(천견불무의) 내 얕은 생각으로는 의심이 다소 있어 靜坐究其極(정좌구기극) 조용히 앉아서 깊이 궁구하노라